내 이름은 김지선. 이제 고등학교 2학년이 되는 소녀다. 나는 짜증스럽게 스커트를 걷어올리며 여고 바로 옆에 붙은 남고생들의 쭉쭉 뻗은 다리를 힐금거렸다. 남고생 중에서는 동인남들이 많다고 했다. [친구인 현지가 말한것이니 분명히 옳을거다] 그래서 동인남을 기다린지 어언 다섯시간. 슬슬 나는 지치기 시작했다. 그래그래. 인정하지. 나는 동인녀다. 그것도 선생님이 손 들고, 전교에서 알려질 정도로 심각한 동인녀다. 야오이가 나오는 것이라면 판타지, 만화, 소설 안가리고 뚫어져라 쳐다본 동인녀다. 나는 교문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어느곳에도 야오남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 지지배가 날 속인건가? 생각같아서는 남자가 되어 스스로 그 야오이 최상의 조건인 남고로 뛰어들고 싶지만, 내 몸은 여자이니 생각대로 되지도 않고 야오이를 간접적으로 즐기기 위하여 남고로 찾아가 눈요기를 할 뿐이었다. "씨잉- 이 지지배가." 나는 팔짱을 끼고 있던 것을 풀렀다. 손목에 채워져 있는 시계 바늘은 어느새 여덟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학원시간 다 까먹고 놀러온 남고에, 아무런 소득없이 돌아갈수밖에 없는 내 신세가 처량해 졌다. 집에 가자마자 어머니께서 숫가락과 그릇을 던져대겠지. 나는 힘없이 발걸음을 돌렸다. 오늘 저녁도 굶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발걸음이 갑작이 천근만근 무거워 졌다. 씨잉- 악마와 계약을 해서라도 미남이 되어 다른 남자들을 꼬셔보고 싶어! 나는 가방안에서 야오이 책을 꺼내들었다. 18금 빨간 딱지가 붙은 표지를 손으로 두세번 쓸자, 표지에 그려진 두 남자의 눈동자에 순간 생기가 돌은듯 보였다. 정말로 살았다면 흐음. 눈요기도 하고 좋았을 텐데. "빨리 죽고 다음에는 미소년으로 태어나고 싶어." 나는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작년에 개봉했던 영화 [여우계단] 같은게 있다면 한번 빌어보고 싶어졌다. 남자커플을 눈요기 하는 것 보다는 내가 직접 뛰는게 훨씬 쾌감이 있을거야. 나는 속으로 웅얼거리면서 야오이 책을 펼쳤다. 현재 위치는 엘레베이터 안. 나는 지금 옥상으로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 불빛으로 이루어진 숫자들이 자꾸만 깜빡거렸다. 5...6....7...8층....그리고 10층....11.... 나는 숫자를 세면서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쳤다. 조금 전 상황을 설명하자면, 내가 들어오자마자 내 귓가를 포크와 나이프 들이 휙휙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는 우리 어머니께서.... [너! 책상밑에 숨겨둔 책들은 다 뭐니? 금지된 사랑? 보이스 러브? 응! ] 하고 소리를 지르시면서 내 야오이 만화와 소설들을 모조리 태워버리셨던 것이다. .....얼마짜린데... 매일 책 커버를 닦아주며 소중히 여기던 책들인데... [이런거나 보고있으니 성적이 떨어지지! 앙? 어, 너 어디가, 이 지지배야!] 내 속에서 뭔가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내 소중한 책들을...책들을... 나는 울먹거리며 문을 쾅 닫고 집에서 나왔다. 엄마 미워! 내 책들을...흐윽. 나는 옥상에 올라가는 버튼을 눌렀다. 한참후... 띵동- 벨이 울리고 엘레베이터가 멈추었다. 나는 엘레베이터 밖으로 빠져나왔다. 삼월달의 차가운 밤공기가 내 얼굴을 간질렀다. 씨잉-떨어져 버릴꺼야! 떨어져서 야오이 책에 기대지 않고 판타지 세계에 가서 꽃미남들을 즐기며 살꺼야! 판타지 세계라- 얼마나 스릴있는지. ...보통 소설보다도 꽃미남들이 줄줄이라는 것이 내 마음을 움직였던 것이다. 여자 김지선이 아니라 꽃돌이 김지선으로 다시 태어나는 거다! 나는 주먹을 세게 쥐었다. 나는 아파트의 가장자리 난간에 몸을 기댔다. 차가운 감촉이 얇은 교복하나만 입은 그 속으로 짜릿하게 전해져 왔다. 그리고 나는 난간에서 손을 뗐다. 휘익- [9시 뉴스 입니다. 여고 2 학년 김모양이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져-] 나는 하늘로 날아올랐다. 뿌옇게 밖에 잘 보이지 않았지만 밑에서 내 껍데기를 사람들이 경악어린 시선으로 보고있다는 것을 느낄수가 있었다. 얼마나 날았을까. 내 앞에 뿌연 것들이 어렸다. 그 뿌연 것들은 흐믈흐믈한 젤리마냥 형체를 가지지 못하고 있었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그 왕들의 망령들 처럼. 그들중 하나가 내 머릿속으로 말을 걸었다. [다시 태어나고 싶으냐?] 나는 몽롱한 중에서도 야오이를 떠올렸다. 그리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응.] [누구로?] [아름답고 여성스런 미소년으로.] [어디서?] [판타지 세계에서.] [기억을 가지고 싶으냐?] [가지고 싶어.] 내가 대답하자 그들이 웅성거렸다. 그러더니 나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정말로 가지고 싶으냐? 아픈 기억들 까지도?] [응.] 나는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그러자 그들 중 가장 뒤에 있던 히무끄리한 형체가 저울처럼 보이는 것을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엄숙하게 말을 했다. [바라는 대로 이루어 질것이다.] 내 머릿속으로 강한 충격이 밀려왔다. 그리고 나는 다시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내가 태어났을때는, 희무끄리하기도 하고 검붉은 색의 막이 나를 둘러 싸고 있었다. 그 막은 피 처럼 보이는 것들로 둘러쌓여 있었다. 나는 힘겹게 손발을 바둥거렸지만, 손발이 짧게 느껴졌다. '아기로 태어난 건가? 헤에-' 나는 속으로 히죽 거리며 웃었다. 좋지 않은가? 이제부터 미소년으로 나와 아름다운 미모의 미청년 들을 호릴수 있는데. 그때, 누군가가 나를 거칠게 안아들었다. 그리고는 히죽히죽 웃었다. "아기가 아주 튼실하네?" 어, 엉덩이에 손 대지 말란 말이야! 나는 크게 소리질렀다. 하지만 내 입속에서는 아기의 앙앙거리는 울음소리가 흘러나올 뿐이었다. "쓰읍~ 사내가 울기는." 히죽히죽 웃던 남자가 나를 내려놓으면서 툭 내뱉었다. 씨잉- 암만 내가 지금 여고생이 아니라 해도, 엉덩이를 주물럭 거리는것은 참을수 없어! 나는 다시 힘겹게 손을 바동거렸다. 짧은 팔과 다리는 움직이는것이 매우 힘들었다. 히유- 다리가 짧으면 안되는데. [미소년의 중요한 요소라 생각하고 있다] 나는 다시 손가락을 꼼지락 거렸다. 아기의 조그만 손가락은 둔해서 잘 움직이지 않았다. 눈도 잘 떠지지 않아, 뿌옇게만 보였고 눅눅한 핏덩어리들이 몸에 묻어있어 굉장히 찝찝했다. "으아아앙~으에에엥~" 으아아악! 이 울음소리는 대체 언제 멈추는 거냐! 내 몸에서 나는 목소리 인데도 불구하고 내 자아를 따르지 않자 나는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목청이 터져라 울어대는 내 목소리 때문에 한 여자가 눈살을 찌푸리면서 비틀거리며 걸어왔다. 밤중에 깬 것이 못마땅 한듯 했다. "우유먹어, 아가야." 머리에 작은 수건을 두른 그 여자가 나를 안아들었다. 그리고는 가슴을 나에게 들이대는 것이 아닌가! 으아악~ 나는 소리없이 절규했다. 여자가 내 몸을 꼭 끌어안고 젖먹일 채비를 했다. 그러자 나는 안먹으려고 힘껏 발버둥을 쳤다. 나는 배고픈게 아니란 말이야! 내가 더 크게 울어대자 여자는 내 등을 두어번 쓸어주면서 달랬다. "그만울어, 자, 자자. 응? 아가야." 말끝마다 아가야 라니!?! 나는 손발을 바동대면서 얼굴이 시뻘개질 때까지 울어댔다. 그러자 그 여자는 포기한듯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내 몸은 내 의지를 따르지 않고 제멋대로 울어댔다. 마지막 가서는 목이 타들어 가는것 처럼 아팠지만 이 몸은 그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것 같았다. "으아아앙~ 으에에엥~" 아아아악! 잠좀자자! 이놈의 몸아! 전생이름 김지선. 전생나이 17세. 현제이름-...? 현제나이 1살. - 3년후 내 이름은 '카르'. 현 나이 4살 이다. 네살 임에도 불구하고 이쁘장하고 색기가 좔좔 흐르는 얼굴이란~ 내가 봐도 반할 정도다. 요새는 거울앞에서 죽치고 앉아 있다니까. 살랑살랑 윤기나는 머리칼이랑 크고 둥근 눈은 전생에서 내가 도무지 가질수 없었던 것들이다. 이정도면 미청년을 꼬시기 충분할까? 나는 머리카락으로 손가락으로 만지작 거렸다. 전생에서 나는 김지선 이라는 여고생 이었다. 하지만 현재 나는 산 깊숙한 곳에서 태어난 가난한 집의 아들네미 이다. "아버지이-" 나는 굵직한 몸매를 가진 사람에게 통통 거리며 뛰어갔다. 그 사람이 바로 내가 갓 태어났을때 내 몸을 들어올린 그 남자라지. 참고로 말하면 엄마는 머리수건을 쓰고 있던 여자다. 하지만 엄마는 저번에 산을 내려갔다가 이상한 괴물에게 먹혀버렸다. ....그게 내 2살때 이야기지. 하지만 우리 아버지는 결코 청이[ 심청이]네 아버지 처럼 날 업고 젖동냥 가지는 않으셨다. 쪽팔린다나? 결국 나는 두살 때부터 아빠가 직접 만드신 산나물 죽[ 사실은 거의 삶아지지 않았다] 을 먹고 자랐다. 씨잉. 아기는 부드러운것을 먹어야 한다고 들었는데, 이몸은 어찌나 튼튼한지 잇몸으로 그 질긴 풀들을 열심히 씹어 살아남았다. "왜 그러냐?" 아빠가 장작을 패다 말고 고개를 들면서 나에게 물었다. "아버지이~ 아버지이~" 솔찍히 뭔 말을 하고싶어도 여기의 언어와 한국의 언어가 다르니 어휘력이 딸릴 수밖에. "왜 그러냐니까?" 남자의 이마에 뾰록히 혈관이 솟아올랐다. "아버지이~ 응응 - 저기 꼬리가 긴거- 왜, 찍찍하는거~ 부엌에 밥, 이거이거. " 나는 열심히 입을 벙긋거리면서 그에게 소리질렀다. 그러자 남자가 지저분한 수염이 난 턱을 손가락으로 쓰다듬었다. 이익~ 더러워. "찍찍...? 쥐 말이냐?" 나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들으면 알아들을수는 있는데 정작 말하려고 하면 혀가 이리저리 꼬부라져서 도무지 말할수가 없다. "이거라니?" 나는 밥을 우걱우걱 먹는 폼을 취해보였다. 그러자 그가 도끼를 휙 던지고서는 부엌으로 달려갔다. 나는 도끼가 나무에 휙 하고 꽃히는 것을 보고는 목을 움츠렸다. 아버지랑 근친을 하는것도 좋겠지만, 그것은 아버지가 어느정도 미모가 되는 경우다. 우리 아버지씨는 정력은 되겠지만 얼굴은.... .....저런얼굴 하고 하고 싶은 소년은 결코 없을걸. 나는 쭐레쭐레 아버지를 따라서 부엌으로 들어갔다. 나의 나이 이제 7살. 나는 처음으로 마을에 내려가 보았다. 마을은 산 바로 아래에 있는 작은 도시였다. 나는 아빠가 준 동전 몇개를 손에 꼭 쥐고서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왜 두리번 거리냐고? ....당연히 책방을 찾기 위해서지! [야오소설 전문 판매점] 나는 머리위에 달린 녹색글씨의 간판을 발견하고 문으로 걸어들어갔다. 나이쓰으~ 내가 가게에 들어가자 마자 본 것은 수만은 아줌마와 아가씨 들의 행렬이었다. 호오, 여기서도 야오이가 인기 인 건가? 나는 한걸음 더 가게 안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그러자 야오이 소설을 판매하고 있던 음흉한 늙은이가 내 몸을 흘낏거렸다. 그 음흉한 시선을 마주하자니 내 몸에서 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내가 미소년 인 만큼 나는 나와 어울리는 미청년을 찾아 깔려야해. ...음흉한 저런 늙은이 따위와 그렇고 그런....[삑삑-] 관계를 가질수는 없어. 나는 늙은이의 시선을 피해서 책장 사이로 쏙 들어갔다. 그리고는 화려하고 야한[---] 장식이 들어간 책들의 표지를 쭈욱 훑었다. "위험한 사랑? 실제 그림이 들어가 있음? 호옷~" 나는 위험한 사랑 이라는 글씨가 들어가 있는 책을 꺼냈다. 그 책은 굉장히 무거웠다. 나는 '위험한 사랑'을 옆쪽으로 밀어 놓고는 다른 책들을 고르기 시작했다. 아빠가 준 돈은 책을 열권은 사고도 남을 정도의 큰 돈이었으니까. "꼬맹아, 뭘 찾니?" 뒤에서 약간 낮은 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흠칫! 나는 그만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가 나에게는 사신의 목소리로 들려왔다. "히..히익..." 내가 흠칫흠칫 떨자 뒤에서 나에게 말을 건 사람이 내 몸을 툭 하고 건드리면서 다시 물었다. "뭘 찾느냐니까?" "누, 누구신가요?" 나는 뻑뻑하게 잘 돌아가지 않는 모가지를 뒤로 비틀면서 물었다. 그러자 뒤에 있던 남자가 내 몸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여긴 꼬맹이 들이 올 곳이 아닌데." "책, 채..책을 사러 왔는데요." "기사와 공주가 나오는 동화책 말이냐?" 남자가 키득거렸다. "예,에..." 설마 내가 미쳤다고 '야오이 책을 사러왔어요' 라고 하겠냐? 일곱살 짜리 꼬맹이가 그런다면 밝혀도 너무 밝히는 거다! 나는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남자가 생글거리던 미소를 싹 지우고는 능글거리며 말했다. "아니면 금지된 세계의 책들을 말하는 거냐?" 헉~ 나는 순간 남자의 뜨거운[?] 눈길에 그만 쫄아버렸다. 나는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그러자 그 남자는 -역시~- 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면서 만족스럽게 웃었다. 내가 떠는 것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 남자는 내 몸을 달랑 안아들었다. "어, 어딜가는 거..예요?" 내가 더듬거리며 묻자 그는 부드럽게 키득거리며 웃었다. "금지된 사랑을 다룬 책방에 있는것을 보니 네가 그런것을 좋아하는것 같아서 실전경험을 시켜주러 간다." 히, 히익~ 설마 내 나이 일곱살에 이 남자에게 순결을 잃는건가? 그런것도 좋기야 좋지만 [그는 잘생겼으니까] 쾌락을 알기에는 이 몸은 너무나 어리다 이 말이야! 으아아악~ 놔라! 이 꼬맹이를 덮치는 변태녀석아아아아아아~ 그가 나를 데리고 간 것은 마을 한복판에 있는 술집이었다. 술집 안에는 여러명의 소년들과 사내들이 서로 몸을 부대끼고 있었다. 호옷~ 게이바? 이 몸이 조금만 더 나이를 먹었더라면 이런데를 마음껏 누비고 다녔을텐데! "오늘은 꼬맹이를 데리고 온거야? 요놈 허리는 죽어나겠네!" 술집에 앉아있던 꼬부랑 할아버지가 킬킬거리며 웃었다. 그러자 그는 할아버지에게 마주 웃어주었다. "아냐. 이녀석이 야오이 책방에 앉아 있길래 책 몇권 보여주러 온거야." "에이씨. 아깝게 ?楹?." 할아버지 옆에 앉아있던 붉은머리의 미청년이 키득 웃었다. "꼬맹이와 정사 치루는 장면 보기를 얼마나 기대했는데!" ...정사? 좋기야 좋지만 쾌락을 알기에 너무 어린 이몸은 고통밖에 느끼지 못할거다! 근데 방금 책 보여주러 온 거라고 했지? ....아까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잖아! 남자는 내 몸을 다시 달랑 안아들고는 이층으로 올라갔다. 그는 이층 복도 왼편에 있는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것은.... "우아아~" 내가 감탄을 내질렀다. 그러자 그가 만족스럽게 웃었다. "어때, 멋지지?" 그렇다. 방안에 있는 것은 수천권의 야오이 책들 이었던 것이다. 한국으로 치면 한 19금 정도 될 것같은 찐한 것들로. "볼래?" 내 환희어린 눈빛을 보았는지 그가 생긋 웃었다. 나는 고개를 열심히 끄덕였다. 그러자 그가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그럼 아까 그 책방에 있었던 것은 역시..." "흐갸악." 나는 이상한 비명을 질렀다. 역시 눈치 채고 있던 거였어! 하지만 뭐 어떠냐. 여기에는 아까 그 책방에서 본 '위험한 사랑' 에 관한 책들이 널려있는데. 나는 아무데나 주저앉아서 금색 표지에 두 미청년이 엉겨있는 그림이 그려진 책을 집어들었다. 책 첫 페이지에 써진 글씨를 나는 눈으로 쭈욱 훑었다. [미성년자 관람불가] 여기에도 이런 것이 있단 말이지? 나는 다시 한 페이지를 넘겼다. 오옷~ 브로마이드 다! 나는 종이에 그려진 두 청년의 희디 흰 다리를 쭈욱 훑으며 음흉하게 웃었다. 그러자 그가 옆에 주저앉으며 친절하게 말했다. "가질래?" "응!" 나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가져." 그가 헤실 웃었다. "어? 왜 주는 거예요?" "내가 쓴 책 남이 보아준다면 나도 기분 좋은거 아니겠어?" 아하! 이 남자는 야오이 소설 작가였구나! "이름이 뭔데요?" "루이스. 루이스 웰더." "유명한 작가 인가봐요." 내가 묻자 그가 상처받은 표정을 지었다. "이봐이봐. 야오이 소설은 거의 다 내가 지은거야." 엥? 그렇게 유명한 작가였단 말이야? "네가 아까 뽑아들고 있던 위험한 사랑 이라는 책도 내가 지은 거라구." 아앗! 그것을 보고있었다는 소리? 으아아아~ 내가 머리를 마구 쥐어뜯자 그가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한참 후에 그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원한다면 이 책들, 너 줄게." 그때 나는 마침 그 황금색 표지의 야시시한 책을 이리저리 넘기며 보고있었다. "뭐라구요?" 나는 무성의 하게 되물었다. "이 책들 너 준다구." 그때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뭐라구요! 이 책들 나 준다고요?" "그래그래!" 그가 즐겁게 소리질렀다. 이 책들을 준다고? 나이쓰으~ 나는 기뻐서 책을 던지며 환호성을 질렀다. "고마워요, 루이스 씨!" 그러자 그가 능글능글 하게 웃었다. "대신 조건이 있는데." ...무, 무슨 소리? 조건이라고라? 나는 약간 얼빠진 기분으로 그를 멍 하게 응시했다. 그러자 그가 그의 팔을 내 허리에 감았다. 허리에...허리에.. 꺄악- 어쩌면 좋아~ 드디어 야오이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인가? [어이 너무 좋아하는거 아냐?] 그의 입이 내 귀에 밀착되었다. 뜨거운 입김이 내 귀에 와 닿자 나는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 "저, 저기..." 그의 손가락이 섬세하게 내 허리를 더듬었다. 야릇한 기분이 내 몸속을 휘저었다. 나는 약간 몸을 틀었다. 그러자 그는 내 몸을 더욱 강하게 끌어 안고서는 내 귀에대고 속삭였다. "바로 이런 기분이야. 훗." 엥? 그가 내 몸을 꼬옥 끌어안더니 손가락으로 내 머리를 부비부비 했다. 씨잉- 이거 무려 삼십분 걸려서 빗은 머린데! 그가 싱글벙글 웃으면서 내 머리카락을 신나게 엉클러 놓았다. "저, 저기..." 내가 황당한 표정이 되어 그에게 묻자 그는 입가에 걸려있던 미소를 싹 지우고서는 내 얼굴에 그의 얼굴을 들이댔다. "히익..." 움찔. 그가 내 목을 끌어당겼다. 자신의 얼굴과 가깝게 하려는 의도 에서 였겠지. 그리고 그는 나에게 무섭게 속삭였다. "너, 내 야오이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 줄거지?" 이건 또 무슨 날벼락 이냐. 나의 커다래진 눈을 봤는지 그가 헤죽 웃으면서 내 목을 졸랐다. "된다고 말해! 어서! " 으아아악~ 소, 손 놓고 말해요! 나는 그의 손가락의 압력을 이기려 노력하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 한번 튕기지도 않고 왜 그냥 허락하냐고? 네가 이 상황에 와봐라! 네 목 조르면 숨 안막히든? 그리고 나는 한번쯤 야오이 소설 주인공이 되어보고 싶었단 말이야! 이런것을 아마 일석이조 라고 한다지. 나의 대답이 떨어지자 그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내 목을 조르던 손가락을 풀렀다. "후훗. 남색 머리 남색 눈동자의 소년이라! 후훗~ 아무렴 수 지. 수." "히익..." 그때 그가 고개를 돌리고는 나를 휙 쏘아보았다. "너 이름이 뭐냐?" "카, 카르..." 살벌한 눈빛이로군. 내가 대답하기를 무섭게 그는 깃펜을 잡아들고는 미친듯이 종이위에 무언가를 휘갈겨 쓰기 시작했다. 나는 옆에 있던 야오이 책 위로 슬금슬금 기어서 방문쪽으로 달아났다. 미친것 같은 저 사람에게서 한발짜국 이라도 더 멀리 떨어져야 해! "어딜가니, 귀여운 마이 달링?" 다, 달링.... 나는 엉금엉금 기어가던 그 모습 그대로 굳어버렸다. 나는 뻣뻣해져서 잘 돌아가지도 않는 목을 비틀어서 그 남자를 바라왔다. 히익... 그의 눈은 욕망[?] 으로 인해서 음흉[?] 하게 빛나고 있었다. 무지막지한 속도로 놀려대는 펜. ...나는 몸이 더욱 더 굳어오는 것을 느꼈다. "오오오! 영감이 떠오른다 영감이!" 그가 괴상한 소리를 내며 소리쳤다.. 이 작가는 분명히 또라이 야! 나는 속으로 비명을 질러댔다. 히잉~ 아빠~ 집에가고 싶어어~ 흐에에엥~ --잠시 후-- 나는 집에 가는 길이다. 저 무시무시한 작가의 배웅소리를 들으면서. "마이 허니~카르야~ 다음에 크면 꼭 잡아먹으러 갈게에~ " 훗. 기대 된다. ....동정인 채 죽을 염려는 없겠군. 그나저나 이 야오이 책들, 왜이렇게 무거운 거야! - 그로부터 8년 후- 내 나이 열 다섯살. 이제 나는 기대하고 기대했던, 아버지로 부터의 독립을 할수 있는 날이다. 돌려서 말하면 이제 남자와의 러브러브를 맘껏 할수 있는 나이랄까. 나는 기분 좋게 나의 짙은 남색빛 머리카락을 빗어내렸다. 찰랑거리는 나의 머리카락은 태어나서 부터 단 한번도 자르지 않아 무려 이미터 가까히 자라있었다. 그래도 어때? 자다가 질식사 해 죽을 염려는 없는걸. 나는 낡고 찌그러진 서랍을 열어 안에 들어있는 검은빛의 정장을 꺼냈다. 정장이야 말로 남자들의 로망 아니겠는가? 훗! 정장을 입으면서 나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꼼꼼히 체크했다. 아직 다 마르지 않아 적당히 물기를 머금고 있는 남색 [군청색]의 머리카락과 밤 하늘의 별처럼 보이는 은빛의 가루가 뿌려져 있는 눈동자. 키스를 위해서 매일 닦아주고 발라줘서 완성해낸 붉고 도톰한 입술. 희디 흰 나신은 군살하나 없다. ...한마디로 잘 빠졌단 이야기다. 이 몸매를 유지하려고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아? 밤낮 할것없이 과일만 먹고 근육 생길까봐 운동도 무리가 가지 않는것만 연구해서 해온 몸 아니냐! 자고로 수는 얄쌍하고 갸냘퍼야 한다! 나는 내 신조에 따라서 만들어낸 흰 피부위에 그냥 정장을 걸쳤다. 무미건조한 검은 옷이라지만 이 속으로 남자의 손이 들어올 것을 생각하면.... 꺄악~ [아직도 여고생의 버릇이 남아있다] 좋아좋아~ 나는 싱글거리면서 정장위에 다시 푸른색의 달 모양 목걸이를 걸쳤다. 2 미터 가까운 머리카락은 어떻게 했냐고? 당연히 위로 틀어올려서 묶었다! 질질 끌고 다닐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나는 살짝 정장 앞 부분을 풀었다. 풀러진 앞?? 사이로 슬낏슬낏 보이는 가슴은 분명히 남자들의 마음을 현혹시킬 거다. 너무 여자같은 생김새 때문에 여자로 오인받으면 곤란한 이유도 있지만 남자의 마음에 불을 지를 묘책이었던 것이다. 나는 마지막으로 옷매무새를 단정히 한 다음 집 밖으로 나갔다. 아빠는 건들건들 도끼를 늘어뜨리고 [ 나중에 알았지만 아빠는 전직 산적이랬다 ] 내 모습을 보고 있었다. 근데 왜 얼굴은 붉어지는 것이야? "흠! 그럼 이제부터 카르의 독립식을 시작하겠다." 맘대로 해라. 나는 사내들을 꼬실수 있어서 좋기만 하다 뭐. "너는 아직 이십세가 아니므로 미성년자 임을 기억하고....도둑질 해서는 아니되며.... 이십세 되기 전에는 관계같지......술마시지 말고...." 어쩌구 저쩌구. 이래서야 날이 저물기 전에 끝나기야 하겠어? 나는 묘안을 떠올리고 손을 탁 쳤다. 생각은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 아빠는 아직까지 내 뭐 씹은것 같은 표정을 눈치채지 못하고 주절주절 떠들고 있었다. 이때다! 나는 잽싸게 아빠 손에서 돈을 움켜쥐고 튀었다. 마지막으로 뒤를 돌아보면서 생긋 웃는것도 잊지 않았다. "바이 아빠! 나 수도로 갈꺼니까 놀러와요~!" 휘잉~ 한 차례 바람이 한때 산적 두목이었던 사내의 몸을 휩쓸었다. "하아- 어찌어찌 해서 수도로 오기는 했는데..." 어떻게 수도로 왔냐고? 당연히 미인계로 귀족나리를 꼬셔서 마차 얻어타고 왔다! 앗- 그러고 보니 야오이 책을 집에 놔두고 왔네? 뭐 아빠가 버리지야 않겠지. 나는 정장의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주머니 안에 들어있는 동전들을 손가락으로 어루어 만졌다. 하아- 정말 수도는 많이 발전했다. 섬세한 집들과 호화롭게 조각된 조각상들, 그리고 화려한 공원과 호화 찬란한 왕궁. 이건 도대체 돈이 썩어난다고 밖에 생각할수 없다. 나는 이곳저곳을 두리번 거리며 롯데월드 어드벤쳐 의 집들처럼 생긴 여러 집들을 구경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나는 금새 지쳐버리고 말았다. 아직 여관도 못잡았는데... 그때 내 눈에 뜨인 것은 왕궁의 시종들을 뽑는 콘테스트 장 이었다. 나도 가서 반반한 청년들 있으면 좀 꼬셔봐야지. 나는 잽싸게 현수막이 걸려있는 곳으로 달음박질 쳤다. 그것은 철저히 비공개 적으로 마련된 장소였나보다. 화려한 귀족나리들 밖에 없으니. 나는 툴툴거리면서도 미남들을 구경하기위해 시종 희망자 명단에 이름을 집어넣었다. [어이;;] 나는 험악하게 생긴 아저씨 손에 이끌려 안쪽 조그만 밀실로 안내되었다. 아싸~ 드디어 미소년들을 구경할수 있겠구나. 안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풍경은 내 기대에 조금밖에 어긋나지 않았다. 얄팍하고 하늘하늘한 옷자락을 걸친 아름다운 청년들! 내가 약간 실망했던 것은 그곳에 소년이 오직 나 하나뿐이라는 것일까? [여기가 하렘인줄 아냐?] "어디서 왔어?" 초록색 머리카락에 갸름한 눈을 가진 청년이 나에게 친절하게 물어왔다. "으음...산골마을." 내 대답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옆에있던 청년이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 내 몸을 끌어안았다. "흐어어엉~ 너도 산골마을에서 팔려[?]왔구나~ 흐엉~" "엥? 나는 자진해서 온건데?" 그러자 그들의 눈이 휘둥그레 해졌다. "왜 자진해서 오냐? 너 바보냐?" "엥?"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그들의 반응이었다. 내가 눈을 동그랗게 뜨자 그들은 '이 애는 분명 미친거야' 라는 표정을 지으면서 나에게 친절히 [ 미친애에게 설명하는것 같은 표정이었다 ] 해석해 주었다. "우리는 몸 팔러 가는 거라구. 황궁으로." "원래 일은 시종인데 이쁘다 보니까 귀족나리들이 옆구리를 찌른달까." 아하! 뭐 어때. 나는 한때 이런거 즐기고 사는 사악한 동인녀 였는데. 하지만 수 역시 수 나름. 나는 그런것은 하나도 몰랐던 가련한 소년처럼 울먹거리면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흐윽...귀부인 들이요?" 속마음은 물론 '여자가 날 건드리면 가만 안두겠어!' 였지만. 그러자 그들이 '그러면 그렇지' 라는 표정을 지으면서 나에게 대답했다. "설마. 귀부인 들은 기사나리들 하고 놀아나고 우리는 귀족나리들에게 남창역할을 해 주는 거야." 나이쓰! 잘생긴 귀족을 휘어잡는 거야! 이런 속마음은 모두 뒤로한채 나는 더욱 가련하게 흑흑거렸다. "흐윽...아버지가 위독하셔서...돈을 마련하려 자진해서 이곳에 왔는데..." 아버지가 위독하기는 개뿔이. "...어쩌면 좋아요...아버지..." 나는 실제같은 연기를 위해서 어께까지 바르르 떨었다. 이정도면 천생 연기자 겠지? 내가 가련하게 몸을 떨며 울자 [ 울기는...] 청년들이 안쓰러운 표정으로 내 어께를 감싸안았다. "뭣하면 내가 위로해 줄까?" 뭘로 위로해 주려구? 나는 몸 아니면 안받아! 그가 나에게 조그만 돈꾸러미를 내밀었다. "아버지 병 난거에 보태 써." 수정. 물론 돈도 좋지. 나는 울먹거리면서도 그 돈을 받아서 꼭 껴안았다. '준것은 튕기지 않는다. 그래야만 뭔가를 얻는다' 라는 것을 뼈저리게 체험한 적이 있었으니까. 나는 그 청년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그러면서 더욱 흐느끼자 그가 당황한 표정으로 내 몸을 끌어안았다. 앗싸라~ 좋구나! 동인녀의 정신은 위대했던 것이다. 나는 그의 목을 꼬옥 끌어안았다. 길고 가는 그의 목덜미. 우왁~ 좋아라~ "흐윽...흑....아버..흐윽.." 입으로는 연신 거짓된 울음소리를 흘리면서 나는 그의 가슴속으로 더욱 파고들었다. 이 장면을 전 학교 친구들이 봤다면 '앗싸~ 끝까지 가라!' 라고 소리질렀겠지. 그리고 그 다음날 사진이 학교 교문에 턱 하고 붙어서 한장 당 2000원에 팔리는 거야. 나는 속으로 음흉하게 웃으면서도 가련한 소년처럼 어께를 가늘게 떨었다. "괜찮아?" 청년이 내 몸을 자신의 가슴팍에서 떼어내며[!!!] 물었다. 나의 살풋 젖은 눈과 [ 가짜로 울을수 있었다- ] 창백한 얼굴은 보는사람들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했다. 억지로 짜낸 눈물이 내 볼을 타고 흘러내리자 여기저기서 청년들의 침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캬아~ 역시 이 맛에 소년이 된거야. 내 눈이 다시 젖기 시작하자 내 몸을 반쯤 떼어놓는데 성공한 청년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이, 이런...울지 마." 이럴때는 얼굴을 핥아줘야지! "흑...흐윽..." 나는 더욱 서럽게 울었다. "..이런..." 그가 내 몸을 떼어놓는것을 포기하고 꼭 끌어안았다. 호리호리 하지만 어쩐지 강한 느낌을 주는 그의 팔 안에서 나는....나는... ...행복했다. 훗. 종이 울리고 우리는 얇고 다 비치는 옷차림으로 밀실 밖으로 나왔다. 늦여름인데도 이렇게 입으니까 엄청 춥다. 소름이 팔에 쫘르르르... 나는 억지로 마지막 눈물을 흘린 다음에 발이 묶인채 비척비척 힘없이 걸어나왔다. 솔찍히 힘 없다는것은 거짓말이다. 힘 없는 수를 공이 잡아먹는걸 야오이 책에서 봤던대로 실행하고 싶어서다. 그때 커튼 한쪽이 스륵 열렸다. 그리고는 한 남자가 들어와서는 어서 나오라고 손가락을 까딱 해 보였다. 이런 싸가지 없는... 그래도 내가 미소년이니 참는다. [그것과는 별로 상관 없는것 같은데?] 오예~ 들어간다- 들어간다- 청년들은 모두 풀 죽은 표정으로 커튼 사이로 걸어나갔다. 치욕스럽겠지. 하지만 진정한 동인녀에 있어서 이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휘청휘청 [이것 역시 연기다] 그들을 따라서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왔을때 내가 봤던 것은 화려한 조명이었다. 마법사 들이 만들어낸 건지 몇개의 불꽃이 공중에 떠올라 요염하면서도 성적인 느낌의 빛을 우리에게 비추었다. 나는 내 머리카락을 조금 어께 뒤로 넘겼다. 그리고는 가장 유혹적[---] 이면서도 두려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자고로 공들은 수가 두려워 하고 적당히 쾌락에 들떠있을때 더 괴롭히고 싶어하는 법이다. 야오이의 거의 모든 이야기가 이렇듯 나 역시도 이 공식에 충실해 모든 청년들이 내 몸을 안을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이것역시도 하나의 야오이 이야기 인것을. "소계합니다! 루엠블로 산맥에서 온 청년! 붉은 금속빛 머리카락이 아름답지 않습니까?" 사회자의 걸쭉한 목소리가 운을 띄웠다. "그다음은 느엔느 마을에서 온-" "예에- 다음은 퓌니카 마을의-" 내가 처음 들어보는 지명들이 주절주절 사회자의 입안에서 밖으로 흘러나온다. 엠블런슨지 뭔지 하는 곳에서 온 청년이 구릿빛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렸다. 귀족들이 저마다 손을 들어보였다. 이백명이 넘는 귀족들 중에서 대부분이 손을 들자, 옆에 있던 사회자가 그의 이름을 장부에 기입했다. 이렇게 거의 모든 청년들이 귀족에 선발되어서 왕궁으로 가는 수레에 실렸다. "그 다음은 깊은 산골에서 온 유일한 소년! 밤처럼 짙은 머리칼을 가진 아름다운 미소년을 소계합니다!" 나 말하는 건가? 나는 두려운듯 눈망울을 떨면서 [ 두렵기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갔다. "오오-" "저런 소년이 존재했단 말인가?" "처음보는 머리색 이네요." 귀족들 사이에서 놀라움과 감탄의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암만 그래봤자 나는 미남아니면 관심없다. 그래도 도중에 미남 한두명쯤 섞여 있을지 모르는 일이어서 나는 두려워 하는 어린 새처럼 가늘게 어깨를 떨었다. 앗! 저기 있는 기사 얼굴 빨개졌다. 오옷~ 미남인걸? 좋았어! 너를 내 먹이감 중에 하나로 넣어 주지. 훗! "흠흠. 이 아이가 시종이 되길 희망하시는 분?" 사회자가 헛기침을 하자 귀족 전부가 손을 들었다. 내가 그렇게 미소년 이었나? 하여튼 전생 동인녀로서는 기분이 좋은 일이다. 언제든지 미남을 꼬실수가 있으니. ======== 왕 궁 ========== 나는 아까부터 답답하게 몸을 조이는 옷을 찍찍 늘리면서 붙지 않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잘 늘어나지도 않을 뿐더러 늘리려고만 하면 옆에서 내가 옷을 입는것을 도와주던 아저씨가 자꾸 눈살을 찌푸린다. 자기가 만든 옷을 함부로 다루지 말라나? 그래봤자 시종옷이고 수백명의 시종이 전부 똑같은 유니폼을 입는데 내가 만들던 니가 만들던 뭐가 다른지 이해를 못하겠다. 나는 옷이 자꾸만 몸에 붙자 두손 두발 다 들고서는 아저씨의 사나운 눈초리를 피해서 밖으로 나왔다. 차가운 밤공기가 내 머리카락을 쓸었다. 시종 옷 사이로 드러나는 가슴에 차가운 바람이 닿자 나는 몸을 움츠렸다. 왜 시종옷은 이따윈지... 설명을 하자면 시종 옷은 전부 자주색인데 가슴부터 허리까지 달라붙게 되어있고 허리에는 긴 자주색 끈으로 매듭을 짓게 되어있었다. 그 안에는 착 달라붙는 흰 셔츠를 입는거지만 셔츠 또한 가관이다. 거의 다 비치고 더 큰 문제는 가슴을 잠글 단추가 없다. 내가 아무리 이런옷차림을 좋아한대도 가슴을 밤에 다 드러내놓고 있으면 춥지 않고 배길리 없다. 참고로 말하면 내가 시중을 들어야 할 사람은 공작가의 '피엘' 이라는 장남이란다. 미남이어서 다행인 거지 아니면 난 정말 시종자리 집어 치우고 창문에서 뛰어내렸을 거다. 이 옷 입고 밖에 나가봐라. 안 쪽팔린지. 딱 달라붙는 바지에 거의 다 노출시킨 가슴에... 지금은 여자도 아닌데 왜 뒤로 빼느냐고? 당연히 .... 몸 굴곡이 드러나는 옷이니까 싫은거다. ...어쨌거나 싫은건 싫어! 내가 한참동안 발코니 에서 파티에 올 공작가의 장남을 기다리고 있는데 저 멀리 왕궁의 도로로 수십대의 마치가 덜컹거리며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이제 오는건가? 나는 사뿐히 발코니 에서 정원으로 뛰어내렸다. 현재의 위치는 이층. 이층이지만 죽을 정도의 높이는 아니다. 내 발이 땅에 닿자 나는 날쌔게 기사님들의 무리에 껴서 들어오는 마차를 구경했다. 삐까뻔쩍. 호화찬란 하다 못해서 유치하게까지 보이는 마차들. 그렇게까지 치장하고 싶을까? 가장 먼저 도착한 마차의 문이 열리고 그 안에서 금발 금안의 수려한 청년이 걸어나오자 내 옆에 서있던 기사가 소리쳤다. "리온 공작가의 피엘 크로드 님과 하렌 영양 이십니다-!" 정말 센스 꽝인 이름이다. 그나저나 이 피엘이라는 사람이 내가 모셔야 할 상전이라는 거지? 나는 허둥지둥 그에게 뛰어갔다. 이미 그는 한참 앞서가고 있었다. 두다다다 내가 아무리 속력을 높인다고 해도 쉽게 따라잡을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는듯 그는 점점 멀어져 가고 있었다. 할수 없지. 마지막 방법을 쓰는 수밖에. 나는 목청을 돋구어서 크게 소리질렀다. "피엘크로드님~ 피엘크로드님~" 내 목소리를 들었는지 하렌이라는 그의 여동생과 걷던 그가 섬뜩하게 눈에서 빛을 뿜으며 뒤를 돌았다. 앗차 실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고 했는데. 그가 멈춰서자 나는 급정지를 해서 서며 그의 앞에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그가 차갑게 나를 노려보았다. 뭔 남자가 저렇게 무시무시한 표정을 지을수가 있는거지? 그가 나에게 냉정하게 내뱉었다. "시종따위가 내 이름을 함부로 부르다니." 이말 나올줄 알았어. "죄송합니다. 죽여주십시오." 나는 허리를 더욱 깊게 숙였다. 그러자 그가 차갑게 눈을 내리깔면서 말했다. "더러운 돼지 새끼같은건, 내 검으로 베는것도 아까우니 빨리 꺼져라." 돼지? 더러운? 이게 어디서! 하지만 귀족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것이 법 아닌가. 나는 눈에서 눈물을 떨구며 울먹거렸다. "죄송합니다..정말로..." "꺼져라." "흐윽..." "...꺼지라고 했다." "흑..." 내가 움직이지도 않고 울고만 있자 [ 사실 우는것도 아니다 ] 그가 차가운 목소리로 나에게 물었다. "네가 내 시종이 될 버러지냐?" 버, 버러지... 내 이놈을 아주 작살내 버려? "...흐윽.." 내가 눈물을 훔치면서 고개를 끄덕이자 그의 손이 내 뺨을 강타했다. "이게 어디서 고개만 끄떡이고 있어!" 씨잉- 아버지! 나 정말 이자식 작살내 버릴까봐요! 나는 화끈거리는 뺨을 붙잡고는 땅에서 뒹굴었다. 이젠 황당해서 말이 안나온다. 이나라 귀족 새끼들은 다 이모양이냐? 내가 귀족들을 아주 철저히 짓밟고 농락해 주지! 나는 차가운 그의 눈초리를 마주보면서 맘속으로 크게 소리쳤다. ....하지만 어떻게? 씨잉~ 귀족새끼들 짜증나! 학교의 일찐들 같이 거들먹 거리는 녀석들이 또 있을줄은 몰랐단 말이야! 나는 속으로 욕설을 내뱉으면서 눈을 살풋 내리깔았다. 비굴하다고? 비굴의 극치라고? 게기다가 내목 잘리면 니가 책임질래! 피엘이라는 귀족도련님이 그 옆에 서있던 영양에게는 손짓으로 먼저 가라고 하고는 내 몸을 질질 끌고서 으슥한 곳으로 들어갔다. 벌이라면 그렇고 그런 행위를 해줘~! [ 역시 강심장의 동인녀 였다 ] "귀족나리에게 덤벼? 개만도 못한 새끼가.." 나는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눈에서 억지로 눈물을 짜냈다. 그리고 가련하게 떨리는 어깨. 이 방법 많이 써먹는구나, 지선아. "흐윽...흑..." 나는 눈에서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가슴까지 떨구었다. 그가 차가운 눈초리로 내 몸을 쓰윽 훑었다. 그리고는 냉랭한 미소를 지었다. "얼굴은 제법 반반한데..." 나, 남창가에 팔으려고? 뭐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좋기는 한데 내 첫 순결을 그딴 우락부락한 사내에게는 줄수 없어! 멋있고 냉랭한 얼음기사의 심장을 녹여서 몸을 주어야 한단 말이야! 나는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들을 찬찬히 정리했다. 뭔가가 조금 찔리는 것 같은데... 멋있는? 냉랭한? .....히익! 나는 속으로 고함을 질렀다. 그렇다면 내가 말하는 이상형은 내 앞에 서있는 피엘이라는 귀족 도련님? 그것은 안돼~! 내가 속으로 한참 씨부렁 거리느라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그의 눈초리가 사나워 졌다. 뭔가 반응을 기대한 건가? "너의 그 쓰레기 같은 자존심을 눌러주지." 그의 입가에 냉혹한 미소가 어렸다. 무, 무슨 방법으로? 가능하면 야오이 책에 실린 이야기로 벌을줘~ 나는 공격자의 욕망을 부채질 하기위해 궁지에 몰린 초식동물처럼 눈물을 글썽였다. 아아~ 이 강철같은 동인녀의 정신이여. 궁지에 몰려서까지 행동으로 실천하게 되는구나. 나는 내심 기뻐하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소년마냥 몸을 사렸다. 자고로 남자는 사람의 순진함에 끌리게 되는것. 하지만 나의 계산에도 오차가 있었으니 피엘은 잔인하고 차가운 마음의 소유자였다는 것이다. "일어나!" 그가 차갑게 명령했다. 나는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사실 비틀거렸다는 것은 모두 연기다. 남자를 꼬실려면 이정도의 가련함은 있어야지. 내가 휘청이며 일어나자 그가 손바닥으로 거세게 내 뺨을 후려갈겼다. 짜악- 그 충격으로 고개가 옆으로 휙 꺾이며 내 몸이 힘없이 땅바닥과 해후를 했다. "!!!" 나는 얼얼한 뺨을 손으로 매만졌다. 그것은 그렇고 뺨을 때려? 사내자식이? 그것은 여자애들이 싸울때 쓰는 방법이 아니던가! 아, 아니 그것은 잠시 접어두고... 미소년의 뺨을 후려갈기는 미친놈이 있었다니! 나는 아픔과 분노로 눈물을 글썽였다. 정말 죽이고 싶어! 이 귀족새끼! 내가 고개를 쳐들고 그를 노려보자 그의 눈빛이 살벌하게 변하더니 내 몸을 발로 내려쳤다. 퍽퍽퍽 으아아악~ 씨잉! 흰 피부에 피멍이라도 들으면 어쩔려구! 내가 비명을 지르자 그의 발길질이 더욱 심해졌다. 퍽퍽퍽 그때였다. 피엘새끼의 뒤에서 구원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어이. 피엘도련님. 그정도로 해두지 그래?" "그, 그 목소리는?" 피엘이 잽싸게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냉큼 고개를 숙인다. "왕자님!" 왕자란다. 하.하.하. 유치한 내용이로고. 나는 아픔도 잊고 왕자라는 지위의 웃김에 대해서 잠시 명상에 잠겼다. 왕자라 하면 그 백마에다 금발을 휘날리는 그거? [백설공주 이야기] 공주를 구하러 용과 싸우는 그거? [잠자는 숲속의 미녀 이야기] 기사와 로맨틱 사랑에 빠지는 그거? [야오이 카페에서 읽었던 이야기] [헤벌쭉] 지금 상황이 이렇지만 않다면 내 입은 수백번 수천번 벌어졌을 것이다. 왕자라고 피엘녀석이 고개를 숙인 놈은 나무의 그늘에 묻혀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그가 성큼성큼 나무그늘을 피해 앞으로 걸어나오자 나는 그의 얼굴을 똑똑히 볼수 있었다. "다, 당신은!" 내가 경악의 비명을 내뱉었다. 으아아악~ 이것은 분명히 작가의 농간이야! [고럼고럼. 농간이고 말고.] 내 눈앞에 달빛을 받으며 고고히 머리칼을 휘날리는 왕자의 일반적 이미지를 보이며 등장한 사람은 루이스 였던 것이다. "카르?" 그가 동그랗게 눈을 떴다. "루이스씨.." 내가 작게 신음소리를 내자 그가 바닥에 쓰러져 있는 내 몸을 눈으로 쭈욱 훑었다. "여기에 어쩐일이야?" "..헤에..여기 시종이걸랑요." "흐음. 그럼 넌 내 소유인건가?" "...?" "장차 내가 왕이 될 거니까 너는 내 소유인게 분명하잖아?" 구, 구렁이다! 나는 순간적으로 그의 모습이 입을 벌리고 먹이감을 희롱하는 구렁이의 모습과 겹쳐지는 환상을 체험해야만 했다. "저..저기..." 피엘녀석의 얄미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능력만 된다면 정말 때려죽이고 싶군. 아까 이상형이 어쩌니 했던것 모조리 취소해 버린다. 미소년의 가치를 알아주지도 않고 마구 발로 차댄 녀석은 그래도 싸! "왜 그러지?" 루이스 씨가 날카로운 눈초리로 그를 돌아봤다. 그러자 피엘녀석이 흠칫 하는모습이 보였다. 아아~ 속 시원하군. "원래 아시던 사람 입니까?" 아까는 개만도 못하다 그래놓구서는 왕자 앞에서는 한없이 비굴해 지는군. 루이스가 냉정하게 내뱉었다. "그래." 아아~ 루이스씨. 멋있어요. 내가 눈망울을 반짝이자 그가 쿡 하고 웃으면서 땅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내 몸을 일으켜 안았다. 아아~ 남자 가슴의 따스함이여. 나는 황홀함에 빠져서 헤어날줄 몰랐다. 그때 얄미운 피엘녀석이 내 감상을 모조리 깨버렸다. "실레가 되지 않으신다면 어떤 사이이신지 물어도 될까요." 네 행동은 충분히 실레다 이 녀석아! 그러자 루이스 씨가 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내 몸을 세게 끌어안았다. 루, 루이스 씨! 이러면 아니 되시와요! 아아악~ 몸이 달아오르잖아~ 안아줘 안아줘! 내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 모습을 보고있던 루이스씨가 내 귓볼을 이로 약간 깨물면서 대답했다. "내 연인...이랄까?" 아악- 기분좋아.. 나는 그래도 순진한 소년마냥 [순진하긴...] 얼굴을 붉게 물들이면서 고개를 떨구고 눈가에 약간 눈물을 글썽였다. "아, 아파..." 그래. 솔찍히 아프긴 했다. 그래도 짜릿한것을 어떡해? 내가 눈물을 글썽거리며 말하자 루이스 씨가 내 몸을 더욱 강하게 끌어안았다. "정말입니까?" 피엘이 날카로운 눈초리로 우리둘을 훑었다. 그러자 루이스 씨가 씨익 웃었다. 그리고는 내 옷 사이로 손을 밀어넣으며 대답했다. "못 믿겠으면 여기서 증거를 보여줄 수도 있어." 루이스씨! 그렇게 짜릿한 말을 동인녀 앞에서 읊으시면 아니되시와요! 어쨌거나 겉은 순진한 소년인 나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혔다. 솔찍히 내 어릴적 과거를 그가 안다해도 커서까지 동인남이지 않을수도 있지 않은가? 내 솔찍한[---] 반응에 루이스 씨가 씨익 입꼬리를 말아올리면서 웃었다. "왕자저하..." 완전히 무시당한 피엘이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빨개진 얼굴을 잽싸게 숙이고 인사를 하더니 후다닥 달려가 버렸다. "저, 저기 전 그만 가, 가.가보겠 스, 습니다." 두다다다. 휘잉. 썰렁한 바람이 루이스 씨와 그 품에 안겨있는 나를 쓸고 지나갔다. "피, 피엘님..." 왜 존댓말을 쓰냐고? 끝까지 순진한 시종으로 남아있고 싶어서다! 야오이 만화의 중요한 요소중 하나는 튕기기. 나는 주저주저 하면서도 어려운 부탁을 하는 야오이 만화의 주인공들처럼 말을 꺼내며 몸을 일으키려 했다. "아앗- 루이스 씨..저 그만 가봐야.." 내가 몸을 일으키려 하자 루이스 씨가 내 몸을 끌어당겼다. 끼야앗~ 걸려들었어! 내 행복한 비명은 내 맘속의 세계를 쩌렁쩌렁 울렸다. 휙- 내가 행복감을 누릴 틈도 없이 루이스 씨가 내 몸을 끌어당겨서 자신 귓가에 대며 작게 속삭였다. "이젠 놓치지 않겠어." 뭘 놓쳐요? 어쨌거나 그의 숨결이 내 볼을 간지럽혔다. 뭘 놓치고 뭘 잡던간에 나는 현재의 행복에 충실할래~ 내 얼굴이 붉게 변했는지 루이스 씨의 입가에 미미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 "야오이 소설 보던 꼬맹이가 이렇게 순진하게 변했을 줄이야." 오호호홋~ 이것이 야오소설에서 터득한 '아방수'의 연기랍니다. 나는 최대한 순진한 표정으로 그에게 말을 걸었다. 약간 두려운듯, 약간 머뭇거리면서. "저기... 루이스씨... 저 그만 가서 피엘님의 시중을 들어야..." 자고로 수는 아방하게 행동하면서 남자의 가슴에 불을 붙여야 한다. 나는 불안하게만 보이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내가 몸을 완전히 세우고 루이스 씨에게 말하자 그가 섭섭한듯 입맛을 다셨다. "흐음... 아쉬운걸." 뭐가 아쉬운데? "예?" "이 자리에서 지금 막 잡아먹을려고 했는데." 어, 어렸을때의 이야기를 아직까지 기억하고 계실줄은 몰랐습니다! 그나저나 루이스 웰더 씨. 이런식으로 자꾸 나오시면 동인녀의 피가 깨어난단 말이예요~ 나는 기쁨과 환희가 뒤섞인 기분을 당황한 얼굴로 가리고는 순진무구 모드 백프로의 소년마냥 비명같은 소리를 내뱉었다. "아앗~ 저 이만 가봐야... " "아아. 그래. 바쁘지? " "예...에. 아마도요."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대답하자 그가 씨익 현란한 미소를 지었다. ....순간 가슴에서 이성이라는 것이 뚝 하고 반쯤 끊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루이스 씨가 바닥에 앉아있어서 더러워진 바짓단을 툭툭 털면서 손을 흔들어 보였다. "가봐." 뭐, 뭔 남자가 이렇게 재미없어! 야오이 책의 비술들을 써먹어 봤는데도 효과가 없다니! 이 인간에게는 다른 방법으로 나가야 한단 말인가. "가보라니까?" 내가 멀뚱히 서 있자 그가 고개를 들어서 반짝반짝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아아악~ 안돼 안돼! 나는 내 이성이라는 것이 다 날아가 버리기 전에 얼굴을 가리고는 서둘러서 숲을 빠져나왔다. 안돼 안돼. 적어도 지금은 시기가 아니야. 자신도 모르게 유혹을 흘리는 아방수의 모습을 야오이 책에서 봤던 것처럼 해야 한단 말이야! 적어도 나는 '공' 은 아니니까. 나는 한참을 달음박질쳐서 파티가 열리고 있는 궁중연회장으로 들어갔다. 거참 궁전한번 더럽게 넓네. 내가 파티장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은 동인녀의 즐거움 그 자체였다. 이곳은 귀족청년들만의 공간이었나보다. 수십명의 시종복장을 한 아름다운 미청년들이 귀족들의 손가락에 애무를 당하면서 색스러운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나는 옷이 반쯤 벗겨진 청년의 흰 어깨와 허벅지를 눈요기 하며 싸가지 없는 귀족도련님 피엘을 찾아서 한참을 헤매고 다녔다. 칵테일 잔들이 둥글게 쌓아올려진 테이블을 지나고 사람들이 반쯤 눕다시피 한 긴 의자 사이, 이미 했는지 희무끄리하고 붉으므리 한것이 잔뜩 묻어있는 떨어진 커튼 속까지 샅샅히 뒤졌지만 피엘은 도저히 보이지 않았다. "어딜 간거야..." 나는 절망적으로 신음을 흘렸다. 오늘 그를 찾아서 시중을 들지 못하면 임무태만으로 미소년의 숲인 왕궁에서 잘릴수도 있다. 나는 털석 바닥에 주저앉았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눈에서 자꾸 눈물이 흘러내렸다. 내가 그를 좋아한다고 오해들 하지 않길 바란다. 난 어디까지나 미소년과 미청년을 눈요기 하기위해 왕궁에서 살고싶어 하는것 뿐이니까. 나는 드디어 완전히 울음을 터뜨렸다. "흐에엥~ 히잉~ 으에에에엥~" -=-=-=-= 싸가지 없는 귀족도련님 피엘 시점 =-=-=-=-=-=-=- 저 자식이 왜 우는지 나는 정말 이해할수가 없다. 나를 찾는건지 자꾸만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녀석이 갑작이 바닥에 털푸덕 주저앉아서 엉엉 울음을 터뜨리는게 아닌가! 하...하...하... 거참 황당해서 웃음도 제대로 안나오네. 그래도 우는 애는 달래줘야 겠지. 아무리 건방진 버러지 같은 녀석이라도 키우면 좋은 애완견이 되니까. ....라고 생각하고 싶기는 한데~ ....내 이름을 함부로 부른것 때문이라도 도저히 달랠 기분이 아니다. "으에엥...흐윽...끄윽...끅..." 이제 슬슬 울음을 그쳐가는것 같다. 하아... 내가 손바닥으로 내리친 볼이 눈물로 얼룩져서 붉은 자국이 더욱 강조되어 보였다. 이런... 얼굴을 구타한것은 잘못한 것일지도. 아까는 완전히 빡돌아서 잘 몰랐지만 지금 그를 보니 그는 굉장한 미소년 이었다. 희디 흰 피부와 남색빛의 긴 머리칼, 붉고 요염한 입술은 전체적으로 청아해 보이는 얼굴에 생기를 넣어주고 있었다. 꿀꺽. 가지고 싶어. 정말로 그를 가지고 싶어. 나는 더듬더듬 그에게 다가갔다. =-=-=-=- 작가의 시점 =-=-=-=-=- 피엘은 바닥에 주저앉아서 정신없이 눈물을 쏟고있는 카르에게 다가갔다. 카르는 자기의 위에 드리워진 그림자에 놀랐는지 히끅 히끅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울음을 그쳐갔다. 피엘은 그의 몸을 안았다. 갸냘프고 작은 그의 몸은 피엘의 품에 안기기 충분했다. "흐윽...?" 카르가 눈물을 손등으로 훔쳤다. 아까 맞았던 뺨이 눈물 때문에 화끈거리면서 아파왔다. "가만히 있어." 피엘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에게 속삭였다. "..끄윽?" 피엘은 손가락으로 카르의 머리카락을 묶고있는 리본을 풀렀다. 그의 검은 머리카락이 폭포수처럼, 남색의 거대한 비단처럼 등을 타고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피엘은 그의 흰 뺨을 쓰다듬었다. 그리고는 뜻밖의 감촉에 놀란 카르의 귀에 부드럽게 속삭였다. "소독해 주지." =-=-=-=-=- 카르의 시점 =-=-=-=-=- 빡 돌정도로 좋다. 정말로 기분이 좋다. 일반적으로 소독해 주지 라는 건 공이 수의 상처에 대고 깊게 키스를 새겨주는것이잖아? 그리고 그 공식에 충실해서 지금 피엘녀석은 내 목과 자신이 내려쳤던 모든 상처부위를 혀로 핥고 있다. 덕분에 옷은 거의 다 벗겨져 있지. 물론 나는 순진한 소년의 표정으로 색스러운 신음을 그의 귓가에 속삭여 주고 있다고나 할까. 그 효과가 정확하게 들어맞아 그는 자꾸만 내 목을 끌어안고 세게 키스하고 있다. "하앗- 그만... 아파요...아앗..." 그의 흰 손가락이 반쯤 벗겨진 내 다리 쓰다듬었다. "하악..!" 허벅지 안쪽이 내 성감대인것을 어떻게 알았대? 그의 손가락이 그쪽을 스치는 동시에 나는 비명을 토했다. "아악-" 비명을 지르면서도 자꾸만 기분이 좋아지는것을 어떻게 하냐. 솔찍히 말해서 이녀석은 상당한 테크닉을 자랑하고 있었다. 몸에 깊게 키스마크를 새기는 정도인데도 내 몸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만들줄 안다고 할까. 내가 다시한번 거칠게 신음을 내뱉자 그가 내 다리를 들어올려서 그의 어깨에 걸쳤다. 그리고는 이로 내 성감대를 자극했다. "하악..하악...그마안~!" 내가 비명을 지르자 그가 더욱 깊게 자극했다. 내 반응이 재밌다는 걸까. "그만..그만...아악..." 그만하라고? 만약에 네가 여기서 그만두면 너는 분명히 일 미터도 못가서 죽을꺼다! 나는 유혹적인 몸짓과 색스러운 비명으로 그의 몸 역시 달구고 있었다. 그때였다. 쾅- 연회장의 문이 열리고 차가운 표정을 지닌 누군가가 들어왔다.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들어온 이는 다름아닌 루이스 씨였다. 귀족청년들은 시종들과의 쾌락에 도취되어서 왕자님[...] 께서 들어온것도 모르는것 같았다. 루이스 씨가 한참을 둘러보더니 이윽고 그의 시선이 나에게 가서 멈추었다. 벗겨진 내 몸을 아주 냉랭한 표정으로 쓰윽 훑어보면서 그는 경멸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조금 싸가지 없기는 한데, 저런표정 지으니까 더욱 도발하고 싶은걸? "하아...하앙..." 나는 내 의도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흐릿하게 눈의 광채를 지우고는 눈물이 글썽하게 고이게 만들었다. 루이스 씨의 눈매가 매서워 지는것을 보니 아주 잘 먹혀든것 같다. 물론 그 와중에도 피엘녀석의 애무는 계속되고 있었고 나는 더욱 색스러운 신음을 내뱉었다. 이런 신음을 흘리는 이유가 루이스 씨를 도발하기 위한 거라면, 피엘녀석은 질투로 나를 죽여버릴까? 아니면 억울하다고 기어가서 항변할까?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좋을지도. 지금 다른 사람의 눈에는 내가 하기 싫어하는것 같지만 쾌락으로 인해서 견디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터였다. 피엘녀석만 악당 만드는게 되는 셈인가? 흠! 내 몸과 피엘의 몸이 반쯤 엉겨붙는것을 주시하고 있는 루이스 씨의 눈초리가 더욱 사나워 지는것을 느끼며 나는 연기를 더욱 확실히 하기위해서 빠져나오고 싶어하는 것처럼 몸을 약간 비틀었다. 루이스 씨의 차가운 눈이 피엘녀석의 몸을 훑었다. 내 의도대로 되고 있다는 소리. ....나는 그만 상당히 기분이 좋아져 버렸다. 그래,그래. 실토하지. 난 변태다. 그것도 상당한 변태다. 동인녀의 수준, 야오이의 수준을 뛰어넘은 변태중의 변태다. 이제는 사람을 고통주고 즐기는 경지에 다다른 대왕변태다. 인정할건 인정하지. 못 인정할것도 인정해주지. 나는 大王 변태니까. 피엘녀석의 손가락이 내 허리를 애무했다. 나는 야오이 책과 카페에서의 지식들을 총동원 하여 가장 끈끈한 비명을 지르며 허리를 위로 튕겨올렸다. 근데 피엘녀석은 처음에는 정말로 잘하다가 지금은 또 왜이리 테크닉이 죽은거냐? 나는 테크닉이 안좋은 남자와는 자지 않는다 이거야. 뭐 키우는 맛이 있을지는 몰라도 내 젊음과 미모가 영원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거든. 나는 피엘녀석의 몸 아래에 깔려서 계속 신음을 흘리면서도 머릿속으로는 바쁘게 내 이익률을 따져보고 있었다. 이대로 계속 하면 쾌락은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게 큰 즐거움은 되지 못할것 같았다. 점점 할수록 녀석이 서툴러 지니까. 나는 피엘녀석을 차버리기로 결심했다. 다음에 테크닉을 갈고 닦으면 받아주지, 훗. 생각한 것은 곧바로 실행에 옮겨야 하는 것. 나는 약간 몸을 빼는듯 하다가 힘을 주어서 피엘녀석의 몸을 뒤로 떠밀었다. "커억!" 그의 몸이 세게 밀려나서 테이블에 작렬했다. 그리고 조금 뒤에 그의 몸이 추욱 하고 늘어지는 것이 보였다. 흐음...많이 아프겠군. 나는 겁탈당한 소녀 마냥 찢어진 넝마처럼 보이는 시종옷으로 몸을 가렸다. 솔찍히 남자여서 별로 볼 가슴도 없지만 그래도 미소년의 몸은 굉장히 자극적 이니까. 그다음에 어떻게 해야하지? 알몸인 채로 발코니로 뛰어갈까? 루이스 씨의 품으로 파고들까? 아니면 이대로 테이블 아래에 숨어버릴까. 내 머리가 터질듯이 고민을 하고 열린 문에서 새어 들어오는 찬 공기에 몸에 소름이 돋을 즈음 루이스 씨가 나에게 다가왔다. 씨잉... 죽일듯이 눈빛이 살벌하다. "재밌던가?" 그의 목소리가 차갑게 귓전에 울렸다. 나는 그저 멍 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순진한것이야 말로 '수' 들의 거의 공통된 사항이니까. 그것이 여우수이든 떡대수이든 상관할것 없이 말이다. ....아 맞다. 지랄수는 제외해야지. "재미있었냐고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마치 쨍 하고 얼은 얼음빙판 처럼 차가웠다...라고 시를 읊을 생각은 없다. 단순하게 싸가지 없었다. 그래도 이런 반응을 기대하고서 연기를 했는데 이 반응에 동조해 주지 않으면 동인녀도 아니지. 나는 눈을 살풋 내리깔았다. 그리고서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혔다. 내 반응을 긍정으로 받아들인 그가 더러운 것을 보듯이 내 몸을 훑었다. 저, 저것이! 원래 이런 반응을 기대했었다. 예상하고, 계획해서, 실행한 것이었다. 하지만 정작 당해보니 죽고싶을 정도로 기분 더러운걸? 루이스 씨가 내 손목을 붙잡았다. 그리고는 질질질 끌면서 연회장 밖으로 나갔다. 나, 나, 나 옷 입지도 않았는데! 문 밖으로 나오자, 차가운 밤바람이 내 벗은 몸을 스쳤다. 뒤에서는 아직도 음탕한 신음소리와 헉헉거리는 숨소리 만이 들려왔다. 내가 추운듯 부들부들 떨자 그가 자신의 망토 [와아~ 유치하다~] 를 벗더니 나에게 둘러주었다. 꼭 인어공주가 된 기분인걸? ...공주라고 하니까 조금 기분이 더러워 지는군. 기왕 미소년으로 태어난것, 미소년으로 살자! 나는 망토를 둘둘 몸에 감으면서 마음속으로 크게 외쳤다. 루이스 씨는 한참동안 정원을 걸었다. 정원에서는 퐁퐁거리는 분수소리와 나무에 고정시켜 놓은 화려한 열대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정말 얼마나 걸었는지 모르겠다. 왜 뭔놈의 왕궁이 이렇게 큰건지... 정말 앞에서도 말했다 시피 무식하리 만치 크다. 그리고 또 왜 루이스 씨는 성큼성큼 빨리 걷고 있는건지.. 내 작은 키로 종종종종 반쯤 뛰어가야 겨우 뒤쳐지지 않을 정도였다. 오솔길로 접어들고, 다시 미로를 지났다. 그리고 그는 정원을 가로질러 나있는 아치 통로로 발걸음을 들여놓았다. 화려하게 조각된 대리석의 아치들의 마지막 에는 조그만 별궁이 자리하고 있었다. 왕궁도 처음 와보고 이렇게 복잡한 정원지리를 다 알지도 못하는 나는 그냥 멀뚱멀뚱 루이스 씨가 걷는것을 보고 종종걸음으로 따라가고 있을 뿐이었다. "어, 어디가는 거예요?" 나는 밖의 소리와 완벽하게 차단된 아치들을 약간 두려운 눈으로 올려다 보면서 그에게 물었다. 그러자 루이스 씨가 냉정하게 내 말을 잘라 대답했다. "내 집." ..집....이란다. 뭐 황궁도 커다란 집...이기는 하지만 이런 집... 이라는 표현은 귀족들 사이에서 잘 사용되지 않을텐데... 왕자보다 못한 백작이나 자작 따위들[...] 도 자기네 집을 궁이니 성이니 하는데 말이야. 가까워 보인 아치 끝의 별궁은 너무나 멀었다. 아치들이 수십개 인데다가 아마도 정원을 피해외퉁이에 조그맣게 지어진 별궁인지라 아무래도 조금 먼듯 했다. 조금 먼듯...이라. 수정하지. 아주 멀다. 장담하겠건데 귀족들은 왕궁안에서도 마차타고 다닐거다! 거의 10분 넘게 걸어서 간신히 별궁에 도착하자 루이스 씨가 내 몸을 휙 끌어당겼다. "어? 어?" 이제서야 드디어 해주려는 겁니까? 루이스 씨? 나는 놀란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속으로는 음흉하게도 야오이 자료들을 머릿속으로 쭈욱 훑고 있었다. 그의 입술이 내 귓가에 밀착되었다. 나는 동인녀의 즐거운 상상으로 인해서 약간의 몽롱한 상태에 빠져들었다. 이렇고 저렇고 한 것을 해주시려는 겁니까? 나야 좋지만요! 그래도 튕기기가 있어야지 제맛. 나는 루이스 씨의 몸에서 약간 빠져나오려는듯 몸을 약간 뒤로 뺐다. 내가 몸을 사리살짝 뺌과 동시에 루이스씨가 내 몸을 휙 하고 다시한번 끌어당겼다. 그리고는 내 머리를 끌어당겨서 거칠게 입을 맞추었다. .....라는 동인녀의 망상이라면 망상인 상상을 즐기는데.... 씨잉 언제 사리살짝 당신 손아귀에서 빠져나간 내 몸을 끌어당겨 줄겁니까! 나는 내 몸이 그의 손에서 빠져나간지도 모르고 조용히 생각에 잠겨 서있는 루이스 씨를 날카롭게 째려보았다. 아아...매너없는 왕자로군요. 내가 암만 아가씨가 아니라 소년이라도 상처를 안받을것 같습니까! 나는 가능하면 고의적이라는것을 알리지 않으면서도 내 존재감을 알리는 '수'들의 공통된 묘책을 써먹을 결심을 했다. 모든 수들은 위대하다. '공'들이 국가를 다스릴때 '수'들은 그런 공을 치맛폭에 데리고 노니까. .....어찌되었건 공통된 묘책이란.... 콰당. "아야!" 최대한 아방함을 살린 이 비명소리여. 나는 내 옥구슬 같은 남자를 호리는 소리에 그만 반해버리고 말았다. 소년이 결코 가질수 없는 고음이라면 어떠하리요 여자만이 가질수 있는 갸냘픈 목소리가면 또 어떠하리요 지금 나는 미소년이 낼수 있는 최대한의 고음을 자연스럽게 흘릴수 있는 것을. 내가 전생에서 야오이 책을 쌓아놓고 읽었을 때부터 알았어야 했어. ...내가 이런데 소질이 있다는 것을 말이지. 우흐흐흐... 내가 넘어진 다음에 약하게 비명을 질렀을때 그제서야 날 기억해 냈는지 그가 내 몸을 일으켜 세웠다. 일부러 넘어졌다 해도 아픈것은 아픈것이다. 힘을 아무리 적게 주어서 조금 살짝 넘어졌다 해도 대리석에 무릎 위를 즉빵으로 찍었으니 뼈가 으스러 졌을 것이다. 이러면 걷는것은 고사하고 기는것도 어려울만한 큰 상처. .....내가 이런 입장이 아니었다면 절대로 하지 않을만큼 아프다. 흑. 내가 맑은 눈망울에 눈물을 글썽이자 그가 당황하기 시작했다. "어,어어..? 많이 아퍼..?" 이럴때는 상처를 빨아서 소독해 주십시오! 매너없는 왕자님 나으리! ========= 조금전까지 카르가 씹어댄 매너없는 왕자님의 시점 =========== 미칠 노릇이다. 요새 서류가 얼마나 쌓였는데 서류 결제안을 생각하다보니 카르녀석이 내 품에서 빠져나간것도 모르고 있었다. ...빠져나간것 까지는 좋다. 근데 매끄러운 대리석 바닥위를 이리저리 돌아다녔는지 넘어져서 울먹거리는 것이 아닌가! ...솔찍히 말해서 내가 쓴 야오이 책들을 읽고 해실거리던 그 조그만 아기라고는 절대로 생각하고 싶지 않다. 씨엥. 무릎뼈가 완전히 박살났잖아? 자주색 옷이 전혀 몸을 보호하지는 않았나보군. 미끄럼을 방지해주는 가죽신을 신어도 미끄러울 지경인데 맨 땅바닥에서도 스케이트를 타는것이 가능한 금속제 하이힐을 신었으니... ...이 신발하고 이 야시시한 자주색 복장을 디자인한 사람, 모가지 잘라버려야 겠다. 내가 다가가서 붙잡아주자 녀석이 눈망울에 눈물을 띄우며 글썽거리기 시작했다. 윽... 코피터질것 같군. 저건 누가 봐도 쉽사리 잡아먹을수 있는 '수' 계의 '수' 아닌가. 저런 순진하면서도 유혹적인 얼굴... 그냥 덮쳐서 잡아먹을것 같다. 이래서야 '공' 중의 '공' 이라는 내 체면을 세울수 없게 되는데... 그랬다. 왕자 루이스 씨는 온 대륙에 소문이 자자한 '공' 중의 '공' 으로 거의 모든 소년들이 한번쯤 그와의 썸씽을 꿈꾸어 볼정도로 굉장한 명성을 누리고 있는 빅.스.타. 였던 것이다. ======== '수' 중의 '수' 카르의 시점 =============== 얼굴 새빨개진다. 오옷~ 지금 나는 루이스 씨의 변화무쌍한 얼굴을 관람하고 있었다. 아까 내가 눈물을 글썽였을때는 얼굴이 새파래 졌다가 지금은 코피를 분출할것처럼 새빨간 얼굴이다. 그래도 더욱 남자를 잘생기게만 보일 뿐이니... 항상 설명 안하고 넘어갔지만 루이스 씨는 굉장한 미남이다. 어렸을때도 느꼈고 지금도 느끼는 거지만 정말로 굉장한 미남이다. 희지만 창백하다는 것보다는 건강하다는 것에 더 가까운 하얀 피부. 그리고 무슨 남자가 이러냐고 할 정도로 붉은 입술. ....그리고 늘 능글맞은 표정이 되는 날카로운 눈초리. 이런 눈초리를 가진 사람이 어떻게 그런 변태. 중년. 쇼타콤의 표정이 될수 있는건지 궁금해지기만 한다. 아무리 궁금해 해봤자 말해주지도 않을테고 스스로 거울보면서 중얼거리지도 않을테니 그냥 넘어가자. 다음에 이야기 하면 될 테지. 나는 그의 얼굴을 곁눈질로 흘낏거렸다. 그나저나, 이 매너 꽝 왕자님은 날 잡아먹지도 않고, 그렇다고 내치지도 않고, 왜이렇게 어중간 할까나? 나는 아직도 내 팔을 붙들고 이상한 얼굴색을 유지하고 있는 루이스 씨를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 모든 여인들이 꿈꾸는 장소- 하렘 =-=-=-=-=-=-=-=-= 나는 발목까지 푹 파묻히는 장미꽃잎들을 한번 손으로 쭉 훑었다. 뭔 바닥이 이렇게 야시꾸리 한거냐. 장미안에서 정사를 치루라고? ....낭만적일지는 몰라도 서민적인 빨간딱지들을 보아온 나로서는 달갑지 않은 일이었다. 정말로 기분 좋은 것은 장미목욕...정도랄까? 야오이 책들의 기본적인 [탕탕탕!] '공'의 마음을 얻기위한 '수'들의 발광[?]을 보면 열심히 향수 뿌리고 장미로 목욕하고 하는 대목이 있었는데, 이렇게 내가 해보는 구나. 거기다가 판타지적 책에서 보면 하렘에는 하늘하늘한 천을 걸친 소년들이 나오잖아. 이곳이 바로 그런 장소였던 것이다. 나는 침대에 털썩 주저앉았다. 아까 한 꼬마 시종녀석이 내 몸을 연신 흘낏 거리길래 위협적으로 웃어주었더니만 얼굴이 발그레[--] 해져가지고서는 통통거리며 달려나가버렸다. 발그레...래. 발그레.... ....[울컥] 남이 기껏 신경써줘서[?] 위협적인 표정을 지었더니 오히려 행복하다는 표정으로 얼굴을 붉히다니.. 네놈은 정녕 변태였던 것이냐! 아아... 또다시 힘줄 솟으려고 그런다. 나는 손가락으로 이마빡을 꾹 눌렀다. 발그레 얼굴을 붉힌 시종녀석이 얼마나 향수를 내 몸에 쳐발랐는지 몸에서 향수냄새가 진동을 한다. 향수 배합 정말 어려운데 이런것도 그냥 쳐덕쳐덕 문지르는것으로 맞추다니... ..... 한번 루이스 씨에게 안긴후엔 그 녀석 갈아치우고 싶어! 그 때 루이스 : ......[오싹] 진한 꽃잎의 향기가 코를 찌를듯 강하다. ....근데 이게 정말 내가 원하던 걸까...? 이렇게 미소년이 되어서 모든 미청년을 꼬시는것이...? ....내가 원하던거 맞는데? 나는 간단하게 내 마음속에 일던 파문을 잠재워 버렸다. 내가 진정 원하던 거란 말이다! 크하하하하~! "우흐흐흐..." 내 입에서 음흉하고도 섬뜩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어쩐지 기분이 좋군. 루이스 씨, 나를 이런 하렘에 가져다 놓은 것은 오늘 정사를 치루겠다는 간접적 표현인거죠? 네? 그렇다면 나는 야오이 책에서 본 모든 것들을 해 보아야 겠어!!! 몸을 여리게 뒤로 젖히는 것부터 색스러운 비명과 희디 흰 다리를 강조시키는 포즈까지... 이 날을 위해 야오이의 실력을 갈고닦았다! 나는 혼자서 장미꽃잎을 머리위로 뿌리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 시각 멋대가리 없는 왕자님 루이스의 시점 "...." 방문 앞에 다가오자마자 미친듯한 웃음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흠칫. ....설마 카르가 그러겠어? 어릴때는 야오이를 읽던 조그만 꼬맹이 였지만 설마 커서까지... ..... .... ....그럴수 있겠군. 나는 방문을 열었다. 내 마음속에서 불안이 자꾸만 커져가고만 있었다. =============== 그 시각 미친듯 웃은 카르의 시점 앗. 내가 미친듯 환호성을 질렀을때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서, 설마 루이스 씨가 온건...? 맞나보군. 나는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루이스 씨를 보면서 그 자리에 굳어졌다. "아, 안녕하세요...." 더듬더듬 거려서 미안하다. 하지만 나더러 어떡하라고? .... 눈 가리고 아옹 하는 격이라도 위기를 모면해야해. 나는 굳어버린 몸을 뻣뻣하게 굽혀 꽃잎사이에 주저앉으면서 투정부리듯이 쫑알거렸다. "여기 무서워요. 아까부터 이상한 웃음 소리가 들려요..." "이상한 웃음 소리...?" 루이스 씨가 눈썹을 꿈틀거린다. 아까 내 웃음소리를 들은 것이리라. 설마 들킨것은 아니겠지? "시종이라고 두신 꼬맹이도 이상하게 웃고... 저 나가고 싶어요..." 가능하면 가련하게! 가능하면 불쌍하게! 나는 눈으로 '착한아이 광선' 을 뿜으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 당신을 여우수로 임명합니다.] "아까 문 앞에서 들은 웃음소리, 네 웃음이 아니었나?" "...에?"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처럼 고개를 갸웃 해 보였다. 루이스 씨, 당신이 주신 책들에서 배운 것이랍니다. 감상이 어떠신가요, 멋대가리 없는 왕자전하?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그가 눈살을 찌푸렸다. "아니면 말구." 그러면서 담배를 나에게 툭 던졌다. "피울래?" 드디어 능글모드로 돌아오신 건가요. 나는 반가움에 눈물을 흘리며 그에게 달려들어 안겼.....을리가 있겠냐!?! 마음 같아서야 백번도 더 안기고 싶지만 아직까지는 이 모드를 계속 진행해 나가야 한다구! 나는 침대위에 툭 내려앉은 담배에 손을뻗었다. 아직 한번도 담배를 피워 본적은 없지만 아방모드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그럭저럭 필요하다. 나는 담배개비를 다시 루이스 씨에게 던지며 투덜거렸다. "몸에 안좋아요. 피우지 마세요." 그러자 그의 얼굴에 놀라움이 번졌다. 그렇겠지. 지금까지 누가 그에게 몸에 안좋다고, 피우지 말라고 한 적이 있었을까. 그가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남감하게 나에게 웃어보였다. "뭐 너만 안피우면 괜찮은 거지만..." "그래도..." "피워보고 싶지 않냐?" 그가 나에게 달콤하게 속삭였다. 완전 불량왕자로군요. ...하아.... 갑작이 이 임무완수[?] 의 난이도가 높아진것 같다. 나는 장미꽃 사이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부드럽게 그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었다. 다른곳은 키가 안닿기도 하지만.... ....야오이 책에서 나오는 것을 한번 쯤 해보고 싶었다고 해 두지. 그리고는 가장 순진한 표정을 지으며 속삭였다. "저는 안 피울거예요. 주무시죠?" 하아.... 이정도면 완벽한 아방수의 연기가 아닌가. 색기를 흩날리면서도 자신이 색기의 화신[?] 이라는 것을 아예 모르고 있는 순진한 소년... 훗. 나는 마음속으로 실실 쪼개며 웃었다. 내가 그의 목덜미에서 팔을 풀자 그가 나의 몸을 끌어안았다. 오예~! 밖에서 뭘 하고 왔는지 그의 차가운 손가락은 내 몸을 천천히 더듬었다. 이미 얄팍하고 흐들흐들한 옷으로 갈아 입고 있던터라 그가 슬쩍 더듬은것 뿐인데도 불구하고 옷자락은 쉽게 내 몸에서 풀려내렸다. "뭐, 뭐 하시는...?" 나는 최대한 겁을 먹은 사슴의 눈망울을 하고 몸을 약간 뒤로 젖혔다. 하지만 그의 손은 내 몸이 뒤로 빠져 나가도록 놔 두지 않았다. "이, 이거, 노, 놓으세요!" 그의 손가락이 내 목과 허리를 더듬자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소년마냥 눈물을 글썽이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반항했다. ....시인한다. 이것은 모두 연기다. 사실은 짜릿해서 어쩔줄 모르겠다. 너무 좋아서 어쩔줄을 모르겠다. 전생 동인녀였던 사람이 봤던 책에서 나온 모든 아방수 들의 공통된 연기다. 하지만 어쩌하리오. 현재의 내 모드는 '색기날리는 아방수' 인것을. "하악.." 내 입에서 억눌린 비명이 터져나왔다. 그의 다리가 무심코 내 허벅다리 안쪽을 스쳤던 것이다. 어떻게 사람들은 내 성감대를 이렇게 잘 찾아내는 거야? 조, 좋기야 하지만은... "네 성감대가 이쪽이었냐?" 그가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놀랍도록...놀랍도록... ..... .... .....서울의 양아치와 닮아있었다. 왕자 맞습니까? 네? 내가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고 옆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가 손으로 내 턱을 잡았다. "노, 놓으세요!" "싫은데 어쩌나?" 잘못걸린것 같아~! 그의 손이 천천히 아래쪽 다리로 내려갔다. 어서! 어서 해주세요 루이스 씨! 이 날을 기다렸다! 나는 속으로 씨익 미소지었다. 그의 손이 마침내 나의 성감대에 닿자 나는 섬?? 몸을 떨었다. "쾌감인가?" "흐읏..?" 그의 손이 천천히 허벅지를 더듬었다. 그리고는 그가 능글맞게 미소지었다. "그렇게 두려운 표정 하지 마." 이것이 모두 연기라면 어떤 표정을 지으실 겁니까? 나는 부들부들 어깨를 떨면서 그의 손에서 빠져나가려고 몸을 뒤로 뺐다. 아직 서 있는 채여서 가능하고도 남는다. ....이론상으로는 그렇다. 그래야만 한다. "내가 너와 헤어질때 분명히 말했었지." 턱을 잡고있는 그의 호리호리한 손가락은 꽤 힘이 쎈지 풀리지 않았다. 내가 눈물을 글썽이면서 그를 올려다 보았다. 턱이 아프단 말이예요! "아퍼요...제발...제에바알..." 나는 야오이 만화에서 봤던 수 들의 울먹이는 목소리를 흉내내었다. 하지만 이 매정하신 우리 나으리 께서는 손을 놓기는 커녕 [ 놓았으면 너는 저주로 나에게 죽었을 거다 ] 나에게 이렇게 속삭였다. "...크면 분명히 잡아먹겠다고." 그와 동시에 우리의 몸이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 장미 꽃잎이 사방으로 흩날렸다. 한번 다리를 움찔거리고 하악 거리면서 거친 숨을 토할때마다 장미 꽃잎이 몸 위로 날아앉았다. "하악...하...으윽..." 내가 거칠게 숨을 토하면서 눈물을 흘리자 루이스 씨가 손으로 내 허리를 애무하다가 미소를 지었다. "쾌락으로 우는 거냐? 아니면...?" 아니면.... 연기입니다. 훗. "으읍.." 그의 입술이 나에게 겹쳐졌다. 그리고 혀로...혀로....능수능란..하게...? 으아아악~ 이인간, 플레이 보이 였던 거야! 예상은 했지만 했지만.. 설마했는데... 뭐 좋다. 플레이 보이든, 청렴결백 사장님이든 모두 좋다. 미청년이면 모두 좋다는 이 말이야. 나는 연기반 실제반 쾌락으로 몸을 떨면서 비명을 질렀다. "아아악!" 그의 입이 다시 내 민감한 성감대를 애무했던 것이다. 나는 눈을 꼭 감았다. "가만히 있어. 지금부터 진짜니까." "아?" 그의 웃음섞인 목소리가 귓전에 들려온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아아아악-!" ============== 그로부터 약 5 시간 후 "흐윽.." 나는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침대위에 널브러져 있었다. 장미 위에서 정사를 세번, 침대위에서 두번 ??겨 준다고 해서 따라갔다가 멋도 모르고 2번. 허리가 남아나질 않는단 말이야~! 내가 눈물을 글썽거리며 허리의 통증을 호소하자 그가 담배를 피우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럼 안아플줄 알았나?" 책에서도 첫 경험은 정말 아프다고 했다. 하지만 첫 경험을 이렇게 험하게 하게 될 줄은... 뭐 동인녀의 정신으로 서는 상당히 즐거웠다는것도 시인한다. 실제로도 연기를 꽤 열심히 했다는 것도 시인한다. ...하지만 정말 억울한것은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나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무시무시한 허리의 통증이라는 거다! 아아악~ 저 왕자는 그래도 상식이라는 것이 있을줄 알았어어~!!! 나는 비명을 지르면서 루이스 씨를 한껏 째려보았다. 나는 왕자녀석의 재수없는 면상을 힘껏 눈으로 째렸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뭘봐?" ....[빠직] 이놈의 왕자야. 너 때문에 내 허리가 남아나질 않는구나. 그런데 뭐가 어째? 뭘 봐...? 뭘 보냐구? 네 그 재수없는 면상을 힘껏 눈으로 째리고 있지 않냐!!!! .....정말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하지만 어떡하나. 나 역시도 야오이 책의 희생자 인것을. -허, 허리가 너무 아프단 말이예요... 라고 눈물을 글썽이며 말해봤자 -그래서? 내 아래에 깔려 좋아서 헉헉거린 주제에. ....라는 무성의한 답변만 돌아올 터였다. 나는 열받아서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푹 베게에 묻었다. 내 얼굴의 열을 시원한 린넨 제질의 베게천이 다 빼앗아 가기를 빌면서. "씨잉... 이런 못돼먹은 왕자새끼가 있나....[중얼]" "뭐라고?" "...아니에요. 왕자님 이쁘다구요." "...." ======= 카르가 이뻐하다 못해서 이를 득득 가는 왕자전하의 시점 저자식은 겨우 일곱번 내 밑에 깔려놓고도 허리가 아프다고 투덜거린다. 이제까지 내가 안은 아이들은 안 그랬는데... 아까 나를 힘껏 눈으로 야리다가도 내가 '뭘 봐?' 한마디를 하니까 잽싸게 고개를 베게로 쳐박는다. 이제까지 이런 타입은 없어서 그런지 귀엽게 느껴진다. ....아까는 베게에 얼굴 쳐박고 뭐라고 웅얼거리길래 한마디 해줬더니 '...아니에요. 왕자님 이쁘다구요.' 라고 냉큼 대답을 한다. 얼씨구. 뭔가 찔리는 구석이 있는 모양이지? 물론 야오이 책을 동화책 삼아 읽던 꼬맹이가 매우 순진하고 매력적으로 자랐다는 것은 인정한다만... 어릴때 성격은 남 못주는지 아직까지도 투덜거리는 버릇이 남아있다. 저런면도 어떻게 보면 귀엽다. ...한마디로 귀엽게 깝친[?]다고. 나는 베게에 머리를 박고있다가 어느새 잠들어 버린 카르의 남색빛 머리카락을 쓱쓱 쓰다듬었다. 그리고는 그의 귓볼을 살짝 핥아올리면서 달콤하게 속삭였다. "앞으로도 계속 안아주마, 귀여운 나의 카르." 그 순간 카르의 몸이 흠칫 떨린것은 내 눈의 착각이었을까? ========= 작가의 시점....[꺼져~!] 루이스는 카르의 귀에대고 뭐라고 작게 속삭인 다음 화사하게 미소했다. 그후 ??으러 가는지 방에서 유유히 사라져 버렸다. 어디로 가는지 관심도 없고 남의 남편 욕실 훔쳐보기 취미도 없으니 카르군의 옆에 남아있도록 하자. 왕자가 하늘하늘한 천 사이로 사라진 후에 거의 반 시간이 지났을 무렵, 카르가 부시시 하게 눈을 떴다. "우응... 하암....졸려.... 윽?! 허, 허리가....우아아악~" 쇼를해라. 카르는 비명을 지르는 허리를 붙들고는 엉금엉금 장미꽃 바다를 헤치며 욕실 쪽으로 기어갔다. "윽! 우에에에... 아퍼요...아부지....으악.. 윽...으윽..." 연신 신음소리를 흘리면서 처절하게. ======= 아픈 허리를 붙들고 기어가는 카르의 시점 흐윽...아퍼라.. 나는 처절하게 피눈물을 흘리면서 욕실로 기어가는 중이다. 찝찝하기는 찝찝해서 ??기는 어떻게든지 ??어야 할것 같은데 허리가..허리가...으윽.. 나쁜 루이스 씨... ....어쭈. 이제는 아예 허리가 움직이지 않겠다고 바닥에 털썩 늘어진다. 에잇~ 움직여라 허리야! 나는 몸이 움직이는 것을 방해하는 2 미터 짜리 내 머리카락을 손으로 휙 넘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리에 휘감기는 것은 나에게 반항하겠다는 소리인지? 나는 온몸으로 반항하는 허리를 바닥에 질질 끌면서 욕실로 기어갔다. 기어간건지... 반쯤 끌고간건지 솔찍히 잘 분간이 안돼기는 하지만. 어떻게 질질 끌고 가서 도착하기는 했는데...흐음... 내 앉은키보다 높은 욕실 손잡이를 어떻게 돌려야 하는지... 자랑은 아니지만 여기서의 나는 서양인 체구여서 상체가 짧고 하체가 긴 편이다. 따라서 전생 한국에 있을때보다 앉은키가 훨씬 작다고 해야 한다. 나는 한국에서도 작은편에 속할것이 분명한 키를 탓하며 욕실 손잡이로 힘껏 손을 뻗었다. 덜컥. 우아아아악~ 무, 무, 문이 저 저절로 열렸다!!! "귀, 귀신이다아~ 엄마아~" 처음으로 내 입에서 엄마라는 단어가 튀어나오는 순간이었다. 내가 얼굴을 가리고 부들부들 떨자 욕실안에서 황당하다는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귀, 귀신이라고?" "귀,귀, 귀신아저씨 아니에요?" 그리고 머리로 날아드는 화끈한 통증. "너는 네 남편이 귀신으로 보이나? 앙?" 남편? 서, 설마 루이스 씨...? 나는 뻣뻣하게 굳어버린 손가락을 간신히 조금 벌려서 욕실안을 쳐다보았다. 욕실은 불도 안 켜져서 무척 깜깜했다. 원래 창문이란게 없는 욕실인데다가 아까 촛불을 놓으러 왔었던 꼬맹이를 위협적으로 웃어서 쫓아보냈었다. .....그녀석의 방글거리는 얼굴을 떠올리니 내 머리가 지끈거리는군. 나는 다시 무섭게 얼굴을 구기면서 욕실안을 노려보았다. ..그러자 욕실 안에서 터져나오는 웃음섞인 비명소리. "우악~ 그렇게 무서운 표정 지으면 카르같지가 않잖아?" 솔찍히 터놓고 말하자. 나 같다는게 어떤건데? "나 같다는게 어떤건데요?" 그러자 안에서 다시 한참 고심하는 소리가 들려오더니만 다시 명쾌하게 목소리가 내 말에 대답을 했다. "으음... 내 아래에 깔려서 비명지르는 거랑..." 까앙. 순간적으로 손이 움직여서 옆에 있던 촛대를 욕실 안으로 휙 하고 던져버렸다. .....저, 저기...루이스 씨..? 이런 약해빠진 미소년이 던진 촛대에 맞고.... 죽으신것은 아니시겠지요? ....그러나 한참동안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오늘은 장례식 날이다. '나' 라는 연약하디 연약한 미소년이 던진 촛대에 맞고 죽어버린 제 1 왕자전하의 장례식 날이다. 사방에는 장송곡이 울려퍼지고 그의 가족들은 눈물을 연신 손수건으로 찍어낸다. 사람들이 다가와서 새하얀 국화를 바닥에 내려놓고.......... 는 절대 안돼~!!!! 으아아악 그렇다면 나는 제 1 왕자 살해범으로 사형인거잖아!! 하,하,하렘을 만드려는 꿈도 이루지 못하고오~!!! 나는 속으로 크게 비명을 지르면서 욕실의 문을 잽싸게 열어?뽀慧?. 욕실안의 풍경은 내가 상상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비릿한 피의 냄새와 피가 둥둥 떠다니는 욕조의 물. 그리고 욕조 안에서 뻗어있는 루이스 씨와 나동그라져 있는 촛대. ...하아... 나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제 나는 왕족살해범으로 잡혀가는 거야...? 그때 루이스 씨가 나지막히 신음을 내뱉었다. "으음..." 아앗. 살아계셨던 겁니까? "괜찮으세요...?" 나는 여전히 순진하디 순진한 '수'들이 하듯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보면서 슬쩍 상처부위를 손으로 쓰다듬었다. 이제 안일어 나고는 못 배기겠지. ..... 피가 욕조의 물을 붉게 물들일 정도로 피를 줄줄 쏟았는데 어찌 고통이 크지 않으리오. "손 치워." 그가 눈을 번쩍 뜨고는 나를 노려보았다. 흠칫. 나는 순간 그의 기세에 눌려서 뒤로 몸을 뺐다.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루이스 씨가 무서워. 평소에는 능글능글 하던 인간이 왜 이렇게 변해버린 거야? 내가 몸을 슬슬 뒤로 빼자 그가 욕조에서 팔을 뻗어 내 손목을 움켜쥐었다. "이익-!" 악력이야 악력. 그가 눈을 희번덕 거리며 나를 죽일듯 노려보자 내 등에서 식은땀이 한줄기 주르륵 흘러내렸다. "아퍼요.." 나는 가능하면 갸냘프고 처량해 보이도록 눈물을 글썽이면서 그의 얼굴을 올려다 보았다. [아직 앉은 자세여서 올려다 보는게 가능했다] 그러자 그가 순순히 내 손목을 놓으면서 사과를 했다. "미안." 당연히 그렇게 나와야지!!! 내 예쁘고 희고 가녀린 손목에 멍이 들었잖아!!! ...정말 이렇게 쏘아붙여주고 싶다구... "괜찮습니다..." 나의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솟구치는 분노도 무시하고 이렇게 대답해야 하다니.. 처음부터 지랄수로 나갈걸 그랬나. "아니다. 내가 순간적으로 너무 화가났나봐." 그가 욕조에서 몸을 일으키며 덧붙였다. "손목말야, 많이 아퍼?" 드디어 걱정을 해주시는 겁니까? 이런것을 가지고 '병주고 약준다' 라고 하지 않던가요? 에잇~!! 꽃미남들을 호리고 싶다는 생각만 없었어도 , 위대한 동인녀의 정신만 없었어도 나는 다시한번 당신의 머리를 촛대로 갈겨주었을 겁니다! "괜찮습니다. 왕자전하." 정말 이렇게 밖에 말할수 없는 현실이 서글프다. 나는 속으로 울음을 삼키며 욕실 바닥에서 몸을 일으켰다. 허리가 지끈지끈 쑤셔왔지만 나는 애써 그 통증을 무시하며 루이스 씨의 몸에 가운을 둘러주었다. "허리는 괜찮은 거지?" 아니오! 절대로 안괜찮아요! 아퍼서 너무 아퍼서 죽을것 같다구요! 나는 마음속으로 열심히 쏘아붙이면서 겉으로는 그에게 살짝 웃어주었다. "그럼요." 물론 속으로야 완전히 빡돌아서 거의 화산분출 수준이었지만. =========== 카르가 욕해대던 왕자나리의 시점 ========= 카르의 손목에 붉게 멍이 든 것이 자꾸 눈에 밟힌다. 내가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이지만서도... 아까 내가 왜 그랬을까.. ....그러다가 카르가 나를 떠나거나 욕하면 어쩌려구... [이미 카르는 너를 욕하고 있는 상태야] 에잇. 그냥 내 안의 또다른 내가 했다고 변명해봐..? '....' 불가능 하군. 나는 어느새 다시 침대로 기어올라가 잠들어 버린 카르의 남색빛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예쁘다. 정말로. 만약에 내 반려를 택한다면 꼭 그를 택하고 싶다. 그만큼 사랑스러우니까. 항상 순진하고 [글쎄?] 색스러우면서도 무척이나 깨끗한 성격 [글쎄다] 의 아이... 쿡. 내 입에서 웃음이 비집고 나왔다. 그 아이가 어렸을때 장난처럼 했던 약속이 생각났으니까. '크면 꼭 잡아먹어 줄게' .... 현재 그 아이는 훌륭한 '수' 로 자랐다. 지금 그리고 그 아이는 내 옆에서 잠들어 있다. 나는 다시한번 그의 머리칼을 쓸어올리면서 그의 새하얀 이마에 가볍게 키스를 했다. ========== 루이스 씨의 하렘을 청소하는 하녀의 대화 ========== 혹시 그 소식 들어봤어? 글쎄말야, 왕자전하 께서 어제 새로운 아이를 들여오셨더라구. 왕자전하가 바이 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서도 하렘에 남자를 데리고 온 것은 처음이란말야. 그분은 상대남자를 하루밖에 안지 않았으니까. 근데 이번 애는 꽤 오래 갈것 같더라. 나도 어제 정문에서 슬낏 봤는데 정말 아름다운 아이 더라구! 이제 갓 14~15 세가 된듯 보이는데 땅까지 끌리는 남색빛 머리카락이...[쓰읍] 거기다가 여자보다 더 호리호리한 몸매하며 갸름한 턱선... 무엇보다 늘씬한 다리. 희디 흰 피부.. 얼마나 예쁜 아인지 몰라. 그리고 동그랗고 순진하게 보이는 커다란 남색의 눈동자. 녹색의 머리카락을 지닌 왕자전하와 정말로 잘 어울리는것 같더라구. 에이에이, 아냐. 왕자전하처럼 키가 큰건 절대로 아니라니까. 오히려 평균보다 더욱 작달까? 그리고 골격도 다른 소년들보다 가늘어서 얼마나 아름다운데. 한번만 봐봐. 정말로 반해버릴걸! 카르 : 엣취! 루이스 : 감기야? 카르 : 글쎄요... ======== 왕 ========= 망할 우리 귀여운 첫째 왕자를 감시하기 위해 할렘에 몰래 설치해둔 '영상전달' 마법석을 보다가 하마터면 코피를 터뜨릴뻔 했다. ....우리 왕자께서 여리디 여린 미소년과 꽃 속에서 응응응[?] 을 하는 장면이 포착되었던 것이다. ...! ....당혹스럽기도 했지만 미소년의 거의 범죄수준 미모를 구경하다가 나는 그만 침을 주륵 흘리고 말았다. 새하얀 다리가 왕자의 어깨에 걸쳐지는 장면에서는 비명이.... ...나의 비명소리에 놀란 왕비가 달려와서 하마터면 중요한 장면을 놓칠뻔 했지만 내가 누군가!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왕국을 가지고 있는 '무역의 왕' 레이네오스 3 세가 아니던가! 왕비가 들이닥침과 동시에 이불속으로 잠수한 덕에 들키지는 않은것 같다. ..왜냐하면 왕비는 바로 나갔으니까. ...어쨌거나 내가 밤새도록 이불속에서 둘의 정사를 지켜보면서 아랫도리가 짜릿해 지는것을 느꼈다는 것은 부정할수 없겠군. 왕이보는 카르= 범죄수준의 미모를 지닌 미소년 ============= 왕비가 보는 카르 ================== 흥흥! 정말 내 남편이라지만 못 봐주겠다. 어떻게 마법석을 통해서 '정사' 를 지켜보면서 나에게는 한마디도 안해줄수 있는걸까? 동인녀의 파워를 무시 말라! 나는 오늘 왕의 방에 잠입해서 어제의 영상이 담겨있는 마법석을 찾아 꺼내들고 내 방으로 향했다. 방 문을 걸어잠그고 혼자서 마법석의 영상을 벽면에 가득 찰 정도로 확대시켰다. 아마도 '여기저기 맹한' 우리 남편은 이 방법을 모르고 마법석만 눈알 빠져라 들여다 봤겠지만. ...어제 남편이 비명 지를 만 한걸...? [주륵] 으아아아~ 역시 동인녀의 피는 뜨겁다. 미소년이 미청년 아래에 깔려서 연신 - 하앙- 으응- 거리는게 즐거우니까. 왕자의 밑에 깔려있던 미소년이 왕자의 손이 아랫도리에서 자꾸 더듬대자 쾌락섞인 비명을 지른다. 근데 왜 비명지르는 소리가 내 귀에는 연신 - 더 해줘- 더 해주지 않으면 저주할꺼야- 라는 소리로 들리는 걸까? .......[씨익] 우리 귀여운 왕자께서 어느새 이렇게 크셔서 어미의 욕구를 채워주다니... 오늘은 상으로 '정력제' 라도 줘야 겠다. 우후후훗. 왕비가 보는 카르= ...야오이 영상의 꽃 '수' ========= 왕비의 방을 청소하는 하녀 ================ 오늘은 정말 무서울 정도의 미모를 지닌 소년을 보았다. 어제 무심코 왕비마마의 침소문 밖을 지나가다가 학학 거리는 신음소리가 새어나오는 것을 듣고는 그 자리에 굳어져 버렸다. 그리고 내 귀에 들려오는 소리. "잘 한다! 박아버려!" ....대체 이번에는 또 무슨 내용의 만화이시길래? 우리 왕비마마는 동인녀 이시다. 그리고 그 덕에 우리도 매일같이 왕비마마의 책이며 영상이 담긴 마법석을 얻어다 보고 있다. 조금 있다가 그 영상이 다 끝났는지 왕비마마께서 마법석의 전원[?] 을 끄시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들려오는 목소리. "에멜다, 밖에 있니?" "예, 왕비마마." "그럼 이거 가져가라. 오늘 들어온 따끈따끈한 신제품 이란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내일 돌려주는것 잊지 말고." ....덕분에 나와 다른 하녀들은 숨도 쉬지 않고 밤새도록 마법석에 담긴 미소년과 왕자전하의 뜨거운[?] 일을 지켜보면서 즐거워 했다. 특히 왕자전하가 소년을 ??겨준다면서 욕실로 꼬셔가 욕실 욕조 안에서의 정사 장면에 표 하나. 그때 소년의 표정이라던가 신음소리라던가 하는게 정말 색스러웠다구. 뭐, 이 마법석을 보고 싶다구? ....왕비마마께 말씀드려봐. 난 모르는 일이야~ 꺄하하하~! 하녀 에멜다가 보는 카르= 무서울 정도로 아름답고 색스러운 소년 ============ 황궁에서 일하고 있는 다른 시종들 =================== 나는 '남색가' 샤운이 하녀에게서 빌려온 마법석에 담긴 영상을 보면서 입을 딱 벌려야 했다. 이 아이는 저번에 '아버지가 병에걸려 돈을 구하러' 이곳에 들어왔던 남색머리의 꼬마가 아닌가! 무서울 정도로 미소년 이기는 했지만 어느새 왕자님의 정부가 되다니~! 저번에는 내 품에 안겨서 흑흑거리고 울던 순진한 소년이 말이다. 우왁! 영상속에서 왕자님이 카르의 입술을 핥는다. 발끈. 내가 조금 더 용기가 있었더라면 저렇게 해 주었을 것을... 다시 영상속에서 왕자님이 카르의 가슴팍을 입으로 애무한다. ....나도 저렇게 해 줄수 있는데... 다시 영상속에서 왕자님의 손이 점점 카르의 아랫도리로 내려가고 카르가 더 색스러운 신음을 내면서 왕자님에게 매달린다. ....카르야...제발 돌아와라... 내가 저것의 배로 해줄께... 응? [그때 자그만치 일곱번을 했는데 배라고... 당신, 짐승이었던 거야?] ......나는 어느새 카르에게 빠져 있었나 보다. 내 뒤에서 '아 저 꼬맹이, 하렘에 있던데 내일 한번 맛보러 갈까?' 라고 히히덕 거리던 샤운을 향해 맥주병을 날려버렸으니 말이다. "끄에엑.." "저, 저기... 너 제정신이냐..?" "에에..." "...." "....샤운아, 미안하다. 너가 너무 용서할수 없는 발언을 해 버려서." 그리고 나는 콰직 녀석의 머리를 밟아주었다. 시종녀석이 보는 카르= 좋아했는데 자신을 버리고 다른 남자의 정부가 되어버린 아버지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몸을 팔은 가련한 미소년 ========== 하렘의 다른 여자들이 보는 카르 ================ 어머,어머. 재수없어. 어쩜 남자가 그렇게 재수없게 생길수 있어? 그런 재수없는 면상을 해가지고 왕자님을 호리다니.. 왕자님은 내 꺼란 말이야! ...... 시종녀석이 실수로 떨어뜨린 마법석에 담겨있는 영상을 보고나서 나와 다른 여자들은 완전히 돌아버렸다. 저런 꼬맹이 때문에 우리가 외면당하다니.... ..... .... 왕자님! 제가 더 뜨겁게 해 드릴테니 저에게 오시란 말예요! 남자인데다가 저보다 면상도 이쁘지 않고 몸매도 꼭 개같은[---] 꼬맹이는 버리시구요 가슴도 빵빵하고 몇일전에 엉덩이에도 약간 손을 대서 곡선을 살린 몸매를 가지고 있는 저에게 오시라구요! 어머머머. 치사해. 저런 꼬맹이는 꽃잎속에서 낭만적으로 해주시더니 우리는 그냥 침대위에서 한번 섞고 끝... 매정하세요! 거기가다 쾌락을 느끼도록 자극하는 방법, 저희에게는 한번도 해 주시지 않았잖아요! 그래도 순간 꼬맹이의 길고 흰 다리와 가는 허리를 봤을때는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구. 여자보다 더 아름다운 다리와 더 가는 허리, 그리고 더 부드러운 피부... ....아악! 저런 꼬맹이 따위 죽여버릴 꺼야! 하렘의 다른 여자들이 보는 카르= 라이벌 ============== 술집에서 사내들이 본 카르 =========== 어제 황궁 옆을 지나가는데 말야, 갑자기 하늘에서 마법석이 딱 떨어지잖아? 놀래가지고 받았지. 그리고 뭐가 담겼나 궁금해서...[일반적으로 마법석에는 음란한거 많이 담거든] 술집에서 열어봤더니... ...글쎄 왕자님하고 남색빛 머리카락을 가진 미소년하고의 정사장면이 적나라 하게 찍혀 있잖아? 왕자님은 저리 꺼져 하고, 미소년에게 초점을 맞춰보자. 정말 엄청난 미소년 이라구. ...색기어린 얼굴에 붉고 타액이 흐르는 입술 희디 흰 피부... ...거기다 희고 매끄러운 다리에 흐르는 흰 액체....훗. 소년이 뱉어내는 신음에서는 나도 , 술집에 있는 다른 건달들도 아랫도리가 다들 묵직해 지는 것을 느껴야만 했어. 으아. 저런 미소년 한번 안아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왕자의 손이 소년의 그곳을 움켜잡는 부분에서는 사람들의 비명이 터져나왔지. 그리고 왕자가 소년의 몸에 자신의 그곳을 박는 부분이란... 한번 봐보라구. 짜릿해! 건달들이 보는 카르= 색기어린 미소년 ============ 카르의 아버지가 본 카르 =========== 어제 우연히 수도의 술집에 갔다가 카르의 영상이 담긴 마법석을 보고 반 미쳐서 그것을 빼앗아 달아났다. ...그리고 집에서 마법석을 열어봤을 때의 그 공포란... -하앙...으으..,제발요... -가만히 있어. ...으으으... 나의 귀여운..귀여운 카르를.... 저렇게 험악하게 다루다니! 너도 마찬가지다 카르! 집을 나가기 전에 이십세 되기 전에 몸을 굴리지 말라고 그랬는데 왕자의 잠자리 에서 놀아나? 다음에 만나면 죽을줄 알아라! [몽둥이를 다듬고 있다] 아버지가 보는 카르= 나쁜 후레자식 =-=-=- 덤 =-=-=-= 루이스 씨= 왜 그래? 카르= 누가 내 이야길 하나? [후비적] 환생이야기- 가끔씩 사람들은 정말로 황당한 일을 겪기도 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황당한 일을 만든 사람을 용서 하기도 한다. 온 방이 발칵 뒤집힐 정도의 큰 일이어도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 황당한 일을 만든 사람을 용서 할수 없다. 실제로 동인녀의 정신은 용서 하고도 남았지만 내가 만들어낸 '카르' 라는 아이의 인격으로는 절대 용서 못할 것이다. "저리 가요! 저리 가세요!" "카르야!" "건들지 마세요!" 자고로 튕기기는 수의 즐거움, 공의 도전욕을 자극하는 놀이이다. 그리고 나는 현재 왕자나으리를 자극하고 있었다. "정말 미안하다니까!" "오지 마세요!" 그가 내 쪽으로 한걸음 걸어와서 허리를 숙이고는 연신 사과를 했지만 나는 겁먹은 사슴처럼 부들부들 떨고 있을 뿐이었다. 그가 손을 뻗어서 내 어께에 얹었다. 나는 벌레라도 만진것 같이 흠칫 몸을 떨었다. 그러자 그가 내 어께에서 손을 떼면서 안쓰러운 눈으로 내 몸을 쳐다보았다. "정말로 내가 싫은 거냐?" 그의 입술이 내 앞으로 가까히 다가왔다. ...동인녀의 피가 끓는다..끓는다... 우오오오. 다가오지 마세요! 이번에는 내가 덮칠지도...그것만은 안된단 말야~! 나는 꽃수 라구! "시..싫어..." 루이스 씨의 손가락이 내 턱을 슬며시 들어올리자 내가 울먹거리면서 그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이정도면 당신의 욕구를 자극했습니까아? 시작은 이렇다. 나는 몸이 안 좋아서 정사는 어제 밤에 치루고 기상은 아침에 했다가 다시 자서 저녁에 일어난 것이다. 그런데 막 일어난 사람의 바지에 손을 집어넣은 루이스 씨. 나야 좋았지만 그가 격렬하게 내 몸을 범하게 해 주기 위해서는 적절한 자극이 필요했던 것이다. 훗... "하지 마요..제발....아아..." 그가 천천히 내 턱을 끌어당기더니 슬쩍 혀를 내밀어서 내 혀를 자극했다. 그리고 그의 손은 천천히 내 허리춤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렇지만 그가 다시 힘을 주어 자신을 마주보게 끌어당겼다. 그리고는 미소를 지으면서 내 목을 혀로 핥았다. "하지마.....으응.." "좋아 하는것 같은데...훗.." "아아..." 손이 바지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허벅지를 천천히 문지른다. 내 성감대를 .... 아아..당신은 정녕 진정한 공이었단 말입니까. 그럼 나는 진정한 수가 되어 드리겠사옵니다~! "하악..이제 그만-!" "움직이지 말라구." 그의 손가락이 나의 은밀한 그곳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 그러자 내 몸은 갑작이 찾아온 허전함에 놀란듯 다리를 급하게 움츠렸다. 하지만 곧 입술을 침범하는 그의 혀에 허리를 들어 올리면서 다시 다리를 폈다. "거봐..기분 좋잖아..."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은은하게 들려왔다. 그리고 연신 내 허리를 애무하는 그의 손.. 타액이 내 입술에서 흘러내린다. "가만히 있으라니까..." 그의 손가락이 다시 아래쪽으로 내려간다. 그리고 내 그곳을 다시 더듬는다. ....조금더 진하게 해 주시라구요.. 너무 약하잖아.. 책 보면은 이것저것 즐거운 게 많았는데 하나도 안 해주시다니... 손 결박하고 하기, 술 붓고 하기 등등 즐거운게 많았는데... SM도 좋죠! "아직도 잘 느끼질 못하는것 같군." 그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깔렸다. 심히 멋있사와요. 왕자전하. 벌을 주시지요! 빨간딱지 책을 보면은 벌은 꼭 그런거더라. 그리고 내 예상은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우으..아앗...하아..하아....제...아아..." 나는 내 입에서 새어 나오는 신음 소리에 놀라는 중이다. 최음제 인가 뭐 그런거를 내 입속에 밀어 넣고는 지금 그는 느긋하게 앉아서 즐기는 중이었다. 뭘 즐기냐구? 바로 내가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연신 신음소리와 숨소리를 내는 것을 즐기는 거다! 몸이 달아올라... "더 느껴보라구..더 애원해. 얼마나 내가 너를 범하길 원하지?" 이 악마야! 손을 결박한 거라도 풀어주라고! "아까 상당히 나를 튕기더군." "하아..하아..." "이제 만족하나? 너가 나를 피하면서 내 욕구가 끓어오르더군. 훗. 이걸 바란건가?" 어, 어떻게 아셨습니까? "마음껏 소리질러 보라구." 몸이 달아오르면서 허리가 움찔거린다. 그리고 그런 움직임으로 인해서 손목이 자꾸 거친 끈에 긁혀서 상처가 나고 있다. 이런 미소년의 몸에 상처를 내다니.. 그래도 이런것을 해 주어서 좋습니다! 당신은 강공이었군요. 루이스 씨. 나는 눈물이 고인 눈으로 그를 올려다 보면서 입으로는 연신 간드러진 신음을 내뱉었다. "제발요..어서..아아...하아..하아...하아..." "뭐라고? 잘 못 들었어." 그가 입가에 미소를 띄면서 반문했다. "아앗...제발.." 나는 순간 다시 겹쳐서 오는 허리의 움찔거림에 급하게 숨을 들이켰다. "으응?" 그가 나른한 표정을 지으면서 담배를 입에 물었다. "잘 안 들리는데?" "하아..하아..." 이제는 말할 기운도 없다. 만화책에서 나온것이 그대로 실행되는 지금, 나는 기분이 너무 좋아서 방방 뜰것 같다. 하지만 벌어지는 입가를 추스려야지. 나는 약기운으로 흐릿해진 눈을 들어 그를 올려다 보았다. 그러자 그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명령했다. "허리를 들어올려. 내가 너를 안기를 바라면 간절하게 애원해 보라구." 내 다리가 내 몸에서 흘러나온 액체로 인해서 젖어 들어가고 있었다. 훗... 좋구나아. 이런 그림 상당히 많이 봤다. 공이 수를 마음대로 부리는거. 기분이 좋소이다! 그가 툭툭 담뱃재를 털었다. 그리고는 나의 허벅지를 슬쩍 손으로 건드렸다. 그러자 잔뜩 달아올라 있던 내 다리가 흠칫 떨렸다. "해보라구." 그가 씨익 웃었다. "제발요...아..." "급한건 너이지 내가 아니야." "...어서..하아...하...어서..." "어서 뭐?" 그의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하지만 몸을 이렇게 달구고 저런 미소를 지으면... ...나는 기분 더러워 진다! ..어서 안으라구! 앙?! 나는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르는 것을 느끼며 멍하게 천장을 응시했다. 동인녀의 피는 영원하리이다! 흐읍..제발...." 내가 흐느껴 울자 그는 미소를 지으면서 내 얼굴에 흐른 눈물을 혀로 슬쩍 핥았다. 이봐이봐. 방금 그 비웃음 멋있기는 한데 .... 내 기분은 심히 더러워 졌다구. 근데 환상일까? 자꾸만 채찍을 든 루이스 씨의 모습이 현재모습과 겹쳐서 보여... ....따악 여왕님 이로군. "...반항하지마." 그의 혀가 내 얼굴에서 떨어졌다. 하지만 고로 수 들은 두려움을 적절하게 표현할줄 알아야 한다. 그러면 공 들은 수 에게 홀딱 넘어가서 더 격렬하게 수를 범하게 된다. 아방수인 경우에는 자신이 먹히기에 딱 좋은 모습. ...물론 여우수 같은 경우에는 ...후훗... 어쨌거나 주절주절 말이 많았지만 결론은.. 이런 표정을 지으면 안되는데 왜 자꾸 이런 표정이 지어지는 거야아아아~!!! 크와아악. 열받는다. 왜 내가 묶여서 이렇게 희롱당하고 있어야 해? ... 동인녀의 정신은 지금 허약하디 허약한 내 몸을 배반하고 자꾸만 그의 몸을 받아들일려고 하는데 내 몸 상태를 좀 느껴보란 말이다! 참고로 말하면 내 상태는 아주 안좋다. 손목이 끈에 긁혀서 다 벗겨졌고 허리는 아파서 움직일수도 없고. 다리는... 저번에 깔리면서 삐끗했는지 움찔 거리기만 해도 시큰거린다. 어쨌거나 루이스 씨는 내 앞에서 차갑게 미소짓고 있으니 저 면상을 한대 후려갈겨 주고 싶다. ...촛대로 맞은지 얼마 지나지도 않은것 같은데. 제발 날 살리도오~ "... 내가 싫은 거냐?" "...하아..하앗.." 루이스 씨가 그 약 때문에 달아오른 내 다리위에 걸터앉았다. 움찔. 그가 올려탐과 동시에 내 몸이 그만... 느.껴.버.렸.다. 안돼! 이제는 몸 마져도 자신의 처지를 망각한 거냐! "....말해봐." ".....하아.." 말할상황이 아닙니다만. 내가 한참을 아무말 않고서 학학 숨만 토해내자 그가 고개를 돌리고는 내 다리위에서 내려갔다. 포,포기하신 건가요? 그는 침대 에서 바닥으로 사뿐히 뛰어내렸다. 그리고는 수건을 자신의 허리에 두르면서 미소를 지었다. 이번의 미소는 부드러웠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고.. "이번에는 안지 않도록 하지." ...저,저기.. 제 흥분한 그곳은 어떡하란 말입니까아? 루이스 왕자님? ========= 달아오른 카르를 네버려두고 혼자 나온 왕자님의 시점 ========== ....녀석은 정말 내가 싫은가보다. 아까는 촛대로 후려 갈기고 지금은... .. .. 안기는걸 거부했다. 크흑. 그렇게 세게 해준것도 아니고 거칠게 안은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거부하는지.. 두려워 보이는 표정에 나는 그만 움찔해 버렸다. 내가 두려운 건가?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가슴아프네. ======== 다시 카르의 시점으로 돌아와서어어... ============ 그때로부터 꽤 오래 지났다. 나는 하렘의 가장 가장자리에 위치한 내 방에서 하루종일 갇혀 있었다. 나를 돌보는 하녀에게 물어보니까 다른 사람들이 시기를 하기 때문에 나갔다가는 위험해질수 있다나. ...하긴 나도 꽃미모 장수만세를 바라니 나가지 않는게 좋을듯 했다. ...근데 그때로부터 루이스 씨가 한번도 나를 찾아오지 않는다. 흐음. 수 로서의 매력이 부족했던 건가? 그렇다면 오늘부터 특훈이닷!!!! "누구 없어요~!" 나는 복도로 나가는 문을 빼꼼히 열고서 크게 소리쳤다. 후훗. 내가 얼마나 갈고닦은 미성이냐. 변성기가 아직 찾아오지 않은 설익은 소년의 부드러운 고음.. ..아아... 이것을 주제로 장편시를 쓸수 있을것 같아. 저기 복도 한가운데에서 누군가가 걸어왔다. ...저기 근데 저 사람..남자 아니야? 여기는 여자만 있는 곳 이어서 남자 출입 금지일텐데.. 나를 향해 빠르게 걸어오는 사람은 노란색 천을 귀고리에 연결시켜 달고 있었다. 아아! 저 사람은 환관이다. ...이른바 거세한... 잘생긴 사람인데 안?楹?.. 그 사람이 나에게 다가와서 땅바닥에 엎드려 절을 했다. 그리고는 내가 말하기를 기다렸다. "아아..저기.. 으음... 미화수를 가져다 주시겠어요?" 美花水. 꿀과 꽃, 그리고 술을 섞어 만든 것으로 화장품과 조금 다른 종류다. ...까놓고 말하면 남자를 유혹하는 향수랄까. 내가 부드럽게 그에게 청하자 그가 다시한번 깊게 고개를 숙이면서 대답했다. "예." 나는 방에 들어가서 문을 탁 하고 닫았다. 처음으로 미화수를 청해보는 건데 잘 되었는지 모르겠네.. 그건 그렇고 왠 환관? 동쪽 나라도 아니고 말이야. 하여튼 내가 상관할 일이 아니니까 신경 끄자. 그리고 왕을 유혹할 준비를 해야지. 나는 욕실로 들어갔다. 물이 부드럽게 내 몸을 감싸안았다. 호오. 확실히 판타지 세계는 다르다니까. 나는 욕실 한쪽 벽을 다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거울에 내 몸을 비추어 보면서 천천히 물을 끼얹었다. ..군살 하나 없이 날씬한 몸매. 이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서 아버지에게 '사내자식이 왜 이렇게 밥을 깨작거리냐' 라는 말을 들으면서 소식을 했었다. 나는 머리카락을 한번 손으로 쭈욱 쓸어올리면서 해죽 웃었다. 근데 말이야. 만약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수 있다면 너는 이곳에서 떠나 버리고 말거니? 사랑하는 사람을 버리고서 그렇게 한국으로 돌아가 버릴거니? ...아니. 내 대답은 NO 야. -환생이야기 16 나는 머리카락을 팔에 고정시킨 채로 물속에서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하아... 정말 너무하는군요. 루이스 전하. 나를 한번도 찾아주시지 않는 겁니까. 나는 팔에서 머리카락을 풀어내렸다. 내 남색 머리카락은 물 위에 길게 늘어졌다. ....2M 나 되는 머리카락이 물 위에 떠 있으니 조금 무섭군. 순간의 오기로 옥상에서 뛰어내리기는 했는데 솔찍히 나도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눈꼽만큼, 아니 눈꼽보다는 조금 더 크게 있었다. 한국에는 아버지, 어머니도 있고 내 친구들도 있으니까. 그래도 이곳의 미소년, 미청년들을 버리고 갈 수는 없는 노릇. 내가 왜 옥상에서 자살을 한건데. 하핫. 모든 동인녀들의 영원불변할, 나는 미청년 하렘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나는 천천히 물 속에서 몸을 일으켰다. 이제 나가야 했다. 피부가 바싹 쪼그라 들어서 껍질이 벗겨 지기라도 한다면, 그게 얼마나 보기 흉한지... 내 미모관리 법에 의하면 절.대.로. 목욕탕 안에서 오.래.앉.아.있.으.면.안.된.다. 나는 옷도 걸치지 않고서 욕실에서 나왔다. 몸에 미화수랑 장미수를 바르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나에게 잘 어울리는 옷을 고르기 위해서였다. 어자피 다른 옷을 입을걸 괜히 벗었던 옷을 도로 입을것은 없으니까. 흐음. 이 좋은 향기. 그러고 보니 만화책이랑 야오이 카페의 글 에서 본 것을 그대로 시행할수 있으니 다행스러운 일인가. 모든 동인녀 들이여~! 옥상에서 뛰어내려라~!!! 그러면 나처럼 될수 있다~!!!! 웃기는군. 아하하. ....이게 무슨 사이비 종교도 아니고 말이지. 그건 그렇고 여기는 정말 답답하다. 발코니가 있기는 있지만 아주 작고 방 역시도 너무 작은 방. 그리고 창문이 하나도 없는 욕실과 아주 작은 드레스 룸. 나가고 싶지만 무서워서 영... 나는 몸에 장미수를 바르고 미화수로 손과 발 등에 포인트를 주었다. 에에...설명을 하자면, 은은한 장미수 안에서 풍겨 오는 유혹적인 꽃잎의 향기...랄까? 이해하기 어려우니 관두겠다. 내 머리는 온리 "야오이" 책을 읽도록 설계된 두뇌니까 말이야. 나는 드레스 룸으로 들어갔다. 거기서 옷이라도 찾아볼 심산 이었던 것이지. 하지만 그곳에 있는 옷들은... ...하늘하늘한 여자옷!?! 뭐 토가 비슷하게 생겨서 호리호리한 소년이라면 잘 어울리겠다지만 그래도 영... 가슴이 나오는 부위는 내가 입으니까 축 늘어지고 말이지. 쫙 달라붙는 옷은 절대로 아니다. 토가 라는 것은 굵게 주름이 잡힌 흰색의 옷 이니까. 허벅지 위 까지 올라오는 짧은 토가를 자꾸 손으로 내리려 노력해 보지만 이것은 실크 제질 이어서 함부로 잡아당길수도 없으니 미칠 노릇이다. 아버지. 아버지. 어찌하면 좋사와요. 하늘하늘한 토가형 옷을 걸친 다음에 나는 빗을 들고 슬쩍 머리카락을 빗어내렸다. 남색빛의 긴 머리카락. 만약에 한국에 있었다면.... 크크크... 크하하핫.. 학주한테 걸려서 당장에 잘렸겠지. 1 미터도 아니고 무려 2미터니까 말야. 우후후훗. 여기서의 내 키는 우기고 우겨서 155다. 한국에서는 그런대로 큰 편이었는데. 어쨌거나 내 머리카락의 길이는 몸의 길이를 채우고도 45 센티미터나 남는다는 것이다. 이 머리카락을 풀어놓고 걷는것은 절대로 불가능 하다. ... 머리카락 한번 밟아봐! 얼마나 아픈지 알아!?! 흐음.. 화장대 위에 화려한 동양풍의 비녀가 많이 올려져 있기는 한데 아무도 쓰지 않은 것처럼 매끄럽게 반짝였다. ...여기서 묵었던 여자들은 아무도 이 비녀를 사용하지 않은것 같았다. 내 눈에는 거의 국보 감인데 말이지. 정말이라니까! 신라나 중국에 비할게 아니라고. 이것은 정말 화려하면서도 은은한 우아함을 가지고 있었다.... 라고 설명하지 않아도 이 은으로 만들어진 비녀, 예쁘지 않냐!?! 예술이라고는 전혀 모르는 내 눈도 이 비녀를 따라서 이리저리 움직이잖아! 나는 아직 젖어있는 머리카락을 틀어올려서 우선 길죽한 30센티미터 정도의 은비녀로 고정시켰다. 그다음에는 중간 정도의 봉황장식 금비녀를 각도를 잘 조절해 머리카락에 고정하고 10센티 정도의 짤막한 옥비녀를 아랫부분부터 꽃아들어갔다. 흐음..제법 잘 어울리는군. 원래 면상이 여자다 보니까 비녀로 고정을 시켜도 정말로 잘 어울렸다. 기분이 아주 째진다. 우훗. 그런데 이런 동양틱한 비녀와 로마풍의 옷은 잘 어울리지 않는것 같은데.. 그러면 목걸이 등으로 이런 느낌을 중화시키는게 좋을것 같다. 나는 목에 화장대 위에 놓여 있던 목걸이를 걸었다. 상당히 동양틱한 분위기의 목걸이 이지만 흰색의 옷과 잘 어울리는 진주가 박혀 있어서 인지 어느 쪽에나 잘 어울렸다. 흠... 준비는 다 끝난것 같은데 말이지.. 나는 침대를 정리하고 그 위에 앉아서 몸을 웅크린 채로 루이스 씨가 오기를 기다렸다. 밤의 아주 늦은 시각이 되어도 루이스 씨고 오지 않자 나는 그만 깜빡 잠들어 버렸다. ========================== 루이스의 시점 =================================== "하아...흐응..아앙.." 내 밑에서는 여자가 아까부터 교태스러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짜증나는군. 여자가 이렇게 거짓으로 황홀한듯 비명을 지르는 것이 짜증나. 그리고 자신에게 내 몸을 전부 주었으니 당신도 나에게 상을 내려라 라는 여자의 사고방식도 짜증나. 울먹이면서 내 손길을 거부하던 카르의 얼굴이 자꾸만 생각난다. 건드리지 말라고 했었지. 손을 치우라고 했었지. 그때부터 몇일간 나는 녀석의 방에 들리지 않았다. 억지로 녀석의 얼굴과 그때의 말들을 떠올리지 않기 위해서 계속 여자를 안았다. 그래도 조금만 가만히 있으면 밥을 잘 먹었을까, 몸은 괜찮을까 따위의 걱정들이 떠올랐다. 나는 여자의 등을 어루어 만지던 손을 거두어 들이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막 절정 부분에 다다르던 참이라 여자는 몸을 떨면서 섭섭한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았다. "...이만 나가보겠어." "조금만 더요...왕자전하..." 여자가 콧소리를 내었다. "..." 짜증나. 여자의 저런 목소리가 너무 짜증나. 카르가 보고 싶어. 순진한 표정의 카르가 너무나 보고싶어. 나는 옆에 팽개쳐 두었던 옷을 대충 걸치고는 여자의 부르는 소리를 무시하며 방 밖으로 나갔다. 내가 카르의 방에 도착했을때는 거의 새벽 1시 경이었다. 너무 늦은 시각이어서 그런지 카르는 잠이 들어 있었다. 너무 피곤한 얼굴을 하고서. 아름다운 카르. 아직 물기가 채 가시지 않은 남색 머리카락을 비녀 세 개로 고정시켜서 요염한 동양의 여인처럼 느껴지는 카르. 나는 채 묶어지지 않은 머리카락으로 가려진 카르의 얼굴에 잠시 키스를 했다. 그리고 나는 녀석의 몸에서 풍겨나오는 미화수의 향을 느꼈다. 누구를 위해서 발랐던 것일까. 나는 카르의 몸을 안아들었다. 아주 가벼웠다. 내 무릎위에 카르를 앉히자 카르는 우웅 하는 작은 소리를 내면서 나의 목에 자신의 팔을 둘렀다. 무의식 적으로 한 행동이겠지만 그 순간 나는 너무 기뻤다. 카르가 내 품속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너무 기뻤다. "으음.." 내가 눈을 떴을때는 루이스 씨가 내 허리에 팔을 휘감아 안고 있었다. ....안고 있었다고...? 잠깐!!!! 그러면 나는 밤새도록 그의 품 속에 안겨 자고 있었던 거야!?! .....우훗. 고마워요 루이스씨. 나는 가볍게 그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그러자.. "우웁!" ...깨,깨어나 계셨던 겁니까! 루이스 씨가 갑작이 내 목을 끌어당겨서 강하게 키스했던 것이다. 천천히 입술 안쪽으로 침범해 오는 혀와 서서히 섞이는 타액... 누가 이거 안 찍어주나? 나는 그를 도발할 목적으로 눈에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약간 몸에 힘을 주었다. 살짝 튕기는 수의 자세. 이것을 마스터 하지 못하면 당신은 수도 아니다!!!! [버럭] 그의 혀가 나의 잇몸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도 밀려드는 짜릿한 느낌. 역시 당신은 강공 이셨던 겁니다. 얼마나 서로의 입을 탐했을까, 그는 반쯤 허물어져 있는 [또는 그렇게 연기한] 내 몸을 일으켜 세웠다. "하아..하아.." 정신없이 서로를 갈구할때 채 넘기지 못하고 흘러내린 타액이 축축하게 느껴졌다. 내가 약간 고개를 돌리자 그가 혀를 내밀어서 천천히 흘러내린 타액을 핥았다. 처음에는 가볍게... 그리고 달콤하게... 그리고는 다시 허전한 느낌으로. 나는 그가 달콤하게 핥을때 느껴지는 쾌감에 그만 몸을 떨고 말았다. ...이래서야 수 체면이 말이 아닌데... 하지만 내 도발적인 [ 드러난 어깨며 다리 ] 모습에 그도 얼굴을 약간 붉히고 있으니 피장파장 인건가. 음. 잠깐! 이 포즈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 야오이 책의 반 정도에서 써먹는 포즈 아냐? 수는 공의 아래에서 반쯤 누워서 공의 뜨거운 애무를 받는... 씨익. 이 세계로 오길 정말 잘했다니까! 세상의 동인녀 들이여! 나 미소년 카르가 있는 세계로 어서 오거라아~ 어쨌거나 동인녀의 망상에서 벗어나서 나는 다시 시선을 루이스 씨의 얼굴로 향했다. 차가운 이미지의 얼굴. 아름다웠다. 뭐 나보다야 못하지만 말이야. 윽. 그만 눈이 마주쳐 버렸다. 나는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휙 옆으로 돌렸다. 그러자.. 그러자... 그는 나에게서 입을 떼고는 일어났다. 그리고는 바로 방을 나가버렸...나가버렸... 뭐..뭐...뭐...저런 재미없는 남자가 다 있어!!! [뻐끔뻐끔] 이 상황에서라면 적어도 턱을 잡아당겨서 강한 키스를 해주거나 목에 키스마크를 남기거나 그래야 하는거 아니야? 내 모,모,몸을 달아오르게 해 놓고서는! 이 악마!!! 쾅쾅! 나는 일어서서 신경질 적으로 문을 발로 찼다. ============== 악마 왕자님의 시점 =============== 이런..이런.. 이번에는 정말 자제력을 잃을뻔 했다. 저번에 자제력을 잃지 않고서 했을때도 카르는 기절해 버렸었는데 이번에 자제력을 잃었다면... ...시체가 되어 방에서 실려 나갔을 지도... 하아... 녀석의 빨개진 얼굴, 정말로 귀여웠다. 귀여우면서도 색기가 줄줄 흘러내리는게...쓰읍. 조금더 크면..한 17세쯤 되면 SM도 도전해 보아야 겠다. 후훗. 그럼 장비는 지금 사러갈까나? ....조금전 걱정은 싸그리 잊어버리고 SM 생각에 즐거워 지는 왕자님 이었습니다. 카르: 오싸악 ============== 카르 ============= 루이스가 나간지 한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아직도 안 돌아 오다니... 정말 최악의 공이야! 하지만 테크닉에 있어서는 정말 죽여준 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이래서야 도망갈수도 없고... 거기다가 저 미모라니! 이것은 야오이 책에서도 흔치않은 최고의 미소년과 최고의 미남의 커플인 것이니까. 달깍. 문이 슬며시 열렸다. 루이스 씨인가? 나는 문 바로 앞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온 사람의 발을 볼수 있었다. 상당히 화려한 신발이로군. 금,은,진주와 양가죽이라... 하하... 저거 팔면 한국에선 분명히 작은 가게하나 차릴수 있을 거다. 모든것이 최고급품 이니까. 나는 그것을 신은 사람의 얼굴을 보려고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 루이스 씨가 아니야! ===================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의 생각 =============== 나는 왕실의 기사인 유넨 이다. 오늘도 서류 는 내팽개치고 하렘으로 사라진 왕자님을 찾기위해 파견된 기사들중 한명이다. 이런곳에 소드마스터를 이용하는게 서럽기는 하지만 이런게 왕궁의 실상이니... 왕자님이 들어가셨다고 시녀들이 알려준 침실의 문을 밀고 들어갔을때 내가 제일 먼져 봤던 것은 아름다운 소년이었다. 밤 하늘을 비단실로 만든듯 화려하면서도 차갑게 빛나는 남색 머리칼, 금방이라도 별들이 쏟아질것 같은 투명한 남색 눈동자. 그 소년은 무엇으로도 표현하기 어려웠다. 잠시 멍해진 내 모습을 몰랐는지 소년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나에게 물었다. "왕자전하는 어디에..?" 핫! 내가 뭘 하고 있었던 거지? 왕실의 기사인 내가 말이야! 이곳은 왕자님의 침실이잖아! 저 소년은 왕자님의 파트너? 하긴 왕궁 안에서도 왕자님의 그런것은 소문이 자자하지... 나는 얼굴을 굳히고는 소년에게 말을 걸었다. "왕자님은 어디 계시나?" "나갔는데..." "..." 내 시선은 어느새 그의 붉고 요염한 입술에 향해 있었다. 꿀꺽. 그를 가지고 싶어. 그의 흰 몸이 내 아래에 깔려서 욕정으로 비명을 지르게 하고 싶어. 나는 미쳐있었다. ============= 카르의 시점 =================== 내 방에 함부로 침입한 [이봐 말은 똑바로해! 여기가 네 방이냐?] 회색 머리카락의 사람은 내 얼굴을 멍 하니 바라보았다. 하아.. 또 한놈 보낸건가? 뭐 이놈도 최상급 미남이니 내 화도 풀겸 한번 꼬셔보는 것도 좋을것 같았다. 나는 요염하면서도 순진하게 몸을 일으켜서 그에게 인사를 했다. [인사하면서 이미 단단해져 있을 그의 그것을 슬쩍 스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카르라고 합니다." 그 순간 그가 내 몸을 덥쳐왔다. 내 입에서는 이상한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리고 헉헉거리면서 조금더 높은 쾌락을 갈구했다. "하악..하악..." "헉...헉.." 그 역시도 힘든지 숨을 거칠게 몰아쉬면서 내 몸을 한껏 애무했다. "하악...하아.." 정사를 벌이면서도 눈여겨 본 그의 메달에 새겨진 은빛의 백마를 보니 분명 기사인것 같았다. 귀족은 사자를, 왕은 날카로운 눈을 가진 독수리를 사용하는데 그는 백마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메달이 백금으로 된 것으로 보아서 아마 최상급의 기사겠지. 나는 머릿속으로 데이터를 집어넣으며 그의 밑에서 더 자극적인 신음을 내뱉었다. "하아..하앙..하..." "하아...하앙..하.." 내가 이렇게 막 색스러운 신음을 내면서 그의 몸에 엉길 때였다. 벌컥. 벌컥..? 벌컥..? 서,설마!!! 아니나 다를까, 문 앞에서는 루이스씨가 나와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아주 무서운 눈길로... "와, 왕자니..." 쾅! 흠칫. 내가 부들부들 떨면서 [ 이른바 두려움에 떠는 수 처럼 ]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그는 손으로 벽을 탕 하고 쳤다. ....천장에서 석회석 가루들이 떨어지는것은 내 눈의 환상이 아니겠지. 등 뒤에서 쾅 하는 소리가 나자 위에 올라타서 내 성감대를 입으로 애무하고 있던 기사가 잽싸게 나에게서 떨어졌다. 저, 저런 얍쌉한... 나는 바닥에 흐트러져 있는 옷으로 몸을 가렸다. 하하.. 이 수법 예전에도 써먹은것 같은데.... "...뭐하고 있던 것이냐." 루이스 씨가 나와 그를 싸늘하게 노려보며 물었다. "아, 아무짓도..." 두려움에 떠는 수 의 목소리는 아름다우면서도 자극적 이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이미지 관리를 해야겠지. 내 이미지는 아방수 와 꽃수를 적절히 섞은 것이니까...흠... .... 고개를 숙이고 어께를 부들부들... 아아~ 한국에서 연기부에 들었으면 나는 연예인으로 까지 올라갈수 있었을지도. 쩝. 왠지 아쉽군. 내가 고개를 숙이고 몸을 떨자 그가 가까히 다가와서 손으로 내 턱을 위로 치켜들었다. 그리고는 차갑고 경멸어린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름대로 멋있기는 해도... 저번에 느꼈던데로.. .... .... .... 아주 재수없다. 마음같아서는 "뭘 꼴아봐? 앙?" 이라고 쏘아붙이고 싶지만 이미지 라는 것이 있으니...크흑. 나는 턱이 그의 손에 잡힌 채로 눈을 피했다. 으아아아! 아무리 내가 동인녀여도 인간인 이상 양심이 한점 남아있지 않을리 없으니... 크흑. 가슴께가 쿡쿡 쑤신다. "... 날 봐." 부들부들. 아까는 연기였지만 이번에는 실제다. 이게 살기라는 건가. 몸이 으슬으슬 떨리면서 두려움이 와구와구 생긴다. 거기다가 차가운 그의 얼굴을 더하면... "...흐윽..." 이건 연기가 아니다! 나는 눈에서 눈물을 주륵 쏟아내었다. 살기라는 무시무시한 것에 반응한 건지 눈물이 자꾸 흘러내렸다. "... 뭘 잘했지." "흑..흐윽.." "뭘 잘했다고 울어." 이,이,이 냉혈한!!! 우리 어머니의 대사를 그대로 읊어내다니! ...어쨌거나 그는 무섭게 나를 노려보았다. 옆에 있던 기사마져도 그의 살기에 눌려서 움찔움찔 거리는 것이 보였다. "..흑.." 내가 눈물을 흘리면서 다시 고개를 떨구자 그는 힘주어서 내 턱을 위로 치켜올렸다. 그리고는 혀로 슬쩍 내 얼굴에 흘러내린 눈물을 핥기 시작했다. "할짝..할짝.." "...흑...하윽.." 내 입에서는 어느덧 울음소리 대신에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러면 안되는데...흐음... 이러면은 공이 수를 정복하는 재미가 떨어지잖아! 나는 억지로 이를 악물었지만 그의 혀가 내 입술을 스칠때마다 신음이 입을 비집고 터져나왔다. "하..하아.." 아니야. 억지로 막는 대신 이 분야를 개발해 볼까. 억지로 자신을 추스리는 수의 모습도 나름대로 아름다울것 같다. 나는 몸을 뒤로 뺐다. 그리고는 고개를 한껏 뒤로 젖혀서 그의 입술과 손을 피하는 척 했다. ========== SM 도구를 사러 갔다온 왕자님 시점 ================ 나는 나름대로 좋은 기분으로 하렘에 돌아왔다. 꽤 멋진 아저씨가 있는 SM 잡화상에서 거의 모든 종류의 물품을 구입했던 것이다. 밧줄부터 쇼타용막대기, 채찍...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고양이나 토끼 복장도 있었다. 그중에서 강아지 목걸이랑 쇠사슬을 샀다는 것은 비밀. 물론 최음제도 사 놓았지만. 그렇게 산 물건을 손에 들고 룰루 랄라 하면서 녀석의 방에 왔을때 나는 방에서 묘한 신음소리가 흘러 나오는 것을 눈치챘다. "하악...하아...하.." 이렇게 색기 넘치는 신음소리는 카르..? 나는 방문을 벌컥 열었다. 그때 나는 믿기 싫었던 사실을 그대로 보고야 말았다. ...카.르.가. 다.른.남.자.와. 엉.겨.있.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얼굴이 굳어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내 빌어먹을 아버지가 어려서부터 훈련시킨 대로 내 냉철한 이성은 이 상황을 빠르게 판단하고 있었다. 카르의 고통스러운 표정을 보니 자신이 진심으로 원해서 하는것 같지는 않은데... 저 위에 앉아 있는 녀석은 기사단장인가? 나는 순간 열이 뻗쳐 오르자 벽을 주먹으로 세게 내리쳤다. 탕. 그제서야 카르의 위에서 녀석의 허벅다리를 핥고 있던 기사가 내 쪽을 돌아보더니 잽싸게 녀석의 몸 위에서 내려온다. 그러자 녀석은 부들부들 떨면서 옷으로 자신의 나신을 가리고... 하지만 옷 역시도 녀석의 나신을 가리기는 무리였다. 원래 하늘하늘한 재질인데다가 짧았으니... 옷 아래로 들어나는 새하얀 다리...그리고 가느다란 허리... 저 다리에 있는 성감대를 자극하면 어떻게 될까. 녀석은 내 아래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색스러운 신음을 흘리겠지. 음탕하게 요동치면서... 어쨌거나 상상을 지우고... 하.하.하. 누가 이 상황을 설명좀 해줘. 나는 카르의 턱을 잡아올렸다. 카르는 부들부들 떨면서 내 시선을 피했다. 다시 열이 뻗쳐오른다. 나는 ..... .... 내 예감이겠건데, 아무래도 SM 을 실행해 볼 시기가 다가온것 같다. 벌을 줘야지. 카르. 나는 마음속으로 차갑게 미소지었다. 내가 몸을 슬쩍 뒤로 젖히면서 약하게 신음소리를 내자 그가 손으로 내 머리를 강하게 잡아당겼다. "으흑..!" "뭘 잘했다고 우냐고 물었다." 그의 혀가 천천히 가슴팍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내 몸은 달아올랐다. "하,하지마!" ....이 목소리면 루이스 씨를 도발하기는 충분하려나? 나는 최대한 강경한, 그러면서도 갸냘픈 목소리를 내었다. 나 역시 연기 쪽으로 들어가야 했나봐. 그가 내 손을 들어올려서 혀로 할짝 핥자 손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역시 당신은 강공이었던 거야. 내 손에서 힘이 빠지며 옷이 떨어져 나가자 그가 다시 내 유두를 할짝거리며 핥기 시작했다. "하지마세요.." 오오~ 이 천상의 목소리여! 나는 천상수 + 꽃수 + 아방수가 되기위해서 갈고 닦은 몸. 이 유혹적인 목소리를 듣고서 고자가 아닌이상 어떤 남자가 나를 거부할수 있을까? 자자. 목소리 품평은 그만하고 현실로 돌아가서... "그만하세요..." 내가 다시한번 가늘게 말하자 그가 유두에서 혀를 떼면서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네가 날 거부할수 있을까?" 앗! 이런! 잊고 있었다. 녀석은 왕자지. 내 신분은 여기에선 ' 병든 아버지의 약값을 위해 온 가련한 소년 ' 으로 되어 있으니까. 귀족이 아닌이상 [귀족이라도] 왕족을 말을 거절할수는 없는 것이다. 하하.. 이 빌어먹을 세상. 나는 눈에서 억지로 눈물을 짜내었다. 그리고는 글썽글썽한 눈으로 그를 올려다 보았다. 지금 하고있는 이 자세 [루이스 씨에게 허리를 잡힌 채로 반쯤 몸을 눕히고 있다] 에서 해 보면 효과만점. 처량해 보이는 데는 아주 그만이다. 하지만 잽싸게 입술을 깨물어서 만든 유혹적 붉은 입술은 그를 가장 강렬하게 유혹할 터였다. 지금 이것을 읽으시는 여러분, 한번 남자친구에게 해 봐라. 10 이면 10 다 당신을 덥치려 들것이다. 하지만 아주 추녀인 사람이라면 생명에 위험이 있을지도... 뭐, 나는 미소년 이니까. 후훗. [정신차려! 카르야!] 핫. 잠깐 말이 샜다. 어쨌거나 그렇게 그를 올려다 보자 그는 나를 차갑게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 그 뒤로 슬금슬금 뒤로 빠지는 기사나으리의 모습도 보이고 말이야. 제길. 자기도 좋아서 내몸 덥치고 토끼기는... [너 이미지를 생각해!] 입닥쳐! 마유 이녀석! [쫄아버림] 흠흠. 다시 이상한 쪽이 되어 버렸군. 어쨌거나 나는 싸늘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루이스 씨의 시선을 피했다. 이 모습은 '수' 들의 기본 자세라구. 그러나 그 순간.. "흐읍!" 그가 내 입술을 다시 탐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아무리 내 입술이 아름다워도 그렇지, 그렇게 굶주린 것처럼 먹어댑니까? "하아..하아.." 내 입에서는 다시 묽은 타액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루이스 씨는 유연하게 혀를 집어넣어서 내 입안 구석구석을 핥았다. 내 혀와 그의 혀가 얽히자 나는 순간 몸에 찾아온 짜릿한 느낌에 몸을 떨었다. 아아.. 한때 동인녀 였으나 현재는 남자인 나 카르는 지금 이 순간 왕자의 절묘한 테크닉에 빠질래. 내가 그렇게 그의 혀놀림에 반쯤 황홀경에 빠져들 무렵, 갑작이 내 아랫도리에 무시무시한 통증이 찾아왔다. "하악-!" 내가 통증으로 허리를 뻣뻣히 세우자 그가 내 입술에서 자신의 입술을 떼면서 속삭였다. "버릇없는 고양이는... 벌을 주어야 겠지." 고..고양이... 훗. 그것은 '앙탈수'를 상징하는 동물. 나는 야오이 만화의 한 장면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그의 손에 내 몸을 맡기고 있었다. 벌컥. 벌컥? "내 노리개와 정을 통하려던 네 녀석도 벌을 주도록 하지. 제1 기사단장 유넨." 루이스 씨의 나른한 목소리가 은은하게 내 귓가에 들려왔다. 아 맞다. 저 사람도 있었구나. 내 생각은 거기가 마지막 이었다. ============ 관찰자 시점으로 넘어가 보도록 할까. ============== 왕자는 뻣뻣히 굳은 유넨을 손짓해서 침대로 올라가도록 하고 카르의 몸을 안고는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는 카르의 몸 속으로 밀어넣었던 손가락을 부드럽게 빼냈다. 순간 카르의 허리가 고통 때문인지 움찔 했지만 그는 아무 상관을 하지 않았다. 그는 다른 쪽 손가락을 카르의 입 안으로 넣었다. 그리고는 부드럽게 휘젓었다. 그러자 카르가 더 격하게 신음을 내면서 허리를 움찔거렸다. 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침대 한쪽 칸에 찌그러져서 두려운듯 그를 올려다 보고 있는 유넨에게 빙긋 웃어보였다. ============ 다시 카르의 시점으로 돌아가서 =============== 아퍼! 아퍼! 아프다구! 이런 젠장할! 야오이 책에서 나오는 것 그대로를 실행하고 있는 지금 나는 아파서 팔짝 뛸것 같다. 내 몸속으로 손가락이 들어와서 내벽 깊숙한 곳을 자극했을때 나도 모르게 몸을 떨고 말았다. 그리고 손가락이 천천히 빠져나갔을 때의 허무함... 뭐 그때도 장난아니게 아팠다는 것은 시인한다. 하지만 이 빌어먹을 동인녀의 정신은 그때도 충실하게 발휘되어 '어떻게 해야지만 더 격렬해질까' 라는 것만 떠올렸으니... 하아.. 이 정신을 없애지 못하는 한, 내 몸은 남아나지 않을것이다. 루이스 씨는 내 몸을 슬며시 놓았다. 그리고는 침대 옆에서 겁에질린 표정으로 벌벌 떨고 있는 기사를 향해 손짓했다. 현재 내 옆에서는 기사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호리호리한 미청년인 그는 역시 말랐지만 남자답게 억센 뼈를 가지고 있는 왕자의 아래에 깔려서 SM 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에는 뭘 넣어볼까.." 루이스는 여유있게 미소를 지으며 기사의 몸 속에 넣었던 구슬 비슷하게 생긴 것을 빼 냈다. 그와 동시에 터져나오는 기사의 비명소리. "으윽-!" 아무래도 많이 아픈가보다. 그래도 당신은 좋잖아. 그가 전립선 부분도 슬쩍 애무해 주고 말야. 지금 나는 찬밥신세 인데 말야. 나도 저렇게 격렬하게 해 주었으면... ... ... ..헛! 이 빌어먹을 동인녀의 정신이 또 나왔다. 정녕 네가 이 몸을 죽이고 싶은 게냐! 잠시 내가 딴짓을 하는 사이에 기사는 몇번을 당한 채로 엎드려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그리고 부드러운 사신의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루이스 씨. "히..히익.." 나는 슬금 슬금 뒤로 물러나려 했지만 그게 어디 쉽다던가. 금방 루이스 씨의 손에 잡혀서 손이 머리위 침대에 밧줄로 묶이는 신세가 되었다. 이, 이봐! 뭐 나야 좋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까 기사는 이렇게 묶지 않았잖아! "너는 부드럽게 해주지." 그는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옆에 놓여져 있던 막대기들 중에서 하나를 골랐다. ...근데 왜 굵고 긴 것을 고르시는 겁니까. "천천히 해주지. 카르." 그의 눈이 빙긋 웃으며 가까히 다가왔다. "난 네가 아파하는 것을 보고 싶으니까." 당신 정녕 변태였단 말인가! 어쨌거나 그는 눕혀진채 묶인 내 몸을 천천히 입술로 애무하더니, 내 다리를 들어올려서 그의 어께에 걸쳤다. 그리고는 부드럽게 나의 그곳을 핥기 시작했다. 할짝..할짝.. 히익! 그리고는 입을 떼고는 막대기를 천천히 내 몸 속으로 밀어넣기 시작했다. 막대기가 내 몸속으로 미끌어져 들어옴과 동시에 나는 비명을 질렀다. "아아악-!" "비명은 그만 질러." 그의 손가락이 내 입을 막았다. 그리고는 내 입 안으로 들어와서 혀를 자극했다. 입에서 흐르는 타액이 느껴졌다. 그리고 척추가 부러지는듯 한 고통이 아랫도리에 밀려왔다. "하악-!"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내 몸 속에서 막대기가 빠져나가자 그는 재미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흐음..너무 약했나,,," 야,약했다고? 빌어먹을 왕자야! 내 눈물도 보이지 않는지 그는 태연하게 맥주병을 골라들었다. 그리고는 뚜껑을 열었다. 그 순간 침대에 나와 똑같은 꼴로 널브러져 있던 유넨이라는 기사가 나를 향해 안쓰러운 눈길을 보냈던것은 왜였을까. 그는 술을 내 몸에 부었다. 내 그곳과 허벅지 그리고 몸 깊숙한 곳까지. "핫-! 하악-!" "비명은 그만 지르지 그래? 식상하니까." 그가 혀로 술이 부어진 내 몸을 핥으면서 중얼거렸다. 나는 그 차가운 비웃음에 열이 확 솟아 버렸다. "비, 빌어먹을... 하악.. 왕자님! 하, 하아..씨잉-! 하악...이거 놔, 놔 주세요!" 이..이런.. 성질을 못 이기고 욕을 해버렸다. 그러자 그의 눈에 재미있다는 빛이 감돌았다. 그리고 그의 혀가 내 입속으로 미끄러져 들어왔다. 부드럽고 그러면서도 강하게 그는 내 압안을 어루어 만졌다. 고도의 테크닉.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잠자리를 함께 했던 겁니까아! 술기운을 머금은 그의 타액이 내 목구멍으로 넘어가 머리가 혼미해질 무렵 그가 내 입술을 강하게 한번 깨물다가 놓으며 중얼거렸다. "시끄럽군. 노리개씨." 저, 저 왕자 역시 싸가지 였던 겁니까! 으윽! 진작에 깨달아야 했어! 순간 나는 차가운 뭔가가 내 몸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끼고 비명을 질렀다. "하아아아악-!" 그것은 다름아닌 맥주병의 병 입구. 아직 남아있던 차가운 술이 내 몸속으로 들어오면서 타오르는것 같이 뜨겁게 느껴졌다. 나는 허리를 공중으로 튕겨올리면서 다시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루이스 씨가 내 성감대를 슬쩍 깨물면서 차갑게 내뱉었다. "남창같이 음란하군." "하악..! 하..하악.." "내가 사람을 잘못 본건가." "하...하아.." "순결한 아이인줄 알았는데 말이야." 그와 동시에 맥주병을 밀어넣던 그의 손에 힘이 더욱 가해지자 나는 더욱 크게 비명을 질렀다. "아아악-!" 대체 몇번을 당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하하... 이제는 죽은겁니까.. 눈앞이 새빨갛다. 정말 웃기군. SM이라는 것을 처음 해본 내가 그 자리에서 죽어버리다니... "눈 떠라." 내 머리위에서 웅웅거리는 목소리가 들린다. 어어.. "눈 떠." 루이스 씨입니까? 서, 설마 같이 복상사로 죽은건? "눈 뜨라고! 이 꼬맹이 녀석아!" 귓가에 대고 버럭 고함을 지르는 소리에 나는 비명을 지르며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 밀려드는 강렬한 햇빛. 나는 잽싸게 눈을 감았다. 눈이 지끈지끈 하군. 머리도 아프고...허리도 쑤시고...내 그 부분도... 나는 머리가 심하게 울리는 것을 느끼면서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그런데 아직 안죽었구나... .... .... 다행이다. ============== 처음부터 밀고나오는 왕자님의 시점 ================= 하..하하.. 내가 깨웠을때 잠깐 부시시 하게 눈을 뜨던 카르가 그대로 다시 잠들어 버렸다. 너무 힘들게 했나? 하긴 침대 군데군데에 붉은 핏자국이 남아서 격렬했던 정사를 알게 해준다. 내가 사온 SM 도구에도 [ 그게 이렇게 빨리 쓰이게 될 줄이야 ] 피가 흥건하게 젖어 있으니... 같이 술이나 마시려고 사온 맥주병 입구에도 마찬가지로 피가 축축하게 흘러 있다. 저러다가 빈혈 생기는건 아닐지... 나는 조심스럽게 녀석의 길고 아름다운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아름다운 남색빛. ... 어제 내가 한 말이 녀석의 가슴에 상처를 준 것은 아닐지. 남창같이 음탕하다고... 순결한 애 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고... 너무 심했다는 것은 알지만 그 순간 나는 분노로 이성이 날아가 있었다. 녀석의 방문을 여는순간 내가 목격했던 정사의 한 장면. 붉게 달아올라 있는 녀석의 얼굴과 쾌락에 떨리는 신음소리. 땀과 흘러나온 정액으로 카르는 매우 색스럽게 보였다. 전 공작의 아들이었나... 그와 이 아이의 정사 장면에도 이렇게 화가 났었는데... 하하.. 나는 이 아이를 매우 아끼고 있었다. 소중한 보물같이 녀석을 다루고 싶었다. "...사랑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너를 소중하게 다루고 싶다." 나는 부드럽게 녀석의 이마에 키스를 했다. 그가 고통으로 몸부림칠때 밧줄에 심하게 긁혔는지 아직까지 피가 ?션賤? 있었다. 사랑스러운 아이. 뭔가를 숨기고 있는듯 비밀스러운 아이. 순수하면서도 붉은 유혹을 알고 있는듯한 아이.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이 아이의 단면 뿐일지도 모른다. ============= 얼떨결에 왕자에게 정체를 추리당한 카르의 시점 ================ 내가 눈을 떴을때는 밤이었다. 항상 아침이나 정오에 눈을 뜨다가 밤에 눈을 뜨니 새롭군. 루이스 씨는 나갔는지 침대에 있지 않았다. 하아... 나는 침대에서 몸을 반쯤 일으킨 채로 한숨을 내쉬었다. 왠 한숨이냐고? ...동인녀인 당신도 알것이다. 동인녀가 한동안 야오이 책을 안보면 어떤 희귀병에 걸리는지. 아무리 내가 [ 전생 동인녀 지만 ] 남자이고, 여러번 일을 치루었던 몸이라 한들 야오이 책에 대한 갈망이 적어질리 없다. 아..그러고 보니 루이스 씨가 이름난 야오이 책 작가였던 걸로 알고 있는데 말야...흠... 이미지를 생각해서 책을 빌릴수도 없고...어쩌나. 흠! 그러면 되겠구나! 나는 좋은 생각이 들어서 주먹으로 손바닥을 탕 내리쳤다. 도서관으로 데려다 달라고 하면 되잖아! 이 바보야! 이거 하나 생각해 내지 못한거냐? [ 동인녀의 정신은 위대합니다. 생전 도서실이라는 곳에 들린적이 없는 녀석이 도서관으로 출발을 할 결심을 하게 하다니 말입니다. ] 나는 뒹굴 뒹굴 하다가 옆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기사를 깨웠다. "이봐요." "으..으...." 제법 호리호리한 미청년인 기사는 이맛살을 찌푸리면서 몸을 일으켰다. 하하.. 역시 루이스 씨는 절대강공 이라니까. '공' 처럼 보이는 기사를 '수' 로 깔수도 있다니. 거기다가 그 기사의 호리호리 하다지만 훈련으로 다져졌을 허리를 저토록 아프게 하다니. "왜 깨운 거냐?" ....역시 귀족놈들은 재수없다니깐. "시끄러워. 자기도 왕자님 아래에 깔려 비명지른 주제에." "..." 성깔나온다. 아아.. 이러면 안되는데. 이미지의 완전 파괸데. 기사는 포기한듯 몸을 완전히 세웠다. 그리고는 비명. "흐어어억~" "포기해. 너도 나도 일어서긴 글렀어." 어떡하나요 아부지. 자꾸만 성질이 밖으로 비죽 나오는데 말이죠. 기사는 내 말을 듣자마자 꼬리내린 강아지 마냥 낑낑 신음을 흘리며 침대에 다시 털푸덕 엎어졌다. 무리하지 말라고요. 기사님. 그때였다. 똑똑. "!" 나는 방문을 지긋이 두드리는 노크 소리를 듣고는 고개를 홱 돌렸다. "손님이 왔습니다. 들어가도 괜찮겠습니까?" 어제 봤던 환관인건가. "손님? 왕자님의 손님이시라면..." 흑. 이 옥 굴러가는 미성이라니. 역시 나는 착한 수 였던 거야. [자화자찬이냐?] "아닙니다. 카르님의 손님 이시라고..." "그렇다면...흠...누구신데요?" "...들여보내도록 하겠습니다." 내,내,내 대답은 듣지도 않고! 저,저 빌어먹으을~ 흠흠. 이게 문제가 아니지. 이 나라에서 내 이미진 이런게 아니라고. 나는 문이 열리자 할수 있을만큼 색스러운 표정으로 그쪽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들어온 사람은... "허, 헉! 아, 아, 아버지?!" 그랬다. 문가에 서서 나를 노려보고 계시는 분은 전직 산적, 나의 아버지 였던 것이다. "네..네이놈 카르야..." 그는 눈가를 움찔거리며 나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그리고는 내 어께를 움켜쥐고는 .... "내가 성년이 되기 전까지 몸을 굴리지 말라 했거늘!" 흐,흐,흔들지 마세요~ 허..허리가아~!!!! 그렇게 나를 무지막지 하게 흔들어 댄 다음에 아버지는 찌릿하게 내 옆을 노려보았다. 옆이라고? ...아... 잊고 있었다. 기사 유넨씨. 아버지는 내 어께에서 손을 떨구고 침대에 엎어져 있는 그를 잡았다. 그리고는... 흐어어억! 도,돌리다니! "네이놈~ 네가 우리 카르를 강간한 놈이냐! 한번 죽어볼테냐! 엉? 어디감히 우리 카르와 놀아나!" 아..아버지.. 그게 문제가 아니라.. 상대를 잘못 찍으셨습니다만. "흐어어엇- 제,제, 제가 아닙니다아아아~ 으아아아악!" 그쪽은 나를 겁.탈.한 왕.자.님. 이 안.으.신. 불쌍한 피.해.자. 일 뿐이랍니다.. "으어어어억~ 살려주세요~ 흐어어억-" 나는 고개를 돌려서 그를 외면했다. 문 앞에 서 있던 환관도 손바닥으로 눈을 가리며 그를 보지 않으려 애쓰는 것이 보였다. ..도와 주지 못해서 미안해. 기사양반. 어쨌거나 상황이 더 악화된 것은 루이스 씨가 와서 빙글빙글 웃음 지었을 때였다. 그는 공중에서 빙빙 돌아가면서 애처로운 눈길로 도움을 호소하는 유넨을 더욱한 지옥의 구렁텅이로 차 밀어넣었던 것이다. - 와,왕자님...그를 안은것은 당신이 아닙니까... - 유넨. 나는 당신에게 실망했네. 내 하렘에서 남의 아들을 겁탈할 줄이야. - ! -우어어어~ 이놈~ 감히 내 아들을 강간하고도 모잘라서 거짓말을 해? 네놈을 죽여버리겠다아~! 불쌍한 기사나리... 그는 한참을 공중에서 돌아가고 마침내는 기절해서야 겨우 땅에 내려질수 있었다. ...루이스 씨의 [ 충분히 악의성 있는 발언때문에 ] 기사가 괴로움에 못 이겨 기절해 버리고 나서야 상황은 정리되었다. 그가 자신 스스로 '내가 그랬다' 고 고백을 했던 것이다. 물론 그 고백 뒤에는 무슨 음모가 숨겨져 있는지 알수는 없었지만. 그는 빙글빙글 웃으면서 무서운 눈길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나의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어쩔 셈이지." 아버지. 분노 때문에 목소리가 떨려 나오잖아요. 루이스 씨는 여전히 빙글거리면서 그에게 대답했다. "장인어른. 이 아이를 제게 주십시오." 자..장인어른... 므흐흐흐... 이런말 하긴 뭐하지만 마음에 드는 단어다. 우리 아버지는 장인어른 이라는 말을 듣고 심히 놀란듯 싶었다. 한참후에 그의 입이 열렸다. "...뭐라고?" "장인어른. 저 아이를 제게 주십시오." "잘 안들려." 이까지 뿌득뿌득 갈아대는게 한번만 더 말하면 죽여버리고 말겠다는 표현인듯 했다. 전직 산직이어서 그런지 카리스마는 없지만 험악한 기운이 풀풀 날리는군. "...아빠.." 나는 쇼파 팔걸이에 기대서 과자를 집어들며 아빠를 불렀다. "왜그러지?" 오오. 신기라. 루이스 씨를 볼때 아주 험악하던 눈초리가 나를 향할때는 따사로운 봄바람을 머금고 계시는군... ...다만 문제는 그의 얼굴과 매치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아버지는 절대로 미중년이 아니다. 아직까지 우락부락한 근육이 남아있는 건장한 40대 일 뿐이다. 그의 몸은 상처투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고 삐쭉삐쭉한 지푸라기 색 머리는 내가 정말로 저 인간의 유전자를 받아 태어난건지 한번쯤 의심하게 만든다. 그 이상한 희무끄리한 아저씨들한테 '미소년' 으로 태어나게 해 달라고 말해서 태어난것은 분명하지만.. "장인어른이라고!? 입 못닥치나!" "카르는 제껍니다! 장인어른!" .....정말로 내 출생을 의심하고 싶어진다.. 제길. 잘생긴 미중년이면 근친을 즐기는 맛도 있었겠지만 저렇게 고리타분한 산적아버지는 영 아니다. 차라리 새끈하게 옷 차려입은 비지니스 맨[---] 이면 오죽 좋아. 나는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둘의 공방전을 싸악 무시해 버렸다. 저렇게 싸워대는데 힘이 남을까. 이제 그만들 하지. 힘도 좋아. 어쨌거나 사건은 아버지가 탁자를 무지막지한 주먹으로 부셔버린뒤 일단 마무리 되는듯 했으나.... "자. 혼인허락서에 도장을 찍으시지요. 장인어른." "..." 아버지는 아무래도 말끝마다 '장인어른' 을 붙이는 루이스 씨에게 화가난듯 했다. 루이스 씨는 아무말 하지 않고 빙글빙글 웃으며 혼인허락서를 내밀 뿐이었다. 그리고... "우어어어~ 오늘 나 죽고 너 죽자!" ....사건이 해결되기는 아직 멀은것 같다. ========== 산적나으리의 시점 ================= 내가 이상하리만치 곱상한 사내놈의 안내를 받아서 한 방으로 향했을 때였다. 똑똑. 사내새끼가 그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문을 살짝 찍어누르는[---] 데 어찌나 그 손가락이 갸냘픈지 안 부러지고 배기는게 기특했다. 하긴 카르녀석도 지 에미를 닮아서 그런지 몸이 호리호리 했지. [카르의 열성적인 몸매관리와 미용요법의 덕인것은 모르는 아버지 였다]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묘하게 끈적끈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주 나른하면서도 매혹적인 목소리가. ..그때까지 나는 그 목소리가 카르의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였는지 문이 열렸을때 나는 그대로 굳어져 버리고 말았으니. 내가 보았던 것은 하얀 나신을 자신의 긴 남색머리칼로 가린 내 자식놈 이었던 것이다. 그 새하얀 몸 위에는 붉은 반점등이 마치 나비처럼 찍혀있었는데 묘하게 매혹적 이었다. 그리고 아주 색스러운 표정과 나른한 말투로... 이건 누가보아도 after 이다. 나는 완전히 돌아버려서 녀석 옆에 있던 한 청년을 녀석 강간범 이라 생각하고는 그대로 들어올려... 흠흠. 자제하도록 하지. 어쨌거나 한참 후에 카르가 옷을 다 입고 주범자인 녀석이 실토할때까지 나는 미쳐있었다. 당연히 하나뿐인 자식이 알몸인 채로 남자에게 당하는 영상을 술집에서 봤었는데 안미치고 배기나. 하여간 나는 진정했다고 생각이 들었을때 혼인허락서를 내미는 뻔뻔스러운 강간범에게 다시한번 돌아버리고 있었다. "우어어어~ 오늘 나죽고 너 죽자!" 옆에서 카르가 한심스럽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던것 같은데... ...착각이겠지. =========== 카르의 시점 ================ 아까전에 아빠녀석이 집에 갔다. 혼인허락서 인지 뭔지 하는 서류뭉치에 차마 글씨라 말하기도 어려운 것을 휘갈기고서. 그것이 글씨라면 다른 글씨에 대한 모독일거다. 심지어 읽는것도 불가능 할 정도니. 하아... 우리 아버지 그래도 잘난 구석이라곤 한군데 정도 있을줄 알았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신뒤에 옷을 지으라 하면 풀로 엉키설키 짓지않나 죽도 못 만들어서 풀 건더기가 그대로 남아있는것을 주고.. ...더 심각한것은 그래놓고서 내가 야단쳐도 뭘 잘못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게뭔데?' 란 표정으로 눈만 말똥말똥 굴리고 있는 무식한 산적아버지를 보면 한숨이 다 나온다. 빠득. 이가 갈려버리고 말았군. 이 소리에 놀랐는지 옆에 있는 루이스 씨가 잠결에 움찔 한다. 제에-기이-라알... 이인간은 왜 이렇게 잠귀가 밝은거지. 하지만 그런점도 매력적으로 보인다. 나는 그의 입술에 조심스럽게 키스했다. 이거 누가 찍어주는 사람 없나... 나는 아까 유넨이랑 너무 오래 잔덕에 졸리지가 않아서 침대에서 엉금엉금 내려왔다. 물컹 흐읍! 아래있는 유넨의 몸을 그만 밟아버렸다. 그런데 이 인간은 왜 이렇게 궁상맞게 아래에서 널브러져 자는거야? 정말 온갖 궁상은 다 떨고 산다니까. 조각상 같은 미청년기사인 주제에 나와같이 침대에 눕혀져 반항도 못하고 루이스 씨에게 깔리고 말야. 허약한 남자는 싫어. 아무리 내가 한국에서 버스에서 어쩌다 남자와 남자가 다니는 것을 보면 이런저런 상상을 하던 동인녀라 해도, '붉은양의 각인' 이라는 카오리 유키씨의 만화책 제목을 놓고 몇편의 시를 써내던 동인녀라 해도 한푼두푼 모아 미소년 미청년 사진과 그림을 수집하던 동인녀라해도 여자는 출입금지인 바로 옆 남학교의 '공' '수' 파일을 만들던 동인녀라 해도 이런 미남천국에 와서는 어지간히 눈이 높아졌나보다. 한국에서는 연예인중 킹카인 사람들 보다도 더 킹카인 유넨보고 '남자다움'이니 어쩌니 하니 말이다. 하긴 내 정도의 미모라면 더 잘생긴 사람이 어울리기는 하지. 루이스씨 같은 사람말야. 후훗. "으으.." 나는 가느다란 신음을 듣고서야 유넨을 아직까지 내가 밟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하.. 불쌍하군. 나는 폴짝 바닥으로 뛰었다. 그리고는 혼인허락서와 그 옆에 얌전히 놓여져 있는 혼인신고서를 눈으로 훑었다. 엉? 근데 이게 무슨 말이야? [ .....두 분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남편되시는 분에게는 이런 경고 드리지 않겠으나 아내되시는 분이 바람을 피실 경우에는 이 신고서가 법적으로 무효가 됩니다. 만약에 그럴 경우에는 왕족결혼사기죄로 해외로 추방당하거나 참수형을 당하게 되니 이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진심으로 루이스 전하와 귀하의 결혼을 축하드립니다. ] ....바람을 필수 없다고? 나는 하렘을 만드는 것이 꿈이였단 말이야! 나는 머리를 감싸쥐고 오열했다. 쿠궁. 내, 내, 내, 하렘..하렘의 꿈이~!!!! 모든 동인녀들의 영원불변할 꿈. "수" , "공" , SM , 그리고 하렘. 크흑. 그 좋고 아름답고 하늘에 무지개가 떠 있는 오색찬란한 하렘의 꿈을 이루지 못한다니... 이 순간에 야오이 책이 뭐고 야오이 만화가 뭐냐. 하렘이 날아가게 생겼는데. 나는 지금이 밤 [밤은 아니다. 거의 새벽이다. 아버지가 2시가 다 되어서 가셨으니까] 인것도 전혀 개의치 않고 침대위로 기어올라가 루이스 씨를 흔들기 시작했다. "일어나요! 일어나세요-!" "으음.." ...빠직. 생각 같아서는 밟아서 깨워버리고 싶은데 이미지 때문에..큼. 이럴때는 이미지가 발목을 잡는군. 제기랄. 몇번을 흔들어도 일어나지 않고 중얼거리며 잠꼬대를 하는 루이스 씨를 나는 죽일듯이 노려보았다.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고. 왕자님. "일어나시라니까요-" "으음...우아아- 엘리샤아- 다음엔 꼭 같이 자줄께에~ 하아.. 누구랑 어제 잤냐고? 음하하하- 아냐..카르라는 꼬만 아니라니까아... 캬하..아니라니까아- 에이... 너에 비하면 카르는 아무것도 아니라고..우훗.. 어? 카르가 되먹지 못하다니? 아핫...간지러워..흐으.." ....꼬마...꼬마...꼬마... 엘리샤...엘리샤...엘리샤... 이제까지 내 술수에 넘어간줄 알았는데 아니었단 말이지? 내 몸을 가지고 놀다가 차버리려는 거였냐? ...동인녀는 이럴때 울지 않는다. 더욱더 잔인한 방법으로 엘리샤 라는 여자에게 복수를 가하고 자신을 버리려는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가 아프게 만든다. 가장 순수하고 아방한 모습으로 나는 둘을 파멸시켜 주겠어. 후후훗. 나는 침대위에 걸터앉아서 음산하게 웃었다. 침대 아래에서 자고 있던 유넨 = .....[섬뜩] "뭔가 살기가 지나간것 같은데..." 아침이 되자 밤중에 둘을 산산조각낼 음모를 궁리하느라 잠을 못자 빨개진 눈을 부비면서 나는 방에서 나왔다. 원래 나오면 안되는 거지만 유넨과 루이스라는 나쁜놈이 각자 침대와 침대 아래에서 뒹굴며 잠에 빠져있는 틈을 타서 빠져나온 것이다. 후아- 이 세계는 정말 적응하기 힘들다니까. 나는 돈이 썩어나는지 대리석과 황금과 은, 그리고 이런 북쪽에서는 구하기 힘든 양귀비 등으로 장식해 남국을 연상시키는 하렘의 복도를 걸으며 그렇게 생각했다. 대한민국의 건전한 여아였던 나는 이런 사치스러운 복도를 보고 결코 아름답다고 느끼지 못한다. 내가 느끼는 감정이라고는 "저거 훔쳐서 도망가면 돈이 얼마나 될까" 라던가 "야오이 책 몇권이야?" 혹은 "저걸 돈으로 바꿔서 대한민국 남자들을 모두 미소년+ 미남으로 바꿔야해" 라는 동인녀의 지극히 건전하고도 기본적인 망상을 했을 뿐이다. 역시 이렇게 금을 깐 복도는 싫다니까. 나는 바닥에 떨어진 금 조각을 주워서 내 하늘하늘한 옷에 달린 속주머니에 밀어넣으며 중얼거렸다. 뭐 이것도 다 돈이 되겠지. 이제 나는 그들에게 복수를 하기위한 계획 제 1 단계를 시작해야 한다. ````````````````````````````````카르의 복수 계획서```````````````````````````` 나 카르는 나를 두고 다른 여자와 놀아난 이 왕국 후계자 루이스 에게 복수할 것을 맹세한다. 복수계획 #1 왕자가 안으러 간다는 그 꿈속의 여인이 나를 때리고 있는 모습을 그가 보게해 그 여자를 근신에 처하게 한다. #2 나와 정사를 벌일때 나의 몸에서 멍과 핏자국이 있어서 그의 오해를 불러 일으키도록 한다. #3 그를 만나면 눈물을 글썽이면서 고개를 숙이고 피해버린다. [야오이 책에서 읽은 바 효과 즉빵이다] #4 자살 소동을 벌인다 #5 그에게 소중한 물건에 사고쳐서 왕자님에게 심한 말을 듣도록 한다. #6 마침내는 루이스 씨를 무서워 하게 된다. [무서운 척 한다.] #7 나에게 용서를 비는 그를 피해 달아나다가 창문으로 뛰어내려 버린다. [조금 위험할수도 있지만 끓어오르는 동인녀의 정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 나는 복도를 걷다가 저번에 나에게 미화수를 가져다 준 그 환관에게 물어서 그 여자에 대해 들었다. 솔찍히 말하자면 반은 우연이었지만 그녀의 이름이 들린것을 알고 나에게 정보를 가르쳐 주도록 유도했다. -이렇게 돌아다니면 위험해요. -에? -엘리샤 님이 계시거든요. -그분이 누구신데요? -아주 위험한 분이시랍니다. -..? -그분은 왕자전하가 자신만을 바라보기를 원해 왕자의 총애를 받던 전 애인을 독살한 적도 있는 악녀랍니다. -하아? -혼담이 오고갈 정도로 아름다운 숙녀분 이셨는데..그만... 그리고 그는 고개를 떨구고는 가 버렸다. 참으로 지독한 악녀로군. 세상에서 가장 지독한 벌을 주도록 할까. 나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당신은 동인녀의 복수심을 자극한 거야. 엘리샤. 나는 한참을 걷다가 다리가 아파질 무렵에 둥글게 만들어진 한 야외 잔디밭을 보았다. 야외라 해봤자 지붕만 뚫려 있을 뿐 실내와 다름없다. 둥근 대리석 기둥이 있는 복도에서 나는 그쪽으로 빠져나가자 열대 새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아아... 돈이 참 썩어나는 왕국이라니까. 그 정원에는 알록달록한 홍학과 공작새들이 아름다운 깃을 뽐내며 걷고 있었다. 그리고 날아다니는 화려한 깃털을 가진 열대새. 예쁘기는 하지만 저거 삶아봤자 고기가 얼마 나오기야 하겠어? 다리가 홀쭉해서 먹을것 하나 없게 생겼구만. 내가 뻘쭘히 서있자 우아한 홍학의 무리 안에서 금빛의 여인이 걸어나왔다. ========= 홍학 무리 안에서 걸어나온 금빛 여인의 시점 ============ 내가 누워서 환관과 왕의 다른 애인들이 가져다 준 과일주스를 마시며 일광욕을 하고 있을 때였다. 갑작이 남색의 긴 머리카락을 풀어내린 아름다운 소녀가 이쪽으로 들어오지 않겠는가? 키가 작은 편인 그 소녀는 호리호리한 몸을 가지고 있었고 토가 밑으로 보이는 늘씬한 흰 다리는 붉은 키스마크를 아직까지 머금고 있었다. 나는 놀라서 몸을 반쯤 일으켰을때 밋밋한 그의 가슴을 보고서야 소녀가 아니라 소년인 것을 눈치챘다. ...남색의 머리칼... 그리고 크고 맑은 남색의 눈동자. 저 자가 요새 왕이 품고 있다는 그 소년이로군. 하하. 저게 내 라이벌 이란 말이지? 나는 표독스럽게 그를 노려보았지만 그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홍학과 날아다니는 새들을 구경하기에 바빴다. 나는 몸을 완전히 일으켜서 새들의 무리를 헤치고 그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그의 남색 눈동자가 더욱 동그래졌다. ============= 카르의 시점으로 돌아와 볼까나. ======================== 그 금빛의 여인은 우아하게 미소를 지었다. 묘하게 끈적한 웃음이로군. 하지만 그런 쪽에 있어서는 나도 질수 없지. "안녕하세요. 카르 님이신가요?" "....아..에? 제 이름을 아세요?" 내 이미지는 순수. 순진. 나는 눈에서 "나는 착하고 아름다운 방년 15세의 아방돌이 랍니다" 라는 광선을 아낌없이 쏘아주며 그녀를 마주보았다. 갈색의 눈동자와 갈색의 머리칼, 그리고 황금색으로 보이는 피부를 가진 그녀는 황금의 여인 이었다. 거기다가 금을 온 몸에 둘렀으니... 하. 얼굴은 전혀 되먹지 못한게 치장하고 자빠졌어. 본판이 이쁜 나같은 사람은 말야, 이렇게 헐렁헐렁한 옷을 입어도 이쁘다고. 나는 "강적이다!" 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 여인에게 최대한 아방하게 물어보았다. "아줌마는 누구신가요?" 어때. 강력하지? 나는 이를 득득 갈면서 나를 죽일듯이 노려보는 그여자에게 꽃 샤방미소를 날려주었다. "...티라도 한잔 하실래요?" 이봐이봐. 그렇게 가짜로 공손할 필요 없어. 이마에 솟은 혈관마크 세 개가 내 눈에는 다 보인다구. 하지만 그쪽에서 걸려들지 않는이상 내 쪽에서 시비걸지 않아야 하는 일. 나는 생글 웃으면서 그녀가 건내준 찻잔을 받아들었다. "어? 이게 무슨 차예요?" 내가 이렇게 묻자 그녀는 "무식한 것" 이라는 세바스찬 비스므리한 표정을 지으며 의기양양 해서 가르쳐 주었다. 흥. 단순하기는. "민트차 랍니다." "와아.. 맛있어요. 고마워요, 아줌마." "...아줌마가 아니랍니다.." 이마에 또 혈관마크 하나 솟았다. 나는 다시 아방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아줌마 아니면 뭐예요? 흐음... 아무리 봐도 아줌마 맞는것 같은데.." "...내 이름은 엘리샤 란다..." "근데 왜 아줌마 들은 아줌마 라고 불리는거 싫어해요? 암만해도 아줌마 같은데. 아줌마들은 젊게 보이고 싶다고 화장품 떡칠하잖아요. 근데 딱 그꼴인것 같은데.." "..." 오옷. 혈압 높아진다. 동인녀 눈에는 다 보인단 말야. 엘리샤. 나를 건든것 자체가 잘못이야. 후훗. "...뭐라고?" "그리고 그 귀걸이도 아줌마 들이 많이 하고 다니던데.." "오호호홋. 어젯밤에 뭐 했니?" 주제를 돌리려고? 나에게는 안 통해. "으음..왕자전하랑 같이 잤는데.." "!" 여기까지는 아직 치명타가 아니겠지? "처음으로 그렇게 안아주시면서 사랑한다고 해주셨어요." "..사, 사랑한다고?" 오예. 분노게이지 상승중. "키스도 해주시구.." "..." "아 맞다! 그리고 왕자비로 맞아하겠다고..." 치명타. 분노게이지 한계치에 다다름. 그리고 폭팔. 짜악- 내 고개가 옆으로 화악 돌아간다. 씨잉.. 여자에게 맞으니 왠지 억울하군. 나는 얼얼한 뺨을 잡고서 잔디 위로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그리고 손톱에 긁혔는지 피가 흐르는 뼘을 손등으로 닦았다. 그리고 올려다본 그녀는..그녀는... ...마귀할멈 이었다. 새파란 불꽃이 일렁이는 눈동자. 그리고 새빨간 입술에는 독기가 감돌았다. 아아.. 그리고 내리꽃히는 하이힐의 굽. 퍼억 퍼억 퍼억 "너, 너같은건..너가..같은건 죽어버려! 왕자님을 차지해? 어디감히! 죽어버려! 죽어버리라고!" 흐억..아파 아파.. 만약 이게 이 여자를 파멸시키는 길이 아니라면 나는 이년의 머리채를 휘어잡았을 거다. 딱딱한 하이힐의 굽이 퍽퍽 내리꽃힐때마다 나는 입술을 깨물면서 아픔을 견디려 노력했다. 하지만 내가 성자냐? 내가 성자냐고? 내가 미쳤다고 이 고통을 참아내겠냐? 마침내 내 입에서 비명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아악- 아..윽..윽...아아..아파...아악..악...아아악-" 퍽퍽퍽 나 이러다가 다리 못쓰게 되는거 아닌가. 빨리 사람들이 와 주어야 할텐데.. 이젠 비명 지를 힘도 없다. 숨도 못쉬고 여자에게 밟히고 있는데 마침내는 그녀가 내 멱살을 잡아 들어올린다. 이거 진짜 여자 맞겠지? 이제는 뺨을 손바닥으로 갈긴다. 허억.. 이봐! 강도가 더욱 세지잖아! 원래 힘 빠져서 늘어져야 하는거 아냐? 그렇게 양쪽 뺨을 맞고 내가 잔디밭 위에 널브러져 있을 때였다. "호오...이게 있었군." 그녀가 두리번 거리더니 갑작이 눈을 번쩍였다. 대,대체 뭐길래? 그녀는 갑작이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화병을 내던져서 깨뜨렸다. 그리고 그 조각을 주워들고는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는 귀에대고 달콤하게 속삭였다. "너는 특별히 그 예쁜 얼굴을 엉망으로 그어주지." 변태냐! "내 왕자님을 뺏어간 벌로 말이야. 훗. 왕자비 자리는 내꺼야. 너 따위가 있을 자리가 아니라고." 그리고는 그 화병조각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 나에게 들이민다. ...너.. 얼굴에 그어버리면 가만 안두겠어. 영원히 이 나라에서 추방시켜주지. 그녀는 처음부터 얼굴에 그을 생각은 없는것 같았다. 어떻게 알았냐고? 내 팔에대고 쭈욱 그었으니까! "크으윽.." "더 떨어봐. 비명을 크게 질러." 이거 왠지 루이스 씨 패턴같은데. 근데 아무도 나를 발견해 주지 못하는 거냐? 나 괜히 여기 왔나봐! "이제는 진짜로 얼굴에 그어주겠어." 그녀가 막 내 얼굴에 대고 긋기 시작할 때였다. 타닥타닥- 바쁜 발소리가 들리고 루이스 씨가 이 곳으로 뛰어들어 왔다. 그리고는 분노에 찬 눈으로 쓰러져 있는 나와 유리조각을 들고있는 그녀를 노려보았다. 뒤따라 오던 환관과 허리가 다 나은듯한 유넨이라는 기사 가 경악한 눈길로 나를 바라보았다. 솔찍히 이 상태면 살아있는게 신기하다구. "..하악..와...왕자저...하?" "아무것도 말하지 마라. 제발..." 루이스 씨가 다가와서 내 몸을 안아들었다. 내 얼굴이 약간 찢겼는지 피가 흐르고 있었다. 제기랄. 흉 지게되면 기꺼히 네년을 죽여주지. 그것은 죽고 싶은 발광으로 보이니까 말야. "... 엘리샤... 오늘밤에 널 완전히 매장시켜주지." 그는 나를 안아들고서 섬뜩하게 그녀를 노려보았다. "..왕자전하...제발.." "내 것에 손을 된 죄다." "저는 소중하지 않으신가요..?" 저 가증스러운 목소리. 그리고 끈적끈적한 몸짓. 하아.. 이 상황에서도 유혹이냐? 하지만 루이스 씨는 넘어가지 않았다. "소중하지 않아. 특히나 하렘을 장식하는 꽃밖에 되지 못하면서 내가 사랑하는 것에 손을 댄 것들은 특히나 짜증나지." 냉정한 눈길. 그 눈길에 쫄아버린 여자. 하지만 이 상황을 즐기지 못하고 빨리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내몸 상태가 너무 원망스럽다. 적당히 맞을걸. "..왕자전하..아파요.." 가장 가느다란 목소리로 그를 올려다 보면서 간청하자 그는 뒤를 돌아서 걷기 시작했다. 주저앉아 버린 그녀를 돌아보지도 않은채. 같이 따라왔던 환관이 뒤를 슬쩍 돌아서 냉정한 말을 내뱉었다. "주제를 알아야지. 계집." "많이 아파?" 루이스 씨가 나를 안고 오면서 아까 그 여자에게 지었던 표정과 180 도 다른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흠...어떻게 해야 가장 순진하고, 그러면서도 아름답고, 청순가련하게 보일까? 나는 눈에 눈물을 글썽였다. 그리고는 눈길을 피하면서 도리도리. 수 들의 전매특허인 이 도리도리질은 그야말로 순수하고 아방하며...[중략] 이쁘고 상당히 카와이 하신.....[중략] ...너무너무 깨물어 주고 싶으나 가련한 비둘기 같은.....헥헥.... 여기까지 하자. 어쨌거나 절대 강공, 다중성공 [그거 무슨 뜻이야!] 냉혈공에 한에서는 한없이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라 할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내가 눈물을 글썽거리며 도리질을 하자 그가 내 몸을 끌어안았다. 순간 그의 눈에서는 시퍼런 광채가... 히익- 잠시후 환관, 그리고 허리를 치료받으러 가겠다는 허약한 기사 유넨은 다른 통로로 사라지고 나와 그만 이상한 복도로 들어섰다. 오옷~ 휘황찬란이라! 완벽한 순백이다. 하지만 이 방을 보고 '단순하구나' 혹은 '심플해서 좋지.' 라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는 그 사람의 대가리를 날려주겠다. 무슨 재료길래 그렇게 열내냐고? 바로바로... ... ... ...백금이다!!! 내가 한푼두푼 모와서 9만원을 들고 보석상을 찾아갔을때 거기 아저씨에게서 '백금 목걸이줄? 그거 10만 5000이다.' 라는 말을 듣고 피눈물을 흘렸던 그 목걸이 줄의 재료가... 목걸이도 아니고 목걸이 줄의 재료가.... 힘없이 보석상을 나와서 집에 와 잡지에 실린 목걸이 줄 사진을 안고 오열했던 그 사진 목걸이 줄의 재료가.... ...무려 황궁. 거의 200m 를 육박하는 이 거대한 복도 벽, 바닥, 천장까지 도배되어 있었던 것이다. 내 동그래진 눈을 눈치챘는지 루이스 씨는 싱긋 웃으면서 내 뺨에 작게 키스를 했다. "...멋지지? 백금이야." "...." 멋지기는... 동방예의지국인 대한민국의 소박한 가정에서 자라난 나는 이런걸 보면서 아무런 감회가 없었다. 아니, 감회가 있긴 하구나. '작작 처바르지...' 그 아름답다는 백금이 어째서 내 눈에는 다 돈으로만 보이는 걸까? 또각또각... 조용한 복도에 루이스 씨의 발소리가 울리고 있다. 물론 나야 그의 품에 살포시 안겨 있으니 발 소리가 들릴 턱이 없지. 근데 루이스 씨의 구두가 백금 바닥에 기스 내는 것은 아니련지... ...이 나라는 구두 밑창도 다이아로 박을 만큼 돈이 썩어나는 나라니까. 얼마나 걸었을까.. 돈이 썩어난다는 증거인 백금 복도를 지나서 대리석 아치 창이 있는 복도로 나오자 환한 햇빛이 들이쳤다. "어디로 가는 거예요?" 나는 조심스럽게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그리고는 그의 흰 목이 부드럽게 내 손에 스치는 것을 느꼈다. 루이스 씨는 나에게 몸을 숙여서 귓볼을 잘근잘근 씹으며 대답했다. "나의 방으로." "아?" "이제까지 너는 내 방이 아닌 하렘의 다른 여자들과 같은 건물의 방에 있었다." 호오... 드디어 나는 그의 눈에 든 것일지도. "왕자비가 될 사람에게 애인 중에서도 가장 말단인 여자가 묵는 방에서 더 지내게 할순 없지." 그럼 이제까지 나를 루이스 씨의 가.장.말.단.애.인.이.묵.는.방. 에서 생활해 오게 했단 말야? 너무해! 나는 금방 시무룩 해져 버렸다. 뭐 그거야 대외적인 표정이다. 실제로는 물론... '이 썩을! 망할! 이 비***을! 이 나쁜 새* 야! 어디 나를 그런 ** 같은 곳에 묵게 해!' 라는 거였지만.. 흠흠. 내가 말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쪽팔인 이유는 왜일까. "왜, 실망 한건가?" 그의 짙은 갈색[혹은 초록색] 의 눈이 나를 진지하게 들여다 보았다. "설..마요.." 나는 억지로 밝게 미소를 짓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나는 연기자 로서의 소질이 넘쳐났던 거야. 내가 밝게 웃자 그는 나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악.." 이봐! 나는 아직 걷기가 힘들 지경인데... 나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꺾여버린 무릎을 손으로 움켜쥐고 원망스러운 눈으로 루이스 씨를 올려다 보았다. "미안." 그가 머리에 손을 올리면서 사과를 했다. 그리고는 바닥에 털푸덕 주저앉아 있는 나와 무릎을 숙여서 눈높이를 대강 맞추었다. "...왕자비가 되기 싫은가?" "..." "아니면 내가 싫은건가?" "..." 이 인간, 분위기 잡으면 무서운데... "너를 때렸던 그 여자, 사실 재상의 딸이다." 이런 썩을 경우가! 내치기 힘들어 진다는 소리잖아. 결국은. "재상을 봐서라도 내치기는 어렵다." 하아... 역시나,.. 역시 내겐 운이 지지리도 따라주지 않는다니까.. "아버님도 그 계집을 내 미래 아내감으로 생각해 놓고 계신다." 제기랄제기랄... "하지만 여러 사내랑 놀아난 그 계집을 반드시 내쳐버리겠다." 응? "그러니 제발 내 아내가 되어 다오." 그거 프로포즈 입니까? [발그레] 이거 야오이 책에 써 있던 대사 토씨 하나 안틀리고 그대로 써 있는거 아냐? 하지만 여기서 승낙하면 재미가 없지. 나는 고개를 푹 수그렸다. 그리고는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왜 그러는 거지?" "...싫...아니...잘 모르겠..." "..." "..아버지 허락을 받았다지만 그래도..저는..저, 저는...흐윽...." 어께를 부들부들 떨었다. 이정도면 수준급 이지. ...여우수 중에서 말야. 훗. 내가 몸을 떨면서 울어버리자 그가 당황한 표정으로 몸을 일으켜서 복도를 한참 동안 서성거렸다. "...윽..흐윽...흑...죄소..송..해요..하흑..흑...흐으윽.." 이윽고 그는 다시 몸을 숙여서 나를 안았다. 그리고는 부드럽게 내 등을 토닥이면서 속삭였다. "... 너가 싫다면...아니다. 다음에 다시 묻도록 하지." 이 대사 여자들 꼬실때 꽤나 썼을거다, 역시 바람둥이 라니깐. 나는 다시 그의 손에 달랑 들어올려 [거짓으로 눈물을 짜냈는데도 불구하고] 빨개진 눈을 손으로 비볐다. 나와 그가 도착한 곳은 정원이었다. 거대한 정원에는 분수가 퐁퐁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쪽에는 아름다운 대리석 건물이. "여기가 집이에요?" 내가 묻자 그가 대답했다. "아니, 방이다." !!!!!!!!!!!!! 하하하... 썩을.. 그 건물에는 아주 아주 거대한 2m 의 오크 문이 달려 있는데 그게 방이라고? 앙? 당신 방과 집의 차이를 아는거야 모르는 거야? 내가 그의 품에 달랑 안겨서 건물안에 들어가자 싸늘한 공기가 나를 덥쳤다. 엉? 싸늘해? 원래 여기 궁전에는 돈이 썩어나도록 많아서[---] 시동 수백명이 있는게 정석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수백명은 고사하고 그 흔한 하녀나 요리사도 없으니... "...아무도 없어서 놀란건가." 흠칫. 이 인간 드디어 독심술을 익힌건가? "아무도 없을 수밖에... 여기에는 아무도 들어간 적이 없으니." 이봐! 그럼 홀로 외롭게 살았던 거냐? "여기는 왕자가 왕자비를 데리고 들어갈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다른 여자들과 밤마다 잔 나는 이곳이 지어진 이후로 한번도 들어간 적이 없었지." 이거 왠지 아픈 과거를 들은 듯한 기분. 이럴때 만화에서는 어떻게 했었더라? "...이제는 나는 처음이자 마지막 으로 들어가는 것일지도 모르겠구나... 내가 인정한 왕자비는 너 밖에 있을수 없으...읍?" "..." 나는 뭔가 아주 애달은 표정을 한 그의 목을 끌어당겨서 키스해 버렸다. 이제 아방수 에서 유혹수나 그런걸로 모드를 바꿔야 하는건가? "..." 할짝할짝. 처음에는 조금 놀란듯한 그가 나를 천천히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러면서도 입이 떨어지지 않으니 용하지. 나는 바닥에 눕혀진 채로 현관 홀에서 그렇게 그와 키스를 했다. 이봐. 너무 익숙해 보이잖아. 역시 많은 여자들을 이렇게 다루었던 거야. 루이스 씨. ================= 루이스의 시점 ================== 내가 과거의 기억에 차서 입으로 뭐라 중얼거리고 있을때 갑작이 카르가 내 목을 끌어당겨서 키스했다. 아직은 순수한 키스. 혀도 집어넣지 않은, 말 그대로 입과 입만 살짝 닿는 그런... [왜 당신은 그가 아방모드 여서 혀를 집어넣을수 없었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겁니까!] 나는 그를 바닥에 눕혔다. 그리고는 그의 입속에 혀를 밀어넣었다. 나의 혀가 그의 입 안쪽을 스치고 지나갈때마다 그가 움찔 몸을 떨었다. 그리고는 다시 내 목 위에 손을 둘렀다. 카르야.. ...지금 이 행동.. ..너의 그 키스.. ...너가 나를 좋아하는 거라고...내 마음대로 생각해도 괜찮을까? 나는 그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새하얀 나신위에 붉은 멍.. 아까 그 계집이 이 아이를 짓밟을때 생긴 건가. 나는 카르의 입에서 입을 떼었다. 그리고 계집이 밟아서 생긴 그 멍에 입을 맞추었다. 움찔.. 카르가 몸을 떨었다. 아프겠지.. 그러니 내가...너를 아프지 않게 해줄게.. "흐아앗- " 내가 비명같은 신음을 내면서 몸을 한껏 뒤로 젖혔다. 나는 지금 루이스 씨의 품에 안겨서 앉은채로 신음을 내고 있다. "하아..하악...악...아아-" 가느다란 비명이 내 입에서 터져나오자 루이스 씨의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 "흐으..싫-어...으음...하..." ... 별로 싫지는 않지만... 그가 내 입속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어 슬쩍 휘저었다. 지금이 몇번째일까... 한 두어번 까지는 내가 갈구하는 편이었는데 그 다음부터는 빠져나가려 발버둥을 치고 있다. ...솔찍히 아프단 말야! 그의 손이 내 혀를 툭툭 치자 잔뜩 달아오른 내 몸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하아악-" 쾌락섞인 한숨을 내쉬면서 나는 흐려진 눈으로 그를 올려다 보았다. "...힘들어?" 그렇게 박아대면서 말씀하시면 감동할래야 감동할수도 없습니다만! "...아악....하..." 내 입에서 빠져나온 그의 손이 내 몸을 끌어당겼다. 그리고... 그는 내 얼굴을 혀로 천천히 핥았다. "..아..." "..힘들면 말해...그만둬 줄게." "...하아..히, 힘들..지 않아요..하아..악.." 내가 미쳤지. 그 다음에 그가 무슨 짓을 할줄알고 '힘들지 않아요' 를 외쳤던 거냐? ...그에게 수를 배려해 주는 자상공의 이미지를 바랬던것 부터가 잘못이었지. "그래? 그럼 몇번 더 해도 되는 거냐?" "아아악-!" 썩을... 그 뒤로 나는 완전 정신을 놓아버렸다. ... 어째 나는 할 때마다 기절하는것 같군... 눈을 뜨자 내 몸은 기다란 의자 위에 뉘여 있었다. 흐음...하녀들이 닦고 쓸고 하지 않았는데도 응접실이 제법 깨끗하네. 근데 핑크빛 쿠션이라...큭. 대체 누구의 취향일까나? "깼어?" "...예에.." 처음보다는 아픔이 덜해서 [SM 당했을 때 제외] 허리를 쉽게 세울수 있었다. 나는 쿠션에 등을 나른하게 기대었다. "많이 아파?" ... 네.네.네. 너무 아파서 울것 같아요! 그리고 위로해 주는 거면 꼭 끝나고 나서 해주지 말란 말입니다! 하지만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이렇게 소리치면 안되겠지... 나는 생긋 웃었다. 이른바 만화가 들이 흔히 말하는 '반짝모드'. 옆에는 '샤방' 혹은 '샬랄라' 라는 글씨와 함께 나오는... "예에. 괜찮습니다." 그리고는 얼굴에 발그스름하게 홍조를 띄웠다. 그러자 루이스 씨는 다정한 미소 [우욱- 난 너의 본성을 알고있어!] 를 지으며 나를 마주보았다. "...다행이다.. 걱정 했잖아.." 그리고는 뒤에서 희멀건게 잔뜩 들어있는 도자기를 꺼냈다. "이거 먹어볼래?" "..아?" 놀라는 것도 심히 아름답지 않소? "이거 전복죽. 아, 안먹어 봤을 라나? 동양 음식 이라는데 전복이랑 쌀이랑 같이 끓인 거래." 예에. 안먹어 봤읍죠. ...아니지. 안먹은게 아니라 비싸서 못먹었읍죠. 그건 그렇고 이게 무슨 죽이냐! 쌀이라고? 쌀 비스므리 한것도 보이지 않는데?! 나에게 보이는 것이라고는 우유라던가 아니면 정액 같은 희무끄리한 액체 뿐이었다. "....이거 정말 죽 맞습니까?" 그러자 루이스 씨의 상큼한 언어. "으응. 특별히 나의 그것[?] 도 함께 넣고 끓인..." "안먹어-!" 나는 비명을 지르면서 그것을 던져버렸다. 아무리 내가 전생 동인녀라 하더라도, 정사 후에는 좀더 정상적인 걸 먹고 싶단 말이야. 나는 옆에서 루이스 씨가 '아아..농담이었는데...' 라고 투덜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삐져나오려는 혈관마크를 열심히 누르고 있었다. 잠시후에 그가 삐져있는 [혹은 삐져 있는 척한] 나에게 다가와 실실 웃으며 말했다. "그건 안들어 갔지만 사실은 다른게 들어가긴 들어간거야." "역시 안먹길 잘했-" "... 훗. 전복을 썰때 흘러나온 나의 피다! 어때? 안먹은게 후회되지?" ....너같은 또라이를 내 미래 이상적 신랑감으로 찍은게 후회된다! 나는 쿠션을 그의 머리를 향해 힘껏 던진 다음 엎드려서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자 노력했다. =========== 전복죽 [실은 뭔가 이상한게 들어간] 을 가져온 왕자님 시점 =========== 카르는 현재 산책을 나갔다. 귀여운 아이 카르.. 온 몸에 멍이 든 것을 보고 그 빌어먹을 년을 내쫓기로 다시한번 다짐했다. 전에 내 약혼녀도 죽여버린 적이 있었지. 그 악녀가 말야. 난 말야, 너의 뭔가 감추는 신비스러움.. ..그리고 너의 그 아름다움.. ..부드러운 입술... ...나는 그 모든것이 사랑스럽다고 생각 해. 네가 일곱살때 나는 열 여덟 이었지. 18세, 성년이 가까워진 소년이 아직 솜털이 뽀송뽀송한 아이를 보고 반했었다면 넌 나보고 '쇼타콤' 이라고 할까? 그때의 너가 훨씬 진심을 나타내는 것 처럼 보였어. 숨기지 말아줘..제발.. 너의 모든 것을 나에게 보여줘... 사랑한다. 꼬맹이. 헉! 그러고 보니 산책하면서 허리 아프지 않을까? 뭐 처음으로 한게 아니니까 별로 아프지 않을지도. ..그렇다고 해서 내가 특별히 엄지손가락을 썰면서 만든 전복죽을 안먹을 것 까지는 없잖아? [이상한 데로 말이 새고 있다] ...이상한게 들어간 것도 아닌데 말야. 평소 정사때에도 흔히 먹던 것을 넣은것 뿐이라고. [그러니까 그것이 이상한 거라니까요.] 그것을 먹고 그게 카르의 살과 피가 되어줬으면 행복했을 텐데... 감히 내것[?] 이 아닌 다른것[?] 을 먹다니. 그것은 불륜과도 같은 것이다! 너를 철저히 내것으로 만들겠어! 그러기 위해서는 왕을 독살이라도 해서 왕이 되어야 겠지. 우후후후... 너는 내꺼다 카르. 반드시 내것이 되어야만 해. -정원에서 누워 해바라기를 하는 카르를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다짐하는 왕자님 이었습니다. =============== 카르의 시점 ================ "디디디- 디다두- 두두- 두디바- 바-바- 두디디-" 뭔 소리냐고? 바로 리듬을 맞추는 소리다. 왜 입으로 드럼 소리를 내는 그런 음악이 있잖아. 지금 그것을 연습중. "두-디디- 두바두바-둡- 두디디- 둡파-" "무슨 소리냐?" "!" 어느새 내 곁에는 루이스 씨가 다가와 있었다. 한방 먹여주고 싶은 실로 아름다운 미소를 띄고서. 그래. 전복죽에 이상한거 넣어서 만드니 만족스럽디? "..암것도 아닙니다아.." "흐음...노래냐?" "...아녀요." 순간 찔렸지만..흠. 청순가련 주제에 이런 '둡파 두디디' 를 했다는 것도 좀 뭣 하군. "노래 잘해?" "...별로요." 묻다가 갑작이 노래로 말을 돌려 버리다니. 나는 조금 퉁명스럽게 그의 말에 대답했다. 그러자 그가 생긋 웃었다. 빛에 따라 금속성의 녹색으로도, 아니면 반들거리는 갈색으로도 보이는 눈동자가 이 순간에는 투명한 에메랄드 처럼 반짝였다. "..와아.." 역시 이 남자는 참 아름답게 생겼단 말야. 하지만 평소에는 얼띄고 사이코 적인 행동이 이 미모를 가려버리지. 나는 손을 올려서 아름답게 빛나는 그의 녹색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탁- 순간 그가 내 손을 쳐냈다. "!" 화끈. 크흑. 손이 맵군.. "이제 결정 했나?" 분위기 싸늘해진다. "..내 비가 되어 주겠어?" 내 우물쭈물한 표정 [반은 연기 반은 진심] 을 봤는지 그가 입가에 달콤한 미소를 띈다. 너무나 달고 끈적거리는 미소... 나는 그 미소를 보자 머리가 갑작이 멍해 졌다. 저 미소는 이제까지 한번도 못 보던 것. 나는 어느새 그의 미소에 빨려들어가 있었다. "왕자비가 되어 주겠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의 입가에 떠있던 미소가 갑작이 화사해 졌다. 드디어 맛이 간거야. 드디어 맛이 간거라구. 어떻게 고개를 끄덕일 수가 있었던 거냐.. 응?응? 그 '혼인신고서' 인지 뭔지에 '바람은 법적으로 안된다' 라고 써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지. 하아.. 미쳤어.. 맛이 간거야. 나는 머리를 벅벅 손으로 엉클면서 자학을 계속하기 시작했다. 나는 몇번이나 머리를 쥐어 뜯고 내 희디 흰 손목에 칼자국을.... ....수정. 칼자국 대신 손톱자국을 길게 남기며... 왜 손톱자국 이냐구? ....칼자국 냈다가 흉지면 네가 책임질래?! 앙?! 그렇게 정원 한 구석에 박혀서 자학을 하고 있을 때였다. "흐응. 재밌는 애네." "!" 도도한 요녀의 목소리. 서, 설마 저번에 그 싸이코 계집? 나는 잽싸게 뒤를 돌았다. 어? 사라락. 아름다운 녹색 머리카락. 그 색은 마치 루이스 씨의 색과 꼭 닮았다. 그리고 그녀의 눈동자는 빛에 따라 갈색으로도, 금속성 녹색으로도 보였다. 서..설마... "어머. 나를 모르겠구나. 어머어머-" 그러면서 왜 자신의 허벅지를 손바닥으로 팡팡 치시는 건데요? "오호호호호홋- 나는 네 연인의 어머니 란다." "어, 어머니?!!!" 왜 이렇게 놀라냐고? 이 나라 사람들은 늙어도 늙은것 같질 않나? 저 여자를 봐라! 26살 짜리 아들을 둔 어머니라고 누가 생각할수 있겠는가! 왕궁에서는 14살 정도에 시집을 가니 그 정도 나이를 어머니 된 나이로 잡아도 무려 마흔이란 말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투명하지는 않지만 흰 피부. 고혹적인 입매를 가진 붉은 입술. 주름살 없이 탱탱한 살결. 덧붙여서 축 늘어지지 않고 빵빵한 가슴. ....상당한 글래머 였다. 삼십대라고 해도 경악을 할 수준인데 사십대 아줌마라... 크흑. 나는 다시 자학을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어머니가 아름다우면 나 따위는 그의 눈에 차지도 않을거야..흐윽. 내가 다시 손톱으로 동맥이 있는 손목을 푹푹 활퀴기 시작하자 그 여자가 부채로 입을 가리고 오호호호 웃음을 터뜨렸다. "오호호호홋- 정말 귀여운 애로구나." "하아...감사합니다. 왕비전하." "으음... 내 이름을 알고 있어?" "아니오." "내 이름은 샤이렌 이란다. 샤이렌. 이쁜 이름이지?" "예에..." 벅.벅. 이제 슬슬 피가 흘러야 하는데... 나는 손목을 긁고 있던 오른 손에 힘을 더 주었다. "어머. 왜 그렇게 자학하는 거니?" "...얼떨결에 왕자비가 되어 버리겠다고 서명을 했어요." "왕자비가 되는게 싫은거야? 아니면..." "...아니면...?" "바람을 못펴서 그런거니?" 뜨끔. 나는 순간 놀래서 벌렁벌렁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그 왕비님을 올려다 보았다. "오호호홋- 역시 맞는가 보구나?" 이, 이, 이 빌어먹을 아줌마가아아아~!! 그렇게 큰 소리로 웃다가 내 정체가 들통나면 어쩌려구 그래! 그래도 겉으로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 겠지. "하..하... 말씀이 좀 지나치시네요..." "어머어머. 아니었던 거야? 하앙~ 들킬까봐 걱정스러운 거로구나?" 이 아줌마가 독심술을 배웠나? ...아니면 이 집안 내력인거야? 그녀의 눈에서 불꽃이 번득였다. 그리고 입에 감도는 요사스러운 웃음. "...걱정 하지 말아. 난 동인녀 란다." 다,다,당신이 동인녀? 왕비님은 은근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동인녀들은 야오이들을 추구하며 보이즈 커플을 만들지 않고서는 미치는 존재. 내가 너의 소원을 들어주마." "하, 하렘인데두요?" 웁스. 말해버렸습니다. 하지만 그 동인녀 왕비님의 눈빛이 또다시 번뜩 [반짝이 아니다. 번뜩이다] 거렸다. "오케이. 나도 즐거움을 누려야 할거 아냐." 역시 국적을, 신분을 초과하고 동인녀들은 어디서나 다 같았던 것이다. 나는 그녀의 손을 꼬옥 마주잡았다. 그리고 눈을 반짝였다. "그러면 소원 꼭 들어주시고 왕자님께는 비밀로 해주시기에요?" 그러자 그녀 역시도 고개를 열렬하게 끄덕이면서 좋아라 헤실거렸다. "그러면 정사가 어땠는지 한달에 한번 들려서 꼭 말해주기다?" "예!" 동인녀의 정신은 위대하다. 한순간에 왕실의 법을 고쳐버릴 정도로. -왕실의 직속 서기 진 벨리트가 왕비 루이크네 샤이렌 타계 후 씀. 나는 현재 [루이스 씨가 방이라 우기는] 집에 돌아와서 한껏 기지개를 폈다. 동인녀 왕비님. 동인녀 들의 지존이신 그 왕비님께서 처리해 주신다고 했으니 잘 되겠지. ...동인녀 들이여. 왜 마법 영상 저장 석을 쓰지 않았는지 묻지 말라. 영상 보다는 입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 더 짜릿하다는 것을 동인계의 지존이신 분들은 알고 있다. "하아아암-" 그건 그렇고 루이스 씨는 어디 가신거야? 나는 그 보기에 민망한 분홍빛 쿠션이 있는 쇼파에 길게 누웠다. 그리고는 잠을 청했다. 나른하고 나른한 여름의 저녁. 나른함이 만물을 재워버리는 시간. 그 시간에 충실한다는 것을 핑계로 나는 어느새 잠에 빠져들고 있었다. ============== 왕자님 시점 =============== "제기랄 제기랄." 나는 욕설을 내뱉으며 정원을 가로질러 방 [카르가 끝내 집이라고 주장하는] 으로 들어왔다. 기분이 아주 저조하다. 오랜만에 어머니가 불러서 갔는데 하시는 말씀이라고는 '왕족의 아내도 법적으로 바람을 필수 있게 됨을 너에게 알린다.' 밖에 없었으니.. 나는 그 내용이 무시무시함에 질려서 발악을 하다가 어머님이 불러온 경비병에 의해 내쫓겼다. "하. 카르가 그 법을 알게 되면 안되는데..." 나는 거실로 들어갔 [ 방에 거실이 어디있어? 역시 집이라니까. ] 다. 거실에서는 카르가 쇼파에 누워서 자고 있었다. 순수한 표정. 그 표정은 순간순간 아주 위험한 것으로 변하기도 한다. "..만약 네가 나를 버리고 다른 남자 품으로 간다면 너에게 아주 무서운 벌을 내려주지." 아주 고통스럽게 SM 을 해 주는 거야. 우후훗. 네 손으로 벌을 자처하지 말기 바란다. 카르. 나는 싱긋 웃으면서 계단을 올라갔 [ 그러니까 방이 아니잖아 ]다. ======================= 동인계의 지존, 왕비님 시점 =========================== 하아... 빌어먹을 왕자꼬맹이. 어려서 내 배로 낳았을때는 그렇게 귀엽더니만 지금은 자기 아내를 위해서 어머니에게 대들어? 나는 머리끝까지 솟아오르는 열을 식히려고 끝부분이 곱게 휘어진 잔에 담긴 와인을 한번에 들이켰다. 오냐. 좋다. 네 녀석이 발광한다면, 나도 네 아내가 하렘을 만드는 것을 적극 밀어주도록 하지. 하는 창문을 통해 대리석 아치가 있는 왕자의 '집' [솔찍히 궁이다] 을 노려보며 냉소를 지었다. ================= 카르의 시점 ========================= 아침이다. 새들은 꼭 개 같은 소리로 나를 깨웠다. 썩을 하녀들이 잔디밭에서 깔깔거리는 소리도 나를 깨웠다. 으에에에~ 썩을 썩을 썩을. 나는 더 자고 싶었단 말이야~!!!! 거기다가 빌어먹을 허리는 또 아파오기 시작하지... 내 동인녀 정신이 정말로 싫어지는 순간이었다. 어제도 그 순간적인 부분에 발휘되어 그를 도발하고는... 뭐 쾌감을 느꼈으니 된것일까...? 돼긴 뭐가 돼! 허리가 아파 죽겠구만! 어쨌거나 잠이 깬 이상 더 자기도 뭣 하니 일어나야 하나. 근데 왕자녀석은 안 돌아 왔을까? 야오이책 보러가고 싶은데. 금단증상이 일어나기 일보직전이란 말야. 역시 판타지 세계로 오니 싫은점은 있군. 신분 사회랑 돈 쳐바른 집들이랑 인터넷을 못하는 점이랑. 하지만 이 모든것을 압도할 만한 좋은점이 있기는 하다. 바로바로 미.청.년. 이지. 훗. 나는 실없는 생각을 하면서 거실 [더럽게 크다] 을 나와서 욕실[이것도 왠만한 집 크기다] 로 들어갔다. 욕실 안에서는 유리로 장식된 거울 안에서 남색빛 머리카락을 가진 아름다운 소년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흐음...역시 완벽한 미모라니까. 나는 크리스탈 [ 이것도 한국에서는 무지 비싼데. 크흑. ]로 조각된 돌고래의 입에서 솟아나오는 물로 세수를 했다. 어제 저녁부터 꼬박 잤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졸리다니.. 역시 미인은 잠이 많다니까. 흠흠흠♬ 나는 옷을 벗었다. 개운하게 샤워를 하고 싶으니까. 샤워... 그러고 보니 여기는 그 시설이 없지. 그렇다면 목욕을 해야 한다는 것인가. 그냥 물 끼얹는 정도만 하고 싶은데. 어쨌거나 빨리 씻고 싶어서 물이 퐁퐁 솟아오르는 욕조에 들어갔다. 차가운 물이 내 몸을 부드럽게 감쌌다. 여기에 장미향이나 그런것 있으면 좋겠는데. 아, 맞다. 그러고 보니 아까 그 거울 아래 바닥에 있었던것 같기도... 가지고 와야 겠군. 이따가 루이스 씨에게 안기려면 장미향이 풍기는게 좋을... 앗! 이 동인녀 정신이! 나 오늘 몸 안 좋은거 모르는 거냐?! 어제는 허리가 아프지 않았지만 오늘 일어나서부터 쑤시기 시작했다구. 하아... 이러다가 허리 디스크 걸리는거 아닌지 몰라. 나는 몸을 물속에 한번 푹 담갔다가 일어섰다. 머리끝까지 담궜기 때문에 머리카락에서 물이 후드득 떨어졌다. 비틀 이 빌어먹을 머리카락! 욕조에서 걸어나오다가 그만 머리카락을 밟아서 넘어질뻔 했다. 헥헥. "크헉-" 삐끗. 허,허,허리가아아아~! 나는 주저앉아서 헥헥 숨을 토했다. 이 머리카락을 그냥 잘라버릴까? 자르고 싶지만 예쁘니까 자르기가 좀 찔리고... 그냥 참는게 좋을것 같다. 아무래도. 머리카락이 긴 것이 더 아름다우니까. 나는 몸을 일으켜 아까 거울 쪽으로 다가갔다. 그때 욕실 문이 벌컥 열렸다. "!" "!" 이건 작가의 농간이야. 문 앞에는 놀란 표정을 루이스 씨가 서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내 동인녀의 정신은 충실히 발휘되어 이런 말을 해 버렸으니... "부부가 되기로 했는데...같이 씻으실래요?" 내가 내 무덤을 팠지! ================ 욕실문을 열고 얼떨결에 굳어버린 왕자님 시점 ================ 정말 놀랐다. 욕실문을 열었는데 카르가 거기서 나신으로 서 있을 줄이야... 여자보다도 더 잘록하고 늘씬한 허리. 매끄러운 허벅지에는 내가 어제 새겨놓은 마크가 붉게 빛나고 있었다. 그 희디 흰 나신을 아름다운 남색 머리카락이 휘감고 있어서 더욱 고혹적으로 보였다. 그의 눈이 잠시 동그래 졌다. 뜨끔. 미안하다고 하고 나가야 하나. 내가 돌아나갈 준비를 했을때 그의 붉고 더없이 요염한 입술이 열리더니 충격적인 말을 내뱉었다. "부부가 되기로 했는데... 같이 씻으실래요?" ! ...미안하다 카르야. 그렇게 나를 유혹하면... 나는 내 이성을 붙잡는게 힘들어진다. 내 입술이 부드럽게 열렸다. "나를 도발시켜 놓고... 무사하길 바란건 아니겠지?" =============자신도 모르게 충격적인 말을 해버린 카르의 시점 ================= 그의 입술이 부드럽게 열리면서 끈끈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더없이 매력적인 저음. "나를 도발시켜 놓고... 무사하길 바란건 아니겠지?" 그 말을 마지막으로 그는 내 몸을 안고 가버렸다. 크흑 안돼! 내 귓가에 그렇게 입김을 불면! 내, 내, 몸을 동인녀의 정신에 맡겨버릴 수밖에 없단 말이다! 순간 그의 혀가 내 목을 핥았다. 툭 [이성 끊어 지는소리] "하아아악- 하악- 으음.." 내 입에서 비음이 새어나왔다. 할짝. 그의 혀가 내 목을 타고 올라가서 귓볼을 핥았다. 부드럽게 살짝 살짝 터치하듯 핥는 그의 테크닉에 나는 그만 흥분해 버렸다. "하음...으으..하아.." 그의 몸과 내 몸이 동시에 욕조의 물 속으로 미끄러졌다. 루이스 씨는 나를 안은채로 옆에 있던 촛불들을 껐다. 그러자 욕실 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하악...아...아파.." 어둠속에서 감미롭게 그가 내 성감대를 하나하나 핥아나간다. 그와 동시에 내 머리는 쾌락을 즐기면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하고 있으니 .... 크흑. "하... 으응.." 그의 혀가 나의 그곳을 핥았다. 또다시 수법 나왔다. 가볍게 터치만 하는 그의 혀에 나는 움찔 움찔 몸을 떨면서 더 자극적인 신음을 내뱉었다. "아앙...하아...하...하아...아아.." "... 나를 유혹한 벌을 줄게." 주려면 동인녀의 정신에게나 주란 말입니다! 크흑. 그 정신은 좋아서 날뛰고 있잖아! 따라서 내 제대로된 정신 [ 이중인격도 아니면서 ]이 혼미해질 노릇이라구! 그의 손가락은 나의 그곳이 사정하지 못하도록 꾸욱 누르고 있었다. 내가 움찔거리면 움찔 거릴수록 그의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다. "아..아파..으응.." "벌이니까 당연히 아파야지." "하아..." 그는 혀를 뗬다. 동시에 다른쪽 손이 매끄럽게 내 허리 아래쪽으로 밀려온다. 그리고는 내 에널을 자극적으로 애무했다. 그와 동시에 내 입가에서 신음소리가 더 크게 흘러나왔다. "하아악-!" 하지만 사정할수도 없고...흐윽.. "힘들지?" "하앙...으..하아..하.." "하지만 왠지 기분 좋지 않아?" "하아...제발..제발.." "자아. 오늘은 좀 진하게 해야 내 마음이 안정될듯 싶은데.... 원망하려면 네 자신을 원망해라." 그러지 않아도 충분히 원망하고 있습니다만! "하아아아.." 그의 손이 에널을 터치만 하고 떨어지자 내 허리는 더 세게 움찔거렸다. 그러자 그가 내 그곳을 자신의 입 안에 넣었다. 그리고 혀로 자극. "아..아아.." 그러면서 사정을 못하게 막고 있는 것은 왜입니까! "아아...아.." 할짝 할짝. 죽겠다..크흑. 가볍게 핥다가 이번에는 뭔가 SM 재료로 느껴지는 것으로 사정을 못하게 막은 다음 적극 적으로 빨기 시작했다. 하지 말라니까! "싫어-!" 할짝 할짝 욕실 안에는 그렇게 음탕한 끈적거림이 전해져 왔다. 내 몸이 그의 몸에 휘감긴다. 이제는 괴로움에 눈물까지 글썽거린다. "더, 더이상 못참겠어요...하악..." "많이 힘들었지?" "하아.." "우선은 하게 해 줄게. 하지만 더 괴로워 질거야." 이 변태! 색마! 아흐으으윽! 그가 나의 그곳에서 [아무래도 SM 재료로만 보이는 것] 을 빼냈다. 그리고는 입으로 천천히 내 유두를 핥았다. "아흑!" 깨물지마! 나는 그의 손길에 점점 자지러 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적극적인 정사는 거의 처음인데요. 루이스 씨. 역시 고도의 테크닉 이라니까. 이제 그의 혀가 내 유두에서 떨어지고 그의 손가락이 에널로 들어왔다. 처음에는 안고서 살짝 터치로 시작하던 것이 이제는 엎어놓고 본격적으로 밀려들어온다. "아아악..하으으윽.."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그리고 몸 안에 들어오는 그의 손가락 개수가 늘 수록 더욱 격렬하게 허리가 흔들린다. "하아..." "아파?" 거의 다섯개가 다 들어갔다. 나는 허리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겼다. 더..더이상은 무리라고... 이 색마. "하으으윽..." 그가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안 쪽을 긁다가 갑작이 확 빼내자 허전함과 동시에 고통이 밀려왔다. 그리고 묵직한 것이 다시 안쪽으로 들어온다. "아아아아악-!" 생각해 보면 물속에서 한 것은 처음이었어.... 『 나의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 현재 루이스는 자신의 팔에서 추욱 늘어진 카르를 간신히 붙잡아서 욕실 바닥에 뉘여 놓았다. 그리 세게 한 것도 아닌데 카르는 걸핏하면 기절하곤 했다. 벼, 병이 있는건 아니겠지? 그럼 안돼! 겨우겨우 왕자비가 되겠다고 고개를 끄덕인 애인데 병이 있으면 신하놈들이 또 뭐라고 주절댈지... 그는 창백해진 얼굴을 손으로 가렸다. 그리고는 푸욱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그때 카르가 바닥에서 약간 몸을 비틀었다. 그리고는 그 붉은 입술에서 새어나오는 신음소리. "으으..." 움찔. 루이스는 순간 놀라서 물속에서 자빠질뻔 했지만 초인적인 균형감각을 이용하여 간신히 몸을 바로했다. 죄인도 아닌 내가 왜 놀라야 하는 거야? 그의 머릿속에 의아함이 찬 문장이 스쳐 지나갔다. 어쨌거나 그가 카르를 내려다 보았을때 카르는 잠깐 뒤척인것 뿐 잠에서 깬 것은 아니었다. 루이스는 몸을 물에서 일으키며 물기를 잔뜩 머금고 있는 카르를 내려다 보았다. 남색의 머리카락이 색스럽게 그의 흰 나신을 휘감고 있었다. ============ 카르의 시점 ==================== 눈앞이 흐릿하다. 설마 이대로 또 죽은건 아니겠지? 하아.. 요새는 왜 이렇게 궁상맞은 생각만 하게 되는지. 흐릿해서 잘 보이지 않는 눈을 부비부비 하며 일어났을때 내 눈에는 내 옆 욕실바닥에서 뒹굴며 자고 있는 루이스 씨가 보였다. ...하아. 궁상맞은 사람 하나 더 있었군. 욕실 바닥이라고 해 보아야 저쪽 욕조와는 칸막이로 막아진데다가 바닥이 조금 더 높아서 물이 들어오지 않게 되어있는 뽀송뽀송한 곳이었다. 날 뉘여놓은 사람은 루이스 씨겠군. 하긴 저 사람밖에 있을 턱이 없지. 나는 몸을 일으켜서 그의 이마에 키스했다. 솔찍히 그 왕비님 덕택으로 하렘을 지어서 즐기는 일이 있다고 해도, 나는 어디까지나 즐.거.운. 취.미. 일 뿐이지 남편은 따로 있어야 할것 같았다. 남편으로는 자상하고 아름답고 그러면서도 날 지켜줄수 있으며 어떨때는 냉혈공의 모습을 보이는 루이스 씨가 제격이지. 암. 저 인간이면 여자들에게 인기 많을 텐데... 하아. 또 한숨 나왔다. 앞으로 물리칠 라이벌이 또 와글와글 거리겠군. 그래봤자 나만큼 미인도 없겠지만 말야. 어쨌거나 루이스 씨가 깨어난 후에 그는 달랑 내 몸을 안아들고 욕실을 나왔다. 저어기이..그런데요... ....대체, 왜, 당신은 허리에 수건을 둘렀으면서 나는 그냥 나신으로 안고 가는 겁니까! 물론 이 집 [ 끝까지 집이라 우기고 있다 ] 에는 하인, 하녀가 한명도 없다 해도 창문너머 정원에 가끔 하녀들이 지나가는 모습이 보이는데도 말야. 나는 약간 볼을 부풀려서 삐졌다는 수 들의 일반적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그가 내 입술에 부드럽게 키스하며 속삭였다. "..아까 너무 약했던 거니?" 아냐! 내가 암만 전생 동인녀라 하더라고 그렇게 무지막지한 것은 끝까지 견디기 어렵다구! 그런데 어쨌거나 그 계집과 동시에 루이스 씨에게도 벌을 주어야 하는데 말이지. 나는 그가 내 아픈 부분 [ 무릎과 어께 허리등 멍이 든 집중적 부위 ] 을 스칠때마다 짧게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그가 나를 바닥에 내려놓고 [크흑. 이것도 순도 99%의 대리석이다] 내 몸 구석구석을 꼼꼼히 살폈다. 그리고는 분노. "....죽여주지. 네 눈앞에서 그 계집을 말야." 이거 너무 쉽게 된것 같아서 조금 아쉬운걸. 근데 그 계획을 위해서는 다른 여자들 앞에 나가서 맞고 돌아와야 한다. 그래야지 협박에 못 이긴 수가 공을 가련하게 피해다니는 것을 연출할수 있기 때문. 그래서 나는 루이스 씨가 낮잠을 [이건 의외다. 냉혈인간이 낮잠을 다 잘 줄이야.] 잘때 몰래 그 집을 빠져나왔다. 내가 집을 빠져나와서 그 하렘의 복도로 가 이리저리 헤메고 있을때였다. "흐응." 옆에서 요염한 붉은머리의 여인이 눈웃음을 치면서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는 썩은 입꼬리를 슬쩍 말아올리면서 미소를 지었다. 에잇 눈 버리겠네! "네가 왕자전하의 노리개 냐?" 맞긴 맞지만 기분 나쁘군. 너 이름 뭔데 이렇게 나한테 뭐라 하는 거야? 나는 눈동자를 크게 해 처량히 그 여자를 올려다 보았다. 불쌍해 보여 동정심을 유발할수도 있는 부작용이 있지만 그만큼 먹잇감이 될수도 있는 것. 나는 그 여자의 다음 말을 기다리면서 가능하면 가련해 보이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그 여자의 미소가 더웃 짙어졌다. "흐응. 목에 나 있는 키스마크, 자극적 이구나. 꼬맹이." 꼬.맹.이... 아무래도 공격 방법을 바꿔야 겠다. "...저어... 누구세요?" "하렘의 제 2 인자다." 1 인자는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알것 같군. 보나마나 그 성격파탄 아줌마겠지. "그런데 몇살 이세요?" ...움찔. 순간 그 여자의 몸이 떨렸다. 하긴 여자들은 나이들어 보인다는 말에 민감하다. 내가 몇살이냐고 물은것도 순전히 그 말을 돌려서 한 것. 눈치빠른 그 여자가 모를리 없다. "... 너보다 많이 먹었단다." "그러면 한 30? 아니야... 그것보다는 한..34." "오호호홋. 이제 22 란다." 쯧쯧. 누굴 속이려고. 그 얼굴에 기름기가 번들거리는 것을 보면 최소한 30 이상이다. 하아...루이스 씨, 당신은 여자 복이 지지리도 없군요. 왜 전부 아줌마 들만 사귄 건지. "너 어디서 왔니? 방에 데려다 줄게." 오옷. 잘 걸렸다. "저기서요." 나는 왕자나으리의 집[---] 을 가르켰다. "저, 정말?" 끄덕. 그러자 그 여자의 눈썹이 천천히 찌푸려 졌다. 그리고는... 철썩. 또,또,또 따귀맞았다! 이런 썩을 경우가! 뭐 이걸 노려서 온 거긴 하지만... 크흑. 그래도 아픈건 아프단 말이야! 갑작이 그 여자가 도도한 요녀의 목소리로 오호호홋 웃었다. 그리고 손뼉을 두번 쳤다. 헤엑- 그러자 옆에서 수많은 여자들이 나와서 내 몸을 꽁꽁 묶는 것이 아닌가! "...어떻게 그 얼굴로 왕자님을 꼬셨는지는 모르겠다만.. 오늘 죽여주지. 훗." ...여왕님한테 잘못 걸린것 같다. 이런 썩을 경우가... 그 여자들의 손에 들려 [ 정말이다. 농담 아니다. ] 간 곳은 지하실 이었다. 그런데 하렘에 이런 곳이 있었던가? "오호호호홋-" 그 여자가 히스테리컬 하게 웃었다. 그리고는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만약에 네가 그 빌어먹을 총리 계집이 가르쳐준 말과 똑같은 행동을 한다면 그땐 손을 잡고 널 죽이기로 마음먹었다." 빌어먹으으으으을- 결국은 그 기집애가 꼬발랐다는 것 아냐. "... 오늘 하렘의 모든 여자들이 모여서 우리의 적인 너를 없애버리기로 했지. 세상에서 영 영 말야." 하아... 이쪽도 악역이냐.. 여자의 웃음이 짙어졌다. "그 전에 마음껏 즐겨보자고." 쫘악- 채찍이 내 등을 휘갈기고 지나갔다. "아아아악-" 남자 앞에서 [ 특히 루이스 씨 앞에서] 는 꺄악 이라고 했겠지만 이런 여자들 앞에서 그러기가 심히 민망해진다. 속 알맹이는 몰라도 겉은 남잔데 여자들 앞에서 그러면 쫌... 쪽팔리는거 아냐. 꺄악의 원조는 여잔데. 내 앞에서 저번에 나를 하이힐 신은 발로 마구 밟아대었던 그 엘리샤 라는 계집이 채찍을 들고 나를 마구 휘갈기는 중이다. "아악- 하아..앗...아악- " 누가 들으면 굉장히 색스러운 비명이겠지만 이쪽은 절박하다고! 정말로 몇번을 맞았는지 기억 나지도 않는다. 천장에 달린 끈에 손이 매여진 채로 휘둘렸으니까. 이미 내 상의는 다 찢겨져 나갔고 다 드러낸 다리에 겨우 낫나 싶었던 상처가 도지고 있었다. ...이거 너무 계획대로여서 미칠 지경인데요. .......이렇게까지 구타하지 않아도 괜찮았단 말이야! 나는 그렇게 속으로 눈물을 삼키고 있었다. "자아. 이제부터 왕자님에게서 떨어질테냐, 아니면 순순히 죽어줄 테냐?" 계획대로다. 크흑. 채찍을 맞고 담뱃불에 지짐을 당하고 온 몸을 유릿조각으로 난도질 당한 상태라.... 참 빨리도 물어 보십니다. 나는 간신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는 입을 열어 조그맣게 말을 했다. 이건 연기가 아니다. ....서럽지만 실제로 큰 소리로 말할 정도의 체력은 이미 바닥났다. "... 제발..살려주세요...하...아... 제, 제바알.." "좋다. 그러면 왕자님한테 가서 작별인사를 하고 도망쳐 오란 말야. 훗. 작별인사 할 정도의 시간은 줄 테니." 이 마녀야! 닥쳐! ...라고 하고는 싶지만 제발..제발...이라고 입술을 달싹거리는게 고작이라니. 맞고도 멀쩡해 입을 놀리던 만화주인공들은 전부 가짜였구나. 그녀들 [하렘의 실질적 1,2 인자] 뒤에 서 있던 여자들 중 한명이 날카로운 면도칼로 내 팔을 묶고 있던 끈을 잘라내었다. 그리고는 내 몸의 상처가 보이지 않도록 두껍고 긴 옷을 입혀주었다. "빨리 갔다 와라. 꼬맹이." 다음에 너희 다 죽었어. 크흑. 나는 휘청거리며 복도를 지나가다가 눈앞이 뿌얘지는 것을 느끼며 쓰러져 버렸다. ...하지만 그러고도 기절을 하지 않았으니 용하지. 나는 정신이 말똥한 채로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또각또각.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온다. 루이스 씨면 좋겠는데. 나는 마지막 힘을 짜내어 나를 향해 걸어오는 사람의 얼굴을 올려다 보았다. .... 그는 저번에 그 환관이었다. "어쩐 일이에요? 이렇게 다치시고는.." "..아악- 아...아파...죄, 죄송해..으윽." "왕자전하를 불러드릴까요?" "아, 아니오!" 적을 속이려면 아군부터 속이라는 말이 있다. 나는 루이스 씨와 그 계집들을 속이기 위해 내 상처를 치료해주고 현재는 걸어가는걸 부축해 주는 그 환관을 속이고 있었다. 그때였다. 루이스 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카르!" 나는 그를 힘없이 쳐다 보았다. 그리고 생각해둔 각본대로 입을 열었다. "...죄송해요.. 왕자 전하. 저...더이상...전하를 보고싶지..않...아요...." 털썩. 미리 수면제를 입에 넣어서 기절용으로 사용하려 했던 본래 목적이 충실히 행해진 것이었다. 에잇에잇 제기라아알 이렇게 된거 갈대로 가보자. 나는 뿌애지는 정신속에서 그렇게 생각했다. 턱.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팔이 내 허리를 감싸는게 어렴풋이 느껴졌지만 내 정신은 이미 반쯤 잠들어 있었다. 머릿속이 하얗다.... ..... 붉은 색 접시가 번쩍 번쩍 빛을 내면서 공중에 떠있다. 엥? 접시가 공중에 떠있어? 나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 깜짝이야. ...접시라고 생각했던 것은 붉고 맨들맨들 하게 빛나는 달이었던 것이다. "아으으으윽-!" "일어났어? 더 누워있지 그래?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았는데." 그런건 더 빨리 말해주란 말야! 나는 갑작이 들려오는 루이스 씨의 목소리를 뒷등으로 흘려버린채 여기저기 쑤시는 몸을 끌어안고서 눈물을 찔끔거렸다. 젠장젠장제에에에에에엔자아아아앙! 이곳은 그 하렘의 어느 구석진 곳에 있다는 치료사의 방이란다. 놀란 사실이지만 그 치료사라는 인간은 약초와 약물을 다루는 그 환관이란다. 저번에 나에게 미화수를 주었던 그 기묘한 환관 말이다. 어딘가 심상치 않다고 생각은 했었지만 이렇게 뒤통수 칠줄이야. 어쨌거나 그 빌어먹을 여편네들이 밟고 지지고 하여간 sm 에서나 나올듯한 온갖 고문을 한 자리들이 장난 아니게 아프다. 막대기로 내리쳤던 발목은 진작에 너덜거리고 있고 불로 지졌던 곳은 말도 못하게 쓰리는중. 하지만 이런 고통쯤으로 계획을 물거품 만들수는 없지. ....그렇다는 것은 처음부터 이 고통을 다시 당해야 한다는 것이니. 나는 계획을 위해서 눈에 눈물이 잔뜩 고이게 했다. 그리고는 다리를 팔로 감싸안았다. "많이 아픈거야?" 루이스 씨가 내 몸에 손을 얹었다. 자아. 걸려들었다. 나는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그의 손을 쳐냈다. 아, 물론 겉으로야 글썽글썽한 눈을 한 가련한 미소년 일 뿐이다. "!" "...." 나는 그를 때린 손을 다른 손으로 감싸쥐면서 그의 눈을 피했다. "...죄송해요... 저 제발..." "...." "..왕자전하....당신이.. 제발 절 놓아주세요..." 그의 얼굴이 점점 굳어지기 시작했다. 계획대로 되고 있다는 뜻이니 좋은거긴 하지만서도 솔찍히 무섭다. 판타지 작가나 무협 작가들이 즐겨쓰는 '살기' 라는 단어가 실감될 정도이니. 그 살기라는 것이 보통이 아니여서 몸이 본능적으로 덜덜 떨리고 식은땀이 흐르는 것은 기본이요 심할 경우에는 살을 채찍으로 휘갈긴것 같은 믿어지지 않는 자국이 남기도 한다. ....지금처럼 말이지. 나는 싸늘한 녹색이 되어있는 그의 눈을 피했다. 그러자 그의 손이 내 턱을 파앗 들어올렸다. "....그래서 뭐라고?" "..." "그래서 뭐라고 하고 싶은거냐." 몸이 덜덜 떨리고 있다. 기특한 내몸. 알아서 겁먹은 척도 할줄알고.... 라고 할줄 알았냐? 세상에 무서운거 하나도 없던 내가 대체 왜 이러는 거야! 어쨌던 몸은 충실히 본능에 따라서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고 그와 같이 내 눈동자도 떨리고 있었다. "놔주세요..." "뭐라고?" "...놔주세요." 조금더 강경하게 했어야 했나. 하지만 중간에 그만 찔끔 해버렸다. 솔찍히 무서웠는걸. 침대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작은 방의 어둠속에서 그의 눈이 상처입은 맹수처럼 번쩍였다. 이거 왠지 무덤을 판게 아닐까. 그의 붉은 입술이 슬며시 열렸다. "... 원하는 것이 뭐지." "예?" "이렇게 말하는 것은 원하는 것이 있다는 것일 터." 역시 차기 왕 후보. 눈치도 제법 빠르다. 하지만 여기서 실토할 수는 없는 일. 나는 순수했지만 상처받은 청순가련 소녀의 표정을 지었다. 여기서 눈은 살풋 내리깔아야 겠지. "...원하는 것은...없습니다..." 갑작이 그의 손이 내 어께를 강하게 붙들었다. 그리고는 나를 마구 흔들었다. "말해보라구! 말해보란 말이야! 그 계집들 때문이면 내가 그년들을 모두 없애버리겠다!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줄테니 제발 내 옆에 남아달라구!" 크, 크흑.... 온몸이 비명을 질러댄다. 자, 자각이 있으신겁니까, 왕자님? 나는 지금 환자라고오오오오~! "아아아악-!" 나는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흥분으로 불타오르고 있던 그의 눈이 차분해 지더니 그의 손이 내 어께에서 떨어져 나갔다. 그는 이마를 손으로 짚었다. 그리고는 중얼거렸다. "옛날 어느 조그만 마을에서 너를 보았을때 마음이 설??다... 그리고 그 아이가 지금 여기에 앉아 있다. 몇번이나 네게 말해 주어야 할까? 너를 사랑한다고..." 그의 눈에서 금방 눈물이 떨어질듯 해 보였다. 으아... 이거 왠지 미안해 지는걸. 여기서 더 갈구기도 그러니 당근을 주어 볼까. ".... 왕자님... 제발... 상처입은 표정 짓지 마세요..." 나는 슬픈 표정으로 그를 끌어안았다. 이 순수 슬픈 표정이 반은 연기라면 그가 뭐라 할까? 큭큭 웃어버릴뻔 했군. 나는 그를 끌어안아서 이마에 키스를 했다. "...!" 그의 눈이 놀람으로 커졌다. "... 이제 마지막 입니다..." 중간중간 계획이 몽땅 빠져 버렸지만 이제 계획은 마지막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내 눈에서 투명한 눈물이 떨어졌다. "...무슨 말이냐, 카르.." "...저는 여기에 있으면 안됩니다...제발... 왕자님... 슬픈표정 짓지 말아주세요...사랑했습니다." 나는 천천히 창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몸을 공중에 던졌다. 후훗. 이제 진짜 죽을지도 모르는데... 너무 위험한 짓을 한건가. 하지만 동인녀의 위대한 정신이 말해주기를 '이래아 사랑을 얻을수 있다' 니까.. 아... 동인녀의 정신이 결국에는 목숨을 위협하는 짓거리 까지 하게 만드는구나. 빌어먹을 정신. "카르-!" 그가 나를 따라 뛰어내리는 것이 보였다. 내가 눈을 떠 보니 내 몸 아래에는 루이스 씨가 신음소리를 내면서 깔려 있었다...... 라는 흔해빠진 전개는 없었다. 솔찍히 말해보자. 아무리 계산을 못하는 사람이라도 이건 할거다. 빨간색 공을 12층에서 떨어뜨린지 좀 지나서 녹색 공을 떨어뜨렸다고 하자. 그럼 녹색 공이 사리사뿐히 빨간 공 아래에 깔려 있으리? ....빨간 공을 누르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카르-! 카르!" 사실은 땅에 추락한게 아니고 나무에 걸렸다. 아니, 더 솔찍히 말하면 나무에 걸렸다가 땅으로 슬라이딩 했다. 그 바람에 나뭇가지에 긁힌 곳에서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고 땅에 박을때 부러진 다리가 너덜거리며 고통을 호소했다. 내가 미쳤다고 뛰어내렸지... 여기가 몇층인지 알고. "카르! 카르!" 그의 목소리가 머리위에서 점점 희미해 졌다. 하아... 머리에서 피가 줄줄 낭자하니 기억상실을 연기해 보는 것도 낭만적이겠군. 머리가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고!!! "흐으으으으으..." 나는 이상한 신음을 내면서 잠에서 깨었다. 앗. 취소. 잠이 아니다. ....기절이지. 일어나자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쳇. 왕자비 로 삼아 준다면서 정작 사람이 아프니까 달려오지 도 않고 말야. ...냉혈동물 같으니라구. 나는 이마에 감긴 붕대를 손으로 만지작 거렸다. 하아.. 붕대 안으로 손가락이 푹 들어가는 것을 보아서 머리가 완전 구멍뚫렸구나. 이유없는 한숨을 쉬면서 빌어먹을 동인녀 정신을 한탄하고 있을 때였다. 달칵 문이 스르르륵 열렸다. 그리고 바람에 휘날리는 녹색의 머리카락이 보였다. "카르, 일어난거니?" 루이스 씨였다. 아니, 아픈 사람 곁에서 간호하지는 못할망정 싸돌아 다녀요? 흠흠. 자제해야지. 기절하기 전에 생각했던걸 실행으로 옮겨야 하니까. 나는 그를 멍 하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누구세요?" 얼마나 신비롭고 오묘한 목소리인가. ...그런데 이 인간은 왜 '듣는것만도 영광으로 생각해야할' 목소리를 정면으로 맞으면서 슬픈 표정을 짓는 거야! 쨍그랑- 그가 손에 들고 있던 그릇이 바닥에 떨어져 산산히 부셔졌다. 제기랄제기랄. 저 부드러운 에메랄드 색으로 보았을때 저건 분명 고급 옥인데. 어쨌거나 그는 그 그릇의 파편들을 신경쓰지도 않고서 나를 향해 다급히 걸어왔다. 그리고는 눈을 마주치며 슬픈듯 물었다. "...기억하지 못해? 카르..." "...." 하아... 내 연기가 이렇게 잘 먹혀들 줄이야. 나는 오른손을 움켜 쥐는 그의 손을 왼손으로 쳐냈다. 그리고는 약간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대체 누구신데 이러는 거예요!" "....미안하다.." 그의 손이 힘없이 축 늘어졌다. 그리고는 문을 열고서 나갔다. 마지막으로 슬픈 눈동자를 하고서. ....아아.. 나 말고 다른 기집을 생각한 데에 대한 벌 이지만은 왠지 미안한걸. 이제 슬슬 기억이 돌아오는 것을 연기해야 하나. ========= 카르가 모르고 있는 이야기 ============= 그것은 아주 오래전 옛날 이야기. 백년 전의 사랑 이야기. 후에 사람들은 절세미인 카르에 대해 이렇게 칭한다. 왕자와 수없는 고난을 겪고 그 힘든 역경을 헤쳐 나간 실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의 주인공 이었으며 불운한 사고로 인해 한때 기억을 잊어버렸지만 왕자의 지극한 정성과 사랑으로 인해 기억을 되찾고 왕자의 비가 되기로 결심을 했노라고. - 음유시인의 이야기 보따리 [저자: 아브라제 시노] ======== 자아. 카르의 시점으로 돌아와 볼까. ================== 그로부터 몇일이 지났다. 나는 왕궁 한 구석의 조그만 방에서 요양중 이다. ....아픈곳은 허리랑 기타 등등 멍 자국밖에 없는데. 그동안 썩을 왕자는 한번도 찾아주지 않았다. 나를 돌보는 의사 [그 환관] 말로는 슬픔에 잠겨서 방에 콕 찌그러져 있다고. ...이렇게 만든게 나니 죄 값은 내가 치뤄야 하는건가? ....싫어! 어쨌거나 기억이 돌아온 것을 연기하면 그도 기운을 차리겠지? 우후훗. 그러기 위해서는 기억상실 주인공이 곧잘 하는 짓이 필요하다. 나는 창문을 향해 눈을 반짝거렸다. ...아아... 식지않는 동인녀의 정신이란... === 특별외전! 환생이야기 주인공들의 인터뷰 카르- 안녕하시와요! 마유[저 말입니다]-자아. 즐거운 인터뷰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루이스- 즐겁긴 뭐가? 허접하기만 하지. 마유-....[울컥] 카르- 아아앙. 왕자니이이임~ 이러지 마시와요~ 저 허접하기 그지없는 자칭 작가가 어찌하던 간에 왕자님과는 상관 없으니까요오오오~ 마유- '뭔가 않좋은 단어가 지나간 듯한...' 왕비- 흠흠. 어쨌거나 인터뷰를 시작해 볼까요? 오호호홋! 마유- 이번편에서 뭐가 제일 좋았나요? 루이스- 훗. 나를 잘도 속였더군. 우후후후훗. 나쁜짓을 한 아이에겐 벌을 주어야지. ↑[아마도 그게 제일 좋은듯] 왕비- SM! SM! 마유- 진정들 하시고요... 왕비- 네놈도 그쪽 계열이면서 뭘 빼고 그러시나- 오호호 마유-.... 왕- 우훗. 할말 없으시나? 그럼 내가 진행하겠어. 마유- 자아. 외전에서 밖에 나오지 않으신 페하는 구석에 쳐박혀 있으시고요 [좀 열받은듯] 환생이야기 주제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카르- 동인녀의 동인녀에대한 동인녀를 위한 이야기! 루이스- 흥. 주제가 있기나 하겠어? 마유- ....[정곡을 찔림] 흠흠. 그럼 이제부터의 이야기가 어떻게 될것 같나요? [어디선가 등장한] 황금색의 여인- 나와 왕자의 러브스토리... 마유- 댁도 좀 꺼져계시고요 그럼 인물 프로필로 들어가죠. ... 먼저 카르의 신체 싸이즈는? 카르- 어멋- 미소년의 신체 싸이즈는 함부로 가르쳐 드리는 것이 아니라고요. 마유- 예에. 몰라뵈서 죄송하군요. 그럼 좋아하는 음식? 카르- 살 안찌는거면 다.. 루이스- 개인적으로는 훈제 연어가 좋아. 왕비- 미녀의 프로필은 비밀이랍니다♡ 마유- 예에. 그러시다고요. 그럼 왕비께서는 잠깐 들어가 주십시오. 다른 게스트 들이 오셨거든요. 왕비- 체엣 환관- 안녕하십니까. 마유- 안녕하세요. 지금 프로필을 이야기 하던 중이었습니다. 댁의 나이를 알려 주셨으면... 환관- ....안 세봐서 잘 모르겠는데요. 마유- 그래도 몇세 정도인지는 알거 아니예요? 환관-.... 마유- 이 질문은 없었던 걸로 하고 카르에게 마이크를 돌리지요. 머리칼을 유지하기 위해 하는 비법은? 카르- 바보같은 질문이로군요. 당연히 시녀들이 다 해주니까 난 모르지. 루이스- 그리고 그런것을 가르쳐 줄 스타가 어딨어? 마유- ....[울컥] 몰라??습니다. 환관-...마유씨가 상당히 화 나신것 같은데 이만 정리하고 일어나죠. 카르- 나도 최음제를 사러 가야해서... 루이스- 나도 SM 가게에... [전부 사라짐] 마유-...이봐..이봐! 아직 안끝났다고! 기억상실에 걸린 멜로드라마 속의 주인공들이 곧잘 하는 미친 짓. 즉 자살소동. 나는 창문을 향해 눈을 반짝거렸다. 계획을 실행하는 시간은 내일 정오 정도. 환관이 들어오는 시각을 맞춰놓아야 겠다. 우후후후 나는 속으로 음흉하게 미소지었다. 그 다음날.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기대 속에서 나는 깨어났다. 해가 중천에 떠 있는 것을 보니 환관이 올 시각이 거의 다 되었나 보군. 어쨌든 일어나자 마자 하는짓이라고는 뛰어내릴 창문의 높이를 가늠해 보는 일이라니...제기랄. 그때 나는 문 밖에서 다각 다각 하는 발 소리를 들었다. ...만약 환관이 아니라면 나는 정말 죽는건데. 나는 발 소리가 문 앞에서 멈추는 것을 확인하고 속도를 가늠해 창문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문이 열리는 미묘한 순간을 노려 창밖의 풍경을 향해 몸을 날렸다. 솔찍히 말해서, 이번에 일초라도 시간을 잘못 맞추면 나는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 여기는 하렘의 최고 꼭대기 이기에. 아아- 오늘따라 창문밖 풍경이 반짝거리는구나. 아버지, 저 이제 이렇게 가요. "뭐하는 짓입니까!" 환관이 찢어질듯한 비명과 함께 몸을 던져 내 몸을 잡았다. 시간을 제대로 맞추기는 했나 보군. 제법 딱딱하게 단련된 몸. 이거 정말 의사 맞는거야? 콰당- 내가 노리던 효과음이 내 머리 뒤통수 부분에서 장렬하게 들려왔다. 나 이제 몰라. ...대리석에 머리 박아버렸으니. "하...아...하아.." 나는 촛점을 잃은듯한 눈 [ 발작현상 ] 으로 멍 하게 천장을 바라보았다. 줄줄줄 머리 뒷통수가 축축해 지는것을 보니 또다시 머리가 깨진 모양이군. 어쨌거나 저 샹들리에는 최고급 크리스탈 이잖아. 제길. ...또다시 기분 더러워져 버렸다. 한국에서는 왠만큼 무거운 것을 천장에 달려면 "천장까지" 다 뜯어고쳐야 한다. ..튼튼하고 비싼 재료로. 그런데 그 두배 정도의 무게가 나가는 것이 천장에 떡 하고 붙어 있으니... 제기랄제기랄 저게 다 얼마야. 어쨌거나 연기는 계속 해야겠지. 나는 그의 옷자락을 쓰러진채 꼭 잡았다. 그리고는 멍한 눈을 돌려서 환관을 쳐다보았다. 애니메이션에 곧줄 나오던 "멍한 눈에 촛점이 돌아오는" 이거나 "정신이 돌아오는" 현상이다. "... 환관...?" "..괜찮습니까." 그가 부드럽게 나를 일으켜 침대에 뉘였다. 나는 그를 올려다 보았다. "제가 왜 여기 있는 거지요?" "..." 그는 수건에 막 물을 적시려다가 말고는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렇게 잠시의 침묵이 흐르고.... 그는 옆에 놓여져 있던 벨을 흔들었다. [신데렐라에서 나오던 그런 형태의 종이다] 그러자 문이 덜컥 열렸다. [상상력이 빈약해서 죄송.] "무슨일인가!" ".. 카르 님께서 정신이 드신것 같사옵니다." 뛰어들어온 사람은 루이스 씨였다. ...많이 황폐해져 있군. 눈밑에 다크서클 이라니....하아. 환관은 정중하게 허리를 숙이면서 그를 나에게 안내했다. "...왕자전하? 어째서..." "기억이 돌아온거냐?" 그가 내 어께를 손으로 붙들었다. "..왕자전하?" 내가 다시한번 묻자 그의 눈이 기쁨과 환희로 가득찼다. 농담이 아니다. 정말이다. 그리고는... 쏟아지는 키스. 키스. 키스. 아아... 그렇게 좋을까. 어쨌던간에 복수는 충실하게 이행된 셈이로군. "...하아..." 그의 혀가 내 입속 깊숙한 곳을 건드리자 내가 한숨같은 신음을 내었다. 서로의 타액이 섞였다. 그런데 저기..환관 좀 나가시지 그래? 사람앞에서 일 치루기는 싫다구! 그가 막 내 가슴에 입술을 대었을 때였다. "왕자전하. 이런말씀 드리기 송구하오나 카르님께서는 아직 몸이 회복되지 아니하셨습니다." ...루이스 씨가 입술을 떼면서 그를 노려보았다. "... 내일쯤 육체관계를 ?셈맒첼?소서. 카르님은 지금 쉬셔야 하나이다." 어쨌거나 말은 길었지만 결국은 "쉬어야 하니 빨리 나가라" 라는 소리 아닌가. 루이스 씨는 한동안 그를 노려보다가 순순히 몸을 일으켰다. "아픈 몸으로 하면 더 아파질테니 오늘은 이만 물러가지." 끝까지 그런 멋들어진 말을 써야 합니까! 어쨌거나 왕자와 환관이 나가고 나서 나는 벌써 서 버린 내 것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제기랄. 빌어먹을 환관자식. 가다가 미끄러져 버리라지! 환관: 콰당- 왕자: 무슨일인가? 환관: 으윽...아닙니다. 좀 넘어졌습니다. 왕자: ....."아무것도 없는데?" 그 다음날 아침. 사람들이 일어나기도 한참 전, 햇님이 솟아오르기도 한참 전. ...아침이라는 말도 무색한 밤 12 시가 넘자 내 방에 누군가가 스르륵 들어왔다. 그 사람모양의 그림자는 탁자의 긴 그림자 속으로 스며들었다. 흠칫. 나는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그림자 안에 있던 사람이 나를 쳐다보는 것이 느껴졌다. ....라는것은 말짱 거짓말이다. 내가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수련이라는 것을 해본적도 없다. 그런 평범한 전생 동인녀가 뭘 느낄수나 있겠어? 어쨌거나 나는 그 그림자 속을 한껏 노려보았다. 그러자 그림자 속에 있던 뭔가가 움찔 떠는것이 보였다. "...." "누구야!" 나는 그 그림자를 향해 소리를 버럭 질렀다. 그러자 그 누군가는 창가로 걸어나왔다. 그 사이에 휴식을 충분히 취했는지 눈 밑에는 다크서클이 없어지고 맥빠진 눈동자가 지금은 열망으로 인해 반짝거리는 사람. 나는 그를 향해 소리질렀다. "왕자님!?" 웁스. 아까 소리질러 버렸는데. 뭐 어때. ...내 본성을 알리도 없구 말야. "저어..왜 오신 겁니까?" "훗. 어.제. 환관자식이 내. 일. 안으라고 해서." ...잊고 있었다. 저 자식은 또라이 라는 것을!!!!!!!!!!!!!! 물론 시간상 으로는 내일이지만 보통 아침에 눈 떠서부터를 내일이라고 하지 않던가? 흐으으으으으~! 오늘도 내 허리는 남아나질 않겠구나. 그렇게 생각하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그가 나의 바로 앞에서 빤히 들여다 보고 있었다. 으윽. 그렇게 잘 생긴 얼굴로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면 내 통제할수 없는 동인녀 근성이 밀려온단 말이다! 갑작이 그가 입꼬리를 말아올리면서 입술에 키스했다. 난 몰라. 난 분명히 경고 했다. 그 생각을 마지막으로 나는 왕자의 미칠듯한 애무에 몸을 맡겨버렸다. 붉은입술이 내 가슴을 더듬는다. 그리고 그의 섬세한 손가락이 내 깊숙한 곳을 찾아낸다. "하으으으응" 귓가에 소름끼치게 맴도는 나의 비음과 아래 민감한 부위로 파고드는 쾌락, 그리고 통증. "하으윽-!" 나는 한껏 고개를 뒤로 젖히면서 신음소리를 내었다. 그러자 그가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면서 나를 쳐다보았다. 아아... 정말 뻑 가게 생겼네... 가 아니라! 이봐! 오늘은 제발 부드럽게 안아줘. 지금 내 몸은 빌어먹을 정신에 따라서 가장 유혹적이면서도 반항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허벅지는 벌린 채로 발 부분은 살포시 모아져 있다. 이른바 "원하면 나를 깨뜨려봐" 포즈. 제기랄제기랄 이 썩을 동인녀 근성이란... ... 이렇게 욕을 해대면서도 마음 한켠으로는 "뭐 어때. 즐기기만 하면 되지" 라고 생각해 버린 나였다. 나는 쾌락이 섞인 눈동자로 그를 두려운듯 올려다 보았다. 그러자 그가 나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했다. 그리고는 내 한쪽 다리를 들어올려서 자신의 어께에 걸쳤다. "...아직 몸이 다 안났지?" 알면서 나의 성감대를 자꾸 터치하지 마세요! ...좋기야 하지만. "하으으읏-" 다시 신음을 토해내는 나의 귓가를 그가 혀로 부드럽게 감아올리며 속삭였다. "오늘은 안 아프게 해줄게." 그걸 믿으라고 하는 소립니까! "하으..." 나는 지금 그의 손에 입이 막혀 있었다. 빌어먹을... 몇번 크게 비명질러서 사람들이 달려왔던것이 그렇게 큰일이었던가. "많이 아파?" 또 그 소리. 솔찍히 말해서 그런 소리 하지나 않으면 얄밉지나 않을것을... 네에. 사실대로 고백하자면 지금 몇번이나 했는지 세는것을 포기했습니다요. "하...으으...으.." 내 눈에는 어느새 눈물까지 글썽하게 고여 있었다. 그가 엎드려 있는 내 위에서 박은 채로 허리를 약간 흔들었다. 정액이 흘러나와서 제법 부드럽게 돌아갔지만 아픈것은 어쩔수 없다. 나는 입에서 흘러나오는 신음을 참으려 이를 꾹 악물었다. 아앗...이러면 안되는데... ....공들의 아랫도리를 더욱 즐겁게 해 주는 건데...제기랄 그런데 동인녀의 정신은 내 고생을 모르는지 자꾸면 옆에서 부채를 흔들며 '멈추지마! 멈추면 죽여버릴거야!' 라고 소리를 지르는 것이 아닌가. "하으으으으-!" 할짝 그의 뜨거운 숨결이 내 귓볼에 닿았다가 떨어졌다. 놔! 놔! 놓으란 말이다! 아프다구-! "으....으으으..." "아프다구?" 내가 아무리 [전생] 동인녀라도 빌어먹을 놈이 자꾸 위에서 박아대는데 좋아라 하고 있겠냐!?! 인간인 이상 고통은 표현할수 있어야 하는 거라구! "손은 떼어줄까?" 이....이... 빌어먹을!!!! 빌어먹을 악마자식아아아아-! 이 손 떼지못해! 그는 몇일동안 '굶주렸다' 는 이유로 나를 괴롭히고 있는 거였다. 그러게 왜 참고 있냐고! 나도 여왕수+지랄수 버전을 연습해 봤는데! ...흐윽. 기억상실 연기 중에 한번 해보고 싶었단 말야... 어쨌거나 나는 허리에 끊어지는듯 전해오는 통증을 느끼면서 약하게 비명을 흘렸다. "하으으읏.." "떼어주지." 그의 눈이 살며시 휘어졌다. 이런 상황이 아니었더라면 닭살스런 짓을 해주었을 텐데도 지금 이 상횡에서 저렇게 웃고 있으니 정말 때려주고 싶다. ...야오이 작가들이 가라사대, 위 는 아래보다 체력적으로 힘들다 고 했다. ...여러가지로 해석이 가능한 말이지만 절대, 네버, 사실이 아니다. 아니면 이 짐승같은 왕자녀석이 나를 깔아 누르고 있겠냐?! "하아....흐윽...하악..." 그의 손이 내 입에서 떨어져 나가자 나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면서 침대 기둥에 묶여있는 팔을 뻣딩겼다. 에라잇 할라면 곱게 할것이지 좀 반항하니까 어딘가서 튀어나온[---] 쇠사슬로 묶어버리는게 어딨어. "...왕, 하아아...전하..." 나는 아직도 내 위에서 부드럽게 미소를 짓고 있는 그에게 말했다. 그러자 그의 웃음기 어린 [정말 한대 패주고 싶다] 목소리가 들려왔다. "응?" "..그만...해 주세....요...하아.." "벌이야. 카르." 벌? 뭔 벌? 내가 기억상실을 연. 기. 한거라는 건 모를테니 아마도 내가 그를 떠나겠다고 한 것인가 보다. ..유치하긴. "하으으으응..." 그가 한쪽 손으 들어서 내 유두를 가볍게 자극했다. 그러자 내 몸은 작게 경련을 일으키듯이 떨렸다. "음탕해. 후훗." 제기랄- 저건 또 뭔 소리냐? "뭐 그래서 더 좋아하는 거지만." "아..으..." "너는 입보다 몸이 더 솔찍하다구." 예에- 예에- 그렇다고 해줄테니 제발 그만 허리를 움직이라구! "으아아앗-!" 나는 그렇게 또 침대위에서 비명을 질러야만 했다. SM 이 아닌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지... 후.. 그날 아침. [빌어먹을 왕자나으리 께서 12시 종이 치자마자 들어왔으므로 아침일 수밖에 없다] 환관은 카르의 몸 상태를 살피러 들어왔다가 경악스러운 장면을 목격해야 했다. "...왕자전하! 카르님!" "왠일인가?" 왠일이긴! 으아아아... 환관씨... 이 색마좀 내쫓아 줘요.... 라고 했다가는 내 본성이 들통날테니 입이 찢어져도 말 못한다. "..하아.. 조금 일이 복잡하게 되었습니다...으윽.." 이럴 때에도 내 주둥이에서 튀어나오는 것은 이쁘디 이쁜 존댓말 이라니... 정말 많이 착해졌구나. 어쨌거나 내 말을 듣자마자 환관은 눈살을 약간 찌푸리더니 동정의 표정을 짓는것이 아닌가! "..안돼셨군요..." 예. 암요. 동인녀의 정신으로도 버티지 못하고 그냥 넘어가 버린 어젯밤, 정말 생각하기도 싫다구요. 내 허리상태를 보건데 내가 눈 까뒤집고 넘어간 뒤로 [ 물론 표현이 이렇다는 거다. 실제로는 우아하게 쓰러졌었다 ] 몇번이나 더 박아댄것이 분명했다. 빌어먹을 색마. ...당분간 그 밑에 부분 때문에 하렘의 꿈을 접어야 할것 같다. 다 낫게 되면, 너는 바로 죽었어. 왕자씨. 가장 잔인하게 걷어차 주지. 훗. "뭐 드시겠어요?" "으음...별로..." "나는 카르의 몸♡" 닥쳐! 그렇게 깔고도 또 하고 싶냐! 제기랄. 그때였다. 왕비전하가 나에게 쪽지를 보내신 것은. "뭐라고 써 있는데?" 루이스 씨와 환관의 호기심 어린 표정에도 불구하고 나는 끝까지 보여주지 않았다. 사실, [ 법은 깨졌고 하렘 건물도 다 지어놨다. 네 취향인 미남 골라 채워넣어라 ] 라는 편지를 둘에게 보여주기는 좀 그러니까. 나는 그 쪽지를 잘게 찢어서 바람결에 날려버렸다. 뒤에서 아깝다는 루이스 씨의 원망섞인 투정을 싸그리 무시한채로. 호오. 하렘이라. 당분간 신분을 숨기고 왕비전하와 함께 노예 시장을 가 보아야 겠다. ========== 왕자시점 ============ 제기랄. 대체 뭐지? 뭔 편지길래 카르녀석이 절대로 보여주지 않는 거냐고! ...설마 어제 좀 거칠고 험하게 다루었다고 [조금이냐?] 삐진건 아니겠지? 어머니께서 보내신 거라길래 어마마마를 찾아뵈었더니 우아하게 드리워진 동양식 발 안에서 묘하게 웃음지을 뿐이었다. 나올때 내가 얼핏 들었던 한 마디. '너 버림받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카르 너를 아주 잔인하게 다루어 주겠어. =========== 카르시점 ===================== 나는 지금 여자로 분장을 한채 콧대높은 귀족 영애로 분장을 한 왕비와 [ 신비스러운 화장술이다 ] 함께 노예매매시장을 갔다. 비밀매매인 만큼 두꺼운 벨벳 커튼으로 창문이고 문이고 죄다 휘감아서 장 내는 무척 어두웠다. "이 소년! 정말 아름답지 않습니까!" 웃기지 마라. 흔해 빠졌구만. 차라리 내 미모가 더 낫겠다. ...여자로서도 남자로서도 꿀리지 않으니까. 아니, 남자로서는 좀 그런가? 어쨌거나 무대위에 서 있는 붉은머리의 소년은 고개를 푹 숙인채로 덜덜 떨고 있었다. 하기야 하늘하늘한 팬티만 입고 서 있는것도 불쌍하다. 근데 여기 놈들은 왜 팬티를 다 비치는 재질로 만드냐. 아까부터 이쁘게 꽃단장 한 내 얼굴을 앞에 있는 놈팽이가 자꾸 흘낏거려 하이힐로 뒷통수를 갈겨 주었더니 잠잠해졌다. ..잘생겼으면 말을 안해요. 높은 귀족의 자제인지 뒤룩뒤룩 살 찐것이 어딜 넘봐! "이번 청년은 아름다운 은발을 가진 미청년 입니다!" 오오오옷- 이 안에 모여있던 사람들이 함성을 질렀다. 물론 나도 그중 하나. "어때요?" 나는 슬며시 왕비에게 속삭였다. "으음... 괜찮겠지. 사 보자." 왕비가 갑작이 벌떡 일어섰다. "100 골드." 그러자 다른 귀족 부인이 일어서서 찢어지는 목소리로 외쳤다. "200 골드!" "240!" "300!" 하아. 난 모른다. 저거 금화 녹여서 팔면 꽤나 돈 될것 같은데. 단 위에 서 있는 은발머리의 청년은 고개를 옆으로 돌려서 광란의 도가니를 보지 않으려 했다. ..자꾸 숫자가 올라가자 왕비님께서는 더이상 못 참겠는지 비장의 카드를 던졌다. "500 골드." 어마어마한 거금이다. 제기랄. 아무리 비싼 노예라도 350 이상은 주지 않는데 500 이라면... 사람들의 입이 다 꾹 다물어 졌다. "500! 500 나왔습니다- 더 올리실 분 없으십니까? 없으시다면 이 분에게 낙찰~!" 사회자의 묘하게 끈적거리는 목소리가 들리자 무대 뒷 쪽에 서 있던 깍두기 머리의 아저씨들 [이 세계에도 이런 것이 존재했다니.] 이 청년을 끌고 왕비님 옆으로 걸어왔다. 그리고는 바닥으로 내동댕이를 쳤다. "으윽-!" 아아- 나는 처음으로 그 청년의 목소리를 들었다. 부드러운 저음. 노래부르면 듣기 좋을것 같군. 왕비전하는 이 부드러운 은발을 가진 사모예드에 만족했는지 더 이상 노예들을 보지 않고 나와버렸다. 얼레? 그런데 이 노예는 내가 데리고 가라는 건가? "안녕하세요." 나는 친절하게 그 사람을 향해 인사를 했다. 그는 뻘쭘히 나를 쳐다보았다. 제기랄 좀 반응이 있어 보라구! 빠지지직 내 고운 목소리가 무색하게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아? "이봐요." 빌어먹을 은발 미남자는 나를 말똥말똥 쳐다보고만 있었다. 은발과 대조되는 까만 눈동자. 후후후... 정말 강아지로군. 루이스 씨가 늑대여서 나를 이렇게 저렇게 한다면 나는 이 강아지를 이렇게 저렇게 할거다! 아. 강아지라기는 무리가 있군. 큰개. 은발을 가진 커다란 개. "일어나세요." 나는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그 사람은 잠시 가만히 있다가 내 손을 잡았다. 캬아- 정말 고운 손이잖아? 후후후... "다른 쪽 손도." 탁 ...정말 개로구만. "이름이 뭐예요?" "사모예드 입니다." 옥 굴러가는 미성. 근데 사모예드 라고..? 그거 허스키 종류의 개잖아? 이름까지 개라니..하아. "슬슬 집으로 가자구요." 나는 그를 일으켜 세웠다. 이런 제길. 나보다 키가 더 크다니. [당연한거 아니냐?] 그것도 무려 이십센티나. 간신히 오십이 된 나와 달리 한 이십 오 센티는 더 큰 그를 보면서 나는 뾰륭퉁하게 볼이 부어있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정말로 ...아리땁지만 키가 늘씬한 수가 되고 싶었단 말야. 흑. 그 희무끄리한 형체들 한테 부탁할걸. 키를 한 170 까지 키워달라고. ...[그때 키가 170에 근접한 나머지 170 정도를 아담한 체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저기요.. 많이 아프세요?" 자괴감에 빠져 머리를 쥐고 있을때 머리 위에서 청아한 목소리가 나를 현실로 불러 일으켰다. "에?" "아니.. 꼭 그런것 같으시길래.." 하하;; 그렇게 이상했나. 어쨌거나 나는 긴 은발을 가진 덩치 큰 개 한마리와 함께 왕궁 아주 구석진 곳에 잇는 하렘으로 들어갔다. "와아- 예쁘네요." "나도 그렇게 생각 해요.." ! 그런데 왜 집안 찬장에 러브젤 따위가 들어있는 거냐. 나는 이런거 안쓰고 하는게 좋은데. ..좀 아프지만. "여기가 어딘가요?" 뭔가 묘한 분위기를 느꼈는지 그가 경계하며 나에게 물었다. "으음..하렘이라는 곳입니다." "하렘? 레이디의 것입니까?" 빠직 난 레이디가 아니야... ... ..? 근데 만화책 보면 예쁜 수들은 레이디 라고 착각 당하지 않던가. 나는 수들이 대처하는 방법을 머릿속으로 이리저리 굴려보았다. "전 여자가 아닙니다." "아. 그럼 암컷이셨군요." 이야기가 왜 그쪽으로 흘러가는 건데~! "전 당신 주인입니다." "예. 여왕님." 저기 이 사람[이 아니라 개] 정상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거 맞을까? "전 남자입니다." "예....! 남자이시라고요?!!" 예에. 남자입니다만. 나는 지끈 거리는 머리를 손으로 짚으며 중얼거렸다. "예에. 남자입니다만." 잠시후 모든 상황이 해결된 뒤에. 그는 음유시인 이라고 했다. 돈이 없어서 노예상에 팔려온 것이며 처음 봤을 때부터 당신의 것이 되고 싶었다고. [얼굴이 빨개지면서 말하는게 귀여웠다] 어쨌거나 이번에는 유혹수로 나가볼까. 매일 아방수 연기하느냐고 지겨웠는데. 나는 목욕탕에서 물기를 닦지도 않은채로 하늘하늘한 실크 가운을 걸쳤다. 흠. 왕비님의 센스군. 어딜가나 동인녀 들은 한마음 한뜻 이라니까... 우후후후 내가 나갔을때 그는 대리석 테라스에 앉아서 악기를 연주하고 있었다. "저어.." 나는 그를 불렀다. 아아. 역시 내 목소리는 미칠듯이 아름답다니까. 그러자 그가 나를 쳐다보았다. 여기서는 순진하게 나가야 겠지. 나는 그에게 걸어갔다. 그리고는 그의 목에 팔을 감았다. "저어.." 나는 다시 한번 주저하는척 했다. 이정도면 수준급 연기가 아닌가. 그의 눈이 놀라움 으로 천천히 커졌다. "절 안아 주세요." "!" "제발... 사랑해 주세요." 너무 전개가 빠른 감이 있지만 뭐 어때? 나는 즐기면 되는거야.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악기를 내동댕이 [ 이건 의외였다. 음유시인들은 악기를 소중히 다룬다는데. ] 치고서 나를 바닥에 눕혔다. 그리고 거칠게 키스했다. 혀와 혀과 서로 얽히는 느낌.. "하악..." 입을 떼는 순간에 타액이 길게 늘어졌다. 나는 색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그의 몸에 매달렸다. 느낀듯한 표정을 보고 싶으면 빨리 내 성감대를 찾아내라고. ...여기 사람들은 다 독심술을 할수 있는 걸까. 그는 조심스러우면서도 거친 몸동작으로 내 옷을 찢어냈다. 그리고는 입술로 내 목덜미와 어께를 빠르고 진하게 애무했다. "아흑-!" 그의 손이 허벅지에 닿는 순간 내 허리가 팍 꺾였다. 그러자 그는 기쁜듯한 [정말 기뻐보였다] 표정을 지었다가 내 다리를 들어올려 혀로 성감대를 할짝 할짝 핥았다. "흐으으음-" 내 입에서 한숨이 터져나왔다. "흐읏-!" 나는 갑작이 덥쳐오는 쾌락에 입술을 깨물며 바닥에 솟아 올라 있는 쇠막대기 [ 사용 용도가 심히 의심스럽다 ] 를 누운채 손으로 꼭 잡았다. "하악..." 내가 신음소리를 토해내자 내 몸 위에서 박은채로 내 허리에 키스마크를 새기던 그의 움직임이 거칠어졌다. 루이스 씨가 움직임이 매우 거칠어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파트너 였다면 그는 부드럽게 나를 배려했다. 움직임이 거칠었지만 내가 최대한 상처입지 않게 돌봐주고 있었다. "하아앗.." 내 입에서 다시한번 한숨이 새어나오자 그는 부드럽게 몸을 일으켜 내 이마에 키스했다. "많이 아프십니까?" "하앗...하아... 으..괜찮아...흐읏..요." 역시나 상당한 테크닉의 소유자였던 것이야. .... 하렘 첫번째 타자로 넣길 잘 한것 같다. 이 사람을 놓쳤으면 나는 두고두고 후회했을것 같으니까. 그의 혀가 다시 천천히 내 가슴을 미끄러져 내려올때 나는 스쳐가는 쾌감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성감대가 제법 많으시군요." 그가 혀를 놀려서 자극적으로 터치를 해가며 속삭였다. "하악...하악..." 나는 뭐라고 대답했냐고? 나는 아무 대답도 안 한채 지금의 쾌락을 즐기고 있는 중이다. 아아 행복해. 어떤 동인녀가 미소년이 되어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미청년들과 응응[?]을 했다고 하면 믿을까. 나는 한껏 몸을 뻣딩기면서 유혹적인 자세로 그의 몸을 받아들였다. 흐윽. 죽을것 같아. 하지만 어쩌리. 내 동인녀 정신은 지멋대로 전에 읽었던 수천권의 도서를 떠올리며 가장 어울리는 포즈를 실천하고 있으니. 그때 그가 내 허벅지 안쪽의 성감대를 이로 살짝 깨물었다. 그리고는 중얼거렸다. "잠시만 참으시라구요." 몸을 갈라버리는 것 같은 고통이 엄습해 왔다. 빌어먹을-! 갑작이 깊숙하게 밀어넣는게 어딨어! 이건 반칙이라고-! ...라고 외치고 싶지만 동인녀 정신의 강한 제지로 인해서 나는 야한 포즈로 고통을 호소할 뿐이었다. "흐아아아앗-!" "많이 아프십니까." 그의 검은 눈동자에 걱정스러운 빛이 어렸다. 나는 그의 목에 팔을 감으면서 속삭였다. "아앗... 아프긴...하아..하지만..그래도.." 그의 입꼬리가 진짜 사모예드 처럼 매력적으로 휘어졌다. "그럼 원하신 대로." ============== 그때 한편 왕비는... =================== "어멋 어멋-! 너무 약하잖아! 최고급품 러브젤이나 최음제는 사용하지도 않구 말야.." "..왕비마마! 방금 보셨어요?" "꺄앗-! 손가락이! 왕비마마! 이거 저 오늘 빌려주세요!" ....현재 왕비는 시녀들과 함께 하렘에 설치해 놓은 마법구로 둘의 정사를 지켜보며 좋아하고 있었다. 이윽고 영상속에서 둘이 지쳐 잠드는 모습을 보고나서야 왕비는 쩝쩝 입맛을 다시며 그 영상을 껐다. "다음에는 SM 도구도 사 놓으면 좋을것 같은데.." "왕자님이 지으신 야오이 책은 어때요?" "꺄아- 메이! 불륜인데 전 애인의 물건을 가져다 놓으면 어떡해?" "에이- 왕비님! 저 둘의 말은 듣지 말으시구요 다음엔 수십명의 미남들을 목에 개목걸이를 걸어서 저 쇠말뚝에 묶어놔요!" 왕비는 촐싹거리는 주황색 머리 시녀의 말에 씨익 눈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도도한 웃음소리를 흘리며 웃었다. "오호호호호호-! 그러려고 내가 특별히 하렘의 건축가를 불러 쇠말뚝 수백개를 구석구석에 박게 했단다-!" "꺄아-! 존경스러워요! 왕비님!" .... 꽤나 시끄러운 왕비 궁의 풍경이었습니다. ============== 루이스의 시점 ===================== 카르 녀석은 어제 어마마마와 나간다고 하고는 그 뒤로 돌아오지 않았다. ...왕궁에 들어오기나 했을까. 나는 저번에 카르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보던 분홍색 쿠션을 가진 쇼파 위에 기대서 포도주를 마시고 있었다. 하아. 걱정스러운걸. 어디 있을까. 카르.. 어마마마 궁에 잠깐 들려서 행패를 부려도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경비병 녀석들만 '아무도 들이지 말라 하셨습니다' 라는 말을 나에게 전해줄 뿐이었다. 하도 열받아서 아까는 환관의 방에 쳐들어 가서 부글부글 끓고 있던 수상한 플라스크를 던져버리기도 했다. ...그 안쪽 방 문을 열었을때 환관과 저번에 카르를 겁탈하려다 얼떨결에 3P 비스므리한 꼴로 당한적이 있던 유넨이 서로 엉켜 있는 것을 보고 기겁을 해 버렸었지. 왠지 생각하기 싫어지는군. 나는 포도주를 쭉 들이켰다. 떫은듯한 맛이 입에 확 퍼졌다. 흐응. 그러고 보니 어마마마의 궁 뒤쪽에 조그만 [ 이 사람은 조그맣다는 것의 정상적인 개념을 모르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별채가 하나 더 지어졌다고 했었지. 혹시 그곳에 있으려나. 나는 입을 소매로 쓱 문지른 후에 일어났다. 그때였다. 촤르륵 내 주머니에서 은색이 감도는 줄이 떨어졌다. 나는 그것을 주워들었다. 아름다운 블루 다이아몬드가 달린 백금 목걸이였다. 십자가 형태로 깎아달라고 했더니 잘 세공되었군. 결혼 선물로 주려 했더니만 아직은 필요 없는 건가.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그 목걸이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 환관의 시점 =============== "하아..하아....." 내가 학학 거리며 숨을 토하고 있자 내 몸 위에 올라가서 내 손을 자극적으로 핥던 유넨이 날카로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왜 그래? 아까 왕자전하 때문에?" "하악...뭐 그런 것도 있구요...하앗..." 카르님 때문이라고? 대체 어딜 가셨길래.. 왕자님 기분이 상당히 나빠보였는데 카르님이 벌을 받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내가 고개를 옆쪽으로 돌리고 있자 그가 손에서 입을 떼고 내 다리를 턱 자신의 어께에 걸치며 싱긋 웃었다. "카르 왕자비 후보 때문이지?" 움찔. 저 기사녀석은 가끔씩 정곡을 찌른단 말이야. 내가 그의 눈길을 피하자 그가 내 다리를 만지작 거리며 중얼거렸다. "뭐 어때. 둘은 잘 해결할거야. 그리고..." 그는 힘껏 내 몸에 자신의 것을 박아넣으면서 미소지었다. "나랑 할때는 나만 생각하라고. 잘려야 할것 잘리지 않은 환관 씨." ================== 카르의 시점 ================== 아까 정사가 끝난 후에 우리 둘은 지쳐서 꼭 끌어안은채 널브러져 자 버렸다. 뭐 한 두시간쯤 후에는 기운을 차려서 [ 내 허리는 다행으로 무사했다 ] 일어날수 있었지만. 현재는 발코니에 기대서 그가 부는 피리소리를 감상하고 있었다. 휘잇- 휘이이익- 휘익- 휘이잇 휘이잇- 북방에 살았던 사람들의 노래라고.. 쉰 목소리 같은 피리소리가 공중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들으면서 나는 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컹컹 허스키가 짖는것 같기도 하고 바람 소리같기도 한 피리를 연주하는 그는 ... ... 예뻤다. 아름다운 은발. 하얀 색에 가까운... 츄윱. 예쁘다. 나는 그만 침을 줄줄 흘릴 뻔한것을 소매로 스윽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닦으며 생글생글 웃었다. 뭐 순간적으로 그의 얼굴에 삐질삐질 식은땀이 흐른 것처럼 보였지만 뭐, 아무 일 아니겠지. 다음엔 뭘 할까? SM 놀이? 아니면 물 속에서? 차이니즈 풍으로 할까? 기모노 비스므리한 것도 이쁠텐데. 내 머리 속에는 오만가지 19금 짜리 상상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발코니 아래의 풀숲에서 바스락 바스락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무의식 적으로 내려다 보다가 입을 그만 틀어막았다. '흐어어어어억-!' 어째서 저 인간이 여기에 있는 거야! 거만한 태도로 풀숲을 헤치며 걸어오는 사람은 분명... 루이스 씨였다. 제기랄! "피리 내려놓으세요!" 나는 입을 벙긋거려서 사모예드 씨에게 위험을 알렸건만 그는 내 기묘한 손짓 발짓 덤으로 입까지를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무슨 뜻이에요?" 그가 내 이상하고 추할것이 분명한 행동을 보고는 물었다. 그 덕에 피리를 불지 않게 되었으니 다행인거 일지도. 그때 계단에서 저벅 저벅 하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흐어어어 도망쳐야 해에에에~! 나는 잽싸게 사모예드 씨의 손목을 끌고서 욕실에 숨었다. 드르륵, 탁. 드르륵, 탁. 삐걱, 드르륵, 탁 루이스 씨가 방문을 하나 하나 열어보고 있는지 삐걱 거리는 소리와 미닫이 문의 드르륵 소리가 들려왔다. 젠장. 공포물 이로군. 잡히면 SM 일것이 분명한데.. 내 허리의 안녕을 위해서라도 절대! 네버! 잡히면 안돼-! 나는 욕조 뒤에 사모예드씨랑 바싹 엎드려 숨었다. 삐걱,탁. 드르륵, 탁. 삐걱.. 소리는 점점 가까워 지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욕실의 문이... "냐옹!" 갑작이 옆에서 고양이 소리가 들려오자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서 사모예드 씨를 껴안고 그만 비명을 질러버리고 말았다. "꺄아아아악-!" 꺄아아아악...이라니...꺄아아아악이라니... 사모예드 씨의 뒷통수에 땀방울이 잠시 ?션慧? 사라졌던것 같은데... 나는 누군가의 찌릿찌릿한 눈길에 결코 생각해 내고 싶지 않았던 사실을 떠올렸다. 루.이.스.씨.가.왔.었.다. "..." "...[부들부들]" 나는 고개를 슬며시 들었다. 그리고 그와 눈이 마주치자 어색하게 씨익 웃어보였다. 그는 차가운 눈초리로 나를 보고 있었다. "무슨 일이냐." 컥 저 모드 또 나왔다. 나는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을 느끼며 씨이이익 웃었,..아니, 웃으려고 했다. 하지만 빌어먹을 몸은 또 내 의지를 배반하고 히죽 이라는 아주 재수없는 웃음을 지었다. ..히죽... "그 웃음은 뭐냐..." 그 말 뒤에 생략된 땀방울이 보이는 군요.. 한편 사모예드씨는 나를 놀래켜 그에게 들키게 해버린 고양이를 데리고 현실도피를 하는 중이었다. "으하하하하핫- 돌아,돌아" 내가 살려주세요 하는 텔레파시를 보내도 싸악 무시해 버리다니..썩을. 너를 길들여 주겠어! 오호호호홋-! [여왕님 SM 버전] "뭔 생각을 그렇게 하는 거지?" 오싹 냉랭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나는 다시한번 흠칫 몸을 떨어야 했다. "으..아..으읏.." 살벌한 눈초리. 죽여버리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긴 눈토리에 나는 겁을먹고는 가느다란 신음소리를 내었다. 이건 절대 연기가 아니다. ..절대로. 전생 동인녀 체면을 다 구기면 어떠리 많은 동인녀들이 오해를 받으면 어떠리 ...무서운걸 나더러 어쩌란 것이냐. "저기 고양이랑 놀고 있는 은색 개새끼는 잠시 후에 보도록 하고, 넌 먼저 이리와." 그의 입에서 육두문자가 튀어나왔다. 흐에에엑 저렇게까지 욕한건 처음인데 많이 화났나 보군. ...이제 나는 죽었다. 나는 눈을 꼭 감았다. ..... 이렇게 화날 줄이야. 나는 카르의 말을 듣지도 않은채 그와 욕실 밖으로 나왔다. 파악- 내가 힘껏 그를 바닥에 내동댕이 치자 그가 가느다란 비명과 함께 바닥에서 굴렀다. "흐으윽.." 그의 눈에 아픔을 호소하는 듯한 눈물이 글썽거렸지만 나는 차가운 눈으로 그를 내려다볼 뿐이었다. 그러게 왜 돌아오지 않아서..돌아오지 않아서.. ...사내에게 덥침을 받다니.. 키스마크 와 약간 아픈듯 저는 다리를 보았을때 이미 당한것 같았다. 나는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 그래서 나는 거칠게 그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 카르의 시점 ========== 이게 뭐다냐. 불쌍한 수의 눈물을 흉내내어 힘들에 짰더니 그가 더 심하게 나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흐으읍.." 숨막혀! 키스라는 것의 미학을 따지자면 동인녀의 미학은 -진하게 다. 하지만 그리 쉬운 것이 아니어서 갑작이 당하게 되면 숨이 막히게 되는 것이다. "흐으으-! 싫어!" 나는 힘껏 그의 몸을 밀어내었다. ...덤으로 싫어 라는 외침까지 담아서. 그는 나의 입에서 혀를 뺐다. 타액이 늘어졌다. ..이곳에 동인녀 친구들이 있었다면 '한방울만 줘' 라고 하면서 쫓아다녔을 텐데. 아니,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대체 무슨 짓입니까! 사모예드 씨를 개새끼라 부르고 느닷없이 사람을 내팽개 치지 않나 키스를 하지않나! 대체 왜 그러십니까!" 나 정말 성질 많이 고와진것 같다... 어쨌거나 그는 내 말을 듣고 나서 몸에서 떨어지며 슬픈 눈을 하고는 일어섰다. 그리고.. "..네가 원하면..네가 그 사내를 좋아하면.." 그의 목소리가 힘겨워 보였다. "...얼마든지 보내주마.." ...아니, 이게 무슨 상황이래? 쏴아아아 내 머릿속에는 돈과 하렘의 꿈이 날아가는 것이 보였다. 루이스 씨는 그 충격적인 말을 남겨두고는 몸을 돌려 계단으로 내려가 버렸다. 하..하하.. 지금 내가 잘못 들은거 아니지..? .... 제발 잘못 들었다고 해줘~! 나를 포기하겠대.. 하하.. 사모예드랑 밀어주겠대...[그런 말은 안했는데...] .... 저런 썩을 놈의 남자를 봤나! 아니, 기껏 사람을 꼬셔놓고 '보내줄게' 라니! 줏대가 없어요 줏대가! 사내새끼가 화도 낼줄 몰라!?! 엉?! ...이런 이야기는 접어 놓도록 하고.. 찌릿. 나는 욕실에서 고양이를 달랑달랑 안고 걸어나오는 사모예드 씨를 노려보았다. "흠칫." 그의 몸이 크게 떨렸다. 아까 도와달라고 간절한 텔레파시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무시..했었지? 으흐흐흐.. 고양이가 그의 팔에서 비집고 나와 내 품 속으로 슬라이딩 하듯이 뛰어내렸다. "무슨 오해라도 있으신 건지요?" 다 너 때문에 생긴 오해잖아! 지금 돈과 하렘과 미남 한녀석이 날아가게 생겼다고! 나는 눈길에 점점더 힘을 주었다. "...왜 그러십니까?" 왜 그러냐고, 왜 그러냐고! 내 이맛빡에 힘줄이 돋아났지만 정작 내 입에서 나오는 것은 다른 말이었다. "아니..그냥 날씨가 너무 좋아서..." ...날씨가 좋아서..하하. 나 정말 언어순환 많이 되었다고. 나는 허탈하게 웃으며 머리카락을 정리했다. 아암. 수는 어느때나 이쁘게 보여야 하지. 훗. "왕자님 때문이지요?" 흠칫. 내 몸이 크게 떨렸다. 아아..저 인간은 눈치도 빠르다니까. 내가 다시 한번 눈길에 힘을 주어 그를 노려보자 그가 우물쭈물 말끝을 흐렸다. "아, 아니.. 그냥 그러신것 같길래.." 그 당황한 모습이 안쓰러워서 나는 그냥 그의 말에 맞장구 쳐주기로 마음먹었다. "예에.. 저렇게 행동하실 줄은..." 그러자 그가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역시 저 분의 사랑을 갈구하셨던 거로군요?" 울컥. 나는 그에게 내 팔에 안긴 고양이를 던져버린후 하렘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으이구..내가 무슨 말을 못해요. ============= 왕자님의 시점 ========================== 카르가 나를 매정하게 차 버린 뒤에 [어이. 누가 누굴 찼다고?] 나는 하렘의 뒤에 있는 방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나는 현재 그 정원에서 방을 올려다 보고 있는 중이었다. 어마마마와 아바마마가 후에 왕자비를 데려와 신혼을 맞게 한라고 지어주신 방. [끝까지 방이라고 우길 셈이군] 나는 현재 들어갈수 없다. 그 곳은 왕자비가 있어야만 들어갈수 있는 곳. 지금 이 나라에는 왕자비 후보도, 왕자비도 존재하지 않는다. 아마도 영원히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왕자비는. 갑작이 밤꾀꼬리가 시끄럽게 울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카르 뿐이니까, 나는 이 방에 다시는 들어갈수 없을 것이다. 나는 방의 탁자 위에 두고 왔던 블루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떠올렸다. 십자가의 모서리에는 꽃의 이파리를 연상케 하는 오밀조밀한 백금 장식과 꽃술 같은 장식이 달려 있었었지. 하지만 이 목걸이는 이제 주인을 영영 보지 못하게 되었다. 사랑한다. 카르야. 하지만 네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보내줄게. 그것이 너가 행복해지는 길이라면. 그때 덤불 숲에서 헉헉 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목소리는 설마... "카르!" 덤불에서 지친듯 비틀거리며 걸어나오는 사람은 분명 카르였다. "하아..하아.." 온 몸은 덤불에 긁히고 가시에 찔린듯 상처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넝마가 되어 버린 나풀나풀한 옷은 이미 있으나 마나였다. ============ 카르의 시점으로 되돌아가서... ================ 제기랄. 남자가 줏대가 있어야지. 나는 '줏대없는 남자' 루이스 씨를 잡기로 마음먹었다. 사모예드씨는 이미 잠들어 버린지 오래. 2층 창문에서 뛰어내리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고 생각했다. "흐어어억- 이 높이에서 어떻게 뛰어내려~!" 야오이 책에 나온 '2층에서 탈출을 감행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가짜였던 것이다. 아무리 사랑이라고 하지만 죽으면 끝인 것을... 바닥이 어질어질해 보인다. 흐어억 나는 눈을 딱 감고 몸을 무릎을 약간 굽혔다. 뛰, 뛰어내려야 해~! 하지만... "헥헥..못하겠어.." ...고소공포증의 무서움을 나는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발코니 [방에도 따로 발코니가 있으므로] 바닥에 주저앉아서 헥헥거릴때 내 눈에 뜨인 것은 다름아닌 덩굴. "오호라-!" 내 눈이 번쩍번쩍 빛을 뿜었다. 나는 그 덩굴을 조심스레 손으로 잡고 바닥까지 주르륵 미끄러져 내려갔다. ... ... .... ... ... ... .... .. 라고 할줄 알았냐! 어둠속에서 나무덩굴인지 담쟁이 덩굴인지 보여야 망정이지! 내가 잡았던 것은 나무덩굴이 아닌 담쟁이 덩굴 이었던 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무작정 매달렸으니 중간쯤에서 두둑 하는 불길한 소리와 함께 끊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흐에에엑~!" 이라는 이상한 비명과 함께 나는 바닥에 뒹굴었다. 크흑. 무릎이 깨졌는지 엄청 아프다. 제기랄. 아스팔트가 아닌 풀숲에서도 무릎이 깨진다는걸 처음으로 실감했다. 하지만 그나마 대리석에 머리를 박지 않은게 다행이랄까. 후우. 발코니 밑이 풀밭인게 정말 행운이었어. 나는 비실거리면서 루이스 씨의 하렘 뒤에 있는 커다란 궁전 [ 루이스 씨는 방이랬는데 ] 으로 무작정 뛰었다. 아니, 뛰고 싶었다. "히엑..히엑.." 하지만 내 입에서는 거친 숨소리만 나왔고 상처입은 내 다리는 달리는 것은 고사하고 걷는것 조차 거부하고 있었다. 하하. 아까 떨어진게 엄청 충격이었나봐. 하긴.. 무릎이 깨져 피가 줄줄 흐르는데 그게 충격이 아니고 뭐겠어. 그때 나는 병사를 보았다. 그는 수상하다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다가왔다. 안돼-! 잡히면 사형일지도 몰라! 나는 가까운 덤불 속으로 뛰어들었다. ..덤불과 숲은 무척 어두웠다. 뭐가 보여야 말이지... 부엉이의 부엉부엉 하는 소리와 이상한 새의 꾀에꾀꼴 하는 소리만 제외하면 제대로 들리는 것도 없었으니까. "흐에에에-!" 뭔가가 발을 꽉 깨물었다. 뭐, 뭐야!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대체 얼마나 걸었는지.. 반쯤 기다시피 해서 풀숲+덤불+덩굴+늪+호수+나무 가 결합된 이상한 곳을 빠져나왔을때, 내 옷은 다 갈기갈기 찢겨 있었다. 몸에 상처 난것도 물론이오, 아까 고통이 느껴졌던 발은 점점 마비가 되어 가고 있었다. 벌에게 쏘인 걸지도 몰라. 나는 덤불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 이게 무슨 고마운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내 앞에는 놀란 표정의 루이스 씨가 서 있었다. "카르!" 그가 고함쳤다. 하지만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며 쓰러져 버렸다. 아니, 수정. 쓰러진 척 했다. 물론 체력도 부족했지만 줏대없이 애인을 놔 버리려고 하는 저 인간이 당황스러워 하는 얼굴이 보고 싶었다. "너, 발뒤 꿈치가 대체 왜 이런거냐! 뱀에게 물린건..." 아아.. 아까 그게 뱀이었나? 내 정신은 벌써 흐릿해져 가고 있었다. ..차암 독이 늦게 퍼지는 뱀이로고... 으에 눈앞이 뿌옇다.. 뱀독이라고..나 죽는거 아니겠지? 만약에 죽는다면 그 흐릿흐릿하던 형체들에게 '이봐요, 다시 미소년으로 태어나 하렘을 짓게 해줘요' 라고 해야지. 그때, 귓가에서 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카르님은 괜찮으실 겁니다. 뱀에 물리지는 않으셨으나이다." "뱀독이 아니라고? 그러면 왜 쓰러졌고 발뒤 꿈치에 뱀 이빨 자국까지 있는데?" "쓰러진 것은 누.군.가.의 말에 의한 쇼크로 보이고 이빨자국이라 하신 것은 모기에 물린 자국 이나이다." 빌어먹을 존칭 존칭 존대어... ...저렇게 완벽하게 구사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말 중간에 누.군.가.에 악센트를 준것 같은데...뭐 잘못들은 거겠지. 암. 누가 감히 루이스 씨에게 대들어. 그런데 뱀독이 아니라고? 하하. [울컥] 뱀독이 아니라고오오오~! 쇼크라.. ...나는 내 자신이 골로 가는줄 알았잖아! 그러게 뱀이니 어쩌니 해서 왜 사람을 놀래켜! 루이스씨! 하지만 이제부터는 완벽한 천상수를 연기해야지. "으음.." 나는 눈을 비볐다. 그리고는 잠을 막 깬 사람처럼 부시시 일어났다. "카르? 괜찮아?" "그럼 소인은 나가있겠나이다." 끝까지 빌어먹을 존칭을 쓰는 노인네 [의사 같은데?] 가 나가려 몸을 굽히자 루잇 씨가 건성으로 손을 흔들었다. "아아, 나가있게. 유,부." 우하하핫- 유부? 유부? 그게 뭐야! 유부초밥도 아니고... 내 막 웃음이 터질것 같은 표정을 눈치챘는지 그가 키득 거리며 해명해주었다. "유모의 남자형이지. 큭.." 우하하하하.. ..자지러지게 웃고는 싶다만 연기를 보다 완벽하게 하기 위해서.. "쿡.재미있는 농담이에요. 왕자전하." "어? 농담 아닌데?" "!" 농담이 아니라고? 내 눈이 동그래지자 그가 오히려 더 놀란 표정으로 나를 마주보았다. "왕족들은 유모 & 유부의 손에서 자라지. 유모는 젖을 먹이고 유부는 걸음마 등을 가리키고 병을 치료하며 아이를 지켜줘." 역시 왕족들은 다르구나. ..이상한 것도 있으니 말이야. 미처 생각해 보질 못했는걸. 꼬르륵. 뱃속에서 크게 꼬르륵 거리며 요동을 치는 소리가 들려오자 그가 갑작이 자지러지게 웃었다. "크하하하- 우하핫...으캬하하" 크하하하나 우하핫은 이해한다 치자. 그런데 으캬하하는 또 뭐냐...';; 당신은 왕족으로서는 사기라고. 루이스씨. 뭐, 왕족이 다 황금색 머리카락을 휘날리고 고독한 푸른 눈을 하고 있을 필요는 없지만 말이야. 온몸으로 '나 고독해요' 를 뿜어내는 것도 재미없을것 같군. "아하하...하..휴..하하...휴우..흐읍~ ... 자아. 배고프지? 뭐 먹을거 가져다 줄게." 웃음을 참느냐 한숨도 쉬고 몇번 심호흡을 하면서 숨을 고르다가 그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가능하면 귀엽게 보이도록 삐진척 볼에 바람을 빵빵하게 넣은 채 입을 삐죽거렸지만. 루이스 씨는 싱긋 웃더니 문 밖으로 깡충걸음을 하면서 나갔다. 깡충걸음 이라니.. .... 당신은 왕족 제일의 이단아 일거다. 루이스. 하지만 아까 그의 눈빛은 가슴 아프도록 슬퍼보였다. 하아. 나는 창밖을 내다보았다. 밖에서 그 커다란 궁 [ 루이스 씨는 방이라 부르던 ] 이 내다보이는 것을 보아서 하렘의 방이로군. 아직도 그 오해를 하고 있단 말이지. ..사모예드 씨가 날 덥친줄 알고 화를 냈었는데 내가 변호해 주는 말을 하자 포기한다느니 보내주겠다느니 중얼거리는 것을 아직 안 풀었단 말이지. ..진짜 쪼잔하다니까. 내가 내 입으로 '왕자비 자리 탈퇴하겠다' 라고 한것도 아닌데. 바람이 차갑게 불어왔다. 엥? 지금이 한여름 인데 바람이 차갑게 불어와? 뭔소리야? "아아..저를 두고가시다니..." 과묵한 음유시인겸 지적인 사람인줄 알고 데려왔다가 엄청난 후회에 후회를 거듭하게 만드는 녀석이 창문에 매달려서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그것도 거꾸로 매달려 있다니... 무서운 녀석. 하. 아까의 찬 바람은 이 녀석에 대한 나의 본능이었을지도. 그의 눈에 투명한 눈물이 고였다. 흠칫. 내가 흠칫거리자 녀석은 울먹거리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당신이 안아달라고 할때부터 저는 당신을 보내야 겠다는 것을 눈치챘었지요.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깔아드릴테니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그가 처량한 눈빛을 했다. ..그런 눈을 해도, 네놈 입은 웃고 있다고. "이봐..." "사뿐사뿐히 그 걸음 아마 저는 다시는 보지 못할겁니다.." 얼씨구. 나는 그의 얼굴에서 눈물이 줄줄 흘러내리자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빠악- "뭐? 사뿐히 즈려밟고 가? 내가 너를 즈려밟고 가겠다! 이놈아!" 나는 옆에 있던 물건을 들고 그의 머리를 새차게 내리쳤다. 그런데... 꼬르르륵 게거품을 물고 그가 창문에서 떨어져 내리는 것을 보니 이거 좋은 상황이 아닌듯 한데.. 아니나 다를까. 내 손에 쥐어져 있는 물건은 이름도 무서운 망.치. 였던 것이다. "으아아악-! 이 물건이 왜 여기 있는 거야!" 의심스럽다. 으음..심히 용도가 의심스럽다. 어쨌거나 그게 문제가 아니고 하렘의 6층에서 머리부터 떨어져 내린 사모예드 씨가 더 문제다. 나는 내 손에 들려있는 망치를 내려다 보았다. 검고 뭉툭한 끝부분에 붉은 액체가 번져있는게 정말 불길해 보이는군. 덜컥 그때 문이 열리고 손에 죽그릇을 든 루이스 씨가 들어왔다. "카르? 왜 서있어? 누워있지 않고?" 나는 해죽 웃으며 뒤로 망치를 숨겼다. "괜찮아요." "밥먹어." "네에" 나는 그가 죽그릇을 탁자에 내려놓으라 등을 보인채 돌은 틈을 타서 망치를 창 밖을 던져버렸다. "꾸에에엑-!" 잠깐. 밑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온 듯한.. 설마 사모예드 씨가 머리에 맞고서 피를 철철철 흘리고 있는 건... 아니겠지. 아무리 그 사람이라도 그 정도로 운이 없겠어. 나는 마음을 턱 놓고서 루이스 씨가 놓고 나간 죽을 퍼먹었다. ...그 시각 사모예드 씨는 머리에 떨어진 망치를 정통으로 받고서 반 혼수상태인 것이 지나가던 병사에게 발견되었다고 한다.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자 나는 생긋 웃음을 띄면서 말했다. "들어오세요." 웃음을 띄는건 이제 본능이 되어버렸다구. 젠장. "다 먹었어?" 루이스 씨가 고개를 빼꼼히 들이밀었다. "예." 그는 들어와서 죽그릇을 손에 들고 나가려 했다. 하지만 지금 오해를 풀어야 겠지. 나는 그의 소맷자락을 꼭 쥐었다. "카르?" 그가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돌아보았다. 나는 눈을 꼭 감고서 그에게 말을 했다. "..죄송해요!" "어?" "저..진짜는 사모예드씨 좋아하는거 아닌데..죄송해요! 진짜 일부로 그런거 아니에요!" 그의 눈썹이 움찔거렸다. 윽. 때린다. 분명히 때린다. 자신을 놀린다고 때릴거다. 하지만 그는 나를 꼭 껴안았다. "에?" 나는 가장 순진하고 놀란듯한 수의 표정을 지었다. 아아.. 이정도면 한국에서 오디션에 1등으로 합격했을 거다. "억지로 그렇게 말할 필요 없어..." 에? "나는 너를 보내줄 테니까..." 어째 상황이 더 악화된듯한... "미안하다, 카르. 네가 그런 말까지 하게 만들어서. 이젠 널 그만 보내줄게." 이게 아니잖아! 이 자존심도 없는 남자야! 이럴때는 이렇게 해야 하나. 나는 그의 목을 꼬옥 껴안았다. "진짜는 왕자전하가 가장 좋다구요...예?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라고 슬픈 표정을 지었건만..그는.. "역시 나는 너를 너무 힘들게 했어... 이제 그만 포기할게..네가 하고 싶은 데로 해.." 라고 지 할말만 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자기 목에 감긴 내 팔을 슬픈 표정으로 풀더니 나가버렸다. ...이게 아니라고! 빌어먹을! 나는 한껏 달음박질을 쳐서 왕비궁에 달려갔다. 그리고는 왕비님의 옷자락을 붙잡고 늘어졌다. "어떡해요.흐에엥~ 왕자님이 저 포기하겠대요~ 제가 싫어지셨나봐요~" 약간의 오버를 섞어서. 그러자 우리의 멋지디 멋진 동인녀의 여왕인 왕비님 께서는 오호호호 하고 웃으셨다. "걱정 마. 수와 공 커플에게 시련이 없어서야 되겠니? 호호호홋~ 내가 다 해결 해 주마!" 역시 무서운 왕비님 파워. 나는 왕비궁에서 딱 그 말만 듣고 감금당하는 신세가 되어야 했다. ..무슨 해결을 이렇게 해? 나를 아주 이상한 곳으로 끌고가서 채찍으로 후려갈기질 않나 손목을 수갑으로 묶어버리지 않나.. 내가 울먹거리면서 묻자 왕비님 께서는 "어? 책들 보면 흔히 이런 시련들이 나오지 않나?" 라는 말을 하실 뿐이니..휴.. ..아무리 흉터지지 않게 가꾸고 있는 내 몸이라도 이러다간 흉터가 영원히 남는거 아니야. 나는 지금 몇번째 바닥에 내동그라쳐져 훌쩍거리고 있었다. 신분을 숨기고 [왕비님께서] 고용하셨음이 틀림없는 사내들이 두들겨 패다 지쳤는지 나가떨어지자 나는 바닥에 머리를 쳐박은채로 훌쩍거렸다. "흐에에..다음에 이런거 저런거도 다 보여드릴테니 제발 보내주세요..~ 흐에~ 왕비니이이임~" 아파~ 아프다고! 그때 그들중에 한 사내가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는 내 턱을 자신의 손가락으로 잡았다. 어째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역시 계집애 같군. 한번 해볼까? 요새 못한지 오래 된것 같은데..." "정욕은 계집한테나 풀라고. 그놈은 사내애잖아." "우리끼리도 하는데 사내애 라고 못하겠냐." 우리끼리... 떡대수 떡대공 커플을 보기는 또 처음이군. "우리끼리 했던건 그냥 입으로만.." "그거야 네놈이 너무 근육질이어서 그랬던 거지. 이 애 정도면 나도 충분히 안아." 오마이갓. 저 검은옷 속에 있는게 다 근육!? "뭐 좋아. 지금 여기서 해 보지." 그가 내 얼굴을 혀로 천천히 핥았다. "흐으으읏-!" 소름돋아.. 왕비님...이거 당신이 신청하신거 맞습니까? 지금 당신은 이 모습을 보시면서 좋아하시는게 아닌지요? ====================== 한편 왕비님은... ===================================== "어머 어머! 계약에도 없었던 보너스를 주다니.." "꺄아! 언제 어디서나 남자를 꼬시는 카르님, 당신은 총수♡" "뭐 근육덩어리 들은 미남이 아니지만 카르님의 색정적인 모습을 보게되다니 용서해줄래♡" ...왕비님과 시녀들 이른바 '카르 밀어주기 추진회' 의 회원들은 이 모습을 보며 좋아하고 있었다고 후에 경비병들의 이야기 에서 전해진다. ===========카르의 시점으로... ============================= "흐아아앗-" 나는 수갑에 묶인 채로 그의 손길에 한껏 반항하고 있었다. "싫어.." 싫긴 뭐가? 뭐 미남이 아닌것이 좀 그렇지만 동인녀의 정신으로는 훗... .... .. 훗은 뭐가! 이놈은 지 물건도 진짜 클거 아냐! 그럼 나는 오늘도 허리의 비참한 종말을 맛봐야 된다는 것인가! 뭐 그것나름대로 좋을지.... 가 아니야! 으아아아~! "하아아아" 내가 속으로 비명을 지르는 사이에 그는 벌써 자신의 허리띠를 풀어내리고 있었다. 그리고는 다른쪽 손으로 내 그곳을 꽉 쥔다. "싫어-!" 나는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그놈이 씨이익 웃었다. "뭐 어때? 처음도 아닌것 같구만.." 그는 혀로 내 허리를 핥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으으윽 정말 한대 갈겨주고 싶다. 하지만 동인녀의 정신뿐만이 아니라 수갑도 내 몸이 그를 한대 치는 것을 막고 있었다. 나는 무기력하게 신음을 흘리면서 그에게 안기는 것 밖에 할수 없었다. 근데 이놈.. 정말 테크닉 거칠군. 워낙에 몸이 크고 근육덩어리 여서 그런건가? 에라잇 에라잇 에라이이이이이이잇~!!! 싫어어어어~! 떡대순지 떡대공인지 하여간 저 무시무시한 놈들에게는 안기기 싫어어어어~! 전직산적 아버지 밑에서 자란 나도 저렇게 산적에 어울리는 놈들은 첨봤는데에에에~! "싫어-!" 나는 몸을 비틀었다. 하아. 루이스 씨를 흥분하게 만들려고 전생 현생 야오이 책에서 뽑아낸 수들의 양탈을 여기서 또 쓰게 되다니. "가만히 있으라니까! 호오.. 제법 양탈을 부릴줄 아는 건가? 뭐 그렇다면 기꺼히 받아들여주지!" 웁스. ...성욕을 자극했습니다. 흐에에엑~1 루이스씨! 이럴때 오지 않고 뭐하는 거예요오오오오~! 흐에 나 겁탈당하고 있구만! "흐아아앗-" 그의 손가락이 내 그곳을 자꾸 자극하자 나는 한숨같은 신음을 토해냈다. 이런제길. 그 빌어먹을 놈 중 하나는 내 허리에 올라앉아 있고 다른 한놈은 구석에 앉아서 내 모습을 감상하고 있었다. 내 허리에 앉아 있던 놈이 자신의 우락부락한 턱에 손을 올리면서 씨익 웃었다. 망할- 눈베렸다. "아직 약해. 흐음..." 그는 내 몸을 벽에 손을 짚은채 세웠다. 뭐 그 전에 바닥에 고정된 수갑을 푸르고 벽에 고정된 수갑으로 바꾸었지만. 그리고 그 빌어먹을 놈은 자신의 허리띠를 풀렀다. "하아악..." "네 약이라도 먹여보지 그래?" 누워서 느긋하게 감상하고 있는 또 다른 떡대놈이 내 신음이 끝나기 무섭게 말했다. 그러자 자신의 바지를 반쯤 벗고 있던 놈이 씨이이익 웃었다. "그래볼까?" 우웩- 올라올것 같아.. 미모가 왠만큼 받쳐줘야 그 웃음이 살지! 엉! 그렇게 우락부락하고 산적같은 네놈들은 영 아니란 말이다! 네놈들은 머리에서 이를 잡는게 더 어울려! ...머리카락을 박박 밀었으니까 이는 없겠지만. 야오이 책에서 봤던걸 그대로 재현한다고 좋아할 일이 결코 아니다. 뭐 동인녀의 정신은 팔팔하게 살아있지만 잠시 그것은 눌러두고.. ...이유는 단순하게... .. ...내 허리의 안녕과 에널의 평화를 위해서 일 뿐. 빌어먹을 허리띠를 풀고 있는 놈이 자신의 가방에 걸어가서 한참을 뒤적뒤적 하더니 조그만 알약을 꺼냈다. 그놈은 그것을 불빛에 반사시켜 보이며 웃었다. 섬뜩. 아아아... 루이스씨, 빨리 와달라고요! "하악...하악...아아앗..흐윽...앗...하악...핫.." "목소리가 좋아. 그런데 그런 목소리 아까는 왜 들려주지 않았었지?" 그 대사는 제발 좀 멋있는 놈이 하란 말이다! 네놈같은 이른바 '우락부락 보디가드 형' 들이 하면 정말로 쏠릴것 같다구! ...나는 미인들이 판치는 판타지 세계에서도 예외가 있음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었다. "더 놔둬봐. 해달라고 빌때까지." 네놈! 구경만 하고 있는 네놈이 더 악마다! 나는 찌릿 하고 노려보려 했으나 내 허리를 혀로 자극하는 짜릿한 느낌에 비음을 토할 뿐이었다. "흐아아앗...아아앗- 흐읏.." 그의 손가락이 내 안쪽으로 밀려들어왔다. 나는 허리를 움찔거렸다. "흐읏..흐...흐응.." 앗. 실수. 저놈들을 자극하는 소리였을 텐데.. "흐음..그게 좋겠지?" 좋긴 뭐가 좋아! 내 묘한 소리를 듣고는 더 듣고 싶었는지 내 안쪽에 손가락을 넣어서 자극해 보던 놈이 웃었다. 그런데 그런 섭섭한 눈은 하지 말라고! 그 눈 안에는 느글느글한 욕망이 가득차 있는거 다 알아! 그때였다. 콰앙 두꺼운 쇠로 된 문이 굉음을 내면서 열리고 빛 속에서 한 사람이 걸어들어 왔다. ...그 눈은 이글이글 타오르는것 같았다...일 리가 있냐! 저 인간은 얼음왕자 루이스 씨라고! ..뭐 화날때만 그렇다는 거지만.. "자아...파티타임입니다." ..하면서 생긋 웃는 그의 얼굴이 그렇게 섬뜩해 보일 수가 없었다. 하아. 이곳에 마왕강림이다. 뻐억-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피가 튄다. 쫘아악 피부기 찢겨나간다. ...심히 묘사하고 싶지 않은 장면들이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정말 보기 싫어..보기 싫어.. "눈 떠, 카르.."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흐억..나는 여기서 생애를 끝내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어..흑.. 마왕의 불꽃이 나한테 까지 튀는구나. 나는 부들부들 떨면서 고개를 돌렸다. [벽을 마주보고 있는 채였음으로 고개를 돌리는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 해줄까, 카르? 저 놈들이 너를 어떻게 범했지? 내가 다 소독해 줄게." ..갈기갈기 찢겨진 고깃덩어리 속에서 그는 아주 매력적으로 미소지었.... ... ...긴 뭐가 매력적이야! 저건 악마야! 마왕이 하급귀신을 죽이고 나를 데리러 온 거라구! "하으으으윽.." 그때 내 입에서는 비명이 새어나왔다. 하으으으윽? ... ..생각났다. 놈들이 내게 약을 먹였었지. "호오. 약을 먹인 거냐, 카르? 그리고 어떻게 했어?" 나 이제 몰라. 나는 허리의 안녕도 평화도 다 바랄수 없게 되었어. 흐윽. 이런 젠장할.. 나는 죽고 말거야! 나는 죽기 싫은데에에에~! 차라리 SM 하드 버전이 낫다고! "응? 뭐라고?" 흡.. ...말해버렸다. 우에~ 어떡해~ 너무 흥분해서 말해버렸나봐.. 나는 죽음에 대한 공포와 SM에 대한 불길함으로 부들부들 떨었다. 왕비님~! 저를 죽일 셈이십니까! 하기야 저 빌어먹을 성격에 날 붙잡고 '미안하다..네 진심을 몰랐어..' 따위를 중얼거리는 것을 바란 나도 참 문제다. "자아. 그럼 우리 노예님 께서 바라시는 대로..." 공주님도, 왕비님도 아니다! 노예님이라고오오오`!!!! ...처음왔을때는 미남 미소년 꼬시려 온 것이지만은 일단 오게되자 '허리의 안녕과 에널의 평화' 를 추진하게 되었으니... 계획이 사그러 든 것일까. 하지만 내 운명은 왜이리 본인이 원하지 않았는데도 처음 계획대로 굴러가는 것인지.. "하으으으..." "아파? 아파? 후..그 정도 가지고..." 그는 내 유두를 이로 꽉 깨물었다. 흐윽-! ..허리의 안녕......평화 에 추가 해야 겠다. ..유두의 영광 이라고. 흑. "더 아프게 해 줄거야. 후후.. 내 손을 벗어나려 하다니..." 헉 눈이 맛이 갔어! ..그런데 처음에는 보내주겠다고 했잖아! 이봐! 정신 차리라고! "흐아아아-" 미치겠다. 루이스씨는 역시 변태야. ..흐윽... 그는 지금 내 손발을 꽁꽁 묶어두고 [ 뭐 원래부터 수갑은 차고 있었지만 ] 살짝살짝 내 목과 귓볼 그리고 허벅지 안쪽을 터치하고 있었다. 흐에..죽을것 같아.. 난 실신 일보 직전이었다. 제, 제발 하지 말라고...가 아니고 제발 해달라고! 크흑 이제 견디기가 어렵다. "하으으읏.." 오싹. 내 신음에 이렇게 소름돋을 줄이야. ...아니, 그것도 루이스 씨에게 철저히 길들여저서 정신마져도 '거의 순진무구 고통호소 수' 가 되어가는 증거인가. ..라는 쓸데없는 생각은 그만하라고! 흐엇- 몸이 이렇게 괴로워 하는데 정신은 무슨 망발이야! 엉? "하윽..하윽...하지마..." "싫어? 정말로 하지 말아줄까?" ...흠칫. 정말 하지 않고 여전히 내 손을 묶어둔다면 자위도 할수 없이 괴로움에 몸부림 칠게 아닌가. 저,저,저 악마는 지금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게 분명해! "흐으읏..." 그의 손가락이 내 예민한 부위를 슬쩍 누르고 지나가자 내 입에서는 쾌락에 찬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제길... ...다음에는 공으로 태어나 버릴까봐. =========== 한편..... ================ "어머, 어머. 오늘은 루이스 왕자님께서 안오시네?" "그러게? 흐음... 최고급품 양초를 사다놨는데..." 두명의 단발머리 여자가 '엔젤' 하고 '마녀' 라는 거의 상반된 간판이 달린 뭔가 수상쩍은 가게앞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어제 왕자님의 부탁으로 전기 마법이 걸린 바이브레이터도 들여놓았는데 쓸모 없으신건가...흠.." "꺄아- 그거 누르기만 하면 되는거지?" "응응♡" 붉은색의 바지를 입고 있는 여자가 생긋 웃었다. "특별판 최.음.제. 가 발라진 방울을 원하셔서 들여놓았는데 오늘 안오시다니..이렇게 매정하실데가♡" 그날 그 수상쩍은 붉은 빛이 새어나오는 가게 앞을 지나는 사람들은 두 여자의 뭔지 알쏭달쏭한 대화를 들으며 호기심으로 눈을 빛내야 했다. ============ 그때 카르는... ======================= "흐앗-" 내 허리가 활처럼 휘어졌다. 나름대로 아름답고 섹시한 모습... ...이겠지! 그거야 당연하지만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고! "자아... 뭘 넣어볼까..." 진짜 문제는 내 다리 를 핥으면서 싱글거리고 있는 저 루이스 씨다. "아까껀 너무 약했지?" ...그래. 약했어. ..하지만 여기서 더 쎈 거면 나는 정말 죽어버릴지도 몰라! 아까 내 몸속으로 들어왔던 것은 뭔지 알수 없는 물건이었다. 그게 막 들어왔을땐 정말 미쳐버리는줄 알았다. 하아. 그 물건이 들어오자마자 진동을 일으키는데 정말....흐윽. 구슬같이 생겨가지고 하는 짓은 무섭기 짝이 없는 도구였다. 판타지 세계니까 알지 못할 이상한 것들이 판치는 건가? "그럼 뭘 또 해볼까...." 그가 싱글거리면서 내 다리를 쓰다듬었다. "아까 그거 안내보냈지?" 당연하지! 그게 덜덜덜 진동을 하는데 무서워서 어떻게 내보내! 내보내다가 입구 찢어지면 네놈이 물어낼거야? 엉? ..뭐 두고두고 괴롭히려고 의원은 불러 주겠지만. "흐음...그게 좋겠군. 네가 선택하도록 해 주지." 그의 눈이 무섭게 휘어졌다. 평소 같으면 매력적이니 어쩌니 했을 웃음이지만 지금 나에게 있어서는 사신의 미소였다. 그는 여전히 벽에 손이 묶인채 추욱 늘어진 내 몸을 혀로 핥으며 물었다. "흐으으읏-!" 동인녀 정신은 누가 이거 안 찍어주나 이러고 있지만 실제 올바르고 건전한[!] 내 정신은 싫어- 하지마- 를 외치고 있었다. 뭐 바로 동인녀 정신에게 뒷통수 강타당하고 질질질 끌려 어딘가로 사라졌지만. "자아. 1번... 여왕님 버전으로 다루어 줄까?" "하악...하...하아.." "싫어? 그럼 흐음...2번 고양이로 해줄까? 후후.." "하앗....[움찔].. 아,아파..하앗..." "2번도 싫다구? 흐음... 까다로운 아이로군. 그럼 3번 남창은 어때?" 내가 좋아하겠냐! "...하아..하앗..흐음..." "또 싫다구? 후후..너는 너무 나쁜아이로구나....그럼 노예버전은 어때?" "..[움찔]" "싫은것 같군. 그럼 내 마음대로 정하지." 마음대로 정하지 마! 네 마음대로 정했다가는 내 허리가 남아나질 않을꺼야! "먹어." 그는 억지로 내 입속에 뭔가를 밀어넣었다. 맨질맨질하고 아주 작은.. "하앙...하응...허엇!" 나는 내 입에서 새어나오는 비음소리에 흠칫 몸을 떨었다. 아아.. ...어째 아까 먹었던거랑 비슷한거로 느껴지는데...아니길 바래. "어때? 좋지? 네가 아까 먹은 약보다 더 효과가 좋을거야. 후후....반응이 금새 나타나니까." 그의 눈이 섬뜩하게 빛났다. 휴우.. 당신은 정말 악취미 라구. "흐응..흐읏...." "여기다가 바이브레이터를 해 놓으면 어떻게 될까? 물론 네가 사정을 못하게 만들어 놓고 말이지. 후후..." 벼, 변태! "후후... 아직은 이르지? 반응이 없으니까 재미없어. 후후... 10 분후에 네 고통을 더욱 심하게 만들러 올테니 기대하라구..후훗.." 그는 나에게 씨익 웃어보이고는 문으로 걸어나갔다. 나는 문이 쾅 하고 닫히는 소리를 들으면서 달아오른 내 몸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빌어먹을... ...난 정말로... ...공이 되고 싶다. 뭐 어느쪽이나 동인녀 영혼이 있으니 마음껏 즐길수 있,... 기는 뭐가 있어! 절대 수는 되지 말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할때는 즐거울지 몰라도 그건 처음에나 그런 거다. 제기랄... 강간당하면 아플게 분명하고 저놈 같은 SM 을 취미로 모으는 놈은 지 욕구만 채우느라 고통스럽게 만들게 분명하니까. 얼음공 강공 능글공 절대강공 같은 자들로 태어나라. ....하아. 나는 정말 어느 포지션도 가능했으면....... 하고 빌면서 입술을 악물고 고통을 참아내야 했다. ============루이스 씨는 ====================== 한편 루이스 씨는... "어때요? 어떠셨어요?" "한번도 비디오 안 보여주시는 거예요? 저번에 영상저장석도 사 놓으시고서!" ....SM 가게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거야 나만 보면 충분하니까. 내가 저번에 부탁해 놓은거 가지고 왔어?" "네네♡" "어 왜이렇게 비싸!" "왕자님의 신분이시면서 쪼잔하시기는....." ...그 동안 카르의 쪼잔 성격에 많이 물든것 같은 왕자님이었다. "뭐 어때요, 최고급 품인데.." "호오. 좋은데? ...카르에게 해보고 싶군...후훗...그의 몸이 위 아래로 음탕하게 흔들리면...후후..." "꺄아♡" 루이스 씨는 양 손에 바리바리 SM 물건을 들고서 거리를 걸었다. 속으로는 '카르의 신음소리를 리얼하게 듣고싶군' 이라는 응큼한 속셈을 품고서. 카르= .....[흠칫] “하악...하악...” 이런 개쉐이... 어디 감히 연약하디 연약한 수 님을 괴롭혔어? 억지로 약까지 먹이고 손으로 하지도 못하게 수갑도 단단히 채워놓고 말야. 이런 망할 쉐이를 봤나. 그리고는 자기는 어딘가로 사라져서 감감 무소식. ..... 빨리 와서 이런저런 것을 해 달란 말이다!.... ... .... ....가 아니라고...크흑. 내 몸은 한껏 달아올라 있었다. 망할 개자식이 먹인 약은 먹자마자 효과가 즉빵으로 발효되어 몸을 정신없이 흥분시켜 버리는 것이다. 루이스씨, 나 이제 당신이랑 말도 하기 싫어졌다. 뭐 야오이 책 19금 짜리에 나오는 이런 저런 체위라던가, 차마 말 못할 삐-하고 삐-하며 삐- 한 SM 물이라던가 하는건 좋아. ....하지만 당신은 수의 몸을 생각해 주는거야 아닌거야! 엉?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아! .....이런 고함을 쳐 봤자 본인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으니.... “하악...하악.....하아....읏...” 이라는 심각하다면 심각한 신음만 내고 있었다. 이런- 씹탱이... 빨리 와서 풀어달란 말야! ================= 당시에 루이스 씨는.... ========= “오늘따라 자꾸 귀가 가려운데...?” ....SM 도구를 바리바리 챙겨들고서 오솔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카르의 저주소리가 들리는 듯도 했지만 여기서부터의 거리가 얼만데.....하는 생각으로 기각. “후후후....카르... 그 놈들에게 이런 저런거 다 당했겠지? 내가 그 자리를 깨끗하게 소독해 주지...후후...” 길쭉한 모양의 구슬을 내려다보면서 그는 씨이이익 웃었다. 카르의 무진장 색스러운 목소리가 연상되어서 그는 아랫도리가 벌써 저릿 해 오는 것을 느꼈다. “오늘은 아주아주 하드하게 나가 볼까?” 생각만으로도 벌써부터 몸이 달아오르는 왕자님 이었습니다. =========== 영원한 동인녀계의 이단아, 카르 수 에게로 돌아가 볼까. =========== 나는 지금 반 탈진 상태다. 몸은 늘어지지, 입에서는 신음 새어나오지... 이렇게 버텨 봐라! 안 힘든가! 콰아아앙- 하하.... 빌어먹을. 오늘따라 나 너무 인기 좋은건 아냐? ....문을 열고 들이닥친 것은 기다리고 기다린 루이스씨가 아니라 암살자로 보이는 예리한 사내였다. ....그것도 이렇게 외치면서. “카르가 누구냐!” ...왕비님. 이 자식도 당신이 고용하신 거라면, 저 동인계 탈퇴 할랍니다. 젠장. ========== 왕비님 시점 ================== “어? 쟤 왜 온거래?” “어머머머, 왕비님께서 고용하셨잖아요?” “아~그랬었지? 오호호홋. 잊어버렸네?” “카르님이 죽으면 어떡해요오~ 네에? 암살자를 고용하시다니~” “...원래 시간상 으로는 루이스가 있을때 들어와 난투극을 벌이고 유유히 사라졌어야 하는 건데...이런.....오호호홋.... 시간을 잘못 맞췄나 보네.” ....카르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지금에도, 여전히 긴장감 하나 없는 왕비궁의 모습이었습니다. =========== 카르의 시점 ====================== 암살자의 눈은 날카롭게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아이, 아이, 그렇게 보면 부끄럽잖아아~” .....라고 내 입이 망발을 했다. 이 주둥이를 잘라버려? 주인의 목숨이 간당간당 하는 것도 모르고서...지 멋대로... 크흑. 역시 루이스 씨를 닮아가는 거야. “무슨 ...” 암살자의 눈이 더욱 사나워졌다. 이런 젠장. 망할 입아~ 빌어먹을 입아~ ...내 목숨 죽으면 니가 물어내리? 응? 촤아아악- 암살자의 손에서 슈리켄이 날아왔다. “아아아악?!” 이봐! 사람을 죽일셈이냐! [<- 이미 이 놈이 암살자라는 것은 잊어버리고 있다] 나는 묶여있다고! 팟츠 - 팅팅팅 슈리켄이 일제히 벽에 부딪혔다. 하아. 내 몸을 스치고 지나간 수 십개의 슈리켄들은 , 빌어먹게도 이 어여쁘고 예쁘장한 몸에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나, 카르는 네놈을 용서치 않으리라~! ....라고 외치고 싶다만.... 능력이 없으니 어찌하겠는가. 나에게 있는 것은 이쁘장한 면상과 야들야들한 몸매뿐~! ..잠깐. 뭔가 턱 걸린 것 같은데... ... .. ...그딴게 있을 리가 없지....가 아니잖아! 오호라. 이 하늘이 나를 어여삐 여기시여 능력 하나를 주셨군. 나는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카르 : 우후후후후후후후..... 암살자: ......‘ 왜 음산한 미소를 짓는거지? ‘ [ 오싹 ] 나는 한껏 요염하게 웃어보였다. 원래 약을 먹은지라 하앗 하앗 하는 숨소리와 표정은 별로 변한게 없었지만. “흐으응~ 이봐요, 두건좀 내려보이시죠? [생긋] 한번 저랑 같이 놀아보실래요?” 드디어 해 봤다! 남자 꼬시기! 사모예드 씨와도 해봤지만 그건 요염이 아니고 거의 청순이었다고.. 자아. 여왕님 모드를 계속해 보실까. 나는 그의 눈이 놀라움으로 동그래지는 것을 보면서 도도하게 웃었다. “우후후... 남자 구실을 못하는 건가요? 그것 참~” “...누, 누가 남자 구실을 못한다는 거지?” 오예. 포커페이스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나는 쾌재를 부르면서 수갑에 묶인 현재의 모습을 살려서 한껏 유혹하는 포즈를 취했다. “그럼 한번 해 보지 그래요? 저.랑.말.이.에.요.” “남자가 아닌가? 남자라고 알고 있는데...” “흐응...자신 없나 보네. 그것을 핑계로 뒤로 빼시다니...차암~ 요새 남자들은 쓸만한게 없다니까.” 아앗.. 너무 신나 버렸다. 그바람에 튀어나온 본성. 이미 주워담을수도 없는 일이지만 수습을 할 수는 있지. “그러니까 당신이 제대로된 남자라면, 한번 해 보시라구요. 후후...." 어때, 이제 좀 살려줄 기분 들어? “이게 어디서!” 촤아앗 다시한번 섬뜩한 공기를 가르는 소리를 내면서, 슈리켄들이 날아왔다. 빌어먹을... [여기서 참고. 슈리켄은....그냥 날리는 공격용 무기라고만 알아두세요...뾰족뾰족한 침이 있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안봐서 잘 몰라요...우훗] ....계산착오다. 그는 나에게 성큼성큼 다가와서 수갑을 손으로 간단하게 끊어버렸다. 오호. 꽤 힘은 좋은가보네? 한번 시험해 보고 싶은데... 물론 미청년 아니면 사양. 그는 아주 화가 났는지 두건을 확 집어던졌다. 그러자 그 안에서 날카로운 턱선과 콧날이 들어났다. 호오. 미청년 이셨구려. 그는 수갑이 끊어지자마자 버틸 힘도 없는 나머지 쓰러져 버린 내 몸을 머리칼을 휘어잡아 들어올렸다. 크흑. 머리카락 뽑히면 얼마나 아까운데..... 내가 얼마나 고이고이 기른건데... “크흑...” 나는 작게 신음을 내었다. 정말 아프다. 눈앞에서 별이 반짝이는 것 같다. 암살자의 입이 휘어졌다. “....흐응. 카르라는 녀석이 청순하더니만, 이건 완전히 남창이로군?” 씨잉- 이 쉐이- 이거 분명히 저번에 썩을 공작아들인가 뭔가 하는 놈과 동류다. 내가 장담하지. 루이스씨이- 빨리 와 달라고오~ 콰앙... “...내 애인에게 뭐 하는 짓이지?” 손에 뭔가를 잔뜩 싸 들고 들어온 루이스 씨의 눈이 험악해졌다. "지금 뭐하고 있냐고 물었다." 엄마야아아~ 루이스 씨의 눈은 섬뜩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그리고 무시무시한 살기. "보면 모릅니까? 댁의 애인을 괴롭히고 있습니다만." 빌어먹을 암살자 녀석! 너,너, 너 그런말 했다가 나한테까지 불똥 튀기면 어쩌려구! "호오. 그런가? 내가 온 이상 괴롭히긴 어려울걸?" 루이스 씨의 입이 말려 올라갔다. 저건... 분명 사신의 미소. 이 상황을 모르는 이들이 보면 '꽃배경 살?U라' 이지만은 상황을 너무나도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면 '저,저런 섬뜩한...' 이라고 할만한 미소였던 것이다. "왜? 뭐하시게? 죽여보려고?" 암살자의 무심하게 툭툭 던지는 대답에 루이스 씨가 상큼[--] 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것도 자신의 녹색 머리카락을 뒤로 우아하게 넘기면서. "그래. 그것도 내 아래서 말이야." 저렇게 무서운 말을 하시다니요! 내 예상대로 상황은 멈출수도 없이 데굴데굴 굴러 낭떠러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이른바 돌림빵 이라 하는 것을 루이스 씨는 실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와 그 빌어먹을 암살자 녀석을 꽁꽁 묶어두고, 자신의 친구로 보이는 백작 이라는 젊은 사내 패거리와 함께 범하는 것이었다. 루이스 씨의 편지를 받고 나서 몇분 안되어 패거리를 이끌고 달려온 백작에게, 암살자 녀석은 옷이 완전히 벗겨져 버렸다. .....맨 처음 순서가 암살자 녀석이어서, 나는 낱낱히 '한 인간이 비굴해지는 모습' 을 구경할수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지독한 고문이 성고문이라 했다. 그런데 그들은 아무런 죄 없는 [?] 나 까지 묶어두고 범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빌어먹을 경우가. "놔-! 놔줘! 으아아아-" 암살자 녀석 [절대 공 타입인 녀석]의 단단한 몸을 쉽게 안는것을 보니 어지간히 레벨이 높은듯한 루이스 씨와 백작녀석 패거리 였다. 그나저나 저 놈은 상당한 지랄수로군. 있는욕 없는 욕 다 해가면서 죽자살자 발버둥을 치니.... 나, 전생 동인녀가 단언하겠건데, 저렇게 하면 할수록 고통은 더욱 심해질 뿐이라네. "이젠 너 차례지?" 백작이라는 꿀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녀석이 나를 향해 생긋 웃었다. 그러자 추욱 늘어진 암살자 녀석의 몸에 자신의 것을 박고 있던 루이스 씨의 눈에 생기가 돌아왔다. "특별히 내 SM 도구도 빌려주겠어." "왠일로 그렇게 착하냐?" 백작이 쿡쿡거리면서 루이스 씨의 말에 화답했다. 그러자 루이스 씨는 그 아름다운 얼굴에 정말, 정말로 화사하디 화사한 웃음을 지었다. 컥.. ....눈이 썩을것 같아... 나는 네놈 본성을 알고 있다고! "자아. 그럼 잡담은 여기까지." 백작녀석이 내 몸을 확 뒤집자 그놈 패거리들이 흥분한 눈길을 서로 보내왔다. 이런...색마 루이스의 친구는 색마였던 것이냐? "시, 싫어...." 싫기는. 난생 처음 돌림빵 이라는 것도 해 보는데. 뭐, 허리가 좀 아프긴 하겠지만 죽지야 않겠지? "아, 참고로 카르는 목소리 꽤 좋거든? 흥분 잘 시켜보라고." 루이스 씨가 옆에서 훈수를 들었다. 빌어먹을...! 이봐! 미래의 왕자비를 이렇게 무자비 하게 넘겨도 되는 거냐! "네가 말 하지 않아도 알고 있어. 네놈과 같이 자본게 얼만데 설마 남자애 하나 다루는 것도 못 하리라 생각하는 거냐?" "호오. 그렇게 나오시겠다?" 루이스 씨의 입가에 불길한 미소가 잡혔다. 그런데..잠깐. 같이 자본게....? 같이 자본게...? 이봐! 누가 수였.......이걸 물을게 아니잖아! 같이 자봤다고? 내 혼란한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루이스 씨는 커다란 소리로 문제 발언을 내뱉었다. 그것도 아주 화려한 미소를 지으면서. "너랑 XXXX 를 하는건 아주 좋았지. 뭐 네가 조금 고통스러웠겠지만..... 그리고 XX 도 즐거웠어. 후후....네 목소리는 특히나 XXXXXX 를 한다음 XXXX 를 할때 아주 매혹적이었지. 가끔 역할도 바꿨을때 내 귓가에 들려오는 너의 XXX 한 숨소리는....후후..." "뭐, 뭣!" 백작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이봐, 뭣들 하는 거야? 어서 내 몸을 범하라...고. "네가 암만 나에게 XX 를 해주고XXX 한 모습을 보여주며 가끔씩 XXXX 할때의 목소리를 합한것보다 카르의 XXXXX 하며 XX 이고, XXXX 한 XXX 모습을 따라잡을수는 없겠지만." [버엉] 순간적으로 엄청난 X의 행렬을 본것 같은... "그러니까, 한번 마음껏 카르를 깔아보라고. 얼마나 아름다운 아인지..." "우훗. 네가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깔거다. 루이스." 쫘아악 옷이 어께부터 찢겨나갔다. "싫어-!" 연기라지만 찢어질듯한 비명. 그리고 리얼한 표정. 절대로 흉내낼수는 없을 것이다. 백작이 데리고 온 붉은 머리의 청년이 나에게 다가와서 내 유두를 천천히 이로 깨물기 시작했다. "흐읏...흐읍...." 이미 아주 아주 오래전에 먹은 약 때문에 온몸이 달아올라 있었지만 시작 하자마자 그런 신음을 낼 줄이야.. 루이스 씨도 어느샌가 다가와서 내 허벅지에 있는 성감대를 혀로 천천히 자극하고 있었다. "하앙...읍! 하앗...흐응....." "네 말대로 목소리가 아주 좋은데?" "아직이야." 루이스 씨가 할짝거리면서 백작의 말에 대답했다. "하앗...으응...." 나는 허리를 비틀었다. 쾌감이 짜릿하게 비집고 올라왔다. 나는 지금 야오이 카페에서 즐겨 본 '돌림빵' 할때 수들의 '양탈섞인 반항' 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루이스 씨가 지은 19금 야오이 책 '강간하고 범해지고 버려지다' 의 221 페이지 부터 258 페이지 까지에 나오는 모습일 터. 나는 그 페이지를 머릿속에 떠올리면서 한껏 몸을 비틀어 반항했다. "싫, 싫어...흐윽...." 너무 연기에 몰입한 탓에, 내 눈에는 눈물이 주륵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눈물을 본 모두가 움찔. 썩을 백작의 패거리 5 명은 내 눈물을 보자마자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 내 몸에서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백작도... "울지마, 울지마, 응? 울지마, 내가 다 잘못했어. 응?" 하면서 열심히 나를 달래고 있었다. 한편 루이스 씨는..... "왜? 더 범하지 그래? 나 혼자라도 할까?" 라는 말을 하면서 나를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어자피, 내 곁을 떠날거면 말이야, 마음껏 각인을 새겨줄거야. 지워지지 않을..." 아직까지 오해하고 있었냐?! "흐윽...흑........ 왕자전하...흐윽..." 나는 완전히 울어버렸다. 그도 그럴것이 무서운 눈으로 그가 나를 노려보고 있는데 안 쫄고 배기겠나? "잘못했어요.... 아니, 원래...흐윽..나는 사모예드씨...하윽...조, 좋아한게 아닌데...흑..." "너는 항상 위험할때만 나를 찾더군." 그의 눈에서 남아있던 마지막 온기마저 싸악 사라져버렸다. "짜증나." 그가 몸을 일으켰다. "너무 짜증나. 네가 그런 소리까지 하게 만든 내 자신이, 너무 짜증나서 ...." 백작의 눈이 한껏 진지해졌다. ".....그냥 죽어버리고 싶어." ================== 잠시후.. "...루이스말야, 왜 저러는 거지?" "...여러가지 오해가 있었어요.." 백작의 손에 달랑 안겨서 패거리들과 함께 왕비님이 지어준 하렘으로 돌아온 나는, 그의 진지한 질문을 받고 있었다. 그 전에 내 하렘의 풍경을 본 그가 '뭔 집이 이래?' 라고 했지만.... 뭐 '왕비님의 취향이어서요' 라고 했더니 만사 OK. 나는 그의 질문을 받고는 눈물을 흘렸다. "지, 진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그밖에 없는데...흐윽...." 이건 사실이다. 사모예드 씨는 사리살짝 [이 아니라 죽여버려도 시원찮을 만큼 ] 돌아버린 녀석이고 유넨도 너무 거칠어서 싫고 피...뭐 라는 공작 아들[맞던가?] 녀석도 테크닉이 너무 없어서 꽝. 따라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루이스 씨 밖에 없다는 거지. 그는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내 침대 옆 빌어먹을 최고급 나무로 만든 의자에 앉아서 깍지를 낀 채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지금 한껏 눈물연기를 펼치며 동정심을 호소하고 있었다. "진짜 그밖에 없단 말예요...흐윽...흑...정말...하윽..." 나는 입에서 나도 모르게 새어나온 신음을 듣고는 속으로 식은땀을 흘렸다. 잊어버리고 있었다. .....최음제를. "하, 핫? 크윽...큭.." 백작녀석이 이상한 표정을 짓더니 갑작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한참 웃고 나서 그는 나에게 억지로 매우 쓴 약을 먹였다. 망할! 어떻게 이런 쓴 약을 먹을수 있는 거냐! 속이 뒤집어 질것 같구만! "해독제다. 이거 먹고 나서 푹 쉬는게 좋을거다. 그리고...." 그가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 버터색의 달콤한 눈동자로 웃어보였다. "....네 진심을 알았으니까 루이스 씨는 어떻게든 해 보겠어." "가, 감사합니다! 저어..." "아, 그리고..." 그가 나가려다 말고 뒤를 돌아 내 인사에 답했다. ".... 나를 그냥 하노 라고 부르고." 타앙 내 눈앞에서 대리석을 깎아 만든 문이 닫혔다. 사랑한다는 것의 아픔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 .....라고 내가 시를 ?센箏諛楣??!!! 지금 나는 혼자 크디큰 침대에서 외롭게 뒹굴 거리며 사람의 온기를 그리워하고 있단 말이다! 크흑. 갈아먹고 끓여먹고 회쳐먹고 날로 먹어도 시원치 않을 루이스 씨는 지금 계속 오해중이고 착하디착하고 예쁘디 예쁘고 루이스 씨보다 배로 매력적인 백작은 나간지 오래다. 또한 또라이 싸이코 사모예드는 망치사건 이후로 모습을 감췄.... “안녕하세요? 마이 달링~” 오소소소 팔에 소름이 쫙 돋았다. 이, 이 목소리는 설마.... “저를 기다렸어요? 이렇게 야시시하게 하고 있다니이~ 감격, 감격~” 쾅- 하는 창문 뿌개지는 소리와 함께 들어온 것은 은발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청년이었다. 수정. 커다란 개였다. 그것도 무려 허스키 종류. “....저 지금 몸 안좋거든요?” 좋은말 할때 나가라는 광선을 눈에서 내뿜자 그가 흠칫 흠칫 하면서도 연신 싱글싱글 웃는다. 썩을 썩-을. 나는 지금 아까 돌림빵 당할뻔 하고 나서 기분이 아주 나쁘단 말이다! 루이스 씨의 오해 때문에. 정말- 저 인간은 내 속도 모르고... 너무한거 아냐? “무슨일 있어요?” 그의 목소리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음음... 갑자기 진지모드가.. 댁은 천의 얼굴을 가지셨구려. 뭐, 루이스 씨는 만의 얼굴이지만... 차가운 그의 손이 내 이마에 닿았다. “저어... 나가주세요.” 크흑. 마음 같아서는 ‘기분 나쁘니 꺼지셈~’ 이라고 외치고 싶다만... 이미지 라는 것이 뭔지.... 덧붙이자면 나는 요새 루이스 씨에게 너무 길들여져서, 다른 사람의 손은 자연스럽게 몸에서 거부를 한다구. 으에에에~ 루이스 씨의 섹쉬한 목소리 듣고 싶어라. “...또 왕자님이.... 괴롭히신 겁니까?” 뜨끔. 저 인간은 독심술 하나. 여기 인간들은 왜 하나같이 남의 마음을 알고 있는 건지 몰라. 나도 사생활을 가지고 싶다고! 아니, 하다못해 마음대로 생각할수 라도 있는 권리를.... “...역시 맞군요.” 사모예드 씨의 목소리에 물기가 어렸다. “저로서는...부족하신 겁니까?” 부족하다 마다! ....라고 외치려던 입을 꾹 다물고 나는 고개를 저었다. 어느경우에라도 연기에 충실하자. ...이정도는 되야지 전생 동인녀의 남자 꼬시기 능력이 발휘되는 것이다. 흐으음... 그의 머리카락에 달빛이 은은히 어렸다. “....죄송합니다.”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뭐 맘 속으로야 많이 미안했지만... ......그래, 뻥이다. ....사실은 눈꼽만큼도 미안하지 않았다. ...아니, 눈꼽보다는 조금 많이. 쿨럭. 실제로 그가 그런 표정을 지으면 너무 아프다구. 미안해지고 말야. 하지만 내가 맨 처음 만난 사람이라는 점에서, 루이스 씨는 아주 중요했다. ....( 또한 돈줄로서도. ) “제가 싫습니까?” 그런건 아니라고. “아니에요... 흐윽...” 입에서 자연스럽게 흐느낌이 새어나왔다. 조금 미안하긴 하지만, 내 연기 실력이 늘은 것 같아 기쁘군. “....왕자님이 좋습니까?” 끄덕. 당연한거 아냐? 돈줄을 누가 싫어해? ....그리고 그것도 아주 매력적인 미남이라면 말이지. “나가세요. 그리고 고백하세요.” 그의 눈에서 눈물이 뚝 떨어졌다. 뜨끔. 뜨끔. 저 인간이 저렇게 감정적일줄은 몰랐는데... 진심으로 나를 좋아했어? “큰 소리로, 그에게 고백하세요.” 미안 사모예드씨. ....아직 나는 ‘순수 아방 모드’ 라는게 있어서 그렇게 하지는 못하겠어.. “그리고....” 그가 억지로 웃었다. “힘들때, 제 이름을 부르세요. 언제든지...달려갈게요... 주인님...” 미안 ...미안. “미안해. 사모예드씨..” 그가 내 말을 듣지도 않고 휙 몸을 돌려서 창문으로 뛰어내렸다. 그의 은발이 마치 개의 꼬리처럼 흔들거렸다. ....잠깐. 그런데....분위기를 조금 깨야겠어. ...내 손에 있는 영상저장석을 내가 ... 내가... ...이런제길. 그 와중에도 동인녀의 정신은 발휘되었었는지, 영상저장석을 그의 옷에 매달아 놓았던 것이다. 대체 나는 뭘 바란거냐? 응? ...미소년 미청년의 이렇쿵 저렇쿵....혹은 하드한 플레이... 주르륵 “으아아악-! 코피난다!” 상상만으로도 코피가 나니.. 하아. 나도 많이 외로웠던 모양이지? 하지만 진짜 사모예드 씨의 튼튼한, 하지만 가는 다리를 떠올리자마자 흥분이 되었,,, 주르륵 싸, 쌍코피다아아~! 나는 소리없이 절규를 했다. =========== 그때 당시 백작과 루이스는... 딸그락 잔에 얼음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어두운 방안에는 두 사람의 인영이 어렴풋이 흔들리고 있었다. "루이스. 이제 그만 오해 풀지 그래? 그 아이는 정말로 너를 좋아하는것 같았단 말이야." "오해? 무슨 오해? 애초부터 오해할게 있었던가?" "루이스!" 챙그랑 잔이 깨져나갔다. 백작은 유리파편에 잘려나간 자신의 머리카락을 감흥없는 눈동자로 내려다 보다가 싸늘하게 루이스 에게 말을 했다. "...만약에, 네가 그를 인정하지 않겠다면, 그 아이를 내 반려로 맞이하겠어." 꽈악 루이스가 손에 남아있는 유리파편을 세게 쥐자 그로인해 베어진 살에서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마음대로. 그 아이는 날 좋아하지 않아." 그의 입에서 악물린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너무 고집부리다가, 저번 약혼녀처럼 잃는 수가 있어." 백작이 몸을 돌아 휙 나가버렸다. 어둠이 싸하게 내려앉은 방안에는 루이스 혼자서 머리를 숙인채 분노를 삭히고 있었다. ========== 그때 카르는.... ========== "카르, 미안하다. 루이스가 도저히 말을 듣질 않아." 백작이 미안하다는듯이 고개를 떨구고서 나에게 말을 걸었다. 호오. 그렇게 고집부린단 말이지? "...그럼 제가 하겠어요." "카르?" "제가 왕자님에게 .... 한번 말을 걸어보죠."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말 않듣는 늑대는, 패는게 제일이야. [↑ 주제를 망각한듯] 백작은 자신의 두 손을 마주잡고서 열광적으로 눈을 반짝거렸다. "그래줬으면 더 이상 바랄게 없는데..." "...하기야 하겠지만 장담은 못해요." 당연하지. 그 싸가지없고 뺀들대다가 이중인격 같은 차가움을 내 보이는 인간이 그렇게 쉽사리 넘어올까? 하.지.만! 전생 동인녀이자 현재 동인남인 카르님의 손에 걸리면...우후후후..... 나는 음흉하게 웃었다. 아앗-! 그런눈으로 보지마! 나는 단지 속으로만 웃었을 뿐이야! 나는 백작의 도움으로 매끄러운 비단으로 된 옷을 차려입었다. 원래는 그냥 그것을 걸치기만 하면 되는 가운같은 것이지만 허리에다가 천을 두르니 딱 기모노였다. 으음... 나는 거울속의 내 모습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다가 나비 장식을 다는게 어울릴까나요?" "아아... 카르는 아름다우니까 안 달아도 괜찮겠지만...." 백작은 싱글거리며 내 머리칼을 빗어주었다. 방금 전에 목욕을 하고 미화수를 발라서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것을 느끼니 기분이 좋아졌다. "아직 물기가 다 안 말랐는데 어떻게 할거야..?" "그냥 이대로 하고 가려구요." 그가 내 머리를 다 빗은 다음에 몇 가닥을 꼬아서 윗 쪽으로 넘겨 비녀로 고정시켜주자 중국여자 처럼 보이는 반묶음이 완성되었다. 비녀... 하아. 황금으로 되었고 분홍빛이 도는 보석으로 ?떤?을 박아넣은 비녀는 보기만 해도 정말... 정말.... ...비싸보였다. 거기다가 불순물 하나 안섞인 기모노[?] 에 백금으로 만들어진 나비모양 귀걸이.. "여자같아.." 나는 약간 투덜거렸다. 그러자 백작이 자신의 허니블론드를 휙 뒤로 넘기면서 키득거렸다. 하아. 이 참에 루이스 씨에서 이놈으로 반려를 바꿔버릴까나. "뭐 어때. 예쁘기만 한데." 인정한다. 나는 예쁘다. <-자아도취? 하지만...너무 여자같은 옷차림이어서 조금.. 좀 섹시했으면 좋겠지만 가슴까지 차인 기모노 비스므리한 옷이 워낙에 색정적이라,... ...하지만 너무 기생같다. 이건..흑. "잘 해봐." 그가 내 등을 조금 떠밀었다. "네에." 나는 그에게 손을 조금 흔들어주고는 그의 집무실을 찾아서 걸었다. 참 빌어먹게도, 왕궁의 중심부로 가면 갈수록 길은 복잡해지고 화려해졌다. 이런... 썩-을 썩-을. 다 그냥 팔아버리고 싶군. 이거 팔면 피시방에서 몇일동안 인터넷을 할수 있을까? 그건 그렇고 여기가 어딘지도 잘 모르겠는데. 나는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가 병사한테 물어서 겨우 겨우 루이스 씨의 사무실을 찾을수 있었다. 병사의 얼굴을 일부로 아주 색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아서 놈이 헉헉거리며 짐승같은 신음을 흘리긴 했지만. 뭐 내 연기는 완벽하니까. 훗. 내가 그의 사무실에 도착해 막 문을 열려 했을때, 안에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하응~ 그쪽 더 문질러줘-" "이쪽?" 까드득 여자와 루이스 씨? 남자면 이해라도 하지. 그리고 눈 요기라도 할겸 몰래 영상저장석을 떨어뜨리고 오지. 하지만 여자? 여자아..? 나는 문을 슬며시 열었다. 그리고 실연당한 청순한 수의 표정을 지을 준비를 했다. 달칵 문이 열리자 보이는 풍경은 전혀 예상과 빗나가지 않았으니... 한 여자와 루이스 씨가 엉겨있었다. 저 여자는.... 저 여자는.... 엘리샤? 구구궁. "왜 왔어?" 루이스 씨의 눈이 사나워졌다. 하지만 그의 손은 여자의 가슴팍을 만지고 있었다. "저...저어..." 나는 움찔 몸을 떠는척 했다. "꺼져." 그의 눈이 차갑게 나를 노려보았다. 내가 뻘쭘히 서 있자 여자가 나에게 소리를 질렀다. "나가란말 안들려?" 까득 나는 눈물을 흘리면서 [ 연기다 ] 문을 닫고 나왔다. 엘리샤..... 루이스... ....너희들 다 죽었어. 내 머릿속에는 또다시 원대한 계획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주욱~ 었어. 루이스씨, 그리고 엘리샤. 당신들이 잠자는 동인녀의 눈썹을 아주 당당하게 건드렸다 이거지? 후후. 그렇게 나와야 재미있지. 아주 잔인- 하게 파멸시켜 줄 테니 그리 알아. 엘리샤. 그리고....후후... 루이스씨? 당신은 전생 동인녀의 손아귀 안에서 고통으로 몸부림 쳐보라지. 훗... 정말 잘못 걸린거야. 그것도 .... 운이 없게 나한테 말이지. 좋아. 이제부터 그 원대한 계획을 실행해 볼까? 후훗... "...하윽....흑...싫어요......흐응...으읏..." 방 안이 내 신음소리로 가득 메워졌다. 현재 나는 무진장 순진한 척 하면서 남자들을 끌여들여 몇번이나 강간씬을 연출했다. 그것도 26금 야오이 책에서나 볼 만한 아주 하드한 내용으로. 물론 ... ....천장에는 마법석을 달아놔서 그 모든 장면들을 리얼하게 찍고 있었다. 영상석은 한번 씬을 연출할때마다 어딘가로 던져버려서, 지금 이 순간 어느 술집에서 저번 씬을 비추고 있을 지도 모른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내 위에서 허리를 흔들어댔던 남자들은 아직까지도 이 사실을 모르고 있겠지만. "흐윽...싫어요...흑....." 나는 아픔과 연기의 눈물을 주르륵 쏟아내면서 그의 몸을 피해서 내 몸을 더욱 작게 움츠렸다. "뭐야, 몸은 솔찍하면서...쿡쿡.... 목소리도 아주 괜찮아. 역시 왕자의 노리개라는 건가?" "하읏.....읏..." 나는 '자신이 원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강간을 당하는 가련한 수 처럼 몸을 덜덜 떨었다. ...이 상황에서 '돈이없어'의 그 야리야리한 '수' 의 모습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는 것은 두말할것도 없는 소리. 그놈 이름이 뭐였더라...야아세..? 야야세? 뭐 대충 그런 이름이었던거 같은데. 그녀석은 정말 천상 수였지...우훗~ 카노씨의 밑에서 깔려 색기어린 얼굴로 비명을 지르는 것을 보고 수많은 동인녀들은 분명 코피를 흘렸을 것이다. 그리고 그 야들야들한 녀석의 모습과 표정을 나는 지금 여기서 똑같이 따라 하고 있었다. "싫...어....흐읏..." "뭐야.. 벌써 도달한거야? 아니면..." 남자의 손이 내 안쪽으로 쑤욱 들어왔다. "내가 도와주길 기다리는 건가?" 이녀석... 얼굴도 한국에서나 미남이지 여기서는 평범 그 자체이면서 대사는 하나같이 달콤한 것이라니... 에라잇- 거봐. 내가 저번에 그랬잖아. .... 이 궁전에 돈을 투자할게 아니라 그 돈으로 남자들을 모조리 성형시켜버려야 한다구. "싫....." 그의 다른쪽 손가락이 내 입안을 슬며시 휘젓자 나는 몸을 덜덜 떨었다. 타액이 턱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왕자의 노래개...후후... 아주 즐거워... " 그 순간 내 허리에 찢어지는듯한 통증이 찾아왔다. "아아아악-!" ....이런 복수도 함부로 하는게 아니라구... ...아랫도리가 가 갈기갈기 찢어지는거, 각오하고 해야 하는 거라구... "...너 같은 미소년 언제 다시 품어볼지 모르니, 오늘은 마음껏 품겠어. 후후..." 남자는 허리를 천천히 돌리면서 그는 그렇게 나의 귀에 속삭였다. 빌어먹을... 지 얼굴 거울도 안보나? 크흑. 차라리 유넨이나 데려다가 이런 씬 찍게 할것을... 괜히 왕궁안에 있는 기사나 귀족들을 건드려서... 흐윽. 그래도 이런것을 꿋꿋히 해야 복수를 할수 있는... ... 있는... ... ....있는거... ......... .... ...맞겠지? [조금은 미심쩍은 기분이 드는 카르였다] ================= 루이스 씨 ====== 어제 우연히 술집을 갔다. 엘리샤가 좀더 짜릿하게- 짜릿하게 를 외치는 바람에 할수 없이 끌려갔던 것이지만 우연히 거기서 카르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뭔지도 몰랐다. 그냥 건달들이 침을 줄줄 흘리면서 [ 자위를 하면서 ] 모여있는 곳을 가 보니 그곳에는 카르의 영상이 적나라 하게 찍혀있었다. 영상속의 카르는 억지로 자신을 범하려는 사내를 그 가느다란 팔로 한껏 밀고 있었다. - 싫어어어-! 하지...마아...흐읍... 빠드득 나는 이를 갈았다. 감히...감히.... 내 이런 상태를 눈치채지 못한 건지 옆에서 요염하게 부채로 입을 가리고 있던 엘리샤가 도도하게 웃었다. "그러면 그렇지, 빽만 믿고 설쳤다가...후훗... 그렇지 않아요? 루이스?" 루이스 ... 언제 함부로 이름을 불러도 된다고 했지? ... 나는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그녀의 눈이 한껏 휘어지며 유혹적으로 빛났다. 짜증나는군. "후후... 저런놈은 20명을 상대로 다리를 벌리는 벌을 줘야해. 오호호홋-!" 짜증나. 나는 몸을 돌리고 바로 술집을 걸어나왔다. 옆에서 엘리샤가 소리치는 것이 들렸지만 나는 그녀를 싹 무시했다. .... 그래. 참자. ...참자. 카르는 다른 사람을 사랑해. 그리고 나를 미치도록 싫어하지. 내 손길도 도움도 하다못해서 목소리까지. 그는 차라리 다른 사람의 품에 안겨있는게 내 도움을 받는 것보다 더 좋을거야. 그래.. ...참자. "엘리샤." "왜그러시나요?" 내가 나지막히 그녀의 이름을 부르자 그녀가 붉은 입술로 유혹적인 미소를 지었다. "... 어디서 할 건가?" 내 물음에 그녀는 미소를 지으면서 내가 서 있는 골목을 손가락으로 가르켰다. "절 사랑하신다면, 지금 여기서 하죠." ".....좋아." "...사랑해요, 루이스... 절 왕자비로 맞아줘요..." "..." "...그리고 그 버릇없는 꼬마를...하아...당장 끌어내 죽여버려요.." 그녀의 끈적끈적한 목소리가 그녀의 잘 탄 갈색의 팔이 그녀의 늘씬한 다리가 내 몸을 끈적거리며 휘감아온다... "...제발...저를 사랑하신다면... 루이스 씨..." 그녀의 숨결이 내 귓가에 생생하게 느껴진다. ...후후.. 카르.. 미안하다. 나는... .. ... 도저히 다른 사람에게 널 줄수 없다. ........만약에 네가 나의 것이 되지 않는다면, ..널 죽여버리겠어. ...너의 모습은 나만... ..오직 나만 기억하면 돼... ========== 카르 ============ 정말 요즘은 골치아프다. 몇번이나 자객이 들어서 내 목숨을 앗아갈뻔 하고. [그 중에는 저번에 내 피부를 슈리켄으로 상처 냈던 녀석도 있었다] 어제는 놀라서 환관네 방으로 피했다가 아주 놀라운 관경을 목격했다지. 놀랍기만 했냐? ...눈도 즐거웠다. 바로 환관 녀석가 유넨이 하드- 한 플레이를 펼치고 있었으니까. 뭐 이젠 환관이라고 부르기도 뭣 하나? ....잘릴게 잘리지 않았으니. -어? 환관이라면서요? 라고 물었더니 -... 이봐요. 저는 환관이 아니라구요. ...라고 대답했다. 그러고보니... ...자신이 한번도 환관이라 말한적은 없는듯. 근데 마법석을 통해 그들이 펼치는 정사를 오늘도 보고 있으니 왠지 외로워진다. 정말로... 흐윽. 왕비님.... 정말 이건... 흐윽.. 이런건 참기 힘들다구요... 나는 몸을 벌떡 일으켜서 환관네 방을 나갔다. 그리고는 복도에서 걸어오는 사람을 쳐다보았다. 아주 가련한 표정으로. 그리고 아주 색스러운 표정으로. "안아주세요. 한번만이라도.... 오늘만이라도... 백작님.." 걸어오고 있던 사람의 몸이 우뚝 멈춰섰다. 그는 허니블론드의 머리를 뒤로 넘기면서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유혹적으로 나오면 곤란한데... 으음..." "...제발... " 나는 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그의 단단한 가슴을 껴안았다. "....당신의 것이 되게 해 주세요." "아아... 곤란한 소년이로군..." 그의 혀가 내 귓볼에 닿았다. "...좋아. 레이디가 원하신다면, 얼마든지." 그가 내 몸을 안았다. 그리고 내가 거주 하고 있는 루이스 씨의 하렘 내 방으로 향했다. 미안, 루이스 씨. 나에게는 복수가 중요하거든. 그리고.. 후훗... .... 잘생긴 사람한테 한번쯤 안기면 어때? 응? 당신도 엘리샤 안았으니.. 이걸로 쌤쌤이다? 응? 나는 그가 눈치채지 못하게 들고온 영상저장석을 다시 손에 쥐면서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이제 계획의 본론이다. 후후... 나는 백작의 품에 안겨있었다. 백작은 내 옷을 천천히 벗겨내려갔다. 컥. 춥군. 하지만 이것은 전부 원대하고 광활한 계획을 위해서야! 암! [탕탕탕!] 난 다짐을 하면서 그의 손에 몸을 맡겼다. "카르..." 순간적으로 루이스 씨의 목소린줄 알았지만 그의 목소리는 낮지만 굵지는 않은 루이스 씨의 목소리와 차이가 있었다. 호리호리한 미청년인 루이스씨가 능글거리는 놈팽이라면 그는 으음... ...뭐라고 할까... ...강인한 느낌의 전사? "흐읏.." 갑작이 그가 내 목덜미를 슬쩍 깨물자 내 입에서는 비음이 튀어나왔다. 하아. ....좋은 소식인지 나쁜 소식인지 내 몸은 너무나 많이 사내들의 손에 길들여져 버렸다. 흐음. ..뭐 미소년으로 태어나게 해달라고 빈 것처럼 나는 야오이를 포기할 생각은 없다. 당연한거 아냐? 동인녀가 야오이에서 벗어날수 있다면, 그게 바로 미라클이 아닐까나. "루이스.... 그 자식이 보고싶은 거야?" 그가 천천히 내 허리를 쓸어내리면서 부드럽게 물었다. 이럴때는 이렇게....으음... 귀염모드를 섞어야 하려나? 안 섞는게 나을것 같다. 그러면 슬픈듯과 고집스러움을 섞어서.... 도리도리. 나는 눈을 내리깔고 머리를 휘휘 저었다. 그러자 백작이 내 가느다란 손목을 들어올려 혀로 감아올리듯이 핥으며 다시 물었다. "정말?" 도리도리의 농도를 더욱 진하게 해볼까? "아니에...요." 나는 입을 조그맣게 달싹거렸다. 그럼 눈물을 흘릴차례. 나는 그의 시선을 피해서 꽉 내 다리를 꼬집었다. 순간 헉 하는 비명이 나올뻔 했지만...뭐 동인녀의 인내력은...훗. 주르륵 내 눈에서 눈물을 흘러내렸다. 이제 울음소리를 내어야 겠지? "흑...흐윽...." 언제나 말하는 거지만, 나는 정말 연기가 뛰어난가봐. 큭. 그러자 내 손가락을 섬세하게 핥짝이던 그가 혀를 띈 다음 내 손을 끌어당겨 나를 꽉 껴안았다. 그가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울고 싶음 울어. 난 너에게 루이스 대신은 될수 없겠지만.... 품 정도는 빌려줄수 있으니까." 이것도 상당히 고리타분한 대사입니다만..;; 역시 백작은 나를 좋아하는 거였군. 뭐 동인녀가 이정도 눈치도 채지 못한다면 야오이 세계에서 손 뗘야지. "죄송해요...흐윽....흑...." 내 입에서는 진짜같은 가짜 울음소리가 끝없이 흘러나왔다. 다음날 아침. "루이스를 찾아볼게. 카르." "감사합니다." 나는 백작에게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리고는 문 닫히는 소리가 나자 잽싸게 내 허벅지를 살폈다. ....완전 모기물린것 같군. 어제 밤 계속 울어대는 연기를 했더니만... 크흑 너무 과하게 꼬집었나 보다. ...중간부터는 하도 울어서 실신하는 연기를 했어야 하는 건데. 내 허벅지만 불쌍하지. ...못난 주인 만나서 미안하다. 하지만 그 못난 주인덕에 거의 매일같이 남자들의 애무를 받고 있잖아! "하아." 이제부터 뭐 하나? 이제 슬슬 절정이 되야 하는데. 아 맞다. 영상마법석을 떼어서 밖에 던져야지? 나는 무식하도록 큰 금으로 만들어진 [ 이런거 할돈 있으면 남자들 성형시키라니까 ] 테이블을 밟고 올라가 천창에 매달아놓은 마법석을 떼었다. 그리고는 그 영상을 보면서 몇 개는 수정하고 아까 내가 허벅지를 보고 있던 부분은 슬쩍 잘랐다. 당연하지. 이걸 어떻게 내보내. 나는 수정할 것은 전부 수정한 다음 베란다로 나가서 밖에 보이는 술집을 향해 힘껏 던졌다. 휘이이익- 오예. 공기 가르는 파공성 좋고. 나는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 긴 누가 지어! 마유! 네 이놈! 함부로 나를 사악하게 그리지 말란 말이다! 나는- 결코- 마법석을- 이용해서- 닭을- 때려잡으려던게 아니었다구!!!! 사실은 내가 의기양양한 미소를 띄고 있을때 돌은 떨어졌던 것이다. ...어디로? 바로 술집위에서 앉아 꼬꼬댁 거리며 홰를 치던 수탉의 대가리로. 콰앙- "...아프겠군." 수탉은 몇번 비틀- 거리더니 몸의 중심을 잃은듯 아래로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울리는 굉음. 꽈아앙- 움찔. 대, 대체 수탉은 철판에라도 부딪히 것일까? 날씨 좋고 바람 좋고 말할것도 없이 하늘도 맑은 이 날에, 나는 아침부터 살생을 저리르고 말았다. 제기랄. 이봐요. 신님들. 이건 고의가 아니었으니까, 그냥 슬쩍 눈감아 주시라구요. 네? ===========한편 하늘에 있던 신님들은... =============== [오늘도 카르가 뭔가를 잡아서 제물로 받친듯 하오.] [저번에는 모기 몇 마리를 보내더니.... 무슨 바람이 불었다고..] (모기라 한 것은 저번에 카르 발 뒤꿈치를 물었던 놈입니다아.-마유) [뭐 어쨌던 귀여운 카르가 보낸 것이니 맛있게 먹으면서 카르가 만들어내는 y 스토리나 관람합시다] [그러지요. 후후훗...] 신님들은 벌은 커녕 신나게 카르가 잡은 닭의 영혼을 뜯어먹으면서 인간계 술집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루이스 씨이 루이스 씨이이이이이. 빌어먹을 루이스 씨이이이. 대체 나 같은 우주최강미모꽃미소년우주상최강수 가 어디 또 있다고 여자를 안아! 내가 반드시.... 너를 죽여주지. 훗. 엘리샤에게는 파멸을- 루이스 씨에게는 나의 저주펀치르으으으을~ ========== 한편 루이스 씨는 =========== 오늘 또 술집에 갔다. 이번에는 그 짜증나는 엘리샤를 데리고 오지 않았다. 마법영상석은 오늘도 활발하게 상영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내용은... -...죄송해요 백작님..... -내가 다 해결해 줄게.... 루이스녀석, 운도 좋지. 이런 미소년이 자신을 사랑하니 말이야. 네...네 이놈.... 어디 감히 카르를! 이라고 고함을 지르려다가 그 빌어먹을 놈 뒷 쪽에 붙은 말에 신경이 쓰였다. 미소년이 당신을 사랑한다.... 하하.... 카르....카르.... 너는 나를 사랑하는 거였어? 응? 미안하다 카르.... 나는 뒤를 돌아서 술집을 뛰쳐나왔다. ...뒤에서 술집 할아버지가 고함을 지르는게 들렸지만 뭐 상관 없겠지. 내가 그렇게 골목길을 돌아나오자 그 앞에서 하노녀석이 손을 흔들었다. "어이~!" 나는 두 마리 말중 백작이 타지 않은 말의 등에 손을 얹어 휙 올라탔다. 그리고는 옆에서 실실 웃고 있는 하노녀석이 보였다. 백작주제에 꼭 엿같이 웃기는. "왜 왔어?" "그야 물론..." 그가 한갈래로 단정하게 묶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매만지면서 눈웃음을 쳤다. "야수의 손에서 공주님을 지켜 줄 왕자님을 모시러 왔지." "....네놈이 야수 아니었냐?" "오우 노~ 그렇게 섭한 말씀을..." 우리는 그렇게 실없는 대화를 주고받으면서도 빠르게 말을 달려 왕궁의 담을 뛰어넘었다. 그런데 백작은.... 내가 왜 갑작이 카르를 보려는지 알았을까? 설마. "빨리 가봐." "너는 안가냐?" "네녀석과 카르가 떡치는걸 구경하라고?" "...빨리 꺼져라." "오케이-써. 참, 카르가 있는 방은 알아서 찾아가도록." 망할녀석. 데릴러 왔으면 방을 가르쳐 주던가! 나는 말의 등을 밟은채로 천천히 일어섰다. 그리고는 옆에 있는 나무를 잡아 휙 한바퀴 공중제비를 넘어 하렘 3층 복도로 슬라이딩 했다. 녀석은 대체 어디있는 거지? 미안하다, 카르. 그러니까 삐지지 말고 빨리 나와달라고! =========== 한편 백작은.... =============== 오늘 아침에 나오자마자 왕비님이 날더러 제일 빠른 말을 데리고 '골목' 이란 술집앞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뭐 루이스를 어떻게 설득 해야 할까 고민하는 상황에서 왕비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으니... 알아서 일 처리를 다 하셨나 보다, 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어떻게 이 복잡한 상황을 알았을지 궁금하지만 왕비님의 특성상 알려주실리도 없으니 포기. 어쨌거나 술집 앞 골목에 도착하자마자 루이스가 뛰어나오는게 아닌가! 뭐 그 다음은 왕비님께서 음성전달석으로 친히 명령을 내리셨지만. -이유는 묻지 말고, 루이스를 카르가 있는 곳으로 데려다 놔라. 으음... 그 뒷쪽에 오호호홋 하느 요염한 웃음소리가 들렸지만 뭐.... ....나는 영원히 그 이유를 알수 없겠지. ( 왕비님이 웃은 이유- 왕자와 공주의 만남에, 방해꾼이 있어야 겠지? ) 루이스:....[오싹] ========== 카르 ================= 밖에 루이스 씨가 오는게 보인다. 호오. 백작이 제대로 일 처리를 했나 보군. [왕비님 덕이다.] 하지만 그때 정말로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또 왕비님이 판을 벌리셨을께 분명한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콰앙- 문이 열리고 대여섯명의 암살자들이 들어왔다. 그리고는... "제법 예쁘군." "마음껏 가지고 놀다 죽이랬지?" 나 정말 제 명에 못 죽는다니까! 여기서 죽으면 한국에서 캡빵 이쁜 미소년 연예인으로 탄생시켜 주시고.....가 아니잖아! 너무 앞서가지마! 녀석들은 내 옷을 쫘아악 찢었다. 옷이래봤자 시트를 둘둘 감은것 밖에 없었지만. 그리고는 내 몸을 음란하게 더듬었다. "하으..." 내 입에서는 바람빠진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대체 이 인간 언제 오려나....흐윽.... ====== 루이스 씨 ============= 채엥-챙 검과 검이 섞인다. 검이 부딪힐때마다 눈 아플정도로 강렬한 불꽃이 튄다. "비켜라!" "상부의 명령이다. 네놈은 결코 보낼수 없다!" 채엥- 다시한번 검이 날카로운 검기를 내면서 까만 복면 사나이의 검과 부딪혔다. 그리고... 슈와아악 흠칫. "슈리켄인가!?" "정답.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살려줄 것은 아니지." 검을 든 남자의 뒤에 서 있는 청년이 날카로운 증오심을 가지고 나를 쳐다보았다. 누군데 저렇게 험악하게 쳐다보는 거지? [네놈이 돌림빵 했던 녀석이다!] "한눈팔면 안돼지." 검이 내 옆구리를 노리고 날카롭게 날아들었다. 그때 위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꺄아아아악- 싫어- 놔줘! 왕자니이이임...하악....!" 설마... "정답이다. 위에는 카르가 있지. 하지만 네놈은..." 복면을 쓴 남자가 자신의 검날을 혀로 가볍게 핥았다. "그를 지키지 못할걸." 글쎄. 그럴까? 나는 그의 눈을 피해 잽싸게 복도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 그리고는 뒤에서 들리는 경악을 무시한채 나뭇가지를 타고 비명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올라갔다. 나는 안으로 뛰어들어가서 남자들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성기를 꺼내들고 있던 남자5 명이 순식간에 고깃덩이로 화했다. "흑...흐윽...싫어..." "카르..." 카르는 몸을 작게 움츠린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싫어...." "미안하다." 나는 그를 껴안았다. =========== 카르 ========================== 갑작이 아래에서 칼부림소리가 들렸다. 호오. 루이스 씨인가. 그렇다면 이 기회를 놓칠수야 없지. 이건 왕비님이 나에게 내려주신 영광스러운 기회가 아니던가! "꺄아아아악- 싫어- 놔줘! 왕자니이이임...하악....!" 나는 가능하면 크게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암살자들이 내 머리를 바닥에 대고 꾸욱 눌렀다. 크흑. 이 망할 놈들. 미소년의 뇌세포를 다 죽일 셈이냐! 그때였다. 유리창을 깨고 루이스 씨가 뛰어들어와서 순식간에 암살자 녀석들을 모조리 죽여버린 것이다! 이건...이건... 츄르릅.... 동인녀를 위해 신들이 만들어준 기회인게 분명하다. 나는 몸을 작게 움츠려 가련해 보이게 만들었다. 그리고 입에서 울음소리를 내었다. "흑....흐윽...싫어...." 그러자 그가 가까히 다가왔다. "카르...." "싫어...." 그가 나를 가만히 껴안았다. 으하하하~! 드디어 오해를 풀은 것인가! "미안하다." 오오~ 만세~! 이건 내 동인녀 인생 에서 가장 위대한 연기들 중에 하나일 것이다. 하,나! 아직은 끝이 아니지. 동인녀의 복수를 우습게 보지 말라구. "싫어! 손 치워어!....흐윽..." "!" "흑...흐윽..." "...무..슨?" 나는 그의 가슴을 손으로 밀어내면서 엉엉 울음을 터뜨렸다. "흑...매일 같이 저를 버리고, 사, 사랑한다고 해도 믿지도 않고....흑...... 흐윽...." 나는 눈물을 손으로 훔쳤다. 하지만 한번 연기반 진실반으로 터뜨린 눈물은 줄줄 흘러내릴 뿐이었다. "지,집무실을 ..흐윽.... 찾아가..갔더니 나가....흑....라 하구....싫어..." 야오이에 나오는 진정한 양탈수 다. 훗. 나는 속으로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자아. 마음 아파? 그럼 마음껏 내 몸을 안으라구! "미안하다....카르." 그가 내 입술을 가볍게 혀로 핥았다. "흐읏..." 내 입에서는 어느새 비음이 터져나왔다. 으음.. 역시 당신은 최강 공. 내 몸을 너무나 잘 길들여 놨잖아. 후후... "너를 .... 너무 힘들게 했구나.." 루이스 씨가 내 상처투성이 다리를 안쓰러운 듯 손으로 쓸어내리며 말했다. 무슨 상처냐구? 당.연.히! 내가 손으로 꼬집어서 피 냈던 거랑 사람들이 세게 깨물어 피가 흐른 키스마크지. 훗. 흉터가 안 나게 잘 관리해야 하는데. "...카르야..." 그가 내 입술에서 자신의 혀를 띄면서 말했다. "..너를 꼭... 왕자비로 삼아주마." 오옷. 분위기 좋고. 그럼 나는 수를 연기해야 겠지. "흐윽.... 왕자....전하..." 이제 부터 함부로 몸 굴리는건 자제해야 겠어. 훗... 하지만 미청년이 있으면 변할지도. 루이스 씨 몰래 하렘에다가 미청년들을 가득 가득 채워놔야지~ ===== 몇달 후 ===== 빌어먹게도 왕자에게 코가 꿰이고 만 나는 지금 결혼식을 치루러 가는 중이다. 약혼도 없이 무슨 결혼이냐구? .... 후훗... 아직 루이스 씨의 본성을 모르는 모양이군. 사실은 이렇게 된 일이라네. - 왕자전하! 약혼식 부터 해야 하는게 왕실의 도리 이옵니다아~! - 다시한번 생각해 보시옵소서어~ 신하들이 이렇게 말하며 연신 머리를 땅에 찧어댔지만 루이스 씨가 어떤 사람인가. 절세 사악 무공을 익히신 이중인격 마왕님이 아니시던가. - 호오. 반항하는 건가? 하면서 찌릿 노려보는 것 만으로도 신하들은 이혼의 위기와 가족의 목이 잘려 땅에 구르는 환영을 보아야만 했다. - 아, 아닙니다~! 정말로 현명하신 생각이옵니다아 전하아~ - 빨리 결혼식을 준비하시옵소서~ ....간신들. 현재로 돌아와서... 나는 지금 나풀나풀한 드레스 대신에 허벅지가 트인 기모노 풍의 옷을 입고 있다. 내가 직접 디자인 한 것이라지. 훗. "카르? 머리 잠깐만 앞으로 숙여볼래?" 동인녀들의 영원한 왕비님인 우리 세상최강 동인녀 왕비님이 내 머리를 잘 빗긴후 틀어올려서 비녀로 고정시켜 주었다. "장식으로 이 비녀 꽃으면 이쁠거 같아요!" 옆에 있던 갈색 머리의 시녀가 방글방글 웃으면서 산호와 분홍색의 다이아로 만들어진 비녀를 내밀었다. 그러자 왕비님이 아주- 아주 묘한 미소를 지으면서 그 비녀를 아래에서 위로 찔러넣었다. "캬앗..." 아프다. ....왜 사람 머리카락은 잡아당기는 것이야~! "조금만 참아. 아래 흘러내린 머리 정리 해야 하니까." "...[끄덕]" 알았다고는 했지만 눈물이...크흑...찔끔 나는걸 나더러 어쩌란 것이냐. 정말로 아픈걸. 근데 시녀가 수십개의 비녀상자를 들고서 생긋 생긋 웃는 것을 보니 정말 불길하다. ...지금까지만 5 개의 비녀를 꽃았는데 더 꽃아야 한단 말입니까?!! "카르 여??니?" 갑자기 분홍색의 아주 얇은 실크 커튼 뒤에서 루이스 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예..흡!" 왕비님이 내 입을 틀어막았다. 그리고는... "신랑은 어서 단장이나 해! 신부는 이따가 보는 거야!" ....얼씨구. 이게 중국의 결혼식 입니까? 중국의 결혼식에는 신부가 머리에 비단수건을 쓰고서 남편에게만 그 모습을 보여준다. ...왕실의 풍습 이지만. 루이스 씨는 시녀 둘에게 끌려서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카르으~!" 하는 처절한 비명소리가 들리는 걸로 봐서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닐지도. "그럼 이제 반지를 껴 볼까?" ....하고 생글생글 웃으시는 왕비님이 더 무섭다. 왕비님 왕비님! 아까 그 시녀 둘에게 손짓으로 지시하신 것을 다 알고 있다구요! 대체 새신랑을 어딜로 끌고가서 무슨일을 저지르시려는 겁니까? 내 희고 가는 손가락에 화려한 백금으로 된 자수정 반지가 끼워졌다. "...." 원래 반지는 신랑이 끼워주는거 아니에요? 어쨌거나 내 기모노풍 드레스 [한바퀴 돌면 휙 하고 넓게 퍼진다.] 의 자락을 나는 살짝 들어올렸다. 걸리적 거려. ... 한국에 있을 당시에도 교복 말고는 치마를 안입은 지라 치마를 입게 되면 어기적 어지적 걸음 폼이 이상해졌지만 후후.... ...지금 날더러 어쩌라는 것이냐. ...크흑. 왕비님은 한참을 서랍에서 뒤적거리더니 마침내 화려하게 수가 놓여진 보라색의 베일을 손에 들었다. "이게 뭐예요?" "너한테 어울리는 베일~ 예쁘지?" "..." 이봐요! 내 대답도 기다려 달라구요! 하지만 그녀는 내 대답은 켜녕 손짓발짓 하는 외계언어조차 무시한채 내 머리에 곱게 그 베일을 씌운뒤 고정시켰다. "짜잔- 거울을 보라구." 나는 왕비님이 카리킨 전신 거울을 쳐다보았다. 보통 기모노가 폭이 좁은데 반해 이 개량기모노는 폭이 아주 넓고 끌렸으며 허벅지 까지 트여있어서 그 사이로 내 다리가 슬낏 슬낏 보였다. 그리고 풍성해 보이기 위에 안에 덧입은 아주 얇은 천이 살짝 삐어져 나와서 다리의 실루엣을 더욱 강조했다. 옷은 신비스러운 보라색을 띄고 있었다. 남색에 더 가까운 어두운 색이었지만. 밑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 몇 가닥이 요염함과 섹시함을 강조했다. 그리고 화장을 전혀 하지 않았음에도 하얀 목과 얼굴, 그리고 긴 속눈썹이 만들어낸 얼굴의 그늘... 이건...이건.... ... ... ...정말 완벽한 페로몬 덩어리였다. ===잠시후...=== "신랑- 입장-!" ,..일 리가 있냐? 지금 한국의 결혼식 하냐? ...지금 왕실의 결혼식은 수백명의 귀족과 수천명의 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에서 엄청 화려하게 열렸다. "왕자 루이스 폰 카트리에 웰더와 왕자비가 될 카르 이드네이드는 들으시오." 왕이 엄숙하게 운을 떼었다. ...엄숙하게? 풋.. ...저런 뚱뚱하고 작고 토실토실한 만두에 뭐가 있다는 거야? 어쨌거나 그건 그냥 넘어가자. "영원한 반려로서 상대방만을 사랑할 것을 약속하는가?" "왜 대답이 없나!" 루이스 씨와 내가 묵묵히 서 있자 왕이 짜증을 냈다. "네. 영원히 사랑하겠습니다." 루이스 씨가 내 팔을 끌어당겨서 자신의 품에 안으며 속삭였다. "..." 전생 야오녀 생전에 이렇게 낯 간지러운 말을 들을줄은 몰랐는데.... "저..저도..." 나는 순결한 신부처럼 얼굴을 새빨갛게 붉혔다. 아아...내 순진한 미모여. [어딜봐서?] "그럼 둘은 영원한 반려가 되었음을 모든 사람들이 증인이 되어 선포합니다." 왕이 자신의 주례석을 탕탕 손으로 내리치면서 말을 했다. ....그런데 사람들 사이에서 비명이 터져 나오는 것은 왜인지? 축복은 못해줄 망정... 못된 사람들 같으니라구. "안돼-! 결혼하지마!" "카르는 내꺼란 말이야!" 카르는 내꺼... 이거 대체 누가 소리지른 거냐? 더 심한 것은 한 여자가 외친 소리였다. "카르 이 좆 같은 남창녀석! 감히 내 것인 루이스 를 빼앗아가? 이 씹***!" ...좆? 남창녀석? ...*팔새끼? 저 년이 미쳤나! ".... 왕자전하..." 나는 눈물이 글썽글썽한 눈으로 우리 귀여운 루이스 씨를 올려다 보았다. 그러자 그는 부드럽게 미소지으면서 내 입술을 자신의 손가락으로 막았다. 우우우우우웃~! 어떡해! 멋있어! 너무 멋있잖아아~! 나는 그를 덥치고 싶어 움찔거리는 손을 소매속에 억지로 밀어넣으면서 순진한척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제부터는..." 그가 허리를 숙여서 내 귓볼을 혀로 핥으며 속삭였다. "왕자전하가 아니잖아. 왕자비님." 발그레..///// 미치겠다! 제발 야오녀의 본성을 깨우지 말아주세요! 어쨌거나 결혼이 끝난후 우리는 파티장에 들려서 귀족나리들과 어울려 놀았다. 춤은 하나도 추지 않았지만. 그래. 솔찍히 까발리면, 나 춤 못춘다. 너풀너풀한 드레스 입고서 재즈나 탱고 추리? 그 후에는 루이스의 품에 안겨서 그 왕자와 왕자비 둘 만이 들어갈수 있다는 궁으로 들어갔다. [어느새 루이스 라고 반말까고 있는 동인녀 카르군.] 오오옷~ 저 핑크빛 쇼파 쿠션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네. 내 시선을 알아차렸는지 그가 싱긋 웃으면서 말을 했다. "너가 없어진 이후로는 단 한번도 들어가지 않았어." "..네에." 그의 눈이 부드럽게 빛났다. 오오. 저런 느끼한 짓 오랜만에 보는군. "나에게 있어서 왕자비는 너 카르 단 하나뿐이니까." 이럴때는 감격한 표정을 해 주어야 한다. 나는 얼굴을 붉히면서 부끄러운척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내 팔에는 소름이 오소소소 돋아나는건 왜인지? "카르야..." 그의 눈이 번뜩였다. 불길해. 불길해. 불길해. 나는 전생 동인녀의 감으로 불길함을 느끼고 뒤로 슬금슬금 빠졌다. 터억 그의 손이 내 어께를 움켜쥐었다. "카르야.... 카르야.... 우리 첫날밤을 보내야 하지 않겠니?" 으이구! 내가 이럴줄 알았어! 나는 그대로 그의 손에 이층 침실로 질질질 끌려 갔다. 제기랄! 이럴까봐 결혼하는거 정말 싫었는데! 나는 평소보다 더 많이 그의 품에 안기면서 절규했다. 크흑... 간신히 안 아프게된 허리, 도지겠군. 제기랄제기랄제기랄.... ============== 다음나아아알. "카르? 일어나봐." 루이스 씨가 기분좋게 그의 품에 안겨 잠들어 있는 나를 흔들어 깨웠다. "으음?" 당신은 정녕 인간이 아닌 괴물이었다는 겁니까? 어제 수십번을 신나게 박은것 같은데 어떻게 멀쩡하답니까? 또한 새벽녁이 다 되어서야 잤는데 왜 잔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말쑥한 얼굴로 일어난답니까? 나는 불만어린 표정으로 허리를 일으켜 세우려다가-! ....삐끗 이라는 절망적인 소리와 함께 다시 침대로 털푸덕 쓰러졌다. 크흑...아프다. 전생 동인녀라 해도 너무 아프다. 너무 한거 아니에요!? "쿡쿡..." 루이스 씨가 쿡쿡 거리고 웃으면서 화려한 십자가 모양의 목걸이를 내 목에 걸어주었다. 화려하다. 정말 이 말밖에 할 수 없다. 삐까뻔적한 목걸이... 저거 시가 얼마래? 나는 맨살에 차갑게 와 닿는 푸른색 사파이어같은 목걸이를 보고 경악했다. 하지만 더 경악할 일은 그 뒤에 일어났다. "블루 다이아몬드야. 너한테 잘 어울리는데?" ...자, 잠깐.... 뭐라고? "내가 특별히 최상품 블루 다이아몬드를 주문해서 만든거지." 내 귀 잘못되었나봐. 자꾸 블루 다이아몬드 라는 환청이 들려. "뭐...라구요?" "블루 다이아몬드, 너한테 잘 어울린다구." 지저스! 그것은 환청이 아니었던 겁니까? 나는 정녕 루이스 씨에게 코가 꿰이고 만 것이다. 크흑... 수를 보석으로 유혹하려 하다니.... ...하지만 이미 넘어간 나는 뭘까. 그 뒤로 루이스 씨는 매일같이 선물을 하나씩 들고서 왕자비궁으로 들어왔다. "이거봐! 순백금으로 만들고 자수정을 박은 비녀야!" 그리고 그 다음날은... "일루와봐! 낭군님께서 직접 디자인한 실크 옷이다!" 그리고... "내가 너를 위해서 특별히 만들게 한 사파이어 장미다." .... 이 나라는 이렇게 돈을 써대도 안 망한답니까? 뭐 그 보물들 속에 파묻혀서 매일 즐겁게[?] 당하고 있는 나도 나지만. 크흑... 이제 보물은 질렸어! 다른걸 가져와! 꽃이라던가 과일이라던가 쵸콜릿 이라던가 ... "너를 위한 진주 목걸이다." "와아- 고마워요!" ...정말 나는 언제야 이 보석들을 물리칠수 있을까.. 하지만 너무 이쁜걸! 크흑! 용서하십시오, 아버님. 썩을 망할 뒈져버릴[?] 루이스 씨이이이~!!!! 보석을 사는 데에 돈을 얼마나 썼길래 감옥에 갇힌거야?! 그것도 왜 그놈을 안 가두고 나를 가두는 거냐고오~! 카르 나이-15 특징- 남색 머리카락에 남색 눈동자 죄목- 왕자의 돈을 횡령해서 보석을 산 죄 내가 무슨 귀족 남자 꼬셔서 돈 챙기는 악덕여자냐! 이렇게 묘사하는 법이 어딨어어어어~! 그건 그렇고 왜 밥은 제대로 주지도 않는데? 나는 눈물을 찔끔거리면서 바닥에 떨어져 있는 빵을 주워 품에 꼭 안았다. 제기랄 나는 정말 지하감옥과 친한것 같아. 저번에도 이런 곳으로 납치당했는데...덴장 덴장.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으면 그 고통을 모른다고.... 흐윽. 현재 나는 눈물이 아니고 콧물젖은 빵까지 다 주워먹어야 할 형편이었다. ...심지어 바닥에 나뒹굴어서 흙 투성이가 된 감자까지. 상황은 이렇게 된 것이었다. -일주일 전- "다녀오셨어요? 루이스..." 여기까지 말하면서 문을 열 때였다. 문 밖에는 루이스가 아주 미안한 표정으로 눈을 이리저리 피하고 있었고 몇 명의 병사들이 몰려와서 나에게 창을 들이댔다. 지금 생각하니까 아주 열받는데. 그냥 콱 죽여버릴걸... 내가 나가기만 해봐라. 그냥 죽여버려야지. 그때는 왜 그렇게 창 날이 번쩍거리는 것처럼 느껴졌을까... 흑흑. 아무런 반항도 못하고 눈물을 주르륵 흘리면서 나는 그들에게 끌려갔다. 그 와중에도 드라마의 가련한 주인공 처럼 보이는 것은 잊지 않았지. 하, 내 머리는 정말 천재가 아닐까.... 몸을 배신하다니. 젠장할... 어쨌거나 내가 끌려간 곳은 재판소. 그곳에서 들은 말도 안되는 죄명이란... '왕자님 사기죄' "죄인 카르군은 순진한[?] 왕자님을 결혼을 빙자해 재산을 가로챈 죄로...." 내가? 저 곱슬곱슬 한 머리카락을 가진 재판관을 그냥 대머리로 만들어 버리고 싶어졌다. 흥, 패션 센스 하고는. 레이스 나폴나폴한 셔츠에다가 황금색 단추가 달린 녹색 옷이라... 개구리다. 개구리. 어쨌거나 나는 질질 또다시 끌려서 어딘가로 사라져야 했다. 쪽팔리지만 뭐 어쩌겠는가. 목숨이 중요하지. 나는 나를 끌고 가는 병사들에게 눈물 섹시 공격을 해 봤지만 전혀 통하지 않았다. 솔찍히 통하면 나는 그들에게 더 실망했을 거다. ...현실로 돌아와서. "배고파...." 나는 빵을 조금 뜯었다. 제길. 보물에 파묻혀 살던 내가 왜 이렇게 변한 걸까... 그런 말도 안되는 죄목이 붙게만든 사람은 분명히... 엘리샤도 아니요, 나를 미워하는 신하들도 아니니, 분명....분명... ....동인계의 대빵, 왕비님이다. 내 추측이 틀리기를 바라지만 절.대.로.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땅까지 질질 끌리는 남색 머리카락을 위로 틀어올렸다. 부드러운 감촉이 손끝에 전해졌다. 몇일 안 감았는데도 이렇게 부드럽다니... 내 머리는 정녕 비단이었단 말인가. [주제를 벗어난것 같은데....] 흠흠. 잠깐 실례했군. 동인녀, 카르가 여기서 이대로 주저앉으면 안되지! 나는 감옥의 창문을 바라보았다. 나무 줄기가 보이는 걸로 봐서는 그렇게 높은 높이가 아닌듯 했다. 1층 같은데? 오호호호. 앞에서 지하감옥 이라고 했던 말 취소. 공중감옥 이었구료. 어쨌거나 나는 포크로 벽의 돌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간수들은 내 쪽은 거의 들여다 보지도 않았다. 흥. 정확히는 직무태만이지. 후후.. 아니면 저쪽 구석에서 포도주를 병째 들이키며 자고 있을 리가 있나. 나는 돌을 완전히 뽑아내어서 사람 한 사람 정도가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큰 구멍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지푸라기로 덮었다. 그때... "거기 너! 뭐하는 거야!" 저, 저기 나한테 하는 말인가? 나는 흠칫 해서 뻣뻣한 목을 간신히 돌려 나 [?] 에게 소리친 사람을 돌아보았다. 다행, 다행, 다행. 그는 술에 취해서 내 맞은편 사람을 붙들고 주정을 하고 있었다. 여기 간수들은 정말로 쓸데 없다니까. 나는 그 간수가 오물을 토하면서 쓰러져 잠드는 것 까지 바라보다가 구멍으로 몸을 뺐다. 나무 줄기위에 발을 디딘채 몸을 다 빠져나온 순간... "이런 덴장할~! 여기가 10 층 높이였을 줄이야!" 나는 비명을 질렀다. 비명횡사 라더니, 나 카르, 이렇게 가는구나. 나는 고소공포증 이란 말이다...흑. 안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리는 걸로 봐서 내 탈출이 발각된 것 같은데 들어갈 수도 없고... 이런 젠장! 무슨 나무가 30미터는 되는 거야! 이건 분명히 작가의 농간이야~! 어쨌거나 나는 감옥으로 다시 돌아가기는 싫었기에 조심스럽게 가지에 발을 디뎠다. 불행중 다행으로 나무에는 가지가 많았고 나뭇잎도 빽빽해 내 모습은 잘 보이지 않을 터였다. 한 발 한발 조심스럽게 내려가는데... 촤아악 제기라알~!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이며, 작가의 농간이람. 아래에 있던 나뭇가지에서 발이 미끄러져 나는 주르륵 나무 줄기를 타고 미끄러져 내려왔다. "살려줘..흡!" 잠시 잊었다. ...나는 범죄자 였지. 젠장할. 이렇게 운이 없는 경우가! 얼마나 떨어져 내려갔을까. 터엉 하는 소리와 함께 온 몸이 뒤틀리는 충격이 느껴졌다. 아퍼, 아퍼...흑. 아래에는 딱딱한 돌로 만든 바닥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죽지 않은 이유는... "사, 사모예드 씨?" ....그 은발머리의 사내를 깔고 앉았기 때문이다. 지나가다가 얼떨결에 당한 거겠지만 그도 참...운이 없군. 나는 놀라서 그를 흔들었다. "사모예드 씨! 사모예드씨!" 그렇게 한참을 흔들었지만 그의 입에서 피가 가느다랗게 흘러 나오는 것을 보니 당분간 깨어나기는 힘들 듯 하다. 정말... 이런 빌어먹을 경우가! 이놈의 작가자식! 그냥 결혼한 데서 끝나면 어디 덧난단 말인가! 꼭 나를 감옥에 가두어야 해! "야! 일어나 봐! 어서 일어나라니까요!" 나는 찰싹 찰싹 녀석의 뺨을 때렸다. 하지만 우리의 영원한 둔탱이 사모예드 씨는 두 뺨이 시뻘겋게 되도록 일어나지 않았다. 대신.... "저쪽이다!" "그 탈옥수다! 잡아!" 병사들의 목소리만 들려왔을 뿐이다. 이런 젠장 젠장 젠장. "사모예드 씨, 정말 미안하거던? 담에 보자구." 나는 그의 귓가에 대고 빠르게 속삭인 다음에 최고 속력으로 뛰었다. 내가 가는 곳은 현재 루이스 씨가 있을 만한 곳. 분명히 있을 곳. 하렘 뒤의 우리 집. [우리 집? 이봐. 네가 돈 냈어?] 어쨌거나 내가 없어서 들어가지는 못하겠지만 그 정원에 앉아 있을 거다. 분명히. 예전에도 그랬으므로. 나는 빠르게 달렸다. "헥...헥...헥... 저 놈들은 ..헥... 지, 지치지도 않나...흐엑..." 아부지~! 나 죽어요! 난생 처음으로 이렇게 심하게 달려봤다. 예전에는 달렸다고 해도 이렇게 오랫동안 달리지는 않았다구. 내가 골목을 막 도는 순간이었다. "헉..!" "...!" "!" 병사였다. 젠장하알~! 앞도 병사고 뒤도 병사라~! 크흑. 이제 나는 어떻하면 좋단 말인가... 근데 더 큰 문제는... 재판장 놈이 말했었던... "죄인 카르는 들어라. 징역 90년에 처하는 것은 죄에 비하면 가벼운 벌이다. 따라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갇혀 있길 바란다. 만약 도망쳤다가는..." 그의 안경이 순간 번쩍 빛을 발했었었지. 빌어먹을... "....사형이다." 왜 지금 그 말이 생각나냐고! 저얼 대로 잡히면 안돼~! 나는 잠시 멈추어 섰다. 오른쪽도 건물, 왼쪽도 건물. 이건 정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는데? "우아아아~! 탈옥수를 잡아 죽이자!" "포상금도 나오겠지~?!" 병사들은 와아 하고 함성을 지르면서 일제히 검을 들고 나한테 달려왔다. 나는 건물 벽을 잠시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병사를 다시 쳐다보았다. 10미터...5미터...3미터... 이런 제기랄! 나는 벽을 한번 노려보았다. 그래! 어떤 상황에서라도 죽을 것 같으면 해보는 거야! 혹시 될지도 모르잖아? ....뭐 안 되겠지만. 나는 벽을 타고 잽싸게 기어올랐다. 내 몸이 가벼워서 인지 아니면 전생의 전생이 암벽타기 선수였는지 나는 작은 틈만 있어도 쉽게 기어 오를수가 있었다. "오오오~! 하늘이 도우시는 구나." 설마. 그럴리가 있나. 나는 한 17 미터쯤 기어 올랐을때 열린 창문을 발견했다. 그리고는 그 안쪽으로 기어 들어 가려 하는데... 피융 화살이 날아와서 내 등에 꽃혔다. 피융 피융 연달아서 날아온 화살은 내 손과 다리에 명중했다. "아 씨이이이~!" 주르륵 피다... 피다....피다, 피다~!!!!!!!! 피라고~!!!!!! 내 손에서 느껴지는 아픔 때문에 나는 비명을 지르면서 건물의 벽을 타고 몇 미터 쯤 미끄러져 내려갔다. ...말이 너무 예뻤[?] 군. 실제로는 떨어지다가 간신히 다른쪽 창틀을 잡고서 살아난거다. 하지만 연달아서 날아오는 화살을 피할수도 없거니와 내가 근육이 울퉁불퉁한 남정네가 아닌 야리야리한 미소년 이었기에 화살은 더욱 쉽게 내 피부를 꿰뚫었다. 화살 하나가 간신히 창틀을 잡고 있던 성한 쪽 손을 관통했다. "아아악--!" 아파, 아프다구! 그만좀 맞춰! 나는 비명을 지르면서 창틀에서 손을 놓아 버렸다. 그리고는 아래로...아래로.... 눈 앞이 새빨개 졌다. '아빠, 저 정말 가요....' 그것이 내가 했던 마지막 생각이었다. 정말, 정말, 정말 빌어 먹겠지만... 나는 왜 이렇게 많이 다칠까. 흉이 하나도 지지 않은 이상한 체질 이라고 해도 이렇게 심각한 법이 어딨어.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은 내가 살아 있다는 것? 번쩍. 나는 눈을 떴다. 그리고는 눈을 따갑게 찌르는 햇빛에 다시 눈을 감아버렸다. "카르? 일어났어?" "일어났나? 오호호홋... 고생 많이 했어, 며느리." 앞은 분명히 루이스 씨... 뒤는 분명히 왕비님... ...까득. 나는 분노로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는 몸을 일으켜서 둘을 쏘아보았다. 어느새 내 손과 등, 다리 등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다. 이 방은 어디지? 으음... 하얀 색의 시트와 쇠로 만들어진 무식하기 그지 없는 침대, 그리고 천장에 매달린 약초말린 것들. 여기는 병원이로구나. 앗 실수. ....치료 전용 집 이라고 해야겠지. 병원은 무슨... ..귀족 대상인데. 내 온 몸에서 분노의 오오라가 뿜어져 나왔다. "왕비님... 왕자전하..." 까득. 까득. 한마디 한마디 할 때마다 이를 득득 갈았다. 그러자 루이스 씨의 표정이 흠칫 하고 변했다. 원래 계획으로는 눈물을 흘리면서 가련한 표정을 지어야 했지만 손등과 등 그리고 다리에 구멍이 뻥뻥 뚫린 이상 내가 그럴 수 있겠는가? 엉? 한번 여러분도 생각해 보길 바란다. 누가 식칼로 당신의 손을 관통했다. 그렇게 뚫고 뚫고 뚫었는데도 과다 출혈로 죽지 않는다고 쳐 보자. 그리고 그 전에도 감옥에서 배를 굶주리며 살았다고 생각해 보자. 화 안 나겠는가? 안 돌겠는가? 꼭지 안 열리겠는가? 나는 화난 표정을 지우고 생긋이 루이스 씨의 얼굴을 향해 웃어주었다. 그의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왕비전하. 잠시만 나가 주세요. 후훗... 대화를 해야 하거든요." 왕비님은, 분위기 파악을 하고는 오호호홋 웃음소리를 남기며 문 밖으로 사라져 버렸다. 으윽! 뚜껑열려. 댁이 가장 원인이 크다고! 왕비! 후후.. 그래도 자신의 반려가 감옥에서 죽고 있는데 오지도 않은 당신이 더 원망스러워. 루이스. 나는 다시 해실 웃어주었다. 그리고는 옆에 있는 의자를 집어 들었다. "대답해 봐요, 루이스." "뭐, 뭘?" 쫄았다. 분명히 쫄았다. 하지만 그래서 놔줄 내가 아니다. "어째서, 제가 감옥에 가야 했고, 화살에 몸이 뻥뻥 뚫려야 했던 거죠?" 그의 눈에 두려운 감정이 어렸다. "그, 그건..." "뭐 왕비마마의 협박이 있었겠죠." 이번에는 그의 표정이 정곡을 찔렸다는 걸로 바뀌었다. "하지만 그럴 동안..." 나는 의자를 머리 위로 번쩍 치켜 올렸다. "저는 얼마나..." 내 눈에서 불이 활활 타올라도 이해해 줄 것이다. 이때 만화가 들은 내 눈이 맛이 간 걸로 그리겠지. 옆에는 고오오오 라는 말이 붙을 거고 말야. 나는 의자를 그에게 내팽개 쳤다. "커억-!" 오호. 머리에 직격. "저는 얼마나 힘들 었는줄 아시냐구요!" 옆에 있는 책을 날렸다. 그가 책의 모서리에 찍혀 신음을 흘리면서 비틀거렸다. 오호라. 피까지 흘린다. 나는 약초를 써는 손칼이 꽃혀있는 가죽 벨트를 낚아채었다. 그리고는 그에게 단검 하나하나를 날렸다. "죽어버려!" 아아... 본성 나왔다. 단검은 그의 몸을 약간 비껴져 날아갔다. 나는 의학 전문 서적을 전부 그에게 던져버린 다음에 침대까지 그의 쪽으로 확 밀어버렸다. 굉음 굉음 굉음... 한참 후에서야 나는 주저앉아서 울음을 터뜨렸다. 뭐 일부러 그런 것이지만. 루이스 씨는 피투성이가 된 몸으로 나에게 다가와서는 나를 꼭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미안하다는 미소를 지었다. "미안해... 절대로 너를 버리지 않을게..." "흐으윽... 싫어요! 저리 가아.." 나는 밀쳤지만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오히려 더 꼭 끌어안았다. "멩세합니다... 이제부터는 절대로... 카르를 배신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그의 가슴에 내 손을 얹고는 울먹이면서 덧붙였다. "누가 협박할 지라도." 그는 작게 미소지으면서 내 말을 따라했다. "누가 협박할 지라도." ======== 한편 왕비님은...========= 방이 완전히 주저앉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는 굉음과 고함소리에 놀라서 신하들이 달려나왔지만 그 앞에서 왕비님은 태연하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보다 못한 총리대신이 물었지만 왕비는 여유롭게 차를 마시며 뜸을 들였다. 모든 신하들이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을 때야 왕비님은 피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랑스럽고 닭살스런 부부싸움이지." 신하생각 : '...어디가?' 저-엉 말 빌어먹겠지만, 썩을 왕비님은 정말 정말 정말 ... ... "왕비님, 이봐요. 저를 죽일 셈 이었나 보죠?" 내가 이를 빠드득 갈면서 그녀에게 묻자 그녀는 부채로 입을 스윽 가리면서 오호호홋 웃었다. "오호홋, 왕비님이 뭐니? 시 어머님이지♡" 빠지직 빌어먹을! "오호호호, 누명이었다는 것만 밝히면 그만 아니니?" "누구한테 뒤집어 씌우려구요?" "어머, 어머, 얘~ 그렇게 말하면 섭하다~" 왕비님의 자지러지는 웃음소리에 신하들과 루이스 씨는 부르르르 몸을 떨었다. 하기야 저것은 카리쑤마 넘치는 왕비님의 전매특허. 저 웃음이 의미하는 것은 ... "오호호, 엘리샤년한테 뒤집어 씌우면 그만이지." ....범죄다. 제기랄! 왕궁에 대한 환상따윈 버렸어! 왕궁이 되례 범죄조직 이라구! 크윽... 감옥에서 도망친 다음에 병원에 실려갔었지. 그다음에 루이스랑 같이 왕비 왕 알현하러 갔던게 잘못이라구! 아아~ 나는 학습 효과가 없는 걸까... 매일 당하면서도 ..... 으아아~! 비참해! "하.하.하. 알리바이는요?" "그거야 여러가지 수단을 동원해서..." 순간 다른 사람들의 표정이 모두 창백해 졌다. 만화라면 말주머니 속에 분명히.... (범죄.) 라고 적혀 있지 않을까. "그래도 안되면요?" 왕비님이 자신의 앞머리를 휙 하고 뒤로 넘기면서 도도하게 웃었다. 오싹. ... 제가 주제넘었습니다. 당신이 동인계의 원조 이셨구려. 젠장하알... "훗, 그거야 뒷구멍으로 사리살짝 고양이를 들여보내면 그만이지." 고양이= 암살자 ....그렇다면 피해자는? ....=쥐. 하...하... 젠장! 졌다. 크흑.... 동인계로 입문한지 20년은 되었는데 ( 전생 나이 12살~ 17 이번 생 나이 1~15) 지다니...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속으로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 왕비궁을 빠져나왔다. ...저쪽은 여왕님이니까. 크흑.. 어쨌거나 시간은 흐르고 흘러서 어느새 내 나이 17살. 전생에서 죽을때와 같은 나이다. 그땐 18이었던가? 뭐 어때. 현생이 중요한거야! 암~! 어쨌던 간에 그 2 년동안 수많은 일이 있었다. 물론 내 성격은 만 천하에 드러났고 말이다. 후후... 덕에 루이스는 내 손에 꽉 쥐어 산다는 것이지. 훗. 어쨌던간에, 문.제.는..... "휴우... 나도 나이가 있으니 빨리 손주를 보고 싶구나..." 저 빌어먹을 썩을 나쁠 왕이다. 이봐! 난 남자야! ....물론 전생에서야 여자였지만 현생은 남자라고, 남자! 내가 암만 야오계의 꽃수 + 아방수 + 계산수 + 유혹수 + 가끔씩은 도도수, 통틀어서 천의 얼굴을 가진 수 라고 하더라도 아이를 낳을수 있는 능력은 없다구! 그래. 이 이야기를 한다 치자. ....꼭 한밤중에 소년과 청년이 한판 놀아나고 있을때 들어와서 이런 말을 해야 해? 내 눈썹이 꿈틀거리자 왕은 서둘러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갔다. "그래서 아이를 입양했으면 좋겠는데..." "에?" 내 뒤에서 시트를 맨 몸에 똘똘 감고 있던 루이스 씨가 얼빠진 소리를 냈다. 한 나라의 왕자가... 이미지 다 구겨지는 구려. 하기야 그것은 옛날 예적에 다 구겨졌지. 아암... 인정하면 구겨지다 못해서 휴지통으로 굴러간지도 벌써 1 년이 넘었지. 나는 내 남색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면서 왕을 노려보았다. 찔끔. ..우하하하~! 방금 왕 몸 떨렸다. 봤지? 봤지? . .... ... ....보긴 뭘 봐, 젠장. 나는 루이스 씨한테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내 손 위에 곱게 담배를 올려주는 루이스 씨. 개와 주인놀이 2 탄이로군. 시베리안 허스키 제 2 호. 1호가 누구냐구? 당연히 사모예드 씨다. 사모예드 씨는 내 사랑을 오래오래 간직한다고 그러면서 왕궁에서 잠적을 감춘지 오래다. 성격을 봐서는 (하도 바보 같아서) 애인이 있을것 같지도 않고 일편단심으로 나만 생각하고 있을 텐데... ...어딜 갔을런지. 나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는 다시 인상을 쓰면서 왕을 노려보았다. 나는 왕궁에 성격 더럽기로 소문이 나 있어서 그런지 (아니, 꽃 같은 내 성질이 어떻다구?) 왕은 내 얼굴이 슬쩍 구겨지는 것만 봐도 몸을 떨었다. 짜증나는군. 나는 내 팔을 잔뜩 감고 있는 머리카락을 풀면서 왕에게 물었다. "누군데요?" "?" "입양하라면서요." "아아.. 누구냐면 백작가의 명문아드...." "싫.어.요." 나는 화사시하게 왕에게 웃어보이면서 말했다. "나.는. 재.미.없.는.귀. 족.은.싫.거.든.요." 왕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나는 히죽 웃으면서 그에게 말했다. "내가 평민 혹은 천민 혹은 노예 중에서 직접 고를겁니다. 훗." 왕의 얼굴은 완전히 하애져서 백지장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루이스 씨가 시트를 단단히 여미더니 뻣뻣하게 굳은 왕을 손가락으로 툭 쳤다. "어?" "..." 왕은 그 가벼운 동작에 뒤로 밀려서 넘어가 버렸다. 루이스는 머쓱하게 웃었다. "어떡하지?" 나 역시도 어설프게 웃으며 그의 말에 대답했다. "...묻어버려." 미치겠네. 그러니까, 나더러 양자를 들이라고? 호오. 갑자기 야오이의 이런저런 모습이... 설.명.을. 하자면! '한 아이가 예쁘장한 남자의 집에 양아들로 입양을 온다. 그 아이는 금새 훌쩍 커서 그 청년을 수 로 깐다. 청년은...?' 후훗. 물론 잘 길들여지겠지. 아아... 나 너무 밝히는거 아닌지 몰라. 어쨌거나 이쁘게 꽃단장하고 내 아들이 될 사람을 찾으러 가 볼까. 나는 거울을 보면서 땅바닥에 꼬리처럼 길게 늘어진 머리카락을 힘들게 빗었다. 키가 컸지만 그래도 작은 키다. 거기다가 머리카락은 그 동안 자르지를 않아서인지 발 끝까지 닿고도 1 미터는 남을 지경이었다. 설마 내 영양분이 다 머리로 가는건 아니겠지. ....잠깐. 어디선가 머리를 길게 기르면 키가 안큰다는 소리를 들은적이 있... ... ... ...하..하하... 괜찮아! 나는 괜찮을거야! 아암~! 괜찮고 말고! "카르? 아직도 거울보고 있어?" "루이스...? 옷 다 입었어요?" 나는 방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루이스 씨의 목소리에 눈살을 조금 찌푸리며 물었다. "응. 빨리 나와. 마차가 대기중이거든." 내가 설명 안했던가? 왕자비궁에서 성의 정문까지 가려면 걸어서 거의 5 시간은 가야 한다. 정말 무지막지한 거리다. 따라서 마차를 타야 한다는 말씀! "카르? 카르-! 빨리 나와!" 재촉이 더 심해졌다. 나는 맨몸 위에다가 부드러운 흰색의 옷을 입었다. 그리고는 허리를 끈으로 졸라맸다. "카르-!" "알았어요!" 나는 문을 열고는 잽싸게 마차로 뛰어갔다. 어쨌거나 여기서 잠시 왕에 대해서 기술하도록 하지. 어제 왕은 한참 정사를 치루고 있을 무렵에 내 방에 들어와서 양자니 어쩌니 하는 소리를 늘어놓고는 나의 노예니 어쩌니 하는 소리를 듣고는 기절해버렸다. 그리고는...? ...완벽한 증거말살 (왕이 여기에 왔었다는)을 위해서 우리는 왕에게 낙타에게 줄 만큼의 수면제를 먹인 후 왕의 정원에 묻었다. 뭐 죽지야 않았겠지만, 사람을 생매장 한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어서 우리는 한밤중에 막노동을 해야 했다. 그래봤자 루이스 씨가 다 했지만. ==== 한편 왕은... ======== 왕: 꼬르르륵.... (이미 반 시체가 된 상태) ===== 카르로 돌아가 볼까 ========== 나는 루이스 씨와 함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고아를 찾았다. .... 기본적인 상식인 신전에서 고아를 키워준 다는 것을 몰랐기때문에 주로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를 돌아다녔다. 하하... 발견하면 얼굴이 맘에 안들고 (그런거 따져서 키우면 안되는데) 얼굴이 맘에 들면 정말로 싸가지가 없고... 그러다가 신전 神展 (한자가 맞는지 모르겠다. 워낙에 공부를 안해서리...) 에 가서 아이들을 봤는데 역시 영 아니었다. 내가 "너희는 여기서 뭘 배우니?" 라고 물으면 아이들은 "배울걸 배우지요" 라고 대답했다. 비이이이일어먹을. 누가보면 철학적이어서 좋겠지만 나는 싫다! 흥! 화려한 기둥, 희디 흰 대리석으로 깔은 바닥. 하, 신전에는 돈이 썩어나는구만. 왕궁하고 비할 것은 못되지만. 왕궁은 화장실 변기가 막혔을때 뚫는 것 조차 황금으로 치장하는데 뭐. 은쟁반 금쟁반 옥접시에 담겨진 음식들을 먹으면서도 왜 덩은 금덩을 안싸는지 몰라. 그건 정말 왕궁 미스터리라구. 어.쨌.거.나!!! 아이를 찾는게 우선이지. 그러다가 신전의 한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소년을 보게되었다. 나이는 한 14,15정도? 나와 2, 3살 차이 정도밖에 나지 않은 아이였다. "저 애로 할래요." 나는 루이스 씨에게 싱긋 미소를 지었다. ...순간 그의 등에서 땀방울이 흘러내리는 소리를 들은 것같은데.... 아니, 내 꽃같은 미소가 어쨌다고? 그 아이는 남색의 머리카락에 금속빛이 나는 녹색의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 눈은 빛의 각도에 따라서 갈색이 되기도 했고 진한 녹색이 되기도 했으며 황금색 같기도 했다. ...저 아이가 마음에 든 것은 내 남색의 머리카락과 똑같은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고, 또 루이스 씨의 녹색 눈과 똑같은 눈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누가 보면 정말 가족으로 볼 정도로 많이 닮은 아이였다. 싸늘한 표정이 조금 무섭지만. "저기..." 나는 그 아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 소년은 나를 올려다 보았다. 그의 눈에는 지루함이 담겨 있었다. "내 아들이 되지 않을래?" 소년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싫어." "...왜?" "너 나랑 몇살 차이 안나지?" "...미안하군. 17세 여서." "...나야말로 미안하군. 나도 17 세거든." ...어딜봐서 17 살이라는 거야? 말도 안돼~! "너 이름이 뭐냐?" 루이스 씨가 끼어들었다. 댁은 좀 빠져! 엉? 내 사나운 눈을 봤는지 그가 주춤 주춤 뒤로 물러섰다. 나랑 동갑이라는 소년은 피식 웃으면서 대답했다. "카이스." 엉? 카이스? 카르 + 루이스 =카이스...? 어째서 이름까지 딱이냐~! 이걸 가지고 하늘에서 내려준 인연이라고 하는 건가! 우훗~! "너, 너, 너, 너." 나는 그의 손을 꼭 붙잡고는 고함을 질렀다. 그러자 그의 차가운 눈에 갑자기 당황하는 것이 보였다. "왜, 왜!" "너는 꼭 내 자식이 되야 해." 그리고는 그를 질질 끌고서 마차에 집어 넣어 버렸다. "나는 너랑 동갑이라니까아아아~!" 소년의 고함소리가 귓가에 맴돌았지만 나는 무시했다. 훗, 내 자식이 되는게 얼마나 행운인줄 알어? 나보다 그는 어려보였다. 하.지.만... ...그를 억지로 끌고 나와서 마차에 타니, 그는 나보다 10센티는 더 컸다. ....구석에 찌그러져 박혀 있어서 나보다 더 어려보였잖아! 나보다 작은 줄 알았는데 어두운 신전을 빠져나와서 환한 햇살아래서 보니 그는 18은 되어보이는 청년이었다. 젠장. ....뭐 어쨌거나 즐거울것 같군. 나는 또 강공을 낚은 것인가. 후훗. "카이스, 카이스. 이거 먹어봐." 나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카이스에게 아이스크림을 내밀었다. "뭐야?" 카이스가 눈살을 찌푸리면서 내 손에 들린 아이스크림을 내려다 보더니 고개를 팩 돌렸다. "니 나 먹어!" ... 저런 씨이이입- 하고 삐리리 한 새끼를 내가 그냥 족쳐버릴까? 어디감히 어머니께 그런 버르장머리 없는 말투를! ...하기야 나도 한국에 있을때 그랬었지. ...나는 꿈틀거리는 눈썹을 바로 하고는 입가에 다시 웃음을 띄었다. "으응. 먹기 싫어? 마차여서 멀미하는 건가?" "누가 너처럼 계집애 같은줄 알어!" 카이스가 내 귀에대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저게.... 퍽. "어머나. 이걸 어쩌나? 손이 나가버렸네." 나는 해죽 웃었다. "..다음에는 밖으로 던져버릴지도 몰라~ 아까처럼 버릇없게 말하면 싫어어~" ....참고로 마차 밖은 절벽이다. "...." 카이스는 움찔 몸을 떨더니 얌전하게 앉아서 내가 건내준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내 맞은편에 앉아 있는 루이스 씨는 그야말로 '엄마를 동생에게 빼앗긴 형 꼴'을 하고 있었지만, 후훗...자식이 있다는 게 이렇게 재밌을 줄이야. (넌 뭔가 잘못 알고있어! 어머니의 행복은 이렇게 자식을 길들이는게 아냐!) "루이스." 내가 싱긋 웃으면서 그를 부르자 그가 삐졌다는 걸 온 몸으로 보여주면서 고개를 팩 하고 돌렸다. "왜불러!" "호오. 반항?" 나는 히죽 웃으면서 루이스 씨의 머리카락을 확 잡아당겨서 내 쪽을 보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부드럽게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그렇다면 오늘 나는 아들의 방에서 자도록 하지." "어, 어! 야~! 야! " 뒤늦게 아들의 방에서 잔다는 것이 뭔지 깨달은 그가 비명을 질러댔지만....훗... 작업자득이다. 나는 귀를 막고서 아이스크림을 떠 먹는 카이스의 모습만을 즐겁게 바라 볼 뿐이었다. ...한녀석...더 입양할까? 왕궁으로 돌아와서어어어. 나는 눈물을 흘리며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비는 루이스씨를 무시하고는 아들 카이스의 손을 꼭 잡고 그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흐어어엉~ 잘못했어~ 카르야아~ 아니, 죄송해요~ 카르여왕니이이임~ 흐으으윽~" 밤새도록 울어서 우리 카이스가 못자게만 해 봐라. 내일도 아들 방에서 자 버릴테다. 아이 입양을 위해서 특별히 만든 방은 어두운 보라색의 벽지를 바르고 창이 보라색의 스테인드 글라스 여서 어두웠으며, 크리스털 발 등을 드리워 이질적인 분위기를 띄고 있었다. 참고로 말하면 이 방은! 한국 돈으로 따지면 10만원 정도로 만들었다는 말씀! .... 사실은 내가 만들었다. 하렘의 구석에 있는 방에다가 (지금은 하렘이 아니지만) 벽지를 바르고 침대에 늘어진 천개를 위해서 직접 천을 사다가 바느질하고... ...휴. 이거 만드느라고 얼마나 힘들었는데. 카이스는 퀸싸이즈 침대에 있는 어두침침한 꽃무늬가 그려진 보라색 천개와 그와 똑같은 천으로 만든 이불, 베게, 쿠션등을 보면서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는 무진장 어두운 방을 둘러보았다. 그의 눈이 어느덧 나를 향했다. ...또 무슨 폭언을 하려구? "....내 방이냐?" "당연하지." "...계집애방이 아니고?" "나는 여자애를 입양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 ...오예. 눈썹 꿈틀거린다. "....취향이 여자같은가보지?" "어머니한테...그런 폭언을 하면 안돼지!" 자고로 이쁜자식은 매를 주고 미운자식 떡 하나 더 준다고 했다. 따라서 이뿌고 이쁜 우리 카이스는 매로 키워야 한다는 말씀! ....하지만 카이스 놈의 키가 나보다 더 크다. 그것도 머리하나쯤. 아마도 루이스 씨랑 키가 삐까삐까 하지 않을까. ....한 5 센티미터의 차이를 제외한다면 말이지. "누가 엄마야! 나는 네놈이 엄마라고 인정한 적 없어." "...이제부터 나는 네 엄마야. 반항하고 싶어? 소리소문 없이 지하감옥으로 끌려가게 해 줄까?" 나는 입가에 환한 미소를 띄면서 더욱 그를 윽박질렀다. "루이스 씨는 네 아빠고 나는 네 엄마다. 이제부터 어머니라고 불러!" "...씨잉..." 그는 사나운 들개가 몇번 얻어맞자 조용해지는 꼴을 하고서 입고있던 와이셔츠를 벗으려고 했다. ...처음에는 싸늘한 성격의 놈인줄 알았는데 이제보니 들개로군. ...이름도 개의 종류인 사모예드 씨에게 맡기면 예절은 잘 배워올까? "저기...그거 그렇게 벗는 거 아니거든." 마차에서 춥다고 낑낑대길래 내가 비상용으로 챙겨왔던 와이셔츠를 빌려주었었다. 물론 내 싸이즈가 아니라 루이스 씨 싸이즈로. 하지만 신전에서는 그냥 너덜너덜한 셔츠만 입은지라 무진장 입는 방법이 복잡한 왕궁의 와이셔츠는 벗을 줄 모른것이다. 입을 때야 내가 입혀주었지만. 일반 한국 양복에 입는 와이셔츠를 상상해서는 곤란하다. 허리를 잘록하게 보이기 위한 끈이 안쪽에 달려있어서 조인 후에 단추로 고정시키고 그 다음에는 가운데에 있는 단추들을 다 잠근 후에 그 위에 덧대어 있는 천으로 다 한번씩 조여준다. 칼라는 빳빳하게 세워도 되지만 그냥 눕혔다. 눕힐때도 단정하게 눕히기 위해서 일일히 끈이 다 달려있다. 그리고 소매에는 팔꿈치 까지가 트여 있는데 그것도 안쪽에 끈을 묶은 후에 위의 단추를 잠그고 덧대인 천을 브로치로 잠구어 주는, 무진장 복잡한 형이다. 몸통 쪽에도 밧줄 비슷하게 꼰 줄이 8개 달려있어서 각각 묶는 방법대로 다 묶어야 한다. ...이거 입는 방법 모르는 사람은 입지 못한다. 나는 그에게 다가가서 하나하나 단추와 끈을 풀러가면서 다 벗겨주었다. 열심히 집중해서 벗기고 있을 무렵... "어머니. 키 몇이야?" 저런... 존댓말을 써-! 존댓말! ".... 반말이냐?" 나는 입가에 다시 부드러운 미소를 띄우면서 그를 향해 생긋이 웃어주었다. 그러자 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아닙니다. 저어..신체 싸이즈가 얼마나 되시는지..." 진작에 그렇게 나와야지. 훗.. ...이 들개녀석의 성격은 정말 루이스 씨랑 닮았군. 어디가서도 죽지는 않겠다. "가슴, 허리, 엉덩이 싸이즈는 비밀." "....저어...저기 저 그런 것 알려달라고 하지 않았는데요." "신장은 .....크흑..... 몸무게만 알려지. 45킬로그램 조금 못된다." 내 입에서 비통한 신음이 새어나오자 그가 움찔 했다. 그리고는 웃음이 새어나오는 듯 피식피식 자꾸만 벌어지는 입가를 오른쪽 손으로 가리고 다른 손으로 내 등을 토닥였다. "...밥 많이 드세요." 젠장-! 누가보면 내가 이놈 자식인줄 알거야! (늬네 동갑이잖아!) 나는 잽싸게 욕실로 가서 씻은 뒤 아들네미의 방으로 돌아왔다. 카이스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린 채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 오호~ 귀엽군. 긴 속눈썹, 희지만 하얗다는 느낌보다는 밝다는 느낌이 드는 피부. 약간 거친듯한 입술과 깎은듯 날카로운 턱선. 누가보더라도 저건 절대로 냉혈공의 모습이다. ...하지만 말만하면... '뭐가 어떻다고? 나는 네 아들이 아니야!' '살려줘어~' 등등 완전히 판을 깨는 말들이 그의 가느다란 입술에서 터져나온다. 이미지를 아예 부셔라 부셔. 어쨌거나 나는 그의 이마에 굿나잇 키스를 해주고는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디. 내가 파고들자 상처입은 강아지마냥 끼잉 끼잉 잠꼬대를 하는게 너무 귀엽다. 하여튼 아들하나는 잘 골랐지. 나는 그의 몸에 달라붙어서 잠을 청했다. ========== 루이스의 시점 ============== 빌어먹을! 나는 우리의 사악한 어머니와 함께 영상을 보고 있다. ...대체 저 집 어디에 이런 영상석을 설치해서 전송한 영상을 보는 걸까.... 하하... 역시 아내들은 무서워. 어쨌거나 영상안에서는 물기에 젖은 머리칼을 늘어뜨린 카르가 카이스에게 키스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안돼~! 그리고 그는 부드러운 눈동자로 카이스라는 내 자식이 될 놈을 바라본 다음에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그가 품안으로 들어가서 꼭 끌어안고 잠을 청하자 카이스의 입이 괴로운 신음을 흘리는 모습으로 비틀렸다. 소리까지 전송이 되지 못하지만 영상으로도 그 괴로운 모습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크흑-! 그래도 그게 어디냐! 나는 현재 부인이 나가버렸다구! ,....크흑...내 부인을 빼앗아 간 자식놈[?] 은 그 분에겨운 영광을 받고서도 신음을 흘리고 있으니... 부럽다. 카르가 약간 몸을 비틀고 달라붙자 그는 더이상 신음을 흘리지 않았다. 쳇-! 내 똥을 씹은 표정을 보았는지 어머니는 그 붉은 입술을 부채로 살풋이 가리고서는 오호호홋 웃었다. 그리고는 긴 속눈썹을 내리깔고는 나에게 말을 걸었다. "어때? 아내가 자식과 바람난 모습은?" "아직 삐익- 에다가 삐이이익- 도 하지 않았는데 무슨 불륜입니까?" 어머니가 오호호홋 자지러지게 웃었다. 그리고는 부채를 탁 접으면서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곧 그렇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이지. 훗." 빠직- 카이스놈! 감히 내 아내를 품어? (아직 품지는 않았어....) =========== 카르의 시점 ======================= 헥... 헥... 죽을 뻔 했다. 젠장! 빌어먹을 강아지가! 자는도중에 사람을 깔아뭉개는게 어딨어? 나는 원망스러운 눈으로 옆에서 퍼져 자고있는 카이스를 노려보았다. 참 잘 잔다. 옆에서 자고 있는 사람은 베개정도로 보는거냐! 엉? 다리를 이용해서 끌어안고 팔을 이용해서 품속으로 연신 머리를 묻게 만들고... 너 날 질식사 시키려고 마음먹었지! 꽃무늬 벽지와 이불이 키득키득 웃는 것 같았다. 순간.. 오소소소... 소름돋아. 누가 자꾸 나를 쳐다보는 것 같은데.... 호, 혹시.... 귀신? 나는 분명히 ( 카이스 모르게 ) 문을 잠구었단 말이다! 들어올 인간은 없어! 벽쪽에서 뭔가가 반짝 빛났다. 눈동자? 에이, 설마... 나는 설마가 사람잡는다 라는 말을 떠올리면서 주춤주춤 그곳으로 걸어갔다. 물론 설마가 사람잡지는 않았다. 내가 발견한 것의 정체는... "영상전송석!" 대체 누가 이런 악취미 적인 것을 여기에 숨겨 놓은 거야? ...그것도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나는 그것을 조준해서 정확하게 화분을 날렸다. 영상전송석은 화분에 맞고서 뚝 하고 바닥으로 떨어져 깨졌다. 오호홋... 이정도면 일 처리가 깨끗.... 쨍그랑.. 화분이.... 화분이..... 보라색 대리석으로 특별 주문한 화분이이이이이~! 깜빡하고 있었어어어어`! 나는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면서 괴로워 했다. 저게 대체 얼마짜린데 깨버리다니! 나 미쳤나봐~! 누가 나좀 죽여줘요~ "...뭔일 있어...가 아니라 있어요?" 잠에서 깨어난 카이스가 부시시하게 눈을 비비며 물었다. 나는 잽싸게 화분의 깨진 조각을 등 뒤로 감추고서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이 화분도 묻어버릴까? 그때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왕께서 왕비궁 밑의 돌에서 발견되셨다!" "삽을 가져와라!" "어의를 불러라!" .... 드디어 왕께서 흙 속에서 나오게 된 것인가... 죽지는 않은 것 같군. 나는 한숨을 내쉬며 카이스를 재웠다. 왕궁은 정말 왈칵 뒤집혔다. 완전범죄를 위해서 표정연기도 완벽하게 한 나는 놀란 듯한 몸짓으로 서둘러서 왕비궁에서 파내어진 [;;] 왕이 누워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뚱뚱하고 키가 작은 왕은 입에 게거품을 문 채로 땅에 널브러져 있었다. ....정말 땅에서 막 뽑아낸 순무나 당근 꼴이로고... 질식사나 아사 안한게 다행인가. 하기야 뭐 하루밖에 안 묻혀 있었는데 죽겠어? [빌어먹을 마유자식이 너무 늦게 올리는 바람에 한달은 지난 것 같지만] .... 하지만 발로 꾹꾹 다지기까지 했는데 어떻게 죽지 않은거지? 나는 함께 달려온 카이스와 함께 왕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았다. ....저런 얼굴에서 어떻게 루이스 씨가 태어났는지... .... 왕비님이 암만 미인이라고 해도 저런 놈의 피가 반이나 섞이는데... DNA 의 승리로군. 나는 왕의 주위에 모인 수많은 군중들의 얼굴을 살폈다. 노랑머리 갈색머리 밤색머리 고동색 머리 까만머리... .... 거기다가 컬러풀한 머리색까지. 하지만 어디에도 루이스씨의 녹색 머리카락은 보이지 않았다. 이 인간은 대체 .... 자신의 아버지가 흙속에서 끄집어 내 졌는데도 코빼기도 보이지 않다니... 하핫... 카이스가 내 귓가에 조심스럽게 속삭였다. "저어... 이 사람이 정말 왕이십니까?" ".... 인정하기는 싫지만." "왕이라 함은 금발머리를 고고하게 날리는 비로드 옷의...." "...이게 현실이란다..." 나는 암울하게 중얼거리면서 희멀겋게 질려있는 왕의 모습을 보았다. 아아... 정말 낭만없는 세상이야. ...빌어먹을. =========== 왕자시점 =============== 나는 영상을 보다가 욱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왕비궁을 나와서 말을 골라서 올라탔다. 희디 흰 색의 고고한 백마..... 라고 하고는 싶은데 현실은 동화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제법 명마티가 나는 윤기가 자르르르 한 갈색말이 졸린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쯧. 나는 안장을 그놈의 등에 얹고는 휙 올라탔다. 발로 놈의 배를 살짝 차자 그녀석이 거칠게 숨을 내뱉으면서 내달렸다. 일부로 카르의 집을 피해서 숲속으로 들어갔다가 왕궁정원을 거칠게 달렸다. 왕궁을 벗어나서 그 밖으로... 나가서 술을 마시고 싶었다. .... 정말... 이번에는 내 자식에게까지 내 아내를 빼앗기는 것인가.... ....아냐! 나는 그렇게 잠자리에서의 능력이 떨어지지 않는다구! 어쨌거나 말은 열심히 달려서 술집에 도착.... 하고 싶었으나... ...현실에서는 낭만이 아사해 버렸다. 제기랄. "으흐흐흐.... 부잣집 도련님 같은데..." "가난한 형아들에게 적선 좀 해보실까?" ...어떻게 저렇게 악당같은 말을... 네놈들은 왕실의 문장이 떡 하고 새겨져 있는 이 말을 알아보지도 못한단 말인가~! 하기야 내가 줄로 묶느라 몸으로 가리고 있었으니 못 알아봤을지도. 하지만 검을 허리에 찬 것을 보고도 못 알아보다니 눈깔이 삐었거나 아니면 정말 또오~ 라이던가 둘중 하나다. 나는 건들거리는 건달들 4 명중 가장 리더격으로 보이는 붉은머리의 떡대를 발로 슬쩍 찼다. "어..?어!" 그놈은 비명답지도 않은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져 버렸다. 쯧...약하기는. 하기야 아킬레스건을 맞고도 멀쩡하다면 인간이 아니지. "그나저나 잘 만났다." 나는 손을 우두득 우두둑 하고 소리를 내면서 목을 옆으로 까딱 했다. 그러면서 암울한 내 오오라에 흠칫 놀라는 건달들을 향해서 생긋이 웃어주었다. 그리고.... 빠악- 한놈의 턱뼈가 하늘로 날아갔다. "...그렇지 않아도 쌓인게 많았는데." 나는 신나게 그놈들을 두들겨 패고 있었다. 어느새 그놈들의 얼굴에 카이스의 뺀들뺀들한 얼굴이 겹쳤다. 호오. 우드득 빠악 뻑- 뻐억- 한참을 그렇게 두들기다 보니 거리는 어느새 붉은 피로 흥건해져 있었다. 그리고... "야! 벌써 쓰러지면 어떡해~! 그렇게 약해서 어디 쓰겠어?!" 나는 건달들의 뺨을 찰싹 찰싹 때리면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일어나란 말이야아~! 아직 몸이 다 안 풀렸다구! =========== 카르의 시점 ================== 왕을 병원으로 옮기는 모습을 끝까지 다 본후에 숲 옆을 지나서 집으로 걸어오고 있는데 갑자기 온 몸의 털이 쭈뼛 하고 서는 느낌이 들었다. ...대체 왜이러지? "괜찮아요?" 카이스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럭저럭..." 나는 소름이 돋았던 팔을 손으로 쓸어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디서 누가 살인을 저질르나? 부드러운 입술이 내 얼굴 가까히 다가오고 뜨거운 숨결이 내 입술에 느껴진다. 가늘고 차가운 느낌의 그의 입술이 천천히 나의 입술에 포개진다. 길고 섬세한 손가락이 나의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입안 구석구석을 핥아내리는 뜨거운 혀의 음탕한 감촉에 내 몸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 이 상황은 거짓말이 아니다. 나는 욕망에 찬 눈동자로 나를 쳐다보는 카이스를 노려보았다. 젠장! ....역시 개같았어. ....과거의 10분 전으로 돌아가 볼까. 우리는 왕의 모습을 본 다음에 집으로 돌아왔지. 그런데 정원에는 너.무.나. 불길한 예감이 드는 티 테이블과 뜨거운 홍차가 놓여 있는 거야. 나는 대놓고 의심을 했지. 솔찍히 뭘 노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렇게 뻔한 음모가 드러나서야... ....문제는 그 후였다. "야-! 야! 마시지 마!" "꿀꺽 꿀꺽...... 맛이 좀 다네?" 카이스 녀석이 내가 말릴 틈도 없이 홍차를 그대로 들이켜 버린 것이다. 억지로 토하게는 했지만 최음제가 분명한 약은 몸속에 스며들어서 현재 이 상황에 이른 것이다. .... 솔찍히 카이스는 미남형 얼굴에다가 몸도 무척 좋지. 그리고 페로몬이 풀풀 풍기는 걸로 보아서는 섹스 경험도 있는 듯 하고. ....하지만 그렇다고 어머니를 강간해서야 쓰냐~! 나는 그대로 목덜미를 잡혀서 침실로 끌려 들어갔고 ( 너무나 인위적으로 ) 놓여져 있는 밧줄에 손목을 묶이고야 말았다. 젠장! 할려면 손목은 풀어주란 말이야아아~! ....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카이스의 남색 머리카락과 내 머리칼이 섞였다. 제기랄~! 놔줘~! 하지만 위험스럽게 골반에 걸쳐져 있던 짧은 핫팬츠는 그대로 벗겨졌고... "놔줘~! 읍- 으읍~" 대체 침대 옆에다가 밧줄이며 SM 도구며 심지어는 눈가리개와 입을 막을 수 있는 손수건까지 가져다 놓은 사람은 누구야! .....라고 외쳐보았자 가져다 놓을 사람이 뻔하니까 재미없다. ...빌어먹을 왕비님. 그렇게도 내가 아들네미에게 당하는 모습이 보고싶은 겁니까? =========== 루이스의 시점 =================== 건달들을 실컷 두들기고 나서 나는 순간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다. ...지금 가지 않으면 카르가 누군가의 악독한 손아귀에 먹힐 것 같은 불안감. 나는 그대로 말을 돌려서 왕궁으로 달렸다. ....뒤에서 건달들의 신음소리가 들리기는 했지만 , 뭐 말 발굽으로 사뿐히 즈려밟아 주니까 이내 조용해졌다.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달려서 왕궁문을 통과하고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열심히 달려서 왕비궁을 지나고 따각 따각 따각 따각 따각 따각 따각 따각 달리고 또 달려서 카르의 집 ( 정확히는 궁 ) 에 도착했다. 하얀색 건물이 나무 사이로 보이기 시작하자 나는 전 속력으로 말을 몰아서 그대로 카르의 침실이 있는 2층으로 날듯이 뛰어들었다. ..... 라는것은 말짱 꽝이다. 왕궁의 건물들은 전부다 천장이 보통 집 보다도 더 높은데다가 1 층의 기둥은 거의 8 미터 가까이 되는데 그것을 뛰어넘는다고? 거기다가 발코니의 난간높이인 1미터까지 친다면 정말 살인적인 높이이다. .....그래도 가능한 것은 있지. 나는 말을 몰아서 계단을 단숨에 뛰어올라갔다. 비싼 대리석으로 해 놓은 계단은 무지하게 넓어서 말이 무사히 착륙 [?] 할수 있으니까 망정이지. 내 마음속에서 불안감이 더욱 먹구름을 드리우면서 뭉클뭉클 솟아올랐다. 뭐냐! 엉? " 이랴아아아아~ 더 빨리 달리란 말이다!" 나는 채찍을 들어서 힘껏 말을 내리쳤다. 채찍으로 내리 친 자리에서 피가 튀었다. ...설마 피부를 찢은 건 아니겠지. 말은 비명같이 한번 소리를 지르더니 속력을 더욱 높이기 시작했다. 동물 애호 협회 아줌마들이 보면 기절할 정도의 행동을 서슴없이 해 버린 나는 카르의 아들놈의 침실이 있는 곳으로 그대로 말을 몰고 들어가.... ...려고 했으나.... "젠장. 문이 안열려." 두꺼운 마호가니 문짝이 도저히 열리지를 않는 것이다. 어째서 카르 구출 작전을 이렇게도 방해하는 요소가 많단 말인가. 크흑. 말을 발코니의 난간에 묶어놓고 서둘러서 벽을 타 침실 안쪽을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 ... "젠장. 아무도 없잖아." 그랬다. 썰렁하고 적막감이 감도는 방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허탈한 마음에 몸에서 힘이 쭉 빠지는 것을 느꼈,, "으아아아~! 떨어지잖아아아아~!" 나는 비명을 지르면서 손에 힘을 주었다. 그때... "읍- 으으읍-! 으으으으으읏~!" 쾌락에 찬 사람의 신음소리가 윗층에서 들려왔다. 저 목소리는 카르... 설마? 나는 윗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창문을 깨고는 그대로 신음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뛰쳐들어갔다. 그곳에는... ... ...역시 카르가 손목이 밧줄에 묶인 채 카이스놈에게 강간당하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그놈에게 달려들어서 얼굴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그래서 카이스 놈이 어떻게 되었냐고? ...카르의 시점에서 설명해주지. ============ 카르의 시점 =================== 입이 막힌 채 비명을 지르고 있는데 창문이 갑자기 깨지면서 루이스 씨가 뛰어들어왔다. 드디어 와 주셨군요...~! ...라고 하기에는 조금... 이미 삽입까지 다 했다구. 좀더 일찍 오지 그랬냐? 엉? 루이스 씨가 주먹으로 카이스의 얼굴을 내리쳤다. 카이스는 바닥에 잠시 나뒹굴더니 또렷한 눈빛으로 루이스를 보면서 말했다. "....같이 할래요?" ....뭘? 뭘? 대체 뭘 같이 하자는 거야? ... 잠깐. 또렷한 눈빛? 설마...설마..... .............................. 카이스 너 설마.... 맨정신이었던 거야? 약발이 아니고? 내 당황한 표정을 봤는지 카이스가 싱글 웃었다. "왕비님에게 부탁을 좀 했어요, 카르. 그랬더니 협조해 주던걸요." 당연하지! 그 마녀는 내 허리의 안녕이고 자시고 간에 자신 눈의 즐거움을 위해서라면 내 두 팔을 묶어 색마 소굴에 넣을 사람이란 말이다! 그리고 너 왜 반말하는 건데?! 엉? 어머니라고 부르라고 했어 안했어! 이런 내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루이스 씨는 잠시 고개를 갸우뚱 거리다가 결정했다는 듯이 손바닥을 주먹으로 탁 내리쳤다. "내 아내를 빼앗기기는 싫지만...." 그의 입꼬리가 의미심장하게 말려올라갔다. "내 아들과 정력을 겨루어 봐야지." 야! 이놈들아아! 그딴거는 여자한테나 하라고! 어머니 겸 아내를 죽일셈이냐아아아~! 나는 발버둥을 치면서 비명을 질렀다. 신이시여! 이 빌어먹을 것들이 제발 한번만 하고 쓰러지게 해주세요! ....... 내가 바라는 것은.... 오직 한 가지뿐.... "하읏.... 으윽..... 윽...." ....이 짐승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것~! 놔! 놓으란 말이다! 카이스~! 너는 위아래도 없냐!!! 너어-! 너 루이스도 마찬가지야! 아들이랑 합심해서 같이 아내를 강간하고 싶은거냐~! 나는 현재 손이 밧줄로 묶여진 채로 적나라하게 범해지고 있었다. .... 고통없이 쾌락만 느낀다니 나도 그렇게 싫지는 않은 건가? ....어쨌거나 허리 아프단 말이야! ...내일 아침에는 근육통이 도지겠군.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눈을 감았다. "윽...으읏~!" 카이스 네놈! 내 귓가에 대고 그렇게 섹시한 숨소리를 내지 말라구! 빌어먹을-! ....이순간 나는 정말로 신을 원망했다. ========== 신들의 시점 ==================== [카르가 선물을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군요] [그가 좋아하길 바라면서 일부러 과거의 공간을 열어 탄생시킨 아이가 아닌가.] [외모도 그의 남편과 그의 외모를 따라서 만든것인지라 완벽한 미남이니까 마음에 안들고 배기겠습니까.] 신들은 카르의 절규를 현재 즐거운 비명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카르가 알면 버터플라이를 들고 목을 그어버릴 일이겠지만, 신들은 은근히 카르의 고통을 즐기고 있었다. =========== 다음날 카르의 시점 ================ "....아파." 나는 침대위에 엎어진채 훌쩍거리며 한껏 카이스와 루이스를 째려보고 있었다. 아프다고-! 이 짐승들아! 대체 얼마나 박아댄거야! 그렇게 내 허리를 아작내고 싶었던 거냐! ....... 정력으로 내기를 하려면 하렘에 모여있는 빌어먹을 기집애들한테나 하던가! 나는 눈물을 찔끔찔끔 흘리면서도 사납게 둘을 흘겨보았다. 카이스는 얼굴에 철판을 깔았는지 나를 외면하면서 흥흥흥 콧노래를 부르고 있고 루이스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내 눈길을 슬슬 피하면서 어설픈 미소를 지어보였다. 으드득-! 내 허리가 낫기만 해봐라! .... 사모예드 한테 가 버릴꺼야~! 우에엥~! "카르, 먹을래요?" 내 눈길을 견디다 못한 카이스가 나갔다 한참 후에 돌아와서 내민 것은 전복죽이었다. 그것도 무진장 전복이 많이 들어간. ...근데 저 황금색이 둥둥 떠있는 국물은 뭐냐? 엉? "....카이스, 왜 카르라고 부르지?" ".... 이제 몸도 섞은 사이가 되었는데 엄마라고 부르기는 뭣 하잖아요." 이, 이자식이~! 어쨌거나 내가 급한건 그쪽이 아니다. "....어쨌던 이 국물은 뭐냐? 황금색이 둥둥 떠있고,...." "후훗...." 의미심장한 미소. 썩을것이~! 정녕 내 손에 아작이 나고 싶단 말인가? 크윽-! 신이시여! 저런 놈을 왜 점지해 주셨사옵니까아~! [신들 : 거봐, 카르가 은근히 마음에 들어하잖아. ( 어디가? ) ] "...설마.... 최음제라거나..." "에이, 에이." 카이스는 손사래를 치면서 웃었다. "설마 그렇게까지 하겠어요?" 그럼 뭐냐?! 앙? 이 국물은 최음제의 황금색 색깔과 똑같은데 아니라고?! 이게 무슨 블랙게그냐! ...라고 소리치면서 멱살을 틀어쥐고 싶은건 참자. ........ 거절했다가 배고파 쓰러지는 것도 나고 그리해서 아쉬운 것도 나니까. "...그럼 이 국물은 뭔데?" "당.연.히." 녀석의 상큼하디 상큼한 미소를 보니 한대 쥐어박고 싶군. 제기랄...대체 뭐 이상한 것을 넣은거야? 인삼가루나 그런것은 아니겠지? "...당연히 황금가루랍니다~!" ...황...금...가루? 오 마이 갓. 녀석이 드뎌 맛이 갔구나. 황금이래...황금... 그게 얼마나 귀한건지 알기나 아는 거야?! 엉!!!1 나는 아픔도 잊고 몸을 벌떡 일으켜서 소리질렀다. "그게 얼마나 비싼건데 여기에 넣은 거야! 엉? 이게 얼만줄 알아? 계산에 대한 관념이 있는거야!!!" 그랬을때 구석에 앉아있던 루이스 씨가 조용히 고개를 치켜들면서 담담하게 물었다. "카르야, 허리 안 아파?" 아윽-! 잊고있었다..... 나는 끔찍한 고통을 느끼면서 천천히 의식이 멀어져 가는 것을 느꼈다. 그동안 아주 아주 많은 시간이 흘렀다. ..... 이렇게 표현 하고 싶지는 않지만 달리 어떻게 설명한단 말인가. ...왕비는 [스틱스 강에 앉아서 물장구를 치고 온] 왕을 끌고 어딘가로 사라졌고 그날 이후로 루이스는 왕위에 올랐다. ....나는 부드럽고 자상한 왕후라고 불리면서 하렘을 만들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중이다. "카이스으~! 네녀석이 또 어딜 간거냐아!" ....참고로 해서 많은 시간이라고 해 봐야 몇 달 밖에 흐르지 않았다. 내 머리는 이제는 바닥에서도 일 미터 넘게 끌린다. 나는 그런 머리카락을 등 뒤로 휙 하고 넘기면서 짜증을 냈다. 정말 너무해! 오늘은 내 생일이란말야! ==== 생일파티. "여전히 아름다우시군요, 레이디 카르." "....여자는 아닙니다만... 훗... 왕후님이라고 불러 주시지요." "실례했습니다." 치렁치렁한 드레스와 눈부신 보석, 섬세한 레이스, 진주로 장식한 머리카락에 꽃은 꽃... 이것 이야 말로 무도회의 진수가 아니더냐. 캬~ .... 하지만 현실은 그 만화에서 나오는 샤랄라 하고 반짝반짝한 광경과는 정 반대. 실제에는 (몇명 빼고) 호박같이 생긴 여자들과 (몇명을 제외하고) 전부 개떡 같이 생간 남자들이 쌍쌍이 어울려서 놀고 있는 일명 건.전.한. '나이트클럽' 이었다. 늙은 놈들은 얼마 안왔단 이야기지. 여자 몇명이 나에게 질투심 어린 눈길을 보내다가 휙 뒤를 돌아서 사람들 사이로 사라졌다. 죽여버려? 살좀 빼라-! 뚱땡이 1 ! 백 몇 키로는 말도 안한다! 일 톤 쯤 되는 거 아냐? 정말 코끼리가 드레스를 입은 것 마냥 뒤뚱뒤뚱 걷는 여인네를 보면서 나는 혀를 찼다. 현재 나는 화려한 음식 테이블을 피해서 ( 또한 팔랑팔랑한 여인네들을 피해서) 녹색 식물의 뒤에 앉아 있었다. 나름대로 숨는다고 숨은 건데... 으윽..... ..... 내 예쁘장한 동양풍의 검은 옷이 더 튀는 결과를 가지고 왔다. 튄다고 해서 얼마나 튀냐고? 은실 금실과 반짝거리는 원색의 실로 수를 놓은 게 엄청 튄다고! 거기다가 목에 걸려 있는 화려한 사파이어 목걸이. ....정식 왕비가 된 선물로 받은 것인데 무지 비싼 것 인지라 광채가 엄청나다. 반경 1 미터 안에는 눈이 부시다니까. 대체 이런 걸 루이스 씨는 어디서 구해 왔을까???? 내가 넓디 넓은 (또한 맨 처음 그 비실비실한 귀족도련님에게 강간당할뻔한 추억이 있는) 연회장에서 쓸 만한 남자를 물색해 보고 있는 사이에 카이스는....카이스는.... 죽고싶냐! 날 두고 왜 다른 기집애를 꼬시는 건데? 오냐, 내가 이 참에 진정한 동인남의 파워를 보여주마! "우아아아~ 분노의 토네이토 파워 어택~!" ......... 이라고 외치며 돌진하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아 억누르면서 나는 내 앞에서 아름답게 조각한 브로치를 선물하는 귀족도령을 향해 살풋이 웃어보였다. 캬~ 저 준수한 외모. 젊은 나이에 자작의 작위에 오른 남자~ 그것도 무려 23살 이라는 어리디 어린 나이에! 우와~ 뽀송뽀송한 솜털까지~ 츄릅... 살풋이 웃어주니까 얼굴이 붉어졌다. 우헤헤헷... 이것이 바로 청년이 막 된 애송이의 반응! 어쩐지 신선한걸. .......... 변태 할아범이 된것 같아. 나는 퀭한 눈을 하고서 파티장을 둘러보았다. 카이스는 귀족영애를 꼬시느라 정신없고 (으아~ 정말 밟아주고 싶다) 루이스의 친구라는 백작나으리는 사라져서 보이지도 않고 내 남편이자 이 왕국의 왕인 루이스는 파티에 오지도 않았다. ......내 이것들을 전부 뽀샤버려? "저어.... 카르 왕비님?" "네? 말씀하세요. 듣고 있었어요." 듣고 있기는 개뿔이... 나는 이마에 툭 하고 비어져 나오려는 혈관마크를 손으로 가리면서 오호호호 웃었다. "우훗~ 날씨가 참 덥죠?" "....바람 계열의 마법을 걸어놓았는데두요?" 푸르디 푸른 눈동자가 동그래진다. 죽여버리고 싶군. 남의 말에 토 달지 마! "우후후후훗~........... 내가 덥다면 더운거야!!!!" ......라는 말을 간신히 삼키면서 나는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옷을 좀 껴입어서요..." "예? 그렇게 얇은 망사 옷을 입었는데도 안에 뭘 입으셨다구요?" 그렇게 말하면서 금발머리의 자작 청년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날려버릴까? 이것이.... 으아아아~! 이것이 정녕 정식으로 내가 17살이 되는 생일이란말인가~! 그냥 한켠에 쭈그리고 앉아서 고독을 씹고프다. 젠장. 하지만 그때 내 정상적인 상식을 깨는 화려한 등장이 있었으니... "카르-! 날 봐줘~!" 엄청난 장미꽃이 천장에서 쏟아졌다. 살려줘~! 나 압사당하겠어~! "카르야-! 생일축하해~! 나의 아내~" 닥치고 구해줘~! 여기저기에서 허리까지 묻힌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나는........ "..... 앉아 있지 말걸....." 그대로 장미속에 묻혀서 질식해 버리고 말았다. 젠장.... 이런 어이없는 죽음이 어디있어? 살려줘...... 『 안타깝게도 아름다운 카르 왕비님은 장미속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다. . - 돌아가신지 1 주년이 된 아름다운 왕비전하를 추도하며.... 』 정말 어이없는 죽음이었다. 정말로. 기껏 하렘에 소년과 청년들을 채워놨는데.... 얼마 즐기지도 못하고.... 으에엥~ 자기 아내를 너무 사랑한 한 왕에 의해서 질식하다니.... 장미속에서의 죽음이라, 누가 보면 '로맨틱하잖아?' 라고 하겠지만 ....피 흘리며 죽은것도 아니고 질식사란 말이다! 질식사! ======== 명계에서.... [자넨 죽은게 아니라네.] [암, 암... 살아 있고 말고.] "그럼 날 살려줘!" [오케이. 받아들였습니다.] 히므끄리한.... 신이라고 밖에 생각이 안 드는 형체들이 모여서 쑥덕거리더니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와 동시에 내 눈 앞이 새하얘졌다. 하늘이 몇번 핑글핑글 돌더니 눈앞이 다시 깜깜해 졌다. 빌어먹을... 반고리관인지 청소골인지 모르겠지만 그 귓속에 있는 어떤 관의 작용으로 멀미가 나서 죽겠다. 좀 정상적인 방법으로 살려달란 말이야! "내 얼굴이 보이니,,? 지선아? 아, 참! 지금은 지선이가 아니라 지민이 겠구나." 엥? 뭔소리래? 이건 분명이 우리 어머님의 목소리.... 서, 설마 내가 안 죽은 것은? ......오우 노오~! 그럼 이때까지의 하렘에서 보냈던 즐거운 시간과 그 수없이 쌓여있던 보석들은 모두 꿈? 이넘의 신들아! 감히 나를 여자로 만들.....어? 잠깐. ....지민이? 이거 남녀 공용의 이름인데... 갑자기 지선에서 지민으로 바뀌었다는 것은.... "컥-!" 나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면서 몸을 일으키려 했다. 서, 설마 남자의 몸으로? "일어서지 마! 지민아! 너 아직 부러진 다리가 낫지 않았단 말야!" 어머니의 앙칼진 목소리....아.... ....정말 사랑스럽다. [빠직] 죽지 않았나 보군. 그런데 갑자기 왜 남자로 바뀐거래? ...난 좋지만서도. 나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눈을 깜빡이면서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어떻게 된 거예요?" "네가 옥상에서 떨어졌는데 밑에 있는 소나무에 받쳐서 목숨은 건졌다. 숨이 하룻동안 멎었지만 다시 돌아오는 기적이 일어났지." 다행.... 이라고 해야하나? 하지만 다행은 뭔 다행이야! 장미에 깔려 질식사 했는데! 할 짓이없어서 질식사냐? "엄마. 내가 남자가 되었어요?" "알고보니까 네가 여자가 아니라 남자라더라. 얼마나 놀랬는지.... 그래도 오호호홋~" 저 여왕님 웃음.... ...어째 우리 루이스 씨의 어머님의 목소리와 닮았는걸? [삐질] ...어쩌면 우리 어머님도 동인녀였을지도....훗. 하지만 내가 망상에 잠겨있는 동안에도 어머니는 오호호홋 웃으면서 설명을 늘어놓았다. "너를 네 야오이 책의 최강수로 만들기 위해서 성형을 시켰다. 눈을 뜨게 되면 외모부터 보여주지. 오호호홋~!" ....설마 우리 어머님도 야오이 책 광팬이었는지도? 아니, 그건 그렇고 내 책은 언제 본거야! 눈 앞이 점점 선명해졌다. "에...?" "눈이 이제 보여? 의사선생님 말씀이 오랫동안 눈을 감고 있어서 당분간 안보일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내가 얼마 동안 누워있었어요?" 나는 뻑뻑한 눈을 깜빡이면서 어머니 에게 물었다. 촌스러운 갈색의 칠부바지와 어딘지 섹시한 붉은 니트를 입은 어머니의 모습... 크아~! 오랜만에 눈물이 핑 도는군. "꼬박 일년을 누워 있었지. 지금 나이가 ...으음...." "네에. 19인지 18인지 모르죠?" ....사실은 나도 기억이 안난다. 17년 동안 카르로 생활해 왔더니 기억이 도무지.... 그때였다. 하얗게 칠해진 병실 문이 열리고 노란빛의 해바라기가 담긴 바구니가 문 사이로 밀려들어온 것은. "앗-?" "어머, 저 사람~ 혹시 그 사람 아냐?" "엄마? 뭔 사람인데?" "네가 누워있는 동안 뺀질나게 병실을 드나들었던 청년이야, 무지 부잔데 무지 잘생겼더라." 츄읍... 하지만 내가 문 틈으로 흘낏 본 그 손은... 분명..... 나는 깁스를 한 왼쪽 다리를 질질 끌면서 달려나갔다. 문을 열고 한산한 복도를 두리번 거리자 정장을 입은, 녹색으로 머리카락을 물들인 한 남자가 어깨를 축 늘어뜨린채 걷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남색 머리칼의 청년이 히죽 웃으면서 뭐라고 재잘거리고 있었다. ...저 뒷모습은.... 저 뒷모습은.... 나는 다리를 질질 끌고 가서 소리쳤다. "야-! 루이스!" ....... 라고 할뻔했다. 젠장. 여기가 한국이지 그 괴상한 판타지 세계냐? 이름이 루이스인 사람이 어딨어? 더불어서 카이스도. 그래도 등을 칠 셈으로 열심히 발을 끌고 달려서..... 가고 싶었으나... "헥...헥.... 끄아악-! 깁스 밟았다! 읏....윽...." 목발없이 깽깽이로 뛰는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안되면 되게 하라는게 내 신조. 아자아자! 나는 슬리퍼를 벗어서 몇번 휘두른 다음에 던졌다. ...그리고 그 반동으로 바닥에 넘어지기는 했지만 살짝 넘어가자. 등에 슬리퍼를 맞은 녹색 머리카락의 남자는 인상을 구긴채 뒤를 돌다가.... "...엇?" "..." "어이-! 카르엄마!" 카이스 맞구나. 루이스도 맞구. 나는 안도감에 해실해실 웃었다. 근데.... 내가 카르인건 어떻게 안 거지? ========= 뒷이야기 ============== 나는 루이스의 손에 이끌려 ( 지금의 이름은 한 세 영이지만 ) 화장실에 가서 내 얼굴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절규. "으아아아-! 성형을 시켜도 예전 카르의 모습과 똑같아!" 절규가 아니라 행복한 비명이었는지? 카르는 최고의 미소년이니까. 어쨌거나 퇴원을 하고 난 뒤, 나는 모든 사실을 듣게 되었다. 물론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어머니가 아니라 카이스와 루이스 에게서. "엄마가 그렇게 어이없게 죽은 뒤 우리는 신전에 가서 빌었지." 카이스가 커피를 마시면서 키득키득 웃었다. 대체 뭐라고 했길래 신들이 부탁을 들어줬는데? "나와 아버지를 엄마가 있는 곳으로 보내주지 않으면 신전을 폭파시키겠다고 말야." ....협박이다. 네놈은 ... "루이스가 안 말렸냐?" "노, 노." 카이스가 머리를 휘휘 저으면서 손가락 하나를 세웠다. "다이너마이트도 구해주던걸." 얼씨구! 나는 한껏 루이스를 째려보았다. 그는 내 시선을 애써 외면한채 창가에 놓여진 허브를 들여다 볼 뿐이었다. 뭐 상황을 정리하자면.... -내가 죽었다. 녀석 두마리가 협박했다. 협박당한 신들은 그들을 내 세계로 보냈다. 시간을 약간 조절해서 내가 태어나기도 전 시간으로 되돌려 그들의 생명을 주었다. ...결론: 나는 여기서도 나름대로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아자아자! 기쁨의 눈물이 한참 터져나왔다. 그 뒤로 3 개월 후. 나는 '조폭의 아들' 로 태어나 현재는 '조폭의 보스' 가 된 루이스 ( 지금은 한세영) 와 그의 양동생인 카이스 ( 한 시 영 ) 의 손에 이끌려 본가로 들어가게 되었다. 아버지의 처절한 반대는 어머니의 식칼에 부딪쳐 사라지고 나는 아무런 저항 없이 당당한 한세영의 아내가 되었다. 그리고는 돈을 약간 써서 현재는 대학을 입학했다. 그리고 현재. "어엇- 나 학교가야되는데...." "한번만 더 하자, 엄마." "밤에 매일 깔고 누르면서 왜 엄마라고 부르는데?! 네놈! 한시영! 정말 그럴래?" "나만 깔은것도 아니잖아? 내 형도 그랬다구...." "그놈은 내 남편이야!" 치이익- 치익 "으앗-! 계란후라이 탄다~ 빨리 뒤집어-! 세영씨!" "내가 식모냐?" ....이렇게 우리는 잘 살고 있다. 아주 평범한 집안이다. 정말로. 단... "학교 가십니까-! 형수님!" "리무진으로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문 밖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깍두기들만 제외하고는. 환생이야기- END 게시글 담기